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ary youngest son of the marquis RAW - Chapter (146)
제 147화
-됐죠?
“하하하.”
헛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 두 꼬마.
가지고 있는 재능은 말도 안 되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데.
그냥, 귀엽다.
동생을 보는 것 같은 기분.
물론, 그렇다고 해도 둘의 재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샬롯은 피안화라는 일종의 변신 기술이 있고.
셀은 그냥 드래곤이다.
애초에 종족이 다른데 가진 재능이 다른 것은 필연이다.
그런 것에 연연할 정도로 타노스는 어리지 않았다.
모든 건 스스로가 만들어 가고 쌓아가는 거니까.
그러고 보니, 어제 잭이 강체술의 핵심을 가르쳐 주면서 이런 말을 했었다.
샬롯과 셀의 재능보다, 타노스 자신이 가진 재능이 훨씬 더 우월하다고.
이 세상을 밝히는 등불 같은 재능이라고 했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타노스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다.
못했지만 진심은 전해졌다.
그렇게 자리에 주저앉아 생각을 하던 타노스의 옆으로, 샬롯이 다가가 옆에 앉는다.
“오빠.”
“응?”
“많이 힘들어요?”
타노스의 온몸은 상처투성이였다.
그럴 만도 한 게.
강체술을 연습하기 전.
그러니까 2시간 전부터 타노스는 대련을 했으니까.
그것도, 샬롯과 셀 둘을 한 번에 상대하는 대련.
솔직히 말하면.
샬롯과 셀의 개개인의 무력은 이미 타노스를 앞섰다.
앞섰지만, 두 꼬마는 타노스를 상대하는 것이 상당히 껄끄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럴 만도 한 게.
아무리 목검 대련에, 마법도 매직 에로우나 기초적인 마법들만 쓴다고 해도.
그 마법들을 온몸으로 맞아 가고, 목검이 머리를 때리건 가운데 세 번째 다리를 때리건, 맞으면서 달려드는데, 그런 타노스를 어떻게 쉽게 상대하겠는가.
타노스는 다른 면에서 생각 외의 괴물이었다.
이런 걸 마조히스트라고 하나.
아니.
맞을 때마다 웃으면서 달려드는데.
그걸 어떻게 상대해.
물론 타노스가 실제로 그런 성향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샬롯과 셀이 보기에는 꽤 걱정이 되었나 보다.
그 두 꼬마의 마음.
타노스에게 분명히 전해졌다.
그래서 타노스는 웃었다.
한 손으로 샬롯의 머리를 쓰다듬고.
남은 손으로 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했는데, 샬롯과 다르게 녀석은 기겁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섰다.
-땀부터 닦아요.
머쓱했다.
그래서, 그 손으로 그냥 자기 머리나 긁었다.
그러자 세 녀석이 동시에 웃음을 터트리는데 그 장면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이게 아카데미의 주말.
수업이 없는 주말 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적인 일 중 하나였다.
그런 세 녀석을 옥상 테라스에서 한 남자가 팔만 걸친 채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남자의 입가에도, 웃음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의 어깨에 앉아 있는 인형도 웃고 있었다.
매우.
평화로운 하루였다.
마치.
폭풍 전의 고요함처럼.
chapter 8
잭은 헤르만 후작가를 멸문시켰다.
그건 분명 팩트였다.
물론, 잭 혼자서 멸문시켰다는 그 사실을 믿는 이들은 거의 없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하나다.
테슬란 왕국 동부 지역의 약 60퍼센트에 해당하는 땅을 전부 지배하고 있던 헤르만 후작가가 사라졌다는 거.
그 빈 땅.
본래라면 발란티에 후작가가 먹었어야 했다.
두 가문은 영지전에 돌입했으니까.
하지만.
왕국 연합이 출범하고, 툴칸 제국을 또다시 공공의 적으로 만들기 위해 화살을 돌린 마자르 테슬란.
그는 분명 이렇게 말했다.
헤르만 후작가를 멸문시킨 것은 툴칸 제국이라고.
그럼.
헤르만 후작령이었던 그 땅은 누가 가져야 하는 거지?
뭣 모르는 귀족들부터, 알고 있음에도 혹시나 하는 귀족들.
그들 모두가 움직였다.
그중에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스스로는 많은 걸 안다고 생각하고 있는 발란티에 후작도 있었다.
“당연히 동부는 이제부터 발란티에 후작령이라 불려야 합니다. 그게 진실이고 그게 마땅한 순리이니.”
발란티에 후작은 누군가와 독대를 하고 있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
키는 약 175cm.
그 노인은 입고 있는 옷들부터 하나하나 범상치 않은 것이 없었다.
위압감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그냥.
굉장히 비싼 옷.
어울리지 않게 열 손가락 전부에는 온갖 종류의 보석으로 만들어진 반지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고, 머리에는 자기가 왕도 아닌데 황금으로 만들어진 월계관을 쓰고 있었으며 입고 있는 옷들은 전부 이름 있는 디자이너들이 직접 제작한 옷이었으며 이 대륙에 단 한 벌밖에 없는 아주 유니크한 옷이었다.
그 노인.
맨티스 백작.
그는 지금 이 상황이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만족만 했지 즐겁지는 않았다.
다만 그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제.
곧 즐거워질 테니까.
사건이 벌어지고 개연성이 확보되고, 명분이 세워지면.
더 나아가 인물들이 생각을 하고 행동이라는 것을 하면.
누군가 애초에 계획 했던 일은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이제 슬슬, 첫째 아이를 혼인시키는 건 어떻겠는가?”
발란티에 후작.
그의 눈에 담긴 의문을, 맨티스 백작은 그저 웃으면서 흘렸다.
어차피 꼭두각시인 놈이 아닌가.
맨티스 백작은 그저, 할 이야기만 했다.
“툴칸 제국의 사 황자, 들어 보셨는가?”
“음, 행실이 엉망이고 계집질에 능하다는 소문이라면, 들어 봤습니다.”
맨티스 백작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게 다 연기라면?”
“……?”
“실제로 툴칸 제국의 황제 자리에 앉게 될 이가 사 황자라면? 그가, 세상을 속이고 있는 것이라면?”
엄밀히 말하면, 이건 전부 거짓말이다.
툴칸 제국이 아무리 세간에 그 누구도 모르는 비밀을 감추고 있는 국가라고는 하나, 그건 사 황자랑은 관련이 없다.
맨티스 백작은 지금,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게 거짓말이라는 걸 클라크 발란티에는 모른다는 거다.
클라크 발란티에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어떻게, 관심 있나?”
“근거, 근거가 필요합니다.”
맨티스 백작의 입가에 돋아난 웃음이, 진해진다.
정말로 원했던 대답이었으니까.
“나는 확신하지만 그대는 그대 나름의 시선이 있을 터이니, 확실한 증거를 보내 주겠네. 그 전에.”
맨티스 백작이 천천히, 고개를 앞으로 들이밀었다.
“툴칸 제국이라는 거대한 국가가 발란티에 후작가의 배경이 되는 것이야. 엘리자베스, 그 아이의 외모와 재능이라면 부족한 배경을 충분히 메꿀 수 있어. 정실은 어려워도 첩 정도는 가능하지. 히스테인에게 듣기로 몸을 섞은 남자는 없다고 들었어. 실제로 나도 그렇게 알고 있고.”
히스테인.
후작 부인의 이름이다.
당연한 소리지만 맨티스 백작도 야망이있다.
돈이 있으면 뭘 하나, 돈으로 권력을 살 수는 없는 법.
백작가에서 후작가로 올라가는 것.
그 일은 장담하는데 절대 돈만으로는 할 수 없다.
발란티에 후작.
후작령이라는 땅을 다스리지만 멍청하기가 끝도 없어서 이용해 먹기 딱 좋은 인물.
그런데 지금.
발란티에 후작령을 넘어 헤르만 후작령 전체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건.
못 먹으면 병신이다.
그리고 그건.
발란티에가 먹는 게 아니라 ‘맨티스’가 먹어야 한다.
동부 대영지를 넘어 발란티에 후작령과 맨티스 백작령.
그 정도의 땅이라면.
‘공국’ 정도는 만들 수 있다.
즉.
맨티스 백작은 슬슬 발란티에 후작을 정리할 생각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독살…… 그래, 독살이 가장 편하겠지. 범인은…… 잭 발란티에, 그 아이로 하면 되겠구나. 그럼 어센블도 말이 많아질 거고.’
맨티스 백작의 눈에 엘리자베스 발란티에는 외모가 뛰어난 창녀로 보였고, 발란티에 후작은 가진 힘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는 멍청이로 보였으며 막내인 잭 발란티에는 어센블 공작가에 몸을 의탁한 머저리로 보였다.
어찌하면, 이렇게 요리하기 좋은 이들이 전부 발란티에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을 수가 있을까.
이건 숨겨진 맛집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 맨티스 백작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묻는다.
“첩이어도 그 정도의 외모면 사 황자가 푹 빠지기에 좋지. 다시 묻겠네. 관심, 있는가?”
잠시 고민하던 클라크 발란티에.
맨티스 백작은 몰아붙였다.
“관심 있냐고 물었네. 이건 자네 장인으로서 묻는 거야.”
결국, 클라크의 입에서 대답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그 대답은 맨티스 백작이 원하던 대답이었다.
“그렇게 진행합시다. 단.”
클라크 발란티에.
그의 눈이 진지해졌다.
“장인께서 사 황자를 파악한 그 증거들, 그걸 보고 제가 확신할 경우에 진행할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이 이야기는 없던 이야기가 될 겁니다.”
당연히 진작에 했어야 하는 소리지만 맨티스 백작은 이번에도 만족했다.
가지고 노는 꼭두각시는 끈이 끊기기 전까지 자기가 꼭두각시라는 걸 모른다.
클라크 발란티에는 그냥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설득?
어렵지 않다.
조작?
그건 더 쉽다.
맨티스 백작은 생각했다.
한심한 놈.
그리고.
고마운 놈.
그건 분명 진심이었다.
뼛속 깊이 우러나오는 진심.
* * *
하루.
딱 하루였다.
좋았던 기분이 아주 바닥까지 가라앉게 되는 데 걸린 시간이.
시작은 이러했다.
일단 최근 검술학부 학부장이 된 그레이 시어런은 상당히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바빴다.
교관으로 온 대륙전장의 마나 유저들은 매우 협조적이었고, 그런 그들을 어느 학부에 배정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에 대한 고민은 어디까지나 그레이 학부장의 몫이었다.
왜냐면, 학부장이니까.
기존에 검술학부 교관들이었던 이들도 전부 가세했고, 역할을 분담하고 무엇을 가르칠지, 회의도 하는 등.
이건 분명 바쁘다는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게.
누가 계속 농땡이 피우면서 나 쫓아다니래?
여하튼.
지금 나는 그레이 학부장이 있는 검술학부 교무실로 이동한 상태였다.
“그레이 학부장.”
책상에 박혀서 무언가를 사인하고 있던 그레이가 퀭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공…… 자님?”
“휘유. 얼굴이 왜 그래. 잠 안 잤어?”
“……지금 시간이 몇 시입니까?”
“한 13시? 14시? 그쯤 됐을걸.”
그레이 학부장이 허탈하게 웃는다.
“아, 시간이 꽤 지났군요.”
대충 얼굴 보니까 최소 10시간 이상은 여기 박혀 있던 거 같은데, 쯧.
고생이 참 많네.
대충 집무실 옆으로 가서 서류를 치우고 그쪽에 대충 앉았다.
“바쁜 건 알겠는데, 우리 일 하나만 더 하자.”
“일, 말씀이십니까?”
내가 아무리 막나가는 것처럼 보여도.
그래도 나름 지킬 건 지킨다.
예를 들면.
헤르만 후작령에 있는 수많은 주민들.
그 사람들은 무슨 죄야.
“시어런 후작가는 내가 알기로 현역에서 ‘은퇴’ 이후에 영지를 관리한다고 들었어. 맞지?”
“예, 맞습니다. 지금은 저희 아버지, 메이슨 시어런께서 영지를 관리하고 계시죠.”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내 기억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분명 헤르만 후작령과 시어런 후작령은 매우 근접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웃 영지라고 해야 할까.
중간에 남작가랑 자작가 몇 개가 끼어 있긴 하지만 그건 그냥 잔챙이들이잖아. 그런 건 그냥 무시하자고.
나는 곧바로 본론을 꺼내 들었다.
“헤르만 후작령, 너희 쪽에서 관리해라.”
1초.
2초.
3초.
4초.
“……예?”
당황한 목소리다.
그런데 왜 당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