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of an actor of a former idol RAW novel - chapter 167
촬영의 시작을 기다리면서 노트 위에 각 캐릭터들의 이름을 적어 놓고 사랑의 작대기를 그리면서 정리하자니, 끝이 없었다. 아, 진짜로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요소가 많기는 한 드라마가 맞았다.
학교에서의 다양한 사건들, 메인 러브 라인과 자극적인 서바이벌 오디션, 그 안에 이런 복잡한 사랑의 작대기까지. 볼펜을 잡고 관계를 정리하다 보니 웃음이 나왔다. 아무래도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재밌는 걸 하고 있네?”
생각에 잠겨 있는데, 기태준 선배가 곁에 서 있었다. 내가 그린 인물 관계도의 하트들을 보면서 피식, 웃기까지 했다.
“…네. 이렇게 하니까 정리도 되는 거 같아서요.”
어우, 어쩐지 조금 부끄러워져서 숨기려고 하는데, 기태준 선배가 노트를 낚아채 갔다.
“이야, 우리 유세현이 진짜로 사랑받네.”
“부러우세요?”
괜히 퉁명스럽게 묻자, 기태준 선배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아니, 이제 그렇게 웃긴 이야기인가요?
“아니, 아니. 나에게는 우리 유라 씨가 있는데 부러울 게 뭐야. 이준이는 온리원, 유라 씨뿐이라고. 너처럼 막 바람둥이는 아니야.”
헐, 어이가 없네. 이준이야말로 개과천선 캐릭터가 아니던가. 원조 바람둥이는 이준인데! 억울했다. 상당히 억울한데, 기태준 선배가 팔랑팔랑 흔드는 노트 위에 작대기를 보니, 유세현이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도 못 하겠다.
“설렁탕 맛있더라. 잘 먹을게. 고맙다.”
네? 뭐라고요? 지금 내가 들은 말이 맞나. 기태준 선배가 지금 나한테 고맙다고 한 거야?
나는 약간 삐거덕거리면서 고개를 돌려 기태준 선배를 바라봤다. 기태준 선배는 이야, 정말 자애로운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처음 봤다. 이 선배의 이런 표정은. 연기할 때 말고 평소에. 아, 진짜로 설렁탕이 엄청나게 맛있었나 보네.
역시나, 태설렁탕이다.
울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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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진의 이름을 검색한 김다혜는 기사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조용히 혼잣말했다. 검색하지 않아도 와 정연진의 기사는 매일같이 포털의 메인을 차지하고 있어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잠깐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계속해서 검색하게 되었다.
온종일 서서 일했던 터라 다리가 퉁퉁 부어 있었고 많이 피곤했지만, 기사를 보는 것이나 드라마 본방 사수는 놓칠 수 없었다.
김다혜는 을 마지막으로 연예계와는 완전히 멀어졌다. 그저 소속사와의 계약 만료와 함께, 자유로워졌다. 대스타들이야 은퇴 선언도 하고 그런다지만, 그런 건 정말 남의 이야기고.
조용히 사라지는 것. 그것은 김다혜에게는 완전한 연예계에서의 은퇴를 의미했다. 좋은 기억들이 없었다. 아니, 좋은 기억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소속사의 문제로 인해서 끔찍한 기억이 더 많았지. 그래서 한동안은 아예 TV도 켜지 않았고, 인터넷이나 연예계 뉴스 자체도 피했었다.
이제 겨우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중고 신인이 TV에 더는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관심을 기울이는 이는 없었다. 누군가는 아, 그 배우 뭐 하지? 하고 궁금해할 수도 있지만, 그건 정말 잠깐일 것이고 곧 잊게 되리라. 대중에게 얼굴을 비췄다가 사라진 사람들은 얼마나 많을까. 그저 그런 것이었다.
“이제 진짜 대스타네. 얼굴 한 번 보기도 힘들겠어.”
그렇게 중얼거린 김다혜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에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이야. 얼굴 볼 일이 뭐가 있다고.”
모든 것을 다 정리한 후, 혼자 살기 시작한 이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혼잣말이 늘었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저 홀로 있는 시간이 너무나 적막했기 때문이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하루 24시간을 누구도 만나지 않고, 혼자 있었기에 그저 내뱉기 시작한 말.
생각한 것들을 입으로 내뱉다 보니, 가끔 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오는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그저 하는 말인지 모를 때가 많았다. 그래도 얼굴 한 번 보기도 힘들다는 건 좀 아니지 싶었다. 다시 볼 일 없는 사람인데. 그리고 돌아갈 일 없는 곳인데.
“9시 45분. 방송 시작할 때가 되었네. TV 켜야지. 우리 세현이 괜찮으려나. 어제는 정말 위기 같았는데…. 설마 탈락하진 않겠지? 그래도 주인공인데…. 그래, 주인공이 떨어질 리 없지.”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라는 드라마 자체도 몰랐고, 정연진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름의 은퇴를 하고 나서 바다 엔터의 공 실장에게 마지막으로 말했던 것처럼 여행을 떠났다.
서울에서 일단은 가장 멀다고 여겨지는 곳, 부산이 시작이었다. 그 이후로는 그냥 발길이 닫는 대로, 그저 무작정 떠돌았다. 그렇게 한 달. 문득 혼자라는 사실이 너무나 사무쳤다. 결국은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올 곳이라는 것이 무색하게도 집에서도 혼자였다.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누워만 있다가 일어났을 때, 이래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시작해야 했다.
어떤 연예인들은 은퇴하거나 하면, 밖에서 일을 못 한다고 하지만 자신은 아니었다. 데뷔한 후에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하지 않았던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특별한 경력도 없는 김다혜가 일반 회사에 취업할 순 없었다. 일단은 뭐라도 해 보자.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생각해 보지, 뭐.
아르바이트는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일을 시작한 곳은 전에 일했던 적이 있는 작은 카페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해 왔기에, 일은 어렵지 않았다. 그저 가끔 연예인이었던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때만 조금 당황했을 뿐.
어느 날엔가 손님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통은 손님들의 이야기는 그저 흘려보내기 마련이었지만, 유독 귀에 꽂히는 이름이 있었다.
“어제 그거 봤어? 꿈은 이루어진다?”
“어. 당근 봤지. 거기 주인공 있잖아.”
“아, 걔. 이름이 뭐더라. 피아노 치던 애. 뭐더라. 아, 정연진?”
“어어, 정연진. 우리 세현이. 걔 진짜 잘생기지 않았어?”
“응. 진짜로. 연기도 엄청나게 잘하더라. 피아노 치는 것도 너무 멋있었어.”
정연진. 그저 기억에 묻어 뒀던 이름이었다. 김다혜 자신이 연예인으로 있었던 시간을 모두 잊으려 했기에, 의식적으로 함께 지웠던 이름. 그런데도 이름을 듣자마자, 생각났다.
정연진과 함께 연기했던 순간이. 그리고 생생했던 마지막 촬영이. 뼈가 시리도록 추웠던 그 날의 공기와 따뜻했던 무언가가 생각났다. 연기를 시작한 이후, 그렇게 완벽하게 캐릭터에 몰입해서 연기했던 것은 처음이었지. 그래, 그랬었다.
그날 집으로 돌아와 촬영 후 보지 않았던 을 봤다. TV 화면 속의 김다혜 자신은 아니, 자신이 아닌 아이코는, 애자는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아름다웠다.
아무것도 없다 생각했는데, 남긴 것이 있었다. 그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출연했던 작품이 이렇게 좋은 작품으로 남았다. 되었다. 이것으로 충분했다. 그리 생각했다.
그리고 정연진이 출연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정연진이 출연한 작품들은 다 재미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작품만 골랐을까 싶을 정도로 작품이 좋았고, 정연진의 연기 역시 좋았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연기가 작품을 거듭할수록 더 좋아진다는 것이었다. 정말 여기서 더 좋아질 수 있을까, 하면 그다음은 더 좋았다.
그렇게 배우 정연진을 향한 덕질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그게 덕질이라는 생각도 못 했다. 해 본 적이 없었기에. 그저 드라마를 보고 또 보고, 그다음이 궁금했다. 그래서 검색해 보고 기사를 보고, 어쩌다 보니 팬 카페에도 가입하게 되고.
즐거웠다. 배우인 정연진을 바라보는 순간이 말이다. 어느 순간,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도 스쳤다. 그렇지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자신은 이제 연예인이 아닌데. 지금 즐겁다면, 그것으로 좋았다.
“아, 시작한다.”
그렇게 말하며 자세를 바로 했다. 정연진을 비롯한 의 출연진이 출연한 광고가 무수히 많이 지나가고 나서야, 드라마가 시작했다.
“이준 샘은 진짜로 좋은 사람이네.”
드라마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내용에 푹 빠져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화면 속의 기태준이 특별반 아이들을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번에는 유세현에 관한 악의적인 글들을 모아서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재단 관련 일만으로도 바쁜데, 아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멋있었다.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슈퍼맨인 것이 좋았다. 선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일도 잘하고, 연애도 잘했다. 그저 좋은 것들만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저는, 저는 괜찮아요, 선생님.]고소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이준 선생님에게 유세현이 내뱉은 말이 “괜찮아요.”라니. 그렇게 말을 하는 유세현의 표정이 너무나 슬프게 보여서, 김다혜는 자신도 모르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감정의 깊이가 남달랐다. 정말 괜찮지는 않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참는 거지?
[…대체, 너는 왜.]화면 속의 이준은 유세현보다 더 슬픈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주먹을 쥐고 있는 손이 그가 화가 났음을 보여 주고 있었다. 유세현을 대신해서 화를 내고 있다는 것이 여실하게 느껴졌다.
[그냥 괜찮다고만 하지 말고.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화를 꾹꾹 눌러 담으면서 이준이 말하자, 유세현이 아주 환하게, 더없이 환하게 웃었다. 더는 슬퍼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웃고 있는 눈을 지우지 않은 채 유세현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이 저 대신 화를 내 주시잖아요. 그리고 친구들이, 네, 친구들이 대신 화를 내 줬어요. 그러니까 저는 괜찮아요, 선생님.]아, 처음의 “괜찮아요”와 지금의 “괜찮아요”는 정말 다르게 들렸다. 그 느낌이 이준에게도 전해진 걸까. 이준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래. 네가 그렇다면 괜찮은 거겠지. 그래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말해 주면 좋겠다. 알겠지?] [네. 그럴게요. 선생님.]와, 둘이 이렇게 훈훈할 수도 있구나. 처음에는 그렇게 안 맞던 사이였는데. 사제 간의 갈등이 해소된 후의 관계는 정말 상상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관계로 보였다.
김다혜는 화면 속의 기태준과 정연진의 연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저 간결한 대화만을 주고받고 있음에도, 전해지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연기를 저렇게 할 수 있구나, 그저 대사가 아니라 감정을 저렇게 주고받을 수 있구나 싶으니 새삼 놀라웠다.
[…저기. 선생님.] [그래, 왜?] [정말, 정말로 감사해요.] [감사할 것도 많다. 괜찮아, 녀석아.] [네.]그렇게 둘의 대화가 끝날 줄 알았는데, 잠시 머뭇거리던 이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
[누가 그러더라. 원래 교사란 기다려 주는 사람이래. 음, 아이들이 성장할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사람이라던데.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아직 내가 제대로 된 선생님은 아니라서.] […아니요, 충분히 좋은 선생님이세요.]유세현이 웃으면서 이준의 말을 반박했다. 이준의 귀 끝이 조금 붉어진 듯도 보였다. 김다혜는 문득 궁금해졌다. 저것도 연기인가, 어떻게 저렇게 하지? 얼굴색이 변하는 것도, 귀 끝만 붉게 변하는 것이 가능하게 하려면 얼마나 몰입을 했다는 말일까.
[립서비스는 안 해도 괜찮아. 나도 잘 아니까. 그렇지만 그저 너희들이 덜 상처 받고, 꿈을 이루면 좋겠다. 아무튼 기다려 줄게. 도움이 필요하다 싶으면 언제든 찾아와. 에이, 쓸데없는 말을 덧붙였네.]멋진 말을 하고도, 쑥스러운 듯이 이준이 자신의 뒷머리를 긁적였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이준의 말에 감동한 것인지, 조금은 울컥한 듯한 유세현이 깊이 허리를 숙였다. 어깨가 조금은 들썩이는 듯도 하고. 우는 건가. 아니, 우는 건 아니었다. 그저 조금씩 떨리는 몸으로 감동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야야, 그럴 것 없어. 부끄럽게, 우리, 이러지 말자.]이준이 다급하게 유세현을 일으켰다. 고개를 든 유세현은 환하게 웃었다. 정말 세상 모든 근심이 없어 보이는 맑은 웃음이었다. 지금 유세현이 처한 현실에서는 나올 수 없어 보이는 웃음.
김다혜는 멍하니 화면 안에 가득 찬 유세현의, 아니, 정연진의 웃음을 바라봤다. 순간, 어째서일까. 후드득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손가락을 들어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자신은 울고만 있지 않았다.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고, 정연진을 따라서 웃고 있었다. 울면서 웃었다. 웃으면서 울었다. 하하, 이건 또 뭐야.
눈물을 닦고, 다시 TV 화면에 집중했다. 나중에 다시 보기를 하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한 장면도 놓칠 수 없었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아이들이 엮이고, 서로 마음을 주고받았다.
“…저런 친구가 있으면 좋을 텐데.”
뭐, 이건 솔직한 김다혜 자신의 마음이었다. 학교에 다니는 내내 쉬이 친구를 만들 수 없었다. 아니, 과거의 그 언젠가는 친구가 있었던 것도 같았지만, 기억도 안 나는 까마득한 예전의 일 같았다.
집안이 어려워지고, 학교에 다니면서 일을 하면서는 마음을 모두 닫아 버렸다. 변명은 있었다. 그때는 정말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였을까, 다가오려던 사람들에게 벽을 세웠다. 그래서 뒤돌아봤을 때, 자신의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친구가 있었다면, 달랐을까? 그랬을까?
아, 이 드라마는 왜 이렇게 사람의 많은 것을 건드리는 거지. 자꾸만 건드려서 더는 못 보겠다 싶으면, 그저 채널을 돌리면 될 텐데. 그것도 못 하겠다.
드라마는 마지막을 향해서 가고 있었다. 다시금 시작된 오디션 무대. 마음을 다잡은 듯한 유세현이 무대 위로 걸어 나왔다. 피아노를 향해서.
“아….”
그런 탄식 외에는 어떠한 말도 나오지 않았다. 강제로 피아노를 놓을 수밖에 없었던 유세현은 뭐에 홀린 듯이 피아노를 향해서 걸어왔다. 그의 눈빛은 황홀한 무언가를 보는 듯이 보였다. 그것이 피아노였을까, 어쩌면 잃어버렸던 무언가였을까.
피아노 앞에 앉은 유세현이 노래를, 그리고 연주를 시작했다.
[꿈이 있었죠. 이제는 이룰 수 없는 꿈.]드라마는 허구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니다. 그건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았다. 대본을 보고, 연습하고, 촬영한 장면들이 방송되는 것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
하지만 지금은 그저 유세현의 상황을, 감정을 자신의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유세현은 자신처럼 도망치지 않았다. 그만두지 않았다. 강제로 잃었으나,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방해를 받았으나 정면으로 극복하려 하고 있었다.
자신은 그저 도망치기만 했는데. 더는 못 할 것 같아서. 그저 도망쳤는데. 감정이 넘실거렸다. 수없이 많은 것들이 김다혜의 안에서 폭발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