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tel life of the returning champion RAW novel - Chapter 16
귀환 용사의 인방 생활 16화
붉게 물든 디지의 아바타를 보며 시청자들이 우르르 채팅을 올리기 시작했다.
-나왔다, 무라마사 버서커 모드!
-트롤 모드 발동!!
-ㅋㅋㅋㅋㅋ공격력이 오르면 뭐 하냐고. 스킬 쓰면 시야도 제대로 안 보이고 사념 AI가 지 멋대로 아바타 조종해서 적을 공격하는데;;;
-ㄷㄷㄷㄷ. 진짜 끝났다. 덱스 상대로 킬 주는 순간 무라마사는 그대로 라인전 끝나는 건데.
북유럽 신화의 마검, 티르빙.
아일랜드 신화의 저주받은 창, 게 볼그.
여러 전설과 설화에서 전승되는 저주받은 무기들은.
성정에 관여하여 손에 쥔 자를 타락시키거나 불행한 운명을 초래하는 등 사용자를 파멸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무라마사는 이름에도 알 수 있듯이, 일본에서 전래되는 저주받은 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챔피언이었다.
[요기 잠식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무라마사의 요기가 사용자를 잠식합니다.] [사용자의 육체가 광기 어린 사념의 조종을 받습니다.]핏빛으로 물든 채 제멋대로 일그러지기 시작하는 주변 풍경.
스스로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닌, 타의에 의한 충동이 들끓는다.
동시에 머릿속으로 들려오는 사이한 목소리.
[죽여라! 죽이지 않을 거라면, 죽어라!]-……근데 얘 왜 안 움직이냐?
-원래 요기 잠식 스킬 쓰자마자 미친 듯이 적한테 달려들어야 정상인데.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며, 디지는 그저 웃었다.
【권능, 웨폰 마스터】
“끙차!”
쨍그랑,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와 더불어 고막을 울리던 목소리와 시야의 일그러짐이 사라졌다.
코앞까지 날아온 덱스를 보고 바로 반응, 검을 휘둘러 덱스의 가슴을 베곤 스킬까지 찔러넣었다.
[일반 스킬: 요사한 찌르기]요기 잠식 스킬의 이펙트를 보곤 방탄 검막도 사용하지 않은 채 돌격했던 덱스는 막지도 못하고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뭐, 뭐야. 어떻게……?”
당황한 덱스가 곧바로 방탄 검막 스킬을 시전했지만 늦었다.
요사한 찌르기는 검신보다 더 길고 넓은 범위에 타격을 가하는 범위형 스킬이다.
즉, 덱스와 함께 찌르기에 당해 표식이 남은 미니언들이 있다.
[일반 스킬: 바람 걸음]타깃은 당연히 사거리 내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미니언.
순식간에 거리가 벌어지는 바람에 덱스의 방탄 검막은 그를 기절시키지 못했다.
-뭐냐? 처음 공격은 그렇다 쳐도 방금 무빙은 사념 AI가 보일 수 있는 부류가 아닌데?
-디지야 너 정신 멀쩡하냐?
“네.”
-???
-말을 하네? 크르릉거리질 않네?
요기 잠식 스킬을 쓰면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게 정상이었다.
-왜 멀쩡해?
-어떻게 정상적으로 움직여지지?
‘왜긴 왜야. 내가 이런 저급한 마검에 잠식될 짬밥이 아니니까 그렇지.’
사용자의 정신을 침식하는 무기류는 와 비타에서도 꽤나 많이 다뤄봤다.
심지어 와 비타에서 가장 악명 높은 마검이 그의 주력 무기 중 하나였을 정도.
그 녀석에 비하면, 이 정도야 쉽지.
게다가 웨폰 마스터는 단순하게 무기 사용 숙련도를 높여주는 게 다인 허접한 권능이 아니다.
무기 그 자체에 대한 완전한 통달.
즉, 손에 쥔 무기를 온전히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이런 사정을 설명할 수는 없지.’
“그냥 멀쩡한데요?”
시청자들이 어이를 잃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무슨 뭔 질문만 하면 그냥 된대.
-아무리 숙련도 오를수록 사념 저항이 강해진다지만,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움직이는 건 프로들도 불가능한데!?
그의 성의 없는 별명을 들은 시청자들은 상식선에서 타당하고 합리적은 결론을 도출했다.
-버그다아아아아!
-보고 있나, 프레야???! 버그 터졌다아아아아!!
-맨날 완벽한 혁신이니 시대를 초월한 기술력이니 잘난 척하더니!
-드디어 버그 터졌다아아아!!!!
긍정적인 걸 넘어서 흥겨움까지 느껴지는 채팅창 반응.
‘제대로 변명 안 하고 그냥 넘어가도 되겠는데.’
그렇다면 핵심 스킬이 빠진 덱스나 마저 손질해 볼까.
-디지야! 가즈아아아!! 다 디졌다!!!
-ㅋㅋㅋㅋ 요기 잠식으로 공격력은 뻥튀기됐는데 정신이 멀쩡하다고? ㅈㄴ 웃기네ㅋㅋㅋㅋ
-???: 버서커 모드 ON!(근데 사실은 정신이 멀쩡한)
[일반 스킬: 바람 걸음]단숨에 덱스에게 접근한 그가 빠르게 검을 휘둘러서 평타를 적중시키고 요사한 찌르기를 꽂아 넣었다.
폭풍에 적중당하고 공중에 뜸 상태가 되는 순간 딜 교환 구도가 박살 난다.
때문에 덱스가 스킬을 피하기 위해 좌우로 열심히 몸을 움직였지만.
그는 곧바로 요기 폭풍을 내뿜는 대신 끊임없이 덱스와의 거리를 좁히며 검을 휘둘렀다.
‘회피 동작을 취하는 것도 결국은 턴 소모지.’
[HP(무라마사): 86%] [HP(덱스): 47%]“구도가 왜 이렇게 되는 거냐고!!”
억울함이 가득 담긴 덱스의 외침.
킬을 따겠다는 결심으로 돌격한 거였는데 피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벌어져 버렸으니 그럴 만했다.
‘그래도 특수군 레펠 기동 스킬의 쿨타임만 돌면…….’
반격하기엔 이미 피 차이가 압도적이다.
그래도 스킬로 거리를 벌리면 킬을 주는 것만은 피할 수 있다.
덱스는 무라마사가 자신을 추격할 수 없도록 미니언 웨이브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으로 도망쳤다.
‘됐다! 스킬 쿨타임이 다 돌았어.’
[일반 스킬: 특수군 레펠 기동]덱스가 라인의 외곽 벽을 향해 로프를 발사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로프를 당겨서 단숨에 거리를 벌리기만 하면 되는 거였지만.
무라마사에게서 뿜어진 요기 폭풍이 덱스의 몸을 띄워버렸다.
‘이런, 젠장!’
-ㅋㅋㅋㅋㅋ레펠 기동으로 도망치기 전에 끊겨 버렸네.
-스턴이나 구속은 스킬을 못 끊지만, 공중에 뜸은 다르다고~
허공에 떠올랐다 땅에 떨어지는 짧은 순간에도 디지의 검이 덱스의 몸을 난자했다.
-피가 아주 퍽퍽 달아버리네.
-요기 잠식 스킬이 추가 대미지 공격력 뻥튀기 하나는 엄청나잖아.
-조종이 안 되니까 공격을 못 하는 게 문제였는데 버그갘ㅋㅋㅋㅋㅋ
덱스는 상태 이상이 풀리자마자 필사적으로 도주를 시도했다.
전력으로 달리는 것과 검을 휘두르며 이동하는 것.
당연히 이동 속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디지와 덱스의 거리가 벌어졌으나.
검신의 길이보다 더 멀리까지 타격을 가하는 요사한 찌르기가 덱스의 엉덩이를 관통했다.
[DGDG -> 태극!전사는 나아간다!] [300G를 획득합니다.]-필살! 일본도 똥침…… 아니 칼침!
-으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똥침킬ㅋㅋㅋㅋㅋㅋ
-디지야, 고죽할 때부터 생각한 건데 너 엉덩이 좋아하니……?
“분명 덱스가 무라마사를 이기는 게 정상인데…….”
억울한 표정을 지은 덱스가 털썩 쓰러졌다.
-ㅋㅋㅋㅋ맞지. 무필패 따위는 덱스 선에서 컷 되는 게 정상이지.
-근데 이걸 ㅈ버그가ㅋㅋㅋㅋㅋㅋ
-버그: 이번 게임은 내가 캐리한다!
“에이, 버그 때문이라뇨. 제 실력인데요.”
-?뻔뻔한 것 보소ㅋㅋㅋㅋㅋ
-근데 버그 없이도 이겼을 거 같긴 하다. 피지컬 개쩌는데?
-ㄹㅇ 방탄 검막 사이로 요사한 찌르기 맞히는 거 보고 살짝 지릴뻔함.
미니언을 정리하고 본진으로 귀환한 디지는 아이템을 구매했다.
“무라마사 해보니까 템은 무조건 공속 템 사는 게 좋을 것 같네요.”
-ㅇㅇㅇ초반 공속템, 이후 공격템 올리는 게 정석 템트리임
-무라마사는 표식 남기는 게 중요한데 평타로도 표식이 남으니까.
‘그것도 있지만…….’
이번 게임에 걸린 미션금이 9만 원.
단순히 이기는 게 아니라 탑 포탑 3개를 모두 철거하고 10킬까지 올려야 한다.
게임의 룰과 운영법은 모르니 서로 양립하는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달성하는 게 결코 쉽지 않겠지만.
그는 수많은 전투 경험을 바탕 삼아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게 공격 속도의 증가였다.
이후 라인전은 별 사고 없이 흘러갔다. 잔뜩 쫄아버린 덱스가 딜교를 피했기 때문이다.
-아…… 라인전 이렇게 흘러가면 재미없는데.
-디지야 라인 모아서 확 밀어버리고 미드로 로밍가자. 탑 영향력ㄱㄱㄱ
-ㅋㅋㅋ그러면 적 미드 개빡치겠는데?
-???: 아니 무슨 탑똥이 벌써 내려와!!!
음. 미션을 생각하면 별로 내려가고 싶지가 않은데.
“내려가는 것보다 더 재밌는 거 보여줄게요.”
그를 위해선 시청자의 제안대로 일단 웨이브를 밀기는 해야 한다.
[스킬: 요사한 찌르기.]스킬을 아끼지 않으며 적 미니언을 죽였다.
잠시 후 미니언이 적 포탑에 박혔다.
“야. 라인도 밀어줬는데 계속 사릴 거야? 덱스가 무라마사 카운터라던데, 너 하는 거 보면 내가 니 카운터같다?”
“…….”
자존심이 상한 덱스가 표정을 일그러뜨렸지만, 도발에 넘어오지는 않았다.
묵묵히 미니언 막타만을 챙기는 덱스를 보며 그가 미소를 지었다.
“안 놀아주면 어쩔 수 없지. 혼자 놀 수밖에.”
채팅창을 보며 말을 이었다.
“여러분. 지금부터 리듬 게임 시작합니다.”
단도를 사용하는 렝가르로는 포탑 범위 안에서 미니언을 받아먹는 적을 공격할 수 없었지만.
검신의 길이보다 먼 범위까지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무라마사는 다르다.
“머리!”
[일반 스킬: 요사한 찌르기.]덱스가 미니언의 막타를 치려는 순간, 타이밍을 노려 스킬을 사용했다.
“가슴!”
-ㅋㅋㅋㅋㅋㅋㅋ이래서 리듬 게임이라고 한 거임?
-ㅋㅋㅋㅋ덱스 표정 봐. 깔짝깔짝 견제하는 거 ㅈㄴ 꼴받겠네ㅋㅋㅋ
“낭ㅅ…… 허리!”
[일반 스킬: 요사한 찌르기.]스킬을 맞고 미니언을 먹거나, 허둥지둥 피하느라 미니언을 놓치거나.
양자택일을 강요당한 덱스의 얼굴이 점점 시뻘게졌다.
-아ㅋㅋㅋㅋ 라인전이 재미없으면 게임 속 게임을 만들어버리면 되는 거라고~
-근데 이 포지션이면 정글 갱 당하기 쉬울 텐데.
시청자의 말이 맞다.
외곽이라 라인 길이가 긴 탑에서 아군 미니언이 적 포탑에 박혔다는 건.
도주 루트가 길어서 갱킹을 당하면 웬만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없단 뜻이니까.
-디지야 슬슬 빼야 안 죽을걸?
-ㅇㅇㅇ곧 갱 올 듯? 아무리 망한 라인은 버리는 게 국룰이라지만, 이렇게 갱 오기 좋은 포지션을 잡고 있으면 정글러 본능이 못 참음ㅋㅋㅋㅋㅋ
[야너좀치냐? 님이 1,000원을 후원합니다] [아니면 계속 놀다가 적 정글 오면 2 대 1 어떰?ㅋㅋㅋ 하기만 해도 만 원 드림]-캬 후원 내용 보소ㅋㅋㅋㅋㅋ 걍 죽으라는 거 아니냐?
“미션이 아니라 만 원 후원이네요. 후원 감사합니다. 그럼 계속 놀게요.”
-ㅋㅋㅋㅋㅋㅋㅋ미션이 아니라 후원이래ㅋㅋㅋㅋ
-자신감 보소? 이렇게 나오면 죽는 게 보고 싶어지는데…….
그렇게 덱스와의 리듬 게임을 즐기다 보니 6렙이 찍혔다.
-이제 6렙이네.
-크, 무라마사가 그래도 궁 하나는 끝내주지.
-끝내주는 걸 넘어서 무라마사 궁 원툴이잖아 솔직히ㅋㅋㅋㅋ
-궁이 간지가 쩔긴 함ㅋㅋㅋㅋㅋ
-근데 이제 진짜 곧 갱 올 거임. 확실하게 잡으려고 정글러도 6 찍고 오려나 보다.
그 순간이었다.
“이 자식, 이제 내가 즐길 차례다!”
갑자기 그를 향해 돌진하는 덱스.
이내 시야의 옆쪽에서 한 인영이 빠르게 달려오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Lv6 형아 캐리좀] [달빛의 검사, 루니애나.]“탑아 미안! 너무 늦었지!”
“저 자식 한 번만 죽이게 해줘! 그거면 돼!”
뒤에서는 덱스가, 옆에서는 루니애나가 달려오고 있다.
요기 폭풍을 내뿜는다 해도 결국 어느 한 명에게 붙잡힐 수밖에 상황.
루니애나도 CC기가 있을 테니 CC기 연계에 당하는 순간 물몸인 무라마사는 단숨에 죽어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도주 방향을 틀었다.
아군 포탑과는 멀어지지만, 덱스와 루니애나의 접근 경로가 겹치는 쪽으로.
이윽고 요도에서 뿜어진 요기 폭풍이 덱스와 루니애나를 동시에 타격했다.
[상태 이상 ‘공중에 뜸’.] [궁극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그 순간.
시청자들이 동시에 한 단어를 외쳤다.
-가라 무라마사!
-우리에게 술을!
-우리에게 술을!
-우리에게 술을!
[궁극 스킬: 요기난무(妖氣亂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