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300
300. 한국예술대상 >
시소를 타는 두 아이를 보는 태주의 가슴은 조마조마했다. 흥분한 태산이가 혹시 상대를 날려 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서였다. 태산이는 조그만 아이 모습이었지만, 성인 이상의 힘을 지니고 있어서 가끔 흥분하면 그조차 감당하기 힘들 때도 있었다.
-쿵! 쿵!
“꺄하!”
“꺄아아!”
‘괜, 괜찮은가?’
그의 걱정이 당연한 듯 태산이 반대편에 앉은 여자아이 몸이 한 뼘 정도 들렸다가 좌석으로 떨어지는 게 보였다. 단지 그의 걱정과 다르게 같이 시소를 타는 아이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평소 다른 친구들과 타는 시소와 다르게 높이 올라갔다 떨어지는 상황이 즐거운 것 같았다.
“산이야, 한 번 더 쿵 해죠.”
“앙. 아라떠.”
걱정스럽긴 했지만, 시소를 타는 아이들이 재밌어하니 그만두게 하는 것도 난감했다.
태주는 만약의 일, 상대편 아이가 태산이 힘에 튕겨 나가거나 놀이 기구가 망가지는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할 생각으로 2호를 바라봤다. 그런 그의 눈길을 느꼈는지 2호가 시선은 태산이에게 고정한 채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산이야. 나랑 그네 타자. 내가 밀어 줄게.”
“앙.”
시소를 다 타자, 시소에서 내리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태산이 곁으로 주먹밥을 바꿔 주었던 남자아이가 다가왔다. 태산이는 상대 여자아이에게 손을 흔들어 준 뒤, 그 남자아이가 이끄는 대로 손을 잡고 그네를 타러 갔다.
태주는 두 아이 외에도 유치원 안의 다른 아이들이 모두 태산이의 행동을 훔쳐보는 걸 알아차렸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착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가 다른 외모로 배척당할 걸 걱정할 게 아니라, 귀여운 외모와 말투로 지나친 인기를 끌 걸 걱정했어야 했다.
‘아! 옛날 생각난다.’
태주 본인 역시 어린이집에 들어갔을 때부터 유치원을 거쳐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까지 스스로 무언가를 할 필요가 없었다. 주변에서 그를 대신해서 뭐든지 해 주어서였다.
예를 들어 음료수를 마시려고 하면 어디선가 나타난 친구가 대신 뚜껑을 열고 빨대를 꽂아 주었다. 미술 시간 같은 경우에도 주변에서 물감을 짜 주거나 물통을 갈아 주는 친구가 생겼었다.
싱글벙글해서 태산이를 앉히고 그네를 밀기 시작한 남자아이를 보면, 아무래도 자신을 닮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았다.
“꺄하하.”
“산이야 재밌어?”
“앙! 재미떠.”
친구와 그네를 타는 태산이는 꽤 즐거워 보였다. 아이 힘으로 미는 그네라 생각보다 높게 올라가지도 않는데도 연신 특유의 맑은 웃음을 터뜨렸다. 정원에서 워낙 다이내믹한 놀이를 하면서 놀아서 그네 같은 단순한 놀이 기구를 좋아할 줄은 몰랐는데, 재밌어하는 게 의외였다.
그렇게 그가 지켜보는 사이 그네를 타는 사람과 밀어 주는 사람이 바뀌었다. 이번에는 남자아이를 앉힌 태산이가 뒤에서 밀려고 준비 중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태주는 어떤 예감, 위기감을 닮은 예감을 강하게 느꼈다. 그의 경험상 이런 예감은 대부분 적중했었다.
“호야!”
“네.”
2호의 이름을 부른 직후였다. 보호자들 사이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꺄아악!”
“아악!”
남자아이의 등을 민 것도 아니었다. 먼저 남자아이가 밀어 줬을 때처럼 그네의 줄 부분을 잡고 밀었을 뿐인데, 보이는 것보다 태산이가 흥분해 있었던 모양이다. 그네를 타던 아이가 공중으로 튕겨 나가 버렸다.
“이히히히! 산이야, 또 해 줘! 또!”
그리고 흥분한 것은 그네에서 튕겨 나간 남자아이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태산이와의 놀이에 흥분한 건지, 아니면 인간 포탄처럼 하늘을 날아 2호의 품에 안긴 게 재밌는 건지. 겁을 먹기는커녕 그네를 타기 전보다 훨씬 높아진 목소리로 한 번 더 해 달라고 조르고 있었다.
물론 직전의 상황을 지켜본 어른들이 그걸 그대로 둘 리 없었다. 특히 담당 교사는 더욱 그랬다.
“박대화! 선생님이 뭐라고 했어? 그네 탈 때 손 꼭 잡으라고 했지?”
“이히히히.”
“웃으면 다 되는 줄 알아? 위험하다고 했잖아. 다칠 수도 있단 말이야.”
대화라 불린 남자아이는 2호의 품에 안긴 채로 교사한테 조심하라는 당부를 듣는 중인데도 개구진 얼굴로 태산이만 보고 있었다. 당부하는 선생님이나 들은 척도 안 하는 아이를 보면, 남자아이는 그네에서 손을 놓고 뛰는 상습범인 것 같았다.
“대화, 오늘은 이제 그네 타기 금지야.”
“금지야아.”
“선생님 말 따라 하지 말고.”
“따라 하지 말고오.”
태주는 사람들이 왜 일곱 살이 돌보기 힘들다고 하는지, 그 현실을 보고 있었다. 선생님이 눈을 맞추기 위해 고개를 돌려 가며 당부해도 전혀 듣지 않았다. 말투를 따라 하고 고개를 요리조리 돌리면서 시선을 피하기 바빴다.
‘태산이는 역시 오버 스펙, 아니, 오버 파워야.’
원래부터 장난기가 심한 남자아이 대화 덕분에 태산이의 힘에 관한 얘기가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래도 어린아이 사이에 두기엔 힘이 너무 셌다. 힘 조절을 잘하는 편이지만, 안전을 위해서 좀 더 훈련이 필요할 것 같았다.
“셋, 둘, 하나.”
“귀여운 아기 사자. 모험을 떠나네. 넓은 풀밭에서 얼룩덜룩 얼룩소를 만났네.”
“기여운 아기 사자. 모험을 떠나네. 널븐 풀바테서 얼룩떨룩 얼룩또를 만났네.”
태주가 유치원 원장님과의 상담은 필요 없겠다고 생각하는 사이 놀이터 중앙에 유치원 아이들이 모두 모였다. 선생님의 모이라는 말 한마디에 전부 모이는 걸 보면, 항상 하는 일인 것 같았다.
아이들이 모여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서자, 유치원 교사가 노래를 틀었다. 놀이시간의 마무리인 율동을 할 시간이었다. 동요는 모험을 떠난 아기 사자가 여러 동물 친구를 만나는 내용이었는데, 동물들 동작이 재밌었다. 태산이도 개구쟁이 대화도 재밌는지 선생님 동작을 열심히 따라 했다.
‘녹화 잘되고 있겠지?’
율동이 시작되고 얼마 후 태주는 자동카메라를 아이들의 정면 쪽으로 옮겼다. 태산이가 아이들 사이에 섞여서 엉덩이를 씰룩거리는 동작이나, 양손을 들고 점프하는 동작 모두 아주 귀여웠다. 그는 이 장면들을 잘 녹화해 두었다가 나중에 태블릿에 옮겨서 해나한테도 보여 줄 생각이었다.
율동이 끝난 다음엔 낮잠 시간이었다. 태주는 슬슬 돌아갈 시간이 된 것을 알았다.
“자, 다 같이 손 씻고 들어가요.”
유치원 교사들이 담당 반 학생들을 불러 모아, 손을 씻겼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은 손 씻는 걸 도와주고 조금 큰 아이들은 직접 씻도록 지켜봤다. 그 장면을 태주는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태산이가 그 아이들 사이에 껴서 뽀득뽀득 손을 씻고 있어서였다.
잠시 후, 건물 안으로 들어간 아이들은 익숙하게 자기 담요를 꺼냈다. 그런 아이 중 개구쟁이 대화는 담요를 팽개치다시피 바닥에 두고 누군가를 찾았다. 같이 낮잠을 잘 생각이었지만, 대화가 찾는 아이는 이미 제 보호자의 품에 안겨서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산이 졸려?”
“하암. 앙 조려.”
“안 졸려? 그럼, 잠깐 눈만 감고 있을까?”
“…앙.”
태주는 부드러운 손길로 아이 앞머리를 넘겨 준 뒤, 미리 준비한 담요로 몸을 잘 덮어 주었다. 그는 다정한 목소리로 안 졸린다고 우기는 아이를 눈만 감고 있으라 얼렀다.
너무 달콤하고 애정 섞인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바람에 주변에서 지켜보던 보호자들 사이에서 낮은 비명과 감탄성이 나왔다. 보호자들은 아이들의 낮잠 시간이라서 조용히 해야 하는데도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고 말았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아니에요. 방문해 주셔서 저희가 감사했지요. 준비해 주신 도시락도 너무 맛있었어요. 혹시 괜찮으시면 도시락 주문하신 곳 연락처를 받을 수 있을까요?”
“연락처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다음 소풍 때 주문할까 해서요.”
“아! 잠시만요. 연우야, 이리 와 봐. 도시락을 제 동생이 만든 거라서요. 조리사 자격증이랑 여러 가지 자격증을 가지고 있거든요.”
깨알같이 동생 자랑을 한 태주는 짐을 챙기는 연우를 불렀다. 그는 연우를 유치원 교사한테 소개했다. 연우가 요식업 사업자가 아니라서 주문을 받아도 되는 건지 잘 몰라서였다. 게다가 미튜브 영상 제작에 바쁜 그가 도시락 주문을 받을 시간이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연우와 유치원 교사가 얘기를 나누는 사이 태주는 아이를 잘 보듬어 안았다. 아이는 안 졸린다는 말이 무색하게 쌕쌕거리면서 잠들어 있었다.
그는 그런 아이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춰 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한번 보호자 사이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났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재밌게 잘 놀고 낮잠 시간이 되자 가장 안전한 그의 품으로 돌아온 아이였다. 그 행동이 사랑스러워 참기 힘들었다.
*
잠시 놀라는 일도 있었지만, 유치원 방문은 꽤 좋은 경험이었다. 태산이가 어른들뿐 아니라 또래들과도 잘 어울린다는 걸 알게 되었고, 걱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녹화된 영상들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수백의 좀비에 휩싸인 현실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아, 이놈의 좀비들. 시즌 2 촬영은 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태주는 현재 궁궐을 침범한 대규모 좀비에 맞서 싸우는 장면의 촬영을 준비 중이었다. 그 때문에 고개를 돌릴 때마다 좀비 분장을 한 배우들이 시야에 잡히고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영화 홍보로 미뤄 두었던 개인 촬영까지 마쳐야 해서였다.
그는 본인의 촬영 순서까지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삼십 분은 더 기다려야 했다.
“저 커피 좀 마시고 올게요.”
“네, 다녀오세요.”
태주는 때마침 지나가던 조연출에게 잠시 자리를 비운다는 말을 전했다. 삼십 분이라 바로 돌아와야 할 테지만, 잠깐이라도 평화로운 풍경을 보고 싶었다.
그렇게 그가 커피 차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빠른 걸음으로 견우가 그가 있는 쪽, 정확히는 촬영장 쪽으로 오는 게 보였다.
“매니저님, 저 여깄어요.”
“태주 씨! 여기 계셨군요.”
“커피 마시러 가는 중이었어요. 같이 가실래요?”
“가시죠.”
견우가 주변의 동정을 살피면서 움직이는 모습에 태주는 무슨 일이 생겼나 싶었다. 카페 차까지 가는 도중 그는 최근 일정들을 되돌아 봤다.
태산이랑 유치원에 다녀온 뒤로 촬영이 없는 날은 미디어와 인터뷰를 했다. 영화 홍보를 위해서 방송사뿐 아니라, 유명한 미튜버의 채널에도 출연했었다. 전부 별다른 문제 없이 방송을 마쳤다. 만약 문제가 생겼다면, 아직 방송되지 않은 TV 강연에 방청객으로 출연한 건에서 일 것 같았다.
“매니저님….”
“태주 씨….”
“먼저 얘기하세요.”
“예. 5월에 스케줄이 생겼습니다.”
“네.”
5월이면 시즌 2의 촬영이 얼추 끝나는 시기였다. 물론 그의 촬영 분량만이었다. 추운 날씨가 강조되는 장면들을 찍어야 해서 야외 촬영을 먼저 했기 때문에, 실내 세트 촬영은 아직도 꽤 남아 있었다.
“그래요? 무슨 스케줄인데요?”
견우는 태주의 덤덤한 반응에 조금 실망했다. 5월이라고 콕 찍어서 말했는데도 알아듣지 못하고 태연해 보여서였다.
“한국예술대상에 참석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어?”
“가 여러 부문에 후보로 올랐습니다.”
“진짜요?”
“네. 좀 전에 연락받았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태주가 주먹 쥔 손을 하늘로 번쩍 들었다. 음료를 받아 가는 다른 사람들 때문에 큰 소리를 내며 웃진 않았지만, 얼굴에도 기쁨이 가득했다. 아마 주변에 사람만 없었다면, 방방 뛰었을지도 몰랐다.
견우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 부탁드립니다.”
견우는 기뻐하느라 음료를 주문하는 것을 잊은 태주를 대신해 커피를 주문하면서 잠시 예전 일을 떠올렸다. 데뷔 초기 좋은 성적을 낸 영화 로 아무 상도 받지 못한 일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절대 그렇게 두지 않겠다 다짐했다.
의 개봉 시기가 연말에 몰린 영화시상식과 멀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았더라도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았었다. 당시 시상식 기준이 무척 불공정해서였다. 협회 관계자들과 인맥이 있는 사람들만 밀어주는 분위기여서 그 좋은 성적과 연기로도 수상은 힘들었었다.
‘데뷔 후 칠 년 만인가. 가능성이 있는 건 대상, 최우수연기상, 인기상, 세 가지군. 역시 그때 신인상을 받았어야 했어.’
견우는 영화 로 신인상을 받지 못한 일만 떠올리면 여전히 속이 쓰렸다. 배우로서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상이었다. 그걸 놓친 게 너무 아까웠다.
“고마워요, 매니저님.”
“아닙니다. 내일 촬영 끝난 뒤, 샵에 가셔야 합니다. 시상식에서 입을 의상을 미리 골라 두셔야죠.”
“하하하. 기억해 둘게요.”
태주는 기쁜 소식을 들어서 그런지, 커피 차의 그저 그런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맛있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와 다르게 견우는 뭔가 못 마땅한 듯 미간에 주름을 세우고 있었다.
“왜 그러세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데요, 매니저님. 우리랑 같이 후보에 오른 영화는 뭐에요?”
“이번에 데뷔한 오상희 감독의 하고, 박이천 감독의 가 초대됐다고 들었습니다. 아! 나성안 감독의 도 초대됐습니다.”
“도요?”
태주의 반문에 고개를 끄덕인 견우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메이저 시상식이지만 이미 수차례 공정성을 의심받은 시상식도 아니고, 한국예술대상에 그런 스케일만 큰, 역사적 고증 오류도 많고 국민 정서상 용납하기 힘든 부분이 많은 영화가 초대됐다는 게 의아했다.
“이상하네요. 스케일 빼고는 딱히 주목할 만한 점이 없는 영화던데. 아! 아역 배우 연기는 빼고요.”
“태주 씨 말이 맞습니다. 톱 배우를 그만큼 기용한 것치곤 꽤 보기 불편한 영화였습니다.”
“제대로 된 합이라고 할 게 없었으니까요. 배우들이 전부 각자 연기를 하던데요. 그나마 나성안 감독님이었으니, 그 정도로 나온 거죠. 아니었으면, 그만큼도 안 나왔을 거예요. 섣부른 짐작일지 모르지만, 수상은 힘들 것 같네요.”
“만약 그 작품에서 수상자가 나온다면, 납득 못 할 사람이 많을 겁니다.”
태주와 일행은 시간을 내서 를 봤었다. 같은 날 개봉한 경쟁작이라서 신경이 쓰여서였다. 첫날 예매 성적의 차이 때문에 불안했던 일행은 영화를 보고 난 후엔 누구랄 것 없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었다. 가 회귀 전 보다도 못한 영화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행은 영화가 상영되는 13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내내 불편함을 느꼈었다. 역사적 고증 오류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어서 그럭저럭 넘길 수 있었지만, 회귀 전보다 더 강조된 폭력성과 선정성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었다.
‘나성안 감독의 어쩔 수 없는 극약 처방처럼 보였지. 그나저나 그럼 박재우와 다시 보게 되는 건가?’
작년 초 행사장에서 본 후로 일 년여 만의 재회였다. 꽤 조용히 작품 활동을 하는 거로 봐선 그의 경고가 먹힌 것 같았지만, 욕심이 많은 사람이니 또 모를 일이었다. 이왕 기회가 생긴 김에 한 번쯤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