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211
EP.211
#2-20 레지스탕스들의 도시(9)
지금 【레지스탕스】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지나칠 정도로 과격한 여존남비 사상.
그런 조직의 수장인 아데이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취미와 바람은 그에 정반대되는 상당히 일그러진 것이었다.
마치 정면에서 대항하겠다는 듯, 여자가 남자에게 거칠게 당하는 그런 케이스에 끌리고 만다.
‘아니… 이건 내가 나쁜 게 아니야. 어쩔 수 없었다고.’
본래 아데는 일반적인 순애 소설을 좋아하는 정도의 평범한 성벽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 시점에선가 야성미 넘치는 타입의 남자주인공들에게 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은 귀족.
귀족을 상대로 대담하게 작업을 걸어올 남자는 없었을뿐더러, 자신 또한 귀족으로서의 위엄을 지키고자 남성을 멀리하고 관심이 없는 척했다. 다른 귀족이라면 괜찮은 외모의 노예를 몇 명쯤 두고 딜도 대신으로 사용하는 것 같지만, 순애를 꿈꾸는 아데로서는 그렇게 생각 없이 남자들과 몸을 섞고 싶지도 않았다.
결과.
――『아데님은 레즈다』.
라던가
――『아데님은 남성혐오가 있으시다』.
같은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지금 생각해봐도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올 것 같았다.
다들 그 소문을 철석같이 믿고, 남자들에게 대항하기 위한 유일한 희망으로서 아데를 지지하고 【레지스탕스】의 대장 자리를 넙죽 넘겨줘버렸다.
큰일이다.
“으으으으으…!”
아데는 신음했다.
그녀가 바라던 순수한 연애를 위해 처녀를 간직한 결과, 이제는 ‘내 고귀한 처녀는 웬만한 남자에게는 절대로 줄 수 없어!’라며 허들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만 가는 몬스터 처녀가 되어가고 있고.
순수한 연애도 그녀가 바라는 조금 난폭한 섹스도 허락되지 않은 결과, 성벽도 날이 갈수록 가파르게 일그러져 결국 몰래 비밀방을 만들고 온갖 음습한 컬렉션을 모으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이 비밀방 한복판에서 컬렉션을 즐기며 돼지 같은 남자에게 억지로 범해지는 망상에 잠기는 것이, 아데의 유일한 취미가 되어버렸다.
‘차라리 귀족이 아니었다면… 좀 더 자유로웠을까… 지구였다면 좀 더 자유롭게 연애를 할 수 있었을까… 남자들을 돼지나 노예로 여기는 게 아니라… 음… 좀 더 대등하게… 그래, 이것처럼 내가 돼지가 되는 쪽으로….’
대등이고 자시고, 본인 스스로가 돼지나 노예가 되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이미 그녀에게 정상적인 연애는 완전히 글러 먹었지만, 아데는 안타깝게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전혀는 아니지만….
“……됐어.”
‘귀족인 내가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지. 나는 언제까지나 고귀하고 고결한 모두의 지도자로 있어야하니까.’
이런 약점을 보였다간 금방 다른 귀족들의 표적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고, 그랬다간 자신만이 아니라 아래에 있는 부하들도 고생하게 될 테니까.
그러니 이런 취미는, 절대로 누구에게도 보여져서는 안 된다.
오로지 홀로, 어둠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즐기는 것으로 만족해야한다.
“……그럼, 오늘은 어떤 걸 사용해볼까.”
아데가 손을 들어보이자, 아무 것도 없던 바닥에서 물로 만들어 낸 골렘이 불쑥 솟아났다.
건장한 성인 남성의 체형을 본 뜬 밋밋한 느낌의 물 골렘.
아데는 끄집어 낸 여러 권의 SM책을 훑어보고, 끌리는 장면 몇 가지를 골라냈다.
* * *
“흐흥~ 흥~♪”
뷔에 데몬벨.
구불구불 컬이 들어간 머리에 천진난만해 보이는 동안의 외모. 그러나 그 속내는 문어의 먹물을 짜내어 담근 것처럼 시커먼 소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아데의 집무실로 향하고 있었다.
‘고급 돼지새끼의 조교도 순조롭고~ 아데님도 기뻐해주시려나아~♪’
뷔에는 【심연의 도시】에서 흘러들어온 【레지스탕스】 대원으로, 수컷 돼지들의 조교와 교육에 일가견이 있는 여성이다.
동안인 외모에는 어울리지 않는 날카로운 독설은 수컷들의 인격을 모조리 부정하고,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는 요염하게 남자들을 농락하고, 그리고 짓밟는다.
그녀의 손을 거쳐가며 순진한 똥개처럼 변해버린 수컷들도 수두룩.
그리고 서열 최하위의 귀족 쿠알 또한 그녀의 손에 의해 철저하게 깎여져나가고 있다.
뷔에는 【물의 도시】의 지배자인 아데에게 특별한 충성심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조교할 보람이 있는 숫퇘지들과 노예들을 계속 맡겨주는 아데를 마음에 들어는 하고 있다.
‘그 여자도 조교해보고 싶긴 한데에~ 그치만 귀족이고오~ 인망도 있고오~ 지금은 일단 참고 좋은 부하인 척이나 해야겠지이~♪’
“아데님~ 들어가요~ 오늘자 보고예용~♪”
늦은 시간이지만 귀족인 쿠알의 조교 성과는 일 단위로 보고하라는 명령이 있었으므로, 뷔에는 거리낌 없이 아데의 집무실에 찾아왔다.
똑똑, 형식적으로 두어번 노크한 후 대답조차 듣지 않고 벌컥 문을 연다. 집무실은 텅 비어 있었다.
“어라아~? 없나? 위층의 숙소 층이신가아~?”
뷔에는 의아해하며 돌아가볼까 했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넓은 집무실의 책장이 본래 위치에서 옮겨져 있고, 본래 그 뒤에 숨겨져 있었을 통로가 드러나 있었던 것이다.
호기심이 불쑥 고개를 쳐들었다. 뷔에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씨익 웃더니 숨을 죽이고 뻥 뚫린 통로 쪽으로 다가갔다.
‘……희미하게, 목소리가….’
입구 부근부터 늘어선 친숙하게 느껴지는 도구는 둘째치고,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뷔에는 더더욱 기척을 죽이며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것은 특기다.
* * *
“으음… 흐으…!”
아데가 오늘을 즐기기 위해 고른 것은 SM용 삼각목마.
지금 도시에 나돌아다니는 고환에 고통을 주기 위한 뾰족한 모서리의 삼각목마가 아닌, 여성을 배려하듯 만들어진 끝이 뭉퉁한 고무로 된 삼각목마다. 몰래 들여오느라 상당히 고생한 물건이다.
아데는 현재 밧줄로 꽁꽁 묶인 채 목마 위에 얹혀졌으며, 앞 뒤로 선 물 골렘들은 그런 그녀를 감시하듯 지키고 서 있다.
본인의 무게에 떠밀리듯 모서리에 닿은 음렬이 꾸우욱 밀리고 벌어졌다.
“으… 음…!”
‘그 사진 대로면….’
아데는 골렘을 조작해, 물로 된 손으로 채찍을 들고 크게 휘두르게 했다.
짜악!
채찍이 등에 맞아 요란한 소리를 냈지만, 별로 아프지는 않았다. 아픈 게 무서워서 힘을 뺐기 때문이다.
손가락을 까딱이자, 골렘은 채찍을 여러번 반복해서 휘둘렀다. 소리는 요란하지만 그에 비해 휘둘러지는 속도는 느렸고, 기세도 약했다.
“아흐응…♥”
그러나 그래도 충분히 기분 좋다는 듯, 아데는 모서리에 음렬을 비비며 코 끝으로 달콤하게 신음을 흘렸다.
으음… 소중한 거기에 파고드는 모서리의 감촉이 기분 좋다. 스마타를 하듯 보지를 비비면 시원한 쾌감이 머리에 올라온다.
‘그런데 채찍질을 당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건… 잘 모르겠네….’
세게 때리면 아플 것 같아서 차마 시도는 못했다. SM 플레이 전용 채찍이라 애초에 아프지 않은 채찍이기도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좋아서 하는 걸까.’
잘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채찍을 맞는다는 상황이, 날카롭게 울려퍼지는 소리가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면 다음은 뭘 할까나.’
그녀가 즐기며 보는 SM전집. 그 내용을 떠올린다.
엉덩이를 손으로 때리는 부끄러운 장면도 있었지만, 물 골렘의 손으로는 질척질척 차갑기만 할 뿐이라 기각이다.
그렇다면 다음은… 아무 것도 못하고 꼼짝 못하는 사이에….
우우우우웅!
아데가 손가락을 까닥이자, 채찍을 든 쪽이 아닌 앞 쪽에 서있던 골렘이 근처에 놓여져 있던 기계를 들었다.
유두나 음핵을 자극하는, 파동형 마사지기계.
골렘은 마사지기계 중앙부의 홈을 아데의 살짝 부풀어오른 가슴을 향해 내밀어, 뽈록 발기해 솟아오르기 시작하는 유두를 덮었다.
잠시 후 스위치를 올리자, 부우우웅―하는 소리와 함께 기이한 압박감이 아데의 유두를 덮쳤다.
“히으으으으으응…♡ 흐아아앙…♡.”
유두에서 전해져오는 쾌감에 허리를 들썩이지만, 밧줄로 묶여있어 꼼짝도 할 수 없는 데다, 도리어 목마의 모서리가 음순 사이로 더더욱 파고 들었다. 가려져 있던 콩알 같은 음핵이 모서리에 닿아 찌그러지면서, 아데는 한층 신음을 흘렸다.
물 골렘은 아데가 무슨 반응을 보이든지, 그녀의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가만히 파동형 마사지기를 꾸욱 들이댈 뿐이다. 등 뒤의 골렘은 반복해서 채찍을 휘두른다.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하는 쾌감.
아데는 그 쾌감을 다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녀가 망상하면서 애독하던 SM 서적이며 영상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그 작품의 당사자에게 빙의해보려 애를 썼다.
아, 그 배우는 이런 식으로 기뻐했던 걸까.
아, 그 장면은 이런 기분이었던 걸까.
하나하나 떠올릴수록, 자신이 그 작품 속의 암퇘지 노예가 된 기분이 들어서.
귀족인데도 노예의 기분을 낸다는, 그 이율배반적인 배덕감에 허덕이며, 더더욱 허리를 움직여 모서리에 보지를 비벼댔다.
“아… 아아… 아아아아… 이제… 슬스…을…!!”
아데는 녹아버릴 것 같은 눈으로 중얼거리면서,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채찍질을 하던 골렘이 채찍을 손에서 놓고, 묶여있는 아데의 몸을 붙들었다. 그리고는 그 몸을 꾸우우욱 아래로 내리 누르며, 앞뒤로 왕복시켰다.
“으으으으으으응~~~~!!!”
보지에 더욱 깊이 파고드는 모서리. 모서리에 난 홈이 콩알 같은 음핵을 앞 뒤로 긁으면서 찌그러뜨리고 자극하고. 양쪽 유두는 기계로부터 전해져오는 파동으로 더더욱 뽈록 솟아오르고.
위도 아래도 저릿하게 전해져오는 쾌감에 아데는 신음을 흘리고――이내 주륵주륵 애액을 흘려내며 절정해버렸다.
“후우… 후우… 하우….”
기분 좋은 듯 고개를 숙인 채 숨을 고르는 아데.
그러나 이내 절정의 여운을 밀어내며 찾아오는 허무한 허탈감에 아쉬워했다.
‘뭔가…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르다고 할까… 허전해….’
이 이상을 바래선 안 되겠지만.
어쨌든 아쉬움이 남는다.
원래도 적지 않게 느끼는 아쉬움이지만, 최근에는 욕구불만이 되어 자꾸만 쌓여가는 기분이 든다. 어느 정도 플레이를 해야 만족하고 이 쌓이고 쌓인 것을 해소시킬 수 있을까.
“……오늘은 이걸로 끝.”
조금 아쉬운 기분도 들었지만, 생각해보니 오늘은 뷔에가 쿠알의 조교성과를 보고하러 오기로 했다.
깜빡 잊고 있었는데, 설마 벌써 와버린 건 아니겠지?
아데는 골렘들을 시켜 자신의 결박을 풀고 목마 아래로 내리게 만들고, 서둘러 서적이며 도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덜컹!
그러다 문득 들려온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뭐지? 이 방엔 나 밖에 없는데.
의아한 시선을 보내봤지만, 소리의 원인은 찾을 수 없었다. 잘못 들었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다시 정리 작업에 착수한다.
자, 비밀방을 나가면 다시 모두의 지도자인 쿨한 대장으로 돌아가는 거야. 이런 취미는 이곳에서뿐.
아쉬움을 삼키면서도, 책임감의 가면을 쓰고 아데는 비밀방 밖으로 나왔다. 옮겨둔 책장을 돌려놓고, 그녀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열쇠로 문을 잠갔다.
본인의 취미도 좋지만, 무엇보다 그녀는 이 별을, 자신을 따르는 민중들과 부하들을 사랑한다. 단순한 자기희생이 아닌, 본인이 정말 사랑하는 것을 위해 소(小)를 버리는 취사선택.
그러니까 딱히 이런 생활에 불평하지는 않는다. 아쉬움과 불만은 남아있지만.
“……힘내볼까. 그러면 내일은 마법소녀들을――”
늠름한 대장의 얼굴로 돌아와, 아데는 서류 작업에 착수했다. 혁명을 위해서, 모두를 위해서라도 지금은 좀 더 바쁘게 일해야 할 때다.
…어라.
그런데 집무실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제대로 안 닫았던가?
* * *
“어, 엄청난 걸 알아버렸다아~.”
그리고 아데의 집무실 앞, 복도.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베일이 벗겨지듯 뷔에의 자그마하고 가녀린 몸이 스르륵 모습을 드러냈다.
“놀라운걸~ 놀라운걸~ 즐거워 지겠는걸~♪”
자꾸만 입이 히죽거리며 웃어버리게 되므로, 일단 감정을 좀 가라앉히기 위해 뷔에는 총총 걸음으로 떠나갔다.
【레지스탕스】. 그 고결한 여자들의 군대에… 파멸의 발소리가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다가오고 있었지만, 이를 깨달은 사람은 현 시점에선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