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143)
144화.호사다마(好事多魔).3
“크윽······.”
홍련은 바닥에 엎어진 채 신음을 흘렸다. 그녀가 떨어진 검을 향해 손을 뻗는 것을 본 팽연화가 발로 검을 차서 밀어버렸다.
팽연화가 갑자기 공격해왔을 땐 당황했지만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갓 출산을 마친 남궁미향과 아이가 걱정되어 제대로 싸울 수가 없었다.
남궁미향은 환히 웃는 서소를 끌어안은 채 팽연화를 노려보았다.
“무슨 짓이오······.”
“내놔. 아기.”
팽연화가 반쯤 풀린 눈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남궁미향은 완강히 고개를 저었다.
홍련은 이를 부득 갈며 팽연화의 옷깃을 붙잡으며 혼신의 힘을 다해 메달렸다.
“이 시발······. 아가씨한테 손이라도 까딱했다가는······가만두지 않겠다······.”
퍼억! 홍련의 턱을 걷어찬 팽연화가 남궁미향에게 다가왔다.
남궁미향은 아이를 뒤로 숨기며 핏발이 선 눈으로 소리쳤다.
“차라리 날 죽여! 아이는 내버려두고!”
팽연화는 천천히 도를 들어올렸다. 날카로운 칼끝을 마주한 남궁미향이 이를 악물었다.
팽연화의 칼이 금방이라도 남궁미향의 심장을 파고드려는 순간, 팽연화가 흠칫하며 뒤로 물러섰다.
-안 돼.
오직 팽연화의 머릿속에서만 들리는 목소리였다.
-여자를 죽이면 그분이 슬퍼하실 거야.
팽연화는 머리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눈을 질끈 감았다. 본능은 계속 그녀를 죽이라고 하는데, 머릿속의 울림이 멈추지를 않았다.
남궁미향은 뭔가 이상한 듯 보이는 팽연화를 응시했다.
그녀의 손이 침상에서 멀지 않은 곳의 검으로 향했다.
팽연화는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으며 속으로 소리쳤다.
‘왜야? 저년은 내 모든 걸 앗아갔어!’
-그건 저 사람의 잘못이 아니야.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
‘닥쳐! 그럼 왜 난 버림받은 거지?’
-버림받은 게 아니야. 그저 이어지지 못할 운명이었을 뿐.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아악!”
팽연화는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그녀의 두 눈에서는 피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남궁미향은 검에 손이 닿자 검집에서 검을 뽑아들었다. 그러나 팽연화의 손이 더 빨랐다.
퍼억!
결국 팽연화는 손잡이 끝으로 남궁미향의 뒷목을 쳐서 기절시켰다. 남궁미향은 애처로운 목소리로 ‘서소야······.’를 외치며 침상에 엎어졌다.
그제야 머릿속의 울림이 멎었다. 팽연화는 식은땀을 흘리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으흑. 흐으윽······.”
팽연화가 피눈물을 흘리며 허공을 향해 절규할 때였다.
“꺄륵! 꺄르르.”
서소는 싸늘한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팽연화를 향해 손을 뻗으며 웃었다.
“예쁘구나. 그분의 눈을 닮았어.”
팽연화는 아이의 손을 어루만지며 울면서 웃었다. 그 표정이 어쩐지 기괴하게 느껴졌다.
그 순간, 방금 전의 목소리와는 다른 마태룡이 심어둔 명령이 팽연화의 머리를 울렸다.
-뭣하느냐! 어서 그 아이를 가지고 천유성이 있는 곳으로 가라!
“으윽!”
한 차례 신음을 토한 팽연화가 서소를 쳐다보았다. 서소는 여전히 팽연화를 향해 웃고 있었다.
잠깐 서소를 응시하던 팽연화는 뭔가 결심을 했다는 얼굴로 강보를 품에 안은 채, 창문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잠시 후, 강무영과 호야가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왔다. 방 안의 참상을 본 두 사내의 눈이 커졌다.
“아가씨! 이런······. 련아!”
강무영은 다급히 쓰러진 홍련을 부축했다.
장택산을 만나고 오는 길에 저택 쪽에서 심상찮은 기운을 느껴 곧장 달려왔는데, 한 발 늦었다.
그때, 홍련이 신음을 토하며 눈을 떴다.
“팽연화. 팽연화가 서소를 데려갔어!”
“뭐? 빌어먹을······.”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설마 납치를 할 줄은 몰랐는데······.
아직은 지강백에 대한 연정이 남아있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팽연화가 지닌 질투심의 크기를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자책할 시간도 없었다. 강무영은 다급히 물었다.
“맹주님은, 어디 계시지?”
“몰라. 다급히 어디론가 가셨어. 그리고 바로 팽연화가······.”
“양동(陽動)인가······젠장할.”
그 사이 호야는 쓰러진 남궁미향을 눕히고 그녀의 맥과 호흡을 살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으득. 호야는 쓰러진 남궁미향을 응시하며 이를 부득 갈았다. 그의 두 눈에서 시퍼런 살기가 흘러나왔다.
“그 개잡년을 당장 죽여버리겠어.”
“호야, 잠깐 기다려!”
호야는 강무영이 말릴 틈도 없이 창문으로 몸을 날렸다.
팽연화의 기운을 감지한 그가 곧바로 추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뒤늦게 장택산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강무영과 눈을 마주친 그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팽연화. 그녀가 한 짓이오. 아이를 데려갔소.”
“맙소사······. 이제 어떡하지요?”
“호위들을 전부 집합시키고 맹에 사람을 보내시오. 무엇보다 부인의 안전이 우선이오. 그리고 개방의 거지들을 불러 팽연화를 찾도록 지시하시오. 난 맹주님께 이 사실을 알리러 가겠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장택산은 당황한 와중에도 침착하게 대답했다.
고개를 끄덕인 강무영이 다급히 몸을 날렸다.
***
쩌엉! 쿠콰콰쾅!
지강백의 창격을 막은 마태룡이 나무를 부수며 바닥을 굴렀다.
흙먼지를 털어내며 몸을 일으킨 마태룡이 눈살을 찌푸렸다.
“빌어먹을. 여전히 무시무시하구만.”
천유성, 지강백 같은 명실공히 현경의 경지에 오른 강자들과 다르게, 마태룡은 아직 본신의 힘으로 현경에 오르지 못했다.
그런 그가 두 강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두 가지.
사도의 온갖 괴랄한 사술(邪術)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과, 전설상의 요도(妖刀), 지쇄의 특이한 힘 덕분이었다.
후웅. 허공을 날아 사뿐히 착지한 지강백이 말했다.
“이 정도로는 그 입을 열 마음이 안 드는 모양이군.”
“이거야 원. 오랜만의 인사인데 천천히 하면 안 되나?”
직후, 마태룡을 중심으로 허공이 검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먹으로 시야를 뒤덮은 듯, 어느새 지강백과 마태룡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검게 변했다.
마태룡의 장기인 사술 중 하나, 암흑세계(暗黑世界)였다.
“오랜만이군. 자네가 내 암흑세계에 들어온건.”
마태룡의 기척은 이미 암흑세계와 완벽히 동화되어 있었다. 지강백조차도 그 기척을 찾아낼 수는 없었다.
스팟!
직후, 날카로운 검격이 지강백을 베고 지나갔다.
본능적으로 몸을 틀어 피했으나, 어깨가 살짝 베였다.
그 뒤로도 마태룡은 장난을 치듯 지강백의 허벅지와 팔뚝을 베고 지나갔다. 마치 귀신을 상대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지강백은 이전에도 암흑세계를 경험해본 적이 있었다. 그는 싸늘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따위 장난질은 한두번이면 족하다.”
지강백은 창을 빙글 돌린 뒤, 창 끝에 내력을 집중시켰다. 그러자 긴장한 마태룡이 공격을 멈추고 몸을 숨겼다.
“숨는다고 피할 수 있을 듯싶더냐?”
냉소를 흘린 지강백이 창을 크게 휘둘렀다.
수십 갈래로 나뉜 창격이 암흑세계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아라야육도창술의 수라(修羅) 초식이었다.
콰콰콰콰콰콰콱!
폭풍처럼 터져 나간 지강백의 창격이 검은 하늘을 꿰뚫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하늘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산산조각이 나 흩어졌다.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마태룡이 중얼거렸다.
‘아라야육도······. 저 창술도 여전하구만. 젠장.’
나름 화경의 고수들도 맥을 못 추는 고도의 사술임에도 불구, 지강백의 앞에서는 촌각도 버티지 못했다.
진심으로 목숨의 위협을 느낀 마태룡이 농을 던졌다.
“지금와서 살려달라고 빌면 살려주는가, 강백이?”
지강백은 마태룡의 헛소리를 가볍게 무시하며 창을 빙글 회전시켰다. 그러자 막대한 기(氣)가 나선을 그리며 지강백의 창으로 빨려들어갔다.
곧 엄청난 일격이 날아온다. 마태룡은 침을 꿀꺽 삼키며 지쇄에 요력(妖力)을 집중시켰다.
드드드드-!
지강백이 딛고 선 지면이 진동했다. 한껏 기를 끌어모은 지강백이 마태룡을 향해 그대로 내질렀다.
아라야육도창술의 염라(閻羅) 초식이었다.
쿠과과과곽-!
거대한 기의 창이 지면을 가르며 마태룡을 향해 날아들었다.
마태룡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지쇄를 휘둘러 맞받아쳤다.
콰앙! 보랏빛 요기가 날아드는 기의 창을 쪼개버렸다.
쩌저저정!
거센 충격파가 터지며 숲이 초토화되었다. 마치 운석이 충돌한 것처럼 숲의 한가운데 거대한 구덩이가 파였다.
마태룡은 비틀거리며 구덩이 안에서 몸을 일으켰다.
“전성기 시절을 뛰어넘었다더니······정말이었군. 괴물같은 놈.”
마태룡은 자신의 오른팔을 내려다보았다. 지쇄를 든 손이 화상을 입어 타들어가고 있었다.
혀를 찬 마태룡은 사술 자가치유(自家治癒)를 사용해 몸 안의 화기(火氣)를 밖으로 분출시켰다. 그리고 화상을 입은 팔을 재생했다.
바로 그때, 흙먼지를 뚫고 날아든 지강백이 엄청난 기세로 마태룡을 향해 돌진해왔다.
쩌저정!
지강백은 마태룡의 옷깃을 붙잡고 그를 구덩이 안에 다시 처박았다. 마태룡이 비명을 내질렀다.
“크악!”
지강백은 허공을 햐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파월강창이 날아와 그의 손에 잡혔다.
마태룡은 기겁하며 다급히 사술 잠영은신(潛影隱身)을 사용해 그림자 속으로 파고들어갔다. 그리고 곧장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림없다.”
창을 거꾸로 쥔 지강백이 마태룡을 향해 창을 던지려 하는 찰나였다.
“맹주님!”
지강백의 기운을 따라온 강무영이 그를 불렀다. 지강백은 혀를 차며 창을 든 손을 내렸다. 이미 마태룡의 기운은 멀리 달아난 후였다.
파팟! 강무영의 앞으로 이동한 지강백이 물었다.
“무슨 일이냐.”
“서소가 납치당했습니다. 팽연화, 그 여자가 그만······죄송합니다. 제 실책입니다.”
그 순간, 지강백의 전신에서 거대한 살기가 드러났다가 금방 모습을 감추었다.
강무영은 아주 잠깐이지만 지강백의 등 뒤로 거대한 형상을 보았다. 번쩍이던 두 눈동자도.
혹시 저게 지강백에게 들었던 흑월경의 본래 모습인가? 잠깐 마주한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 듯한 존재감이었다.
살기를 갈무리한 지강백이 이를 부득 갈았다.
“전부 계획된 일이었군. 팽연화는 아마 천유성에게 갔을 거다.”
“이럴 수가······. 서소가 그놈 손에?”
강무영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천유성 그놈이 서소에게 무슨 짓을 할지 생각만 해도 피가 거꾸로 솟았다.
지강백은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일단 돌아간다.”
***
서소가 납치당했다. 그것도 천유성의 손에.
남궁미향의 침소에 모인 이들은 침통한 기색으로 고개를 숙인 채 입을 열지 않았다.
빈손으로 돌아온 호야가 이를 부득 갈며 주먹을 쥐었다.
“빌어먹을. 그년의 흔적을 놓쳤어.”
“자책하지 마라. 만약 천유성을 만났다면 그게 더 위험했을 거다.”
강무영이 호야를 다독였다. 그러나 호야의 굳은 표정은 좀처럼 펴질 줄을 몰랐다.
그때, 개방의 거지들이 저택 앞에 도착했다. 그들로부터 서신을 받은 호위가 서신을 지강백에게 건넸다.
서신을 받아든 지강백이 서신을 펼쳐 확인했다. 직후, 그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