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tel life of the returning champion RAW novel - Chapter 15
귀환 용사의 인방 생활 15화
아군 유저들의 반응을 보자마자.
디지는 자신이 또다시 트롤 픽을 했단 걸 깨달았다.
-방장아, 픽 그거 맞냐? 무라마사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요? 꾸진 챔프인가요?”
-꾸진 걸 넘어서, 무라마사는…… 뭔가 뭔가임.
-걍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음. 무필패를 배신하지 않는 무라충의 무이언스…….
-ㅇㅈ
-ㅇㅈ 아군이 무라마사 픽할 때마다 너무 빡침…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다 보니 답이 나왔다.
‘이거, 손을 엄청 타는구나.’
바람을 살라먹는 요도, 무라마사는 한마디로 유저의 실력에 따라 극명하게 평가가 갈리는 챔피언이었다.
근접 챔피언임에도 원딜 만큼 약한 몸.
컨트롤이 어렵고 이런저런 제한이 덕지덕지 붙은 스킬셋까지.
그런 주제에 스킬이 현란하고 소위 간지가 나서 사용률이 높지만, 역으로 승률은 저조한.
전형적인 ‘충’들의 챔피언이었던 것.
무라마사를 픽하면 필패한다.
무라마사의 패배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팩트다.
충들의 트롤링에 패배를 당한 유저들의 비아냥거림 때문에 무필패, 무이언스 등의 별명이 붙었을 정도였다.
“일단 픽했으니 해보겠습니다.”
라인을 향해 이동했다. 뒤통수에서 질끈 묶은 백발이 걸을 때마다 흔들렸다.
-포니테일 ㅈㄴ 쓸데없이 찰랑거리네ㅋㅋㅋㅋ
-지금이라도 게임 취소…… 아니다. 어차피 일반겜이지.
-ㅎㅎㅎㅎ연습도 없이 시작한 첫 무라마사 플레이? 이번 판이야말로 개같이 패배!
-ㄹㅇ 패배 트리거 씨게 섰다!!!
잠시 후 눈앞을 채우는 장엄한 협곡의 풍경. 그는 바로 챔피언 정보를 확인했다.
“얘 기본 방어력이 엄청 낮네요?”
-ㅋㅋㅋ렝가르도 물몸이었지만 무라마사는 더함.
-방어력이 부실한 근접챔프? 다굴당하는 순간 녹는다는 거거든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허리춤에 걸린 길쭉한 장검, 무라마사를 손에 쥐었다.
【권능, 웨폰 마스터. 발동.】
‘어?’
그의 권능이 알려주고 있었다.
무라마사는 모든 스킬이 무기와 연관되어 발동된다.
즉, 웨폰 마스터의 효율이 최대로 발휘되는 챔피언인 셈.
“혹시, 미션 거실 분 없나요. 제가 이사한 지 얼마 안 돼서 돈이 좀 필요한데.”
-ㅋㅋㅋㅋㅋ미션 삥 뜯는 거 보소.
[야너좀치냐? 님이 1,000원을 후원합니다] [난 걸 생각 있음. 대신 양심 있게 조건 정해서, 음. 탑 포탑 3개 밀기 OR 10킬 ㄱㄱ]“둘 다 하면요?”
-무라마사로 첫판에 그렇게 하겠다고?ㅋㅋㅋㅋ
록에서 탑 라이너의 역할은 두 가지로 나뉜다.
본대와 떨어져 별동대로 움직이며 포탑을 철거하는 스플릿 푸시.
다수의 유저들이 정면으로 격돌하는 한타 참여.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야너좀치냐? 님이 1,000원을 후원합니다] [ㅋㅋㅋㅋ 아 그 정도면 5만 원도 가능한데. 5만 원 미션 콜?]“오오오 5만 원이요?”
개꿀인데?
심지어 그가 내건 조건에 솔깃한 몇몇 시청자들이 추가로 미션을 걸어서 총금액이 9만 원이 되었다.
‘한 방에 침대 사느라 쓴 돈의 절반을 버네.’
처음으로 받아보는 거액의 미션금.
“무르기 없기예요.”
금액의 크기만큼 입꼬리가 올라간 그가 요도를 휘휘 돌렸다.
길이가 1.5미터가 넘는 긴 일본도를 묘기 부리듯 현란하게 휘두르자 그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이 감탄했다.
-스읍, 디지 얘 장검도 좀 다루나 보다.
-그러게. 그냥 휘두르는 건데도 멋지네.
잠시 후, 상대 탑 라이너가 라인으로 걸어왔다.
[Lv1 태극!전사는 나아간다!] [총검술의 달인, 덱스]‘전에 아군 정글러로 만났던 챔피언이네.’
길쭉한 총검이 장착된 저격총을 든 남자가 디지를 보더니 신나게 웃었다.
“왁! 혹시나 했는데 무라마사가 진짜 탑으로 왔네!”
덱스가 꾸벅 허리를 숙였다.
“님, 고마워요!! 무이언스 같은 개똥캐로 탑을 와주셔서!”
디지가 고개를 돌려 채팅창을 쳐다봤다.
“여러분, 쟤 왜 저래요?”
-ㅋㅋㅋㅋㅋ무라마사 극카운터가 덱스거든. 그것도 10이면 9.9 절대 못 이긴다고 할 정도의 극카운터.
-무라마사 주력 딜 수단이 평타랑 찌르기인데 덱스가 방탄 검막 스킬 쓰면 둘 다 막혀서. 한마디로 상성이 최악이야.
-이런 말이 있지. 무이언스로 덱스를 이긴다? 그건 부캐 양학러라고.
챔피언 차이로 전투 결과가 그렇게나 벌어진다고?
“재밌겠다!”
-ㅋㅋㅋㅋ샌드백마냥 맞아봐야 재미 소리가 쏙 들어가지
-근데 ㄹㅇ 이번엔 어케 이기냐? 렝가르처럼 야성 스택 깜짝 킬각도 안 나올낀데.
-ㅋㅋㅋ미션 개꿀~
“걱정 마세요. 이번에도 없으니까.”
-뭐가 없다는 거임?
-ㅋㅋㅋㅋ너 새로 들어온 시청자구나? 난 바로 알아들었는데.
-그게 없다는 거임 그거ㅋㅋㅋㅋ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엄마?
-미친 새끼 바로 패드립이네. 방장아 얘 강퇴해라~
강퇴를 어떻게 시키는지 모르는 디지는 채팅창을 못 본 척 말을 이었다.
“질 자신이, 없어요.”
-ㅋㅋㅋㅋㅋㅋ역시 저거였네
-무라마사 첫판인데 오만한 거 보솤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이 놀리거나 말거나, 그는 여유롭게 요도를 휘두르며 몸을 풀었다.
이윽고 라인에 미니언이 도착한 순간.
[일반 스킬: 요사한 찌르기]그는 미니언에게 스킬을 사용해서 요기를 충전시킨 후, 쿨타임이 돌자마자 곧바로 덱스에게 달려들었다.
-어? 디지야 덱스 1렙 방탄 검막일 텐데??
-1렙 딜교 무조건 질 거임!!
무시하고 달려 들어가는 순간, 덱스가 스킬을 발동했다.
“유리 몸 무라마사 주제에 덱스 상대로 1렙부터 딜교를 걸어? 개꿀! 고마워요!”
[일반 스킬: 방탄 검막] [덱스가 물리 공격을 막는 검막을 형성해서 시전 시간 동안 모든 물리 피해를 방어합니다.] [스킬 사용이 종료되는 순간 검막 내부에 있는 적이 피해를 입고 상태 이상 ‘기절’에 빠집니다.]시스템 제한으로 이동 속도에 한계가 있으니 검막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다.
하지만 그는 당황하는 대신 요도를 내질렀다.
[일반 스킬: 요사한 찌르기]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총검. 그 사이로 찔러진 요도가 덱스의 몸을 가격했다.
-와…….
-저렇게 빨리 회전하고 있는데 틈을 노려서 검을 꽂아 넣네.
-검을 못 막는 검막ㅋㅋㅋㅋㅋ
-저게 현실적으로 가능함?
-게임이니까 되는 거지 바보야ㅋㅋㅋ 그리고 대미지는 0임.
시청자의 말대로, 대미지를 무시하는 방탄 검막의 효과 탓에 덱스의 HP는 조금도 감소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도, 무라마사에 요기가 가득 차오릅니다. 요사한 찌르기가 일시적으로 요기 폭풍으로 진화합니다.]붉게 물든 검신을 칼집에 넣은 그가 발도 자세를 취했다.
‘이러고 있으니까 꼭…….’
기술명을 외쳐야 할 것 같은데?
그러다가 깨달았다.
빨갛고 품이 넓은 동양풍 옷에 길다란 백발.
거기에 요도와 발도술까지.
아무래도 무라마사는 그가 기억하는 한 만화 주인공을 오마쥬한 챔피언인 것 같다.
아른아른 떠오른 과거의 향수를 탓에 잠시 미소가 지어졌다.
‘재밌네.’
덱스의 방탄 검막이 끝나는 순간.
찰나의 간격을 두고 검을 뽑았다.
“바람의…… 상처!”
발도와 함께 전방으로 뿜어진 붉은 요기의 기류.
디지가 기절하는 순간 바로 접근해서 평타를 꽂아 넣으려던 덱스가 요기 폭풍에 얻어맞고 ‘공중에 뜸’ 상태에 빠졌다.
[HP(무라마사): 97%] [HP(덱스): 94%]-오오오, 이래서 접근한 거였구나.
-본인이 기절하는 순간 상대도 공중에 뜸 상태로 만들어서 딜교 손해를 막은 거네.
-말이 쉽지 검막 틈으로 찌르기 성공시켜야 가능한 딜교 방법이잖앜ㅋㅋㅋㅋㅋ
딜 교환 결과, HP 차이가 벌어졌다.
3%에 불과하지만 이득은 이득이다.
“뭐야, 내가 손해 봤네?”
덱스의 얼굴엔 경악이 떠올라 있었다.
자신이 아는 라인전 구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본래 무라마사와 덱스의 초반 구도는 덱스가 무라마사를 압박하고 밀어내서 미니언도 먹지 못하게 만드는 게 정상이다.
‘압박하다가 또 딜교 손해를 보면 어떡하지.’
-ㅋㅋㅋㅋ덱스 뒤로 뺀다.
-요사한 찌르기는 쿨타임 짧은데 방탄 검막은 쿨타임이 엄청 기니까 저게 정상이지. 맞는 판단임.
덕분에 2렙을 먼저 찍은 건 디지였다.
[일반 스킬: 바람 걸음] [요기 표식이 스며든 적을 뚫고 돌진하며 피해를 가합니다.] [이 스킬은 공격대상별로 재사용 대기 시간이 정해집니다.]때마침 요기가 풀로 충전되어 있어서 곧바로 요기 폭풍을 내뿜었다.
뻔한 공격이라 덱스를 맞추진 못했지만.
[일반 스킬: 바람 걸음]표식이 남은 미니언에게 연이어 스킬을 쓰며 빠르게 덱스에게 돌진할 수 있었다.
“젠장, 선2렙을 잡았어야 했는데!”
덱스가 방탄 검막을 사용하는 순간 검막의 틈으로 찌르기를 명중시키고, 뒤쪽의 미니언에게 바람 걸음을 써서 단숨에 거리를 벌린다.
그 후 방탄 검막이 끝나는 순간 표식이 남은 덱스를 상대로 바람 걸음을 써서 단숨에 접근했다.
스겅! 챙! 푸슉!
한 번의 베기. 그리고 이어지는 덱스의 공격을 막고, 요사한 찌르기를 바로 발동시킨다.
가득 찬 요기를 폭풍으로 내뿜어서 추가 대미지까지 가한 뒤 다시 거리를 벌렸다.
[HP(무라마사): 91%] [HP(덱스): 74%]-스킬로 모션 캔슬해서 공속 제한 씹고 딜 욱여넣는 거 미쳤네? 첫판 맞냐?
-선2렙 딜교 이득 확실하게 챙기네ㅋㅋㅋㅋ
-움직임 진짜 정교하다. 평타랑 스킬이 물 흐르듯이 이어지니까 딜 차이가 압도적임ㅋㅋㅋ
“기세를 이어서 덱스가 미니언도 못 먹게 만들고 싶은데, 그건 힘들겠죠?”
미니언 웨이브가 적 포탑에 박히고 있었다.
딜교 이득을 위해 미니언들에게 스킬을 많이 쓴 탓이다.
-어쩔 수 없지. 포탑 범위 안에서 적을 공격하면 포탑의 공격을 받으니까.
한 대 한 대의 대미지가 무지막지하니 싸움을 걸면 딜 교환 손해는 물론 자칫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
덱스가 포탑의 공격을 받는 미니언들의 막타를 쳤다.
라인의 위치가 애매해서 다음 미니언 웨이브까지도 적 포탑에 박혀 버렸다.
그 결과 새로운 웨이브가 도착할 때 즈음 그와 덱스가 동시에 3레벨을 찍었다.
“이 자식, 이제부턴 절대 안 진다!”
자신만만하게 외친 덱스가 설욕을 위해 돌진했다.
-지금까지 딜교 발려놓고 무슨 자신감이지?
-무슨 자신감이긴, 무라마사 3렙 타이밍이 개쓰레기인 걸 아는 거지.
-무라마사는 일반 스킬 중 하나가 그냥 없는 거나 마찬가지여서 3렙이 디게 약함ㅋㅋㅋ
-디지야, 요사한 찌르기 하나 더 찍었지? 요기 잠식 찍으면 안 된다.
디지가 얼굴에 물음표를 띄웠다.
“왜요? 이미 찍었는데.”
-???그걸 왜 찍어! 개쓰레긴 거 전국 모든 록 유저가 다 아는데!!
-……아. 그러고 보니 얘 록 지식이 전무했구나.
[일반 스킬: 요기 잠식] [요도, 무라마사의 기운이 검을 쥔 자를 잠식합니다.] [모든 공격에 요기로 인한 추가 피해가 더해지지만, 요도의 사념이 사용자의 정신을 침식하여 컨트롤이 어려워집니다.]그는 진심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개사기 스킬을 왜 찍지 말라는 거지?
페널티가 있다고 하지만, 마검이나 요도가 사용자의 정신을 침식하는 거야 당연한 거잖아.
[일반 스킬: 특수군 레펠 기동] [덱스가 챔피언, 미니언, 와드, 구조물에 로프를 걸고 빠르게 이동합니다.]그의 몸에 로프가 감기고, 덱스가 빠른 속도로 그를 향해 날아왔다.
‘날아오는 순간 방탄 검막을 쓰겠지?’
표식이 새겨진 미니언이 없어서 바람 걸음으로 회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위기라면 위기일 터.
그러나 웨폰 마스터에서 기인하는 달인의 감각이 그에게 해법을 제시했다.
[일반 스킬: 요기 잠식]디지의 전신이 붉은 요기에 잠식되는 걸 본 시청자들이 외쳤다.
-미친! 그거 쓰면 안 돼!
-ㅈ됐다! 이거 무조건 죽었다!
-ㅋㅋㅋㅋ미션 실패 확정! 개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