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dolent genius decided to become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47
147화. 5월 (1)
“ ······예? 고정이 힘들 다니 그게 무슨. ”
약간 당황한 눈빛의 차대성 PD였고, 김정화 메인작가나 ‘엔터! 토킹어바웃’ 제작진 모두 비슷한 눈이었다. 반면, 그들을 가만히 보는 기찬이나 황덕구 팀장은 초연했다.
“ 고정이 힘들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
그러자 김정화 메인작가가 몸을 쑥 내밀었다.
“ 가, 갑자기? ”
“ 네. 저도 느닷없이 일이 늘어나서 당황스러워요. 매우 그- 번거로운 상태랄까요. ”
“ 아. ”
“ 현재 제 활동량을 아득히 넘은 상태거든요. 솔직히 제가 지금 팀으로 따지면 두탕을 뛰어요. ”
“ 두탕이요? ”
“ 네. 매니지 1팀, 특별팀. 일일이 설명하긴 좀 길고, 여튼 그래요. ”
“ ······기찬씨 혼자만요? ”
“ 맞아요, 저만. ”
양구름이 있긴 했지만, 굳이 말할 필욘 없었다.
“ 전과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싶은 느낌? ‘밤비디’부터 1팀의 업무나, 진행되는 여러 프로젝트들. 좀 벅찹니다. ”
“ 크흠. ”
왜인지 헛기침하는 황덕구 팀장. 그러거나 말거나 초연히 설명을 잇는 강기찬.
“ 어- 여튼 이래저래 고정을 소화할 여력이 없습니다. ”
바로 되묻는 차대성 PD.
“ 그, 그럼 아예 빠지시겠다는! ”
“ 아니요. ”
그런 그의 말을 강기찬이 중간에 잘랐다.
“ 빠지겠다는 게 아니라, 고정이 힘들다는 얘기예요. ”
“ 아. ”
“ 몇 부 정돈 어떻게 시간 낼 수 있을 건 같은데, 음- ”
이쯤.
“ PD님. ”
기찬이 일러준 타이밍에 황덕구 팀장이 끼었다.
“ 이게 일단 기획이 여기 써진 대로, 스타들과의 예측불허 힙한 돌직구, 노빠꾸 토크, 진정한 비방용 여기까진 OK인데. 그다음 부캐 프로젝트 이게 지금 기찬이가 버겁다는 겁니다. ”
바로 강기찬이 그의 말 뒤를 따랐다.
“ 대강 뭐, 1일 매니저를 한다던가 아니면 인터뷰한 스타와 뭔가 프로젝트를 하는 개념이죠? ”
“ 아······예. ”
“ 근데 이걸 하는 도중에 그- 제가 일이 생겨서 빠지면 그림이 튀잖아요? 피해를 끼치게 되는 건 물론이고, 스케줄에도 차질이 있을지 몰라요. ”
둘의 설명을 듣던 차대성 PD가 짐짓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소린 아니었으니까. 애초 이 스핀오프 기획이 강기찬에서 비롯된 건 맞지만, 그가 설명한 것처럼 이래저래 구멍 나면 죽도 밥도 안 될 게 빤했다.
이 틈에 강기찬이 힘 빠진 얼굴로 설득의 강도를 높였다.
“ 그런 사태가 계속되면 프로 자체에 피해를 주지 싶은데. ”
“ ······ ”
“ ······ ”
금세 시들해진 제작진들. 딱 강기찬이 원하던 그림이었다. 선물이란 실망이 서렸을 때 줘야 기쁨이 두 배니까.
“ 대신에 저희가 죄송하니까, 어- 게스트에 신경을 쓰겠습니다. ”
동시에 김정화 메인작가가 활기를 되찾았고.
“ 아! 맞아! 저희 그것도 여쭤봐야 되는데, ‘엑스샤이’ 얘기까진 정석 오빠한테 들었거든요? 혹시 진짠가요?? ”
차대성 PD 포함 제작직 모두의 시선이 기찬에게 박혔다. 그러거나 말거나 기찬의 밋밋한 음성은 변함이 없었다.
“ 맞아요, ‘엑스샤이’ 쪽엔 얘기가 끝났어요. ”
“ 와! 그럼 어떤 멤버들이 나와주시는지. ”
“ 멤버? 아니요. 어- 당연히 ‘엑스샤이’ 전체죠. ”
“ ······헐. ”
“ 오늘 안에 사인까지 가능합니다. ”
두리번두리번. 김정화 메인작가가 진짠가 싶었는지 주변 제작진들과 눈빛을 나눴다. 솔직히 ‘엑스샤이’ 멤버 한 둘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 그런데 전체라니.
이러면 사이즈 자체가 확 달라짐을 뜻했고.
“ 아, 근데- 저희가 손이 좀 큰 편이라서요. ”
심지어 강기찬의 선물이 이게 끝이 아니었다.
“ ‘엑스샤이’에 장소연씨까지 올려드리면 어때요? ”
“ ······에? ”
“ 바, 방금 장소연씨라고? ”
“ 장소연씨요?! 그 장소연?! ”
뜬금 던져진 탑여배우 장소연의 이름에 제작진들이 들썩들썩 난리가 났다. 당연했다. 아니, ‘엑스샤이’만으로도 대박인데 거기에 장소연까지? 대박을 넘어 초초대박이었다.
덕분에.
“ 지, 진짭니까? 진짜 ‘엑스샤이’에 장소연씨까지 게스트로 가능합니까?! ”
기찬의 고정 건은 가볍게 잊은 차대성 PD가 흥분할 때였다.
-똑, 똑.
미팅룸에 퍼진 노크 소리와 함께, 구릿빛 피부의 여자 한 명이 들어왔다.
“ 안녕하십니까! ”
무척이나 당찬 인사를 넙죽 던지는 강연정이었다. 연습하다 왔는지 그녀의 복장은 후드였고, 입장한 강연정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보낸 기찬이.
“ 그래서. ”
옅은 미소를 지으며 제작진들 전체에 차분히 물었다.
“ 어쩌시겠어요? 수정하는 방향으로 지금 계약서 다 쓰시겠어요? ”
“ 아. ”
“ 근데 그- 아시다시피 ‘엑스샤이’나 장소연씨가 워낙에 바쁘셔서, 내일 되면 얘기가 바뀔 순 있습니다. ”
즉, 지금 당장 결정하란 소리.
따라서.
-스윽.
결정권자인 차대성 PD가 작가들을 훑다가 뜬금 자리서 벌떡 일어났다.
“ 쓰죠! 예! 지금 당장 쓰겠습니다! ”
같은 날 오후.
복도를 느적느적 걷던 기찬이 한 작업실의 문을 열었다.
-끼익.
이어 작업실 안엔 두 사람이 보였다. 장미르 프로듀서와 한아리였다. 즉, 이곳은 총괄 프로듀서인 장미르의 작업실이었고, 기찬이 들어오자 흑발 긴 머리를 묶은 한아리가 발딱 일어났다.
“ 오빠. 빨리 오셨네요. ”
“ 네, 뭐. ”
간단히 답한 기찬의 동태눈이 다가오는 장미르 프로듀서에 닿았다. 입술에 피어싱이 하나 더 는 그는, 강기찬에게 간단한 인사 후 작업실 뒤쪽 소파를 가리켰다.
“ 저기 앉으세요. ”
다크서클 낀 장미르 프로듀서의 요청에, 뒤쪽 소파를 힐끔 본 기찬이 턱을 슬슬 긁었다.
“ 근데 곡도 다 결정 난 마당에 그- 제가 굳이. ”
“ 아니요, 앨범 제작은 제작이고 이건 아리가 부탁해서요. ”
“ 네, 오빠. 꼭 들어주세요. 은서······도 봐주시잖아요. ”
무심하지만 질투와 비슷한 말투의 한아리였다. 곧, 그녀를 가만히 보던 기찬이 별말 없이 뒤쪽 소파에 느릿하게 움직여 앉았다. 그러자 작게 웃던 장미르 프로듀서가 한아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가 녹음 부스 앞 기기들 사이 노트북을 조작했다.
바로 작업실에 노래가 퍼졌다.
-♬♪
익숙하지만 전과 약간은 달라진 노래. 한아리의 곡이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밤비디’의 앨범 수록곡이 될 노래. 그런 곡이 흘러나오는 틈에 턱 괸 기찬에게 한아리가 읊조렸다.
“ 녹음은 일단 제 목소리로 가이드 친 거고, 곡 자체는 편곡이 끝났어요. ”
걸그룹 ‘밤비디’의 컨셉인 몽환. 유니크한 환상에 맞춰 앨범 수록곡이 완성됐음을 뜻했다. 물론, 멤버들의 녹음은 남았지만 며칠이면 끝날 일. 한마디로 지금 기찬은 ‘밤비디’의 완성된 데뷔곡을 듣고 있는 것과 같았다.
-♬♪
시작은 어쿠스틱 버전이 존재하는 피아노 선율의 발라드. 재밌는 것은 전과 달리 템포가 살짝 빨랐고, 두 번째가 강렬한 비트의 댄스곡, 세 번째는 리드미컬한 재즈팝.
총 세 곡의 노래가 연달아 재생된 뒤.
“ 어떠세요? ”
노트북 앞에 앉은 한아리의 물음이 던져졌다. 허락을 맡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저 뭐랄까 은인에게 자신의 완성된 곡을 들려주고 싶은 표정. 약간 우물우물하는 게 떨리기도 한 모양이었으나.
“ 네. ”
강기찬은 밋밋하나 퍽 진심을 담은 답변을 뱉었다.
“ 좋아요, 진짜로. ”
금세 한아리의 무심한 표정 속에 옅은 웃음이 번졌다. 평소 미소가 많지 않은 그녀였기에, 지금의 웃음은 진짜 기분 좋을 때나 나오는 것.
“ 다행이다. ”
그러자 옆에 선 장미르 프로듀서가 한이라 보며 괜히 투덜댔다.
“ 야, 너는 내가 좋다고 할 땐 무표정이더만 지금은 웃냐? ”
“ 아닌데. 그때도 웃었어요. 못 보셨나 보다. ”
“ 웃기시네. 기찬씨, 얘가 평소 기찬씨 얘기를 얼마나. ”
“ 아 장프로님. 입이 너무 가볍다. ”
“ 뭠마? ”
둘은 그새 꽤 친해진 모양인지 대화가 퍽 편했다. 어쨌든 그런 둘을 빤히 보던 기찬이 천천히 다리를 꼬았고, 괜히 한아리의 머리를 톡 때린 장미르 프로듀서가 기찬에게 말했다.
“ 들으셨다시피 곡은 뽑았고, 이제 멤버별 녹음 들어갑니다. 다음 주부턴 안무도 나올 거고요. ”
“ 어- 근데 곡 제목은. ”
“ 당연히 나왔죠. ”
-스윽.
장미르 프로듀서가 노트북 옆에 놓인 태블릿을 집어 기찬에게 내밀었다.
“ 보세요. ”
태블릿 받은 기찬이 화면을 확인했다. 화면엔 음원 파일이 보였는데, 파일명이 모두 제목으로 박혀있었다.
-‘내일 밤은’
-‘밤비디비’
-‘Charming’
피아노 선율의 곡인 ‘내일 밤은’으로 시작하여, 비트 섞인 댄스곡은 ‘밤비디비’, 재즈팝은 ‘Charming’. 그런 제목들을 보니 확실히 데뷔라는 윤곽이 선명해졌다.
이 순간.
‘ 응? ’
강기찬의 속에서 뭔가가 꿈틀했다.
‘ 뭐지. ’
기대감이었다. 더 강하게 말하면 희열. 언제나 담백하거나 감정이 크게 요동치는 일 없는 기찬에겐 퍽 특이한 현상.
그쯤.
“ 아 그리고. ”
묘한 감정이 솟은 기찬에게 장미르 프로듀서가 말을 추가했다.
“ 아리요, 이번에 ‘엑스샤이’ 유닛 프로젝트에도 곡을 내볼까 합니다. ”
그쪽은 강기찬이 딱히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 뭐- 예. 그런 건 장프로님이 알아서 잘 해주세요. ”
“ 그럼, 기찬씨. 잠시 저 좀 보시죠. ”
뜬금 작업실 밖 복도로 나가자 손짓하는 그. 덕분에 한아리가 고개를 갸웃했고, 어짜피 나가려 했던 기찬이 흐리멍텅한 얼굴로 움직였다.
이어.
-끼익.
작업실 문이 닫히자마자 장미르 프로듀서가 앞에 선 기찬에게 물었다. 아니, 속삭였다.
“ 오늘 아침에 너튜브 보니까요, 보컬 너튜버들이 아리 곡 커버를 겁나 올리던데. 괜찮은 겁니까? ”
“ ‘내일 밤은’? ”
“ 네. ‘버추얼 걸그룹’에서 어쿠스틱 버전으로 들려준 거요. ”
“ 딱히 상관없는데. ‘버추얼 걸그룹’에서 공식화하면 지금보다 두 배 이상은 더 뜰 테고. ”
“ 엥? ”
“ 아- 혹시 나중에 앨범에 수록할 때 그런 게 문제가 됩니까? ”
“ 아니요······문제 될 건 없는데. ”
그럼 됐잖아? 싶은 표정으로 강기찬이 그에게 작게 인사했고.
“ 녹음 잘 부탁해요, 거의 다 왔으니까. ”
“ 예? 뭐가요? ”
되물음이 던져졌으나 대답 대신 시들한 웃음으로 대신한 기찬이, 그대로 장미르 프로듀서를 지나쳐 엘리베이터로 움직였다.
곧.
-스르륵.
열린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은 기찬이 어깨를 기대면서도, 멍청한 동공을 허공에 맞췄다. 언뜻 멍때리나 싶었으나 실은 뭔가 생각하는 중.
“ ······이젠 필요하겠지. ”
그렇게 잠시간 생각에 빠졌던 기찬이 매니지 1팀 사무실에 도착해선, 뜬금 자신의 자리가 아닌 팀장실의 문을 열었다.
안엔 당연히 황덕구 팀장이 업무 중이었고.
“ 엉? 야, 갑자기 뭐냐? 아침에 ‘엔터! 토킹어바웃’ 건 뭔 문제 났어? ”
바로 자리서 일어나는 황덕구 팀장에게.
“ 그- 팀장님. ”
강기찬이 나지막이 읊조렸다.
“ 슬 ‘밤비디’ 팀을 짰으면 싶은데요. ”
이것이 강기찬의 4월 마지막 요청이었다.
며칠 뒤, 4월이 끝난 5월.
저문 4월 대신 5월이 시작됐다. 어느덧 살짝 선선하던 날씨는 덥다 싶은 온도가 느껴질 정도.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 중엔 긴팔이 아닌 반팔을 입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이는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뜻했고.
바뀌는 계절의 틈에서 방금 차에서 내린, 반쯤 뜬 눈의 강기찬이 누군가에게 읊조렸다.
“ 어- 가죠. ”
그러자 바로 들리는 경쾌한 여자 목소리.
“ 네! 오빠! ”
고주아였다. 살짝 자란 단발은 묶었고, 은근 더운 날씨임에도 야상재킷을 입은. 그런 둘이 커다란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예전에도 한 번 와본 곳이었고, 탄 엘리베이터 역시 익숙했다. 그래서인지 기찬의 옆에 선 고주아가 배시시 웃었다.
“ 신기하다. ”
“ 뭐가요. ”
“ 아니요, 저 지금 배우로 여기 온 거잖아요! 신기해! ”
눈물점 찍힌 그녀의 얼굴을 보던 기찬이 시들하니 답했다.
“ 긴장은 안 되는 것 같네요. ”
그러자 고주아가 동의한다는 듯 양손을 짝 쳤다.
“ 그것도 신기해요. 아까 숙소에선 진짜 떨렸는데, 막상 오니까 긴장보단 빨리 보고 싶다는 느낌! ”
“ 다행이네. ”
“ 오빠 옆에 있는 거죠? ”
“ 아니요. ”
“ 어! 안 계세요? ”
“ 있어요. 근데 옆은 아닐 거라는 소리고. ”
“ 아, 뭐야. 놀랐잖아요. 괜찮아요! 주변에 계시기만 하면. ”
동시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강기찬과 고주아가 세워진 팻말에 따라 복도를 걸었다. 그리고 복도 중간쯤 멈췄다. 문짝엔 ‘바람 난 와이프 대본리딩장’이란 종이 붙어있었다.
당연했다, 오늘은 5월 2일.
드라마 ‘바람 난 와이프’의 대본 리딩이 있는 날이었으니까. 이어 기찬이 시간을 확인했다. 예정보다 40분은 일찍 도착한 상태였고, 그가 별수롭지 않게 문을 열었다. 금세 넓은 리딩장 안이 기찬의 동태눈에 담겼다. 커다란 ㄷ자형 책상, 그 위에 놓인 다과와 음료, 배우명이 적힌 이름표, 책상 주변으로 놓인 간이의자들.
그리고 스탭들과 벌써 도착한 몇몇 배우들까지.
이미 이런 광경이야 너무나 익숙한 기찬이 내부를 천천히 훑다가, 옆에 선 고주아에게 묘연한 시선을 맞췄다. 곧, 그 시선의 속뜻을 파악한 고주아가 대뜸 리딩장 안 보이는 모두에게 넙죽 90도로 인사했다.
“ 안녕하세요! 신인 배우 고주아입니다! ‘이설’역을 맡았어요! ”
동시에.
“ 아~ 쟤가. ”
“ ‘이설’이라 그랬죠, 방금? ”
“ 진짜 쌩 신인인가 본데? 완전 처음 봐. ”
“ 예쁘네. 근데 ‘이설’역이랑 좀 튀는 것 같기도 하고. ”
리딩장 안에 있던, 미리 도착한 배우들이 수군댔다. 반면, 고주아의 당찬 인사는 멈추지 않았다.
“ 대본 리딩 처음인데,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
이때.
“ 나도요. ”
뜬금 뒤에서 남자 목소리가 끼었다. 따라서 기찬이나 고주아의 고개가 휙 돌았고, 뒤쪽엔 키가 크고 인상이 살짝 날카로운 남자가 웃고 있다.
“ 고주아씨라고요? 나 진짜 궁금했는데 ‘이설’. 반가워요? ”
남자는 강기찬과 고주아에게 너무나 익숙한 인물이었다. 그래서인지 바로 앞에 선 그를 올려보는 고주아가 어버버댔고.
“ 와······와 진짜 대, 대박. 아니, 어! 안녕하세요! ”
그 모습에 싱긋 웃는 남자가 자신을 소개했다.
“ 네, 반가워요? 류민깁니다. ”
남자는 ‘바람 난 와이프’의 남주 류민기였다.
한편, HYN 엔터 매니지 1팀.
부산스러운 사무실 안. 하나같이 본인의 업무에 바쁜 와중, 왜인지 창가 쪽 자리인 양구름이 양손으로 입을 막고 있다.
“ 떠, 떴다. ”
뭔가 살짝 떨리는 목소리였고, 그녀가 보는 노트북에는 영상 하나가 출력되고 있었다.
-버추걸 음원 Teaser/ ‘내일 밤은(Acoustic ver.)’|버추얼 걸그룹 프로젝트
-[말탱]/Ep.7
-조회수 98,112회/ 2019. 5. 2
그 밑으론 ‘말탱’이 적은 한 줄의 설명이 박혀있었다.
-‘버추걸’ 정식 음원 발매 예정!! 공개일 임박!!
바로 핸드폰을 집어든 그녀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받은 상대에게.
“ 기찬씨! 떴어요, ‘버추걸’ 음원 티저! ”
강도 높게 속삭였다.
“ 반응요? 업로드 10분인데 벌써 댓글만 수백 개 달렸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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