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tel life of the returning champion RAW novel - Chapter 135
귀환 용사의 인방 생활 134화
순식간에 적 정글러 나정을 해치운 디지는 상대가 사냥하던 정글 몬스터를 이어받아서 죽였다.
그 과정에서 스트라이크 스펠을 사용, 깎여 있던 HP까지 채운 디지는 적 진영에 남아 있던 마지막 정글몹까지 사냥해버렸다.
퍼스트 킬 400골드에 정글몹 두 마리까지 해서 총 600골드 어치의 이득을 올린 셈.
뿐만 아니었다.
‘계산대로 타이밍이 딱이네.’
프로스트가 미니언을 밀어서 아군 포탑에 박아넣기 직전, 라인에 도착하는 데 성공했다.
“……처음부터 이러려고 강타를 든 거냐?”
“어.”
디지의 승리 플랜은 간단했다.
바텀 메타의 미카엘이 폭발적인 캐리력을 뿜어낸다면.
다른 한 명을 완전히 죽여 버려서 구도를 4대5로 만들겠다는 간단한 발상.
정글러에게 정글 몬스터는 라이너의 미니언만큼이나 중요한 자원이다.
맵 상단과 하단, 6개 정글 몬스터 중 상단의 3개를 모조리 뺏어 버린다면?
정글러의 성장치를 절반으로 줄여버릴 수 있다.
물론 이론상의 가능성에 불과하고 이를 현실로 재현하려면 라이너 중 한 명이 사실상 두 명 이상의 역할을 해야 했지만.
디지는 그럴 자신이 있었고, 플레이로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 까보기도 전에 날 압도할 자신이 있었다 이거군.”
……좀 미안한데 사실이라 할 말이 없네.
분노를 넘어 뭔가 초탈한 표정을 지은 프로스트가 시야 밖 어둠으로 사라졌다.
‘본진으로 귀환해서 템을 사 오려는 건가?’
피지컬로는 비길 수 없단 걸 인정한 프로스트다. 잦은 귀환으로 아이템 우위에 서서 버텨볼 생각일 터.
라인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지는 만큼 자원 손해가 있겠지만, 적어도 초반부에는 손해가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프로스트는 디지가 미니언 웨이브를 밀어넣을 때까지 복귀하지 않았다.
‘어디로 간 거지?’
일단 음성 채널로 팀원들에게 정보를 공유했다.
[탑이 자리를 비웠어요. 본진 귀환한 줄 알았는데 다른 곳으로 간 것 같아요. 다들 조심.] [확인.] [알았소.]딱빵, 왕삼과 달리, 바텀의 대답은 달랐다.
[이거, 저희는 못 뺄 거 같아요.] [우리 죽밀라야.]죽밀라. 죽어도 밀어야 하는 라인의 줄임말.
미니언 웨이브를 적 포탑에 박아넣지 않으면 손해를 보게 될 때 쓰는 말이다.
이대로면 미니언이 적 포탑에 박히는 대신 적 포탑 인근에서 양팀의 미니언이 대치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기사배와 카에리가 갱에 취약한 상태에서 라인전을 지속해야 한다는 뜻.
[빵 오빠가 갱으로 바텀에 턴을 써줘서 잡은 라인전 주도권인데, 어떡해? 포기해?] [아니. 미카엘한테 미니언 처치 수가 뒤지기 시작하면 스노우볼이 굴러갈 거야.]확실하지 않은 위험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기엔 미카엘의 잠재력이 너무 파괴적이다.
결정을 내린 딱빵이 말을 이었다.
[내가 가서 같이 밀어줄게. 안전하게 가자.]딱빵이 바텀 라인에 도착하고, 기사배와 카에리는 딱빵과 함께 미니언을 때렸다.
미카엘과 빠끄는 딱빵이 보이는 순간 안전 거리로 물러서곤 원거리 스킬만을 사용해서 딜 교환을 시도했다.
[어?]빠끄의 베로니카가 스킬을 맞히기 위해 아주 잠깐 앞으로 나온 순간, 카에리의 눈에 킬각이 보였다.
마스터다운 시뮬레이션 능력으로, 카에리의 머릿속에 스펠과 스킬 연계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그림이 그려졌다.
‘실수일까? 아니면 의도?’
적 탑이 안 보이는 상황. 안전하게 가려면 무시하는 게 좋다.
하지만, 상대는 미카엘.
뭐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법이다.
안전하게만 가면 미카엘을 이길 수 없단 걸, 카에리는 지난 2경기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게다가 상대 서폿은 브론즈야. 실수일 가능성이 더 높아.’
찰나의 순간, 이와 같은 생각을 마친 카에리가 외쳤다.
[킬각! 베로니카만 잡고 빠르게 빠지죠!] [스펠: 블링크]블링크까지 써가며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힌 카에리가 베로니카를 대상으로 스킬을 발동했다.
[일반 스킬: 방패 후려치기] [지정 방향으로 도약 후, 방패로 적을 후려쳐서 대미지를 가합니다.] [공격에 적중당한 적은 1초간 상태이상 ‘기절’에 빠집니다.]“어, 엇!”
카에리는 쾌재를 질렀다.
‘역시 실수한 거였어. 비무장 성역을 사용하지 않은 걸 보면 확실해!’
레퀴엠은 방패 후려치기로 CC를 걸고 이어진 스킬 연계로 한 번에 폭딜을 욱여넣을 수 있었다.
다만, 상대의 스킬을 봉쇄하는 비무장 성역으로 대처한다면 그대로 깡통이 되는 게 문제였는데, 베로니카는 반응을 하지 못했다.
이대로 죽이고 빠지면 깔끔하게 이득만 보고 끝낼 수 있다. 카에리가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빠끄야, 연기 잘했다!] [연기 아니고 진짜 실수한 것 같지만, 그래도 나이스!]큰 소리로 외치며 달려오는 하르파스와 볼카니주를 발견한 카에리의 얼굴이 암담함으로 물들었다.
[망했다. 함정이었어.]도망치기엔 이미 늦었다. 딱빵이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우선 베로니카부터 마무리해!] [일반 스킬: 제국의 깃발] [라이반이 지정한 위치에 깃발을 던집니다.] [깃발을 중심으로 범위 내 아군의 이동 속도가 소폭 상승하고 적군의 이동속도가 소폭 감소합니다.] [일반 스킬: 깃발 돌격] [라이반이 투척한 깃발을 향해 돌진하며 부딪치는 모든 적을 밀쳐냅니다.]* * *
“딱빵 선수! 깃발 콤보로 빠끄 선수에게 CC기를 명중시킵니다!”
돌진한 딱빵이 베로니카를 밀쳐 쓰러뜨리고, 이어서 기사배의 공격이 가해졌다.
베로니카로부터 멀리 떨어진 위치였지만, 평타 속도가 느린 대신 사거리가 월등한 헤이하의 특성 덕에 움직이지 않고도 공격이 가능했다.
“순식간에 빈사 상태가 된 빠끄 선수!”
“하지만, 구도만 놓고 보면 디져 중대 쪽이 더 불리할 것 같습니다.”
맞는 말이었다. 그도 그럴 게 난현역 팀의 탑과 정글이 빠르게 거리를 좁히고 있었으니까.
그 순간, 기사배가 외쳤다.
[오빠랑 에리! 이제 도망쳐! 마무리는 내가 할게!]잠깐 멈칫하는 딱빵과 카에리. 이내 둘이 몸을 돌려 후퇴하기 시작했다.
“딱빵 선수와 카에리 선수, 기사배 선수의 콜에 응하는 모습입니다.”
“적을 확실히 죽이지 않고 빼는 건 좋지 않은 선택입니다만…… 기사배 선수를 믿는 것 같군요.”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신중하게 베로니카를 겨누는 기사배.
이내 그녀의 저격총이 불을 뿜었다.
[일반 스킬: 강력한 탄환] [잠시 간의 준비 시간 후, 헤이하가 강력한 탄환을 적에게 발사합니다.] [기사배 원사 -> 빠끄빠끄]-와, 지렸다. 맞췄어. 저렇게 먼데 도망치는 타깃을 정확히 맞히네.
-크~~ 역시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사배 눈나 개멋져!
“기사배 선수의 킬! 그야말로 슈퍼 플레이가 나왔군요!”
“하지만,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젠 난현역 선수들의 턴이에요!”
빠르게 블링크 스펠을 쓴 불카니주, 나정이 스킬을 사용했다.
[일반 스킬: 매머드 맹습] [불카니주가 탑승한 매머드의 상아로 상대를 던져 올립니다.]“딱빵 선수를 향해 돌진하는 볼카니주!”
[일반 스킬: 검은 새의 전장] [하르파스가 살점을 대가로 자신의 상징물인 죽음의 새를 소환하여 적에게 날립니다.] [적중 시 대상을 중심으로 일정 범위에 전장이 형성되며 적이 전장을 벗어나기 전까지 하르파스가 적의 물리 공격력을 일정 수치만큼 빼앗습니다.]“동시에 프로스트 선수까지 딱빵 선수에게 스킬을 날립니다!”
“일석이조를 노리는 것 같죠? 정글러를 자르면 인근에 있는 정령용까지 챙길 수 있을 테니까요!”
그 순간, 입술을 깨문 카에리가 몸을 날렸다.
[오빠, 도망쳐요! 내가 대신 죽을게!]카에리의 아바타가 딱빵 대신 검은 새에 적중당하고, 이어서 매머드의 상아에 날아갔다.
덕분에 딱빵은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지만, 그 대가로 카에리가 데스를 당하고 말았다.
[미카엘 -> 카에리 하사]“카에리 선수, 사망!”
“하필이면 킬이 미카엘 선수 입으로 들어갔어요!”
“이거, 바텀 구도가 확 기울겠는데요?”
“맞습니다. 킬을 먹은 게 원딜인 건 똑같지만 미카엘 선수는 킬을 먹는 순간 캐리력이 폭발하니까요!”
“프로스트 선수, 탑을 버리고 바텀으로 뛰어서 큰 이득을 봤습니다!”
-ㅋㅋㅋㅋㅋ와, 이번 게임 개재밌닼ㅋㅋㅋㅋ.
-ㄹㅇㅋㅋㅋㅋㅋㅋ
-탑에서 디지가 미친 짓으로 정글 말려서 확 기우나 했는데, 이걸 미카엘 킬 먹여서 다시 바로잡네.
라인을 다 버리고 아래로 뛴 프로스트. 이론적으로 보면 손해가 막심한 행동이었지만, 그 대가로 팀의 중심인 미카엘에게 킬을 먹였다.
“프로스트 선수는 아마 지금쯤 웃고 있을 겁니다.”
“디지 선수에 비해 미니언 처치 수는 압도적으로 밀릴 테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성공시켰으니까요.”
“어찌 보면 슈퍼 플레이를 한 셈입니다.”
이어지는 게임, 바텀 구도는 모두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중후반부를 포기하는 대신 초반 라인전만은 강력한 레퀴엠을 뽑은 디져 중대입니다.”
“이대로 주도권이 나간 채 시간이 흐르면 불리해져요.”
어떻게든 이득을 뽑아내려고 딜 교환을 시도하고 킬각을 잡으려 든 카에리였지만, 그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빠끄야, 레퀴엠이 뛰는 순간 네 발밑에 비무장 성역 스킬을 써. 그 정돈 할 수 있지?] [네, 카엘이 형.] [일반 스킬: 비무장 성역] [베로니카가 지정한 구역에 스킬 사용이 불가능한 성역을 생성시킵니다.] [성역은 5초간 유지된 후 소멸합니다.]레퀴엠 서폿의 장점은 방패 후려치기에 이은 스킬 콤보로 한 번에 폭딜을 꽂아 넣는 것이다.
하지만.
베로니카를 타깃으로 삼으면 비무장 성역 탓에 후속 공격을 가할 수 없었고, 미카엘은 아예 각을 주지 않았다.
“이거, 디져 중대의 전략이 파훼된 것 같죠?”
“맞습니다. 사거리가 우월한 헤이하에 저돌적인 공격이 가능한 레퀴엠을 조합해서 HP를 갉아먹는 전략이었는데 이젠 딜 교환 때마다 난현역 팀이 이득을 보고 있어요.”
-ㄷㄷㄷㄷ역시 카엘이라니깐. 우승 확정!
-ㄴㄴㄴ 아직 모름. 위쪽에선 디지가 나정이 말려 죽이고 있어서.
디져 중대의 승전보가 없었던 건 아니다.
나정은 계속해서 위쪽 정글 몬스터를 디지에게 빼앗기고 있었으니까.
본래의 절반 만큼만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으니 그 이상으로 아이템과 레벨 성장이 말리고 있는 것.
그 여파로 정글 킬, 미드 킬 등 위쪽 주도권은 꽉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됩니다, 디져 중대! 게임을 더 굴려야 한다고요!”
“바텀에서 괴물이 깨어나고 있어요!”
그런 요소들이 이득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카엘이 순조롭게 커버렸다.
그렇게 도달한 6레벨 타이밍.
[궁극 스킬: 크리스탈 에로우] [래쉬가 서리를 모아 빚은 수정 화살을 쏘아내어 적중한 적에게 이동 거리에 비례하는 ‘기절’ 상태이상을 가합니다.] [이 스킬은 사거리가 무한입니다.]“미카엘 선수! 본진 귀환 후 라인으로 걸어가며 궁극 스킬 사용!”
거대한 수정 화살이 협곡을 가르고 날아갔다.
“아아아악! 맞았습니다! 맞아버렸어요!”
“미카엘 선수의 초장거리 사격!”
“그야말로 활의 신입니다!”
미카엘이 사고를 쳐버렸다.
“크리스탈 에로우는 이론상 록에서 가장 길게 상태 이상을 가할 수 있는 스킬입니다!”
“무방비하게 공격에 노출되어버린 왕삼 선수! HP 50%! 30! 빈사 상…… 결국 사망!”
왕삼이 죽었다는 건 미카엘에게 킬관여 경험치와 골드가 들어갔다는 뜻과도 같았다.
“디져 중대! 이젠 정말 위기입니다!”
“그래도 지금까진 유리했는데, 앞으로는 정말 모르겠어요!”
그 순간이었다.
“어, 디지 선수. 본진 귀환 후, 탑이 아니라 아래로 달립니다.”
“이거, 뭔가 하려는 것 같은데요?”
옵저버가 달리는 디지의 얼굴을 크게 확대해서 송출하고, 대회장의 스피커에서 디지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빵형. 미드 갱 찌르고 위쪽으로 사라져 주세요.] [바텀 가게? 가더라도 킬을 못 딸 텐데. 그런 라인이야.] [아뇨. 형이 해준 피드백을 실행할 때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