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ary youngest son of the marquis RAW - Chapter (268)
제 269화
* * *
대회 규정상, 상대를 죽이는 행위는 불의의 사고가 아닌 한 가능하면 자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판단하는 기준은 그 대결을 지켜보는 심판들이고 그 심판들의 수준은 최소 고서클 마나 유저이기에 오심 같은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아무리 학생이 교활하다 해도 고서클 마나 유저들의 눈에는 재롱으로 보이기에.
즉, 그 정도로 어떤 학생이 재능이 있고 더 발전할 수 있는지, 누가 진짜인지 그런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콜로세움에 있는 모든 교관들은 확신했다.
진짜 천재가 나타났구나.
어디에서 유래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한 신체 강화술을 쓰며, 일시에 힘을 증폭시키는 저 기술.
정말로 듣도 보도 못했다.
그걸 고작해야 17살의 남자아이가 보여 준다고?
저게 아무나 가능했으면 세상이 얼마나 쉬웠을까.
타노스의 재능을 알아본 이들은 많았다.
그중에는 하인케스 베커만도 있었다.
“타노스…… 타노스라…….”
얼굴이 묘하게 낯이 익는다고 해야 할까.
그러고는 떠올랐다.
언젠가 만난 적이 있던.
실제로 겨루기까지 했었던 한 남자.
요람 제일검이자, 요람에서 가장 강한 남자라고 불린 제라스 대공.
그의 호리호리했던 몸에 근육을 덕지덕지 붙이면.
“……확실히 닮았군.”
그냥 거기까지였다.
여기서 중요한 건 결과다.
힐끗 옆을 돌아본 베커만은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한 학생을 바라보았다.
로만 스튜어트.
어렸을 적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재능은 출중하다.
제자로 삼은 메렝게스와 흡사할 정도다.
뿐일까, 성장도 빨랐다.
17살에 6서클 마나 유저다.
테슬란 왕국의 엘리자베스 발란티에와 흡사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녀보다는 더 늦게 6서클을 이뤘다.
그럼에도 미래가 기대되는 재능.
무난하게 마스터가 될 것이라 의심하지 않았는데 지금, 로만보다 더한 재능을 지닌 이가 눈앞에 등장했다.
천재라고 여길 법한 이가 등장하고, 그를 능가하는 또 다른 천재가 등장하고, 그 천재를 능가하는 또 다른 천재가 등장하는.
이 맞물리고 맞물리는 관계 속에서 베커만은 묘한 패배감을 느끼고 있었다.
왜냐면 저게, 전부 한 남자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으니까.
‘잭 발란티에, 너는 인재를 보는 눈도 있나 보군.’
당당한 표정으로 잭 발란티에를 바라보는 타노스.
그리고 그런 타노스를 웃으며 바라보고 있는 잭 발란티에.
그 둘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베커만은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마치 낭만적인, 지금 현 세대에는 거의 없는 가족애 같은.
그런 뜨뜻미지근한 엿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기에.
베커만은 차마 오래 바라볼 수 없었다.
* * *
타노스는 노력했다.
마나를 잃고 스스로의 마나적인 한계를 깨달았을 때도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수없이 많은 책을 읽었고 육체를 단련했다.
그때 잭과 만났고 잭은 강체술을 알려 주었다.
보자마자 타노스는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느낌을 받았다.
그건 정말 번개, 정확히는 한 줄기의 빛.
마치 구원의 손길처럼 느껴졌으니까.
저거다.
저거면 부족한 마나의 한계를 깨고 지금보다 더 강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잭이 혈맥을 회복시켜 주는 일은, 농담이 아니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일이었고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이건 그 전의 일.
타노스에게는 오직 강체술밖에 없었고 타노스는 그게 유일한 무기라 생각했다.
그래서, 강체술에 대해 알고자 했다.
밀로스 아카데미의 대도서관에 있는 책들 중 오우거에 관한 기록을 모조리 읽었다.
그들의 신체적인 특징은 트롤과 흡사할 정도로 질기고 단단한 피부와 회복력, 그리고 다른 종족들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우월한 근육의 밀도.
그런 그들은 그 우월한 밀도를 더 강하게 만들고 싶어 했고 그렇게 해서 강체술이 만들어졌다.
유래를 파악한 타노스는 생각했다.
만약, 이걸 인간이 사용한다고 치면 오우거의 밀도를 가지지 않은 인간이 얼마나 이걸 구현할 수 있는 걸까.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건 정말 우연히.
정말 우연스럽게 찾은 한 줄의 문장이었다.
‘강체술은 원래 3단계까지 존재했었구나.’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잭은 분명 강체술이 총 6단계까지 있다고 했었으니까.
타노스는 생각했다.
왜 단계의 차이가 있을까.
답은 간단했다.
오우거의 기술을 인간의 기술로 바꾸면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차이.
타노스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
굳이 단계를 1단계, 2단계, 3단계 이렇게 나눈 것은, 단순히 신체를 압축하는 그 숫자의 차이 때문이 맞을까.
그게 전부일까.
이번에도 타노스는 답을 찾았다.
언젠가 해럴드가 강체술을 보고 ‘일격필살’과 ‘끔찍한 기술’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인외의 기술을 인간이 펼치려면 당연히 그에 마땅한 리스크가 있어야 하는 법.
그렇다면, 그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강체술의 오의가 신체 강화인 상황에서 그 리스크만 줄인다면 그건 기술의 진보이자, 특유의 고유 기술이 될 수도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했던 타노스의 머릿속에 한 번 더 번개가 쳤었다.
엑사일 판테온.
잭에게 귀화를 하라느니 헛소리를 했던 그 남자.
타노스의 머릿속에는 그때의 그 장면이 명화名畫를 기억하는 것처럼 매우 선명했다.
잭이 일검에 엑사일 판테온의 목을 날렸던 그때의 기술.
그건 단순한 강체술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했던 타노스는 결국 그 방법을 깨달았다.
전신 강체술로 신체를 강화시킨 뒤 그 상태에서 부분 강체술을 사용하고 잭이 그러했던 것처럼 몸의 모든 마나를 한곳으로 끌어모으는 것.
그게, 그때의 그 기술이며, 지금 보인 게 바로 그거였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삼위일체三位一體’.
샬롯이 중급 마스터였던 해럴드의 팔에 긴 상처를 새겼던 그 일검.
고작 4서클 마나 유저가 마스터에게 유효타격을 줄 수 있는 그런 기술을 타노스는 깨우쳤다.
진조인 샬롯이 피안화의 힘을 빌려 터트린 기술, 더 나아가 신체 강화술의 극의를.
정확히는 그 극의의 첫 발자국을 타노스는 고작 17살에 뗀 것이다.
그건 분명 천재.
일반인의 범주가 아니었다.
타노스는 천천히, 잭이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깊게 숙였다.
이 은혜를 대체 어떻게 갚아야 할까.
어떻게 해야 갚을 수 있을까.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딱 한 가지는 안다.
잭은 누군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는 거.
타노스는 속으로 다짐했다.
‘성장하고 또 성장해서.’
고개를 숙인 타노스는 그 고개를 조금 더, 깊게 숙였다.
‘당신의 검이 되겠습니다. 그게 나의 길이고 나의 인생입니다.’
* * *
타노스는 경기장 한중간에 선 채 나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저거, 저거.
“또 이상한 거 생각하네.”
-뭐가요?
옆에서 셀이 물었지만 그냥 고개를 저었다.
“그나저나 제법이네.”
솔직히 나도 몰랐다.
타노스가 저런 기술을 사용할 거라고는 정말, 몰랐다.
기술 유형을 보면, 전신 강체술에 부분 강체술을 혼합하고, 거기에 온몸의 마나까지 증폭시킨 것 같은데.
이게 말은 쉽지.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공통적으로 마나의 컨트롤이 가장 중점인 기술인데, 그 배분과 연결, 그 호환을 제대로 조합할 줄 알아야 하고 또, 리스크도 최소화시켜야 하는데.
이게 쉬웠으면 과거 오우거는 스승님한테 멸종하지 않고 오히려 세상을 지배했을 거다.
-전에, 보스가 엑사일 판테온이라는 마스터를 죽일 때 보인 그 기술, 맞죠?
드래곤이라서 그런가, 셀은 단번에 눈치챈 것 같았다.
그 옆에 있던 샬롯은.
“내가 전에 해럴드 교관님한테 깝…… 아니지, 대들었을 때랑 비슷한 거 같은데.”
-해럴드면 검술학부 학부장 대리하시는 그분?
“……어.”
-너도 참, 사고 많이 치고 다녔구나.
“…….”
-그래서 지금 저 기술 지금은 쓸 수 있고?
샬롯은 고개를 저었다.
“감은 잡히는데, 잘 모르겠어. 해봐야 알 것 같긴 한데.”
양손으로 두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슬쩍 웃었다.
그러다 듣고 말았다.
셀이 작게.
-타노스 오빠도 천재였구나.
이렇게 중얼거리는 말을.
그러면서 고개를 들고는 나를 바라보는데.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어서 샬롯도 나를 바라보는데.
이 두 꼬맹이의 시선이 묘하게 같은 의미의 시선처럼 느껴진다.
마치.
그래서 다음은 누구에요 라고 묻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어깨를 으쓱했다.
그때 때마침.
타노스가 무대에서 내려오고 다른 한 남자가 무대 위로 올라간다.
방금 전까지 베커만의 곁에 앉아있던 남자.
정확히는 학생.
꽤 곱상하게 생겼고, 오 대 오 가르마가 특징인 그 학생을 바라보며 나는 과거의 어느 순간을 떠올리고 있었다.
‘좋은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제게는 꼭 필요한 아버지였어요.’
‘아저씨는 왜, 왜 그런 힘을 가지고…… 그렇게 사신 건가요.’
죽기 전.
전생에서의 마지막 전쟁을 끝내고 이스칸다르 시체를 의자 삼아 앉아 있던 그때 내게 검을 들고 다가왔던 꼬맹이.
나이는 약 14살에서 15살쯤 돼 보이는 그 꼬맹이는 스스로의 이름을 잭 스튜어트라고 했었다.
나랑 이름이 같아서 신기해했었는데, 그 꼬맹이가 나이를 조금 더 먹고 몸에 근육을 더 기르면 딱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바로 다음 경기를 진행하겠습니다.”
이스마엘 아카데미 쪽에서도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열렬한 박수로 맞아주십시오! 이스마엘 아카데미의 네투, 그리고 툴칸 아카데미의 로만 스튜어트!”
모두가 박수를 치고, 콜로세움이 뜨거워지려던 그때.
나는 웃고 있었다.
“로만 스튜어트라…….”
가슴 한편이 간질거리는 게,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느껴진다고나 할까.
건너편에서 인상을 쓴 채 팔짱을 끼고 있는 베커만까지 바라보고는 슬쩍 웃고 말았다.
일이 참.
“재미있게 돌아가네.”
그러고 보니, 툴칸 애들이 인재 사냥을 그렇게 잘한다고 하던데.
갑자기 궁금해지네.
과연 나보다 잘할까.
* * *
본선 4강 진출자가 정해지는 경기.
그 마지막 경기였다.
로만 스튜어트, 그리고 네투.
이 둘 중 한 명이 4강에 올라간다.
190cm의 네투와 180cm의 로만 스튜어트.
경기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마자, 네투는 달려들었다.
자기 키만 한 대검을 든 네투는 마치, 조금 작은 타노스처럼 보일 정도였다.
후웅-!
후우웅-!!
허공을 찢어발기는 네투의 대검.
그 파공음은 심상치가 않았다.
지켜보던 관중들이 자기도 모르게 팔을 쓸어내릴 정도.
하지만.
후우웅-!!
후웅-!!
로만은 너무나도 여유롭게 피해냈다.
숙이고, 몸을 틀고, 뒤로 한두 걸음 물러서고, 허리를 젖히고.
계속해서 회피를 하는 로만과 계속 공격을 하는 네투.
“오오오오!!”
“더!! 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