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213)
별채에 도착하자 입구에서 초향을 비롯한 시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들은 제갈경과 그 일행을 향해 재빨리 손짓하며 다급히 외쳤다.
“빨리 오세요! 빨리!”
바로 그때였다.
제갈경 일행의 등 뒤로 흑룡대원 두 명이 바짝 따라오기 시작했다.
제갈권은 일그러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끈질긴 놈들.”
그는 호위무사들과 함께 시간을 벌기 위해 몸을 빙글 돌리며 흑룡대원들에게 달려갔다.
채챙! 챙!
한 차례 난투가 벌어졌다. 그 사이 제갈경과 부인들은 진법의 영향이 미치는 별채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오라버니!”
“형님!”
제갈경과 제갈민, 제갈소가 제갈권을 불렀다.
마음이 급해진 제갈권은 기합을 내지르며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파파팟!
날카로운 검풍이 허공을 가르며 쏘아져 나갔다.
“이야압!”
제갈권은 흑룡대원들이 검풍을 막는 사이 접근해 한 놈의 목을 단칼에 베어버렸다.
휘릭. 촤악!
그는 빙글 몸을 돌리며 나머지 한 명도 마저 처리했다.
허나 흑룡대원 또한 죽기 전 제갈권에게 작은 검상을 입혔다.
주륵.
제갈권의 팔뚝을 타고 피가 흘러내렸다.
호위들은 그를 보호하며 별채 안으로 들어섰다.
진휘란이 기겁하며 제갈권의 상처를 살폈다.
“권! 괜찮으냐?”
“예, 어머니. 다행히 팔을 약간 베였을 뿐입니다.”
그때, 한 무리가 이쪽으로 다급히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팔을 휘적이며 달려오는 이들은 다름아닌 원로원의 장로들이었다.
숨어있던 곳이 발각되어 다급히 도망쳐나온 것이다.
“으아아아!”
“1공자! 권아! 우리 좀 살려주게!”
마침 제갈권을 발견한 장로들이 손을 뻗으며 애원했다.
그들의 뒤편에는 무려 여섯 명의 흑룡대원들이 살벌한 기세로 그들을 뒤쫒고 있었다.
제갈권은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자신은 부상을 당했고, 지금 호위의 숫자로는 저들을 상대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원로원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그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칠 수는 없었다.
“진법을 발동시킵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초향은 이전에 지강백이 해준 설명대로 진법을 발동시켰다.
그러자 투명한 막 비슷한 것이 별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사, 살려줘! 제발 이것 좀 풀어줘!”
진법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장로들이 절규하며 막을 주먹으로 두들겼다.
살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과 의지가 막을 타고 전해지자, 제갈권이 기겁하며 뒷걸음질쳤다. 그리고 머지않아 당도한 흑룡대원들의 가차없는 살육이 시작되었다.
푹! 푸슉! 푸화악!
칼날이 살갖을 찌르고, 베고, 뜯어내는 소리가 막을 타고 전해져왔다.
“끄아아악!”
“으허헉!”
장로들이 고통과 원한에 찬 비명을 지르며 하나둘씩 쓰러져갔다.
덜덜 떨며 지켜보던 진휘란이 손으로 입을 막은 채 헛구역질을 해댔다.
현소향은 창백한 낮빛으로 제갈경에게 물었다.
“경아. 이곳은 정말 괜찮은 것이냐?”
“네······. 화운사신이 직접 오지 않는 이상 어느 정도는 버텨줄 거에요.”
제갈경은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짚었다.
지강백이 아니었다면 이들 전부 흑룡대원의 손에 처참하게 목숨을 잃었을 터였다.
그때, 자리에서 일어난 진휘란이 고개를 돌려 미운영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눈물 젖은 눈으로 미운영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외쳤다.
“네까짓 게 어째서 여기 있는 것이냐! 너만 아니었다면 다른 이들이 살았을지도 모르는데!”
진휘란은 미운영이 이 집안에 발을 들였을 때부터 그녀와 제갈빈. 두 모자를 경멸하고 있었다.
주제도 모르고 권력을 뜯어내려 접근한 천박한 자들이라며 수시로 면박을 주고 멸시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제갈빈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자, 미운영을 향한 미움은 몇 배로 커졌다.
그러다 끔찍한 광경을 눈앞에서 마주하고 정신이 나가자, 원망을 돌릴 곳으로 미운영을 고른 것이다.
미운영이 대꾸하지 않자, 보다못한 제갈경이 대신 나서서 반박했다.
“어머니! 제발 그만 좀 하세요! 이게 왜 작은어머니 탓이냐구요! 그리고 우리가 살 수 있었던 것도 다 빈이 덕분이에요. 그 애가 이 진법을 만들어서 가족들을 데려오라고 했다구요!”
“뭐, 뭐라고?”
“그게 정말이냐? 빈이가?”
제갈경의 외침에 진휘란과 제갈권을 비롯한 일행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제갈경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그리고 이젠 빈이가 한시라도 빨리 구하러 오기를 빌어야 할 거예요. 아시겠어요? 지금 누구에게 우리의 사활이 걸려 있는지를?”
직후, 별채에 정적이 감돌았다.
***
쿠콰쾅!
충격파가 터지며 한 차례 굉음이 울렸다.
검을 빙글 돌리며 자세를 잡은 제갈현이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그의 옷깃은 온통 너저분하게 변해 있었고, 호신갑은 곳곳에 뜯겨나간 자국이 가득했다.
그의 앞으로 걸어온 화운사신이 비릿한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대세가의 가주 중 하나라는 자가, 고작 이것뿐이냐?”
이를 부득 간 제갈현이 내력을 끌어모으며 바람처럼 몸을 날렸다.
챙! 채챙!
날카로운 검기를 주먹으로 튕겨낸 화운사신이 금나수법을 전개했다.
콰득!
화운사신의 손이 제갈현의 팔목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제갈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검을 내질렀다.
화운사신은 발차기로 검면을 쳐서 튕겨낸 다음, 주먹으로 그의 아랫배를 가격했다.
“커억!”
제갈현은 입에서 피를 내뿜으며 뒤로 한참을 날아갔다.
간신히 바닥에 착지한 제갈현이 아랫배를 움켜쥐며 신음을 흘렸다.
“더는 보여줄 것이 없나보군. 그럼 슬슬 끝내자.”
화운사신이 자세를 취하며 내력을 끌어모았다.
그의 전신에서 검은 아지랑이가 위협적으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염왕탄(炎王彈)!”
투쾅!
화운사신의 주먹에서 터져 나온 강기의 덩어리가 포탄처럼 쏘아졌다.
제갈현은 눈을 부릅뜨며 본능적으로 검기를 날려 화운사신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러나 강기를 한낱 검기로 막기에는 한참 역부족이었다.
퍼퍽!
검기를 뚫고 들어온 권강이 제갈현의 몸을 튕겨냈다.
제갈현은 피를 울컥 뿜어내며 뒤로 쓰러졌다.
“크악!”
제갈현은 의식이 아득해진 와중에도 손으로 바닥을 짚고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화운사신이 처음으로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걸 맞고도 의식이 남아있다니, 놀랍군! 네놈의 정신력을 조금 얕잡아 본 것일지도 모르겠어.”
제갈현의 지척까지 달려든 화운사신이 무자비한 권격을 날리기 시작했다.
퍼퍽! 퍼버버벅!
제갈현은 이를 악물고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반면, 화운사신은 평온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제 마지막이다.”
화운사신은 내력을 끌어모으며 제갈현의 가슴팍에 장력을 날렸다.
쩌어엉!
일장이 가슴팍에 틀어박히며 제갈현이 피를 울컥 뿜어냈다.
“네가 평생을 쌓아온 무공과 함께, 너를 이곳에서 지워주마.”
화운사신은 제갈현의 아랫배에 주먹을 내질러 단전을 부숴버렸다.
제갈현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공중에 날아간 보검이 힘없이 바닥에 떨어지며 쨍그랑, 소리를 울렸다.
“그래. 그게 제갈세가의 한계다.”
바닥에 쓰러진 제갈현은 피를 울컥 내뱉으며 분한 듯 허공에 손을 뻗었다.
“내 내공이······.”
평생 수련해 온 내공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깨져버린 단전은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제갈현은 분하고 억울해 눈물을 흘렸다. 그가 흘린 눈물이 피에 섞여 아래로 떨어졌다.
“가주님!”
뒤늦게 제갈현의 상황을 발견한 제갈세가의 무사들이 경악하며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채 한 합을 버티지 못하고 화운사신의 주먹질 한 방에 머리통이 깨져버렸다.
저벅저벅.
천천히 걸음을 옮겨 제갈현의 앞으로 다가온 화운사신이 제갈현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저승에 가서, 선조들에게 사죄하거라. 너는 가문의 몇백 년 역사를 무너뜨린 무능한 후손으로 기록될 것이다.”
제갈현은 손을 뻗어 화운사신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그러자 화운사신의 눈썹이 살짝 일그러졌다.
“한 세력의 수장으로 군림했으나, 마지막은 이리도 추한 것이냐. 차라리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했다면 내 너를 제법 괜찮은 상대로 기억했을 것을.”
화운사신은 발을 들어 가볍게 제갈현의 손을 짓밟았다.
그리고 천천히 주먹을 말아쥐며 제갈현을 노렸다.
“적의 수장에 대한 예의로, 단번에 끝을 내주마.”
제갈현은 눈물젖은 눈으로 비통하게 부르짖었다.
“으아아아아!”
분하다. 너무도 분하고 억울하다.
그토록 바래왔던 천하제일가의 꿈이, 이리도 허무하게 무너질 줄은 몰랐기에, 더욱 그랬다.
절절한 울음이 제갈세가에 울려 퍼졌다.
“잘 가라.”
화운사신은 냉소를 지으며 주먹을 내질렀다.
그 순간,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왔다.
폭풍처럼 맹렬하면서도 빛살처럼 빠른 바람이.
콰앙!
의문의 바람은 화운사신의 옆구리에 정확히 틀어박혔고, 화운사신의 몸은 포탄처럼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그리고 그가 서 있던 자리에는, 다른 이가 대신하고 있었다.
‘누, 누구냐······.’
제갈현은 힘겹게 눈을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마침 뜨고 있는 햇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었다.
직후, 제갈현의 눈이 격동하며 부르르 떨렸다.
“너는······!”
***
“꺄악!”
“빌어먹을!”
한편, 별채에 몸을 피한 일행은 진법이 부서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흑룡대원들 여럿이 힘을 합쳐 진법을 힘으로 부수기 시작한 것이다.
‘안 돼. 이 진법은 무력에 취약해! 이대로면 조금도 버티지 못할 거야!’
제갈경은 당황하며 발을 동동 굴렸다.
어떻게든 해보고 싶으나 그저 부서지는 진법을 바라보는 것만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쾅! 쾅쾅!
별채를 감싸고 있는 투명한 막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를 부득거리던 제갈권이 검을 들고 앞에 섰으며, 호위무사들이 그 곁에 나란히 섰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나는 아직 죽을 수 없어!”
제갈민과 제갈소는 어머니들을 뒤로 물러서게 하며 도검을 뽑아들었다.
그러나 덜덜 떨리는 손으로는 나뭇가지도 제대로 자르지 못할 듯 보였다.
콰앙!
마침내 진법이 깨지고, 무려 열 명의 흑룡대원들이 우르르 별채로 밀려들었다.
흑룡대원들은 화가 잔뜩 난 듯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일행을 노려보았다. 제갈권은 식은땀을 흘리며 검을 고쳐쥐었다.
“죽여라.”
흑룡대원들이 마당을 넘어 덤벼들기 시작했다.
그에 맞선 호위들이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도륙났다.
“이런 젠장할!”
제갈권은 내력을 끌어올리며 달려드는 흑룡대원들의 검을 막아냈다.
한 두 명의 검격을 막아내고 반격하려 했으나, 이내 세 명이 연달아 장원으로 올라오며 검을 내질렀다.
푹! 푸슉!
제갈권은 열 합을 버티지 못하고 팔과 다리에 검상을 입으며 물러났다.
“으, 으아악!”
제갈권은 검을 떨어뜨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의 앞에 선 흑룡대원이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바로 그 순간!
콰득!
흑룡대원의 얼굴이 옆에서 날아온 커다란 주먹에 맞아 함몰되며 벽을 부수고 튕겨나갔다.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탄탄한 근육질에 푸른 벽안을 지닌 이국적인 외모의 청년이었다.
“이런 미친놈들이! 여기가 어디라고 냄새나는 발을 딛고 지랄이야? 야! 나 여기 복도에서 자기도 한단 말이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헛소리를 지껄이던 사내가 제갈권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딱 보니 네가 초향이네를 지키고 있었구나? 수고했다. 약골인 것 같은데 제법이네.”
“너, 너는?”
“내 이름? 호야.”
바로 그때, 호야를 발견한 초향과 시녀들이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호야! 호야가 왔어!”
“오오! 다들 무사했구나!”
호야는 반색하며 시녀들을 향해 마주 손을 흔들었다.
그 틈을 노리고 흑룡대원 하나가 등에서 호야에게 검을 내질렀다.
깜짝 놀란 제갈권이 호야를 부르려 할 때였다.
스걱!
달려들던 흑룡대원의 머리가 단칼에 잘려 공중에 흩날렸다.
등 뒤에서 흑룡대원의 목을 친 아름다운 외모의 여검사가 호야에게 면박을 주었다.
“호야! 멍청하게 뭐하고 있는 거냐! 여긴 전장이야, 정신 차려!”
“아, 미안해. 반가운 얼굴들이 보여서.”
고개를 돌려 진휘란과 현소향을 발견한 여검사가 미소를 지으며 포권을 취해보였다.
“어머님.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
진휘란과 현소향은 이미 정신이 나간 듯 대꾸조차 하지 못했다.
여인, 남궁미향이 달려드는 흑룡대원 하나를 검으로 후려쳐 튕겨낸 뒤, 앞으로 걸어나갔다.
“제때 도착해서 다행이야. 조금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딱 좋을 때에 도착했구만! 아주 개박살을 내버리자고.”
어느새 절정의 기량을 마음껏 뿜어내고 있는 두 사람이었다.
갑자기 등장한 두 명의 절정고수에, 흑룡대원들이 주춤거렸다.
“가자.”
남궁미향과 호야는 각각 우편과 좌편을 맡아 흑룡대원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호야가 거대한 태도를 휘두를 때마다 흑룡대원들이 육편이 되어 튕겨나갔으며, 남궁미향의 검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선혈이 솟구쳤다.
“철쇄권(鐵碎拳)!”
콰과광!
호야가 권기를 내지르자 충격파가 터지며 흑룡대원들이 전신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운이 좋게 살아남은 흑룡대원들은, 뒤에서 달려드는 남궁미향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이미 늦었어.”
남궁미향이 서슬 퍼러 눈빛을 빛내며 중얼거렸다.
그녀의 검을 타고 흐른 푸른 검기가 빛살처럼 허공을 갈랐다.
촤악! 촤아아악!
마치 파도가 넘실거리듯, 푸른 검기가 잔상을 남기며 한 합에 흑룡대원 다섯을 동시에 베어버렸다.
창궁무애검, 창룡유수(蒼龍流水) 초식이었다.
털썩.
어느새 흑룡대원들 전부가 별채 마당에 쓰러졌다.
검을 갈무리한 남궁미향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제갈세가와 휘하 세력의 병력들이 전부 돌아왔으니까요.”
제갈경이 감격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남궁미향에게 물었다.
“정말이에요? 정말 전부 돌아왔어요?”
“네. 질풍대와 다른 대주들 모두 돌아왔고, 구원을 오셨던 제갈세가의 세 고수들도 마찬가지로 도착하셨어요.”
“아아!”
제갈경과 다른 시녀들이 동시에 감탄을 터뜨렸다.
그때, 초향이 앞으로 나서며 남궁미향에게 물었다.
“그, 그럼 도련님도 오셨나요?”
남궁미향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한 걸 왜 물어요? 가장 먼저 도착해서 곧바로 화운사신에게 갔어요.”
***
“크윽!”
화운사신은 비틀거리며 건물 잔해를 헤치고 몸을 일으켰다.
‘바람? 대체 어디서?’
고개를 든 그의 눈에, 제갈현을 안고 일어나는 한 사내가 보였다.
그는 제갈현을 질풍대주 연시환에게 조심스레 넘겼다.
“공자님. 혼자 괜찮으시겠습니까?”
“금방 끝납니다. 가주님을 부탁해요.”
그제야 화운사신은 전황이 뒤바뀌었음을 직감했다.
곳곳에 흑룡대원이 아닌 연녹색 무복의 무사들이 밀려들며 흑룡대원들을 가차없이 쓰러뜨리는 모습이 보였다.
‘도착한 것인가. 이렇게 빠를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그때, 고개를 돌린 날카로운 눈매의 미청년이 천천히 이곳으로 걸어왔다.
그의 손에 들린 홍매검이 햇빛을 반사했다.
“네가 제갈빈이로군. 말은 많이 들었다.”
홍매검을 늘어뜨린 미청년, 지강백이 손가락으로 화운사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 적당히 나불거려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