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293
EP.293
#2-(막간) 케이 IF – 여관 BAD END(5)
“오늘도 수고했어, 마법소녀.”
“……멍.”
하루종일 방에서 쉬는 것으로 몸을 간신히 가라앉히고, 밤이 되어 평소 하던대로 접대를 끝마쳤다.
오늘은 강아지 귀와 꼬리를 달고 강아지 시늉을 하며 접대했다.
이제는 종업원조차 아니다.
메뉴를 받는 것도 음식을 나르는 것도 아니라, 식당 이곳저곳을 열심히 기어다니며 손님들이 부르는 곳에 찾아가 아양을 떨거나 몸을 맡기거나 했다.
진짜 개를 다루는 것처럼 무릎 위에 올려놓고 내 배나 등을 쓰다듬기도 하고, 개꼬리 장식이 달린 애널비즈를 츄륵츄륵 뺐다 꽂았다 하며 괴롭히기도 했다.
아무리 싫어도 에 들어간 내 몸은 사람들의 요구와 여관 주인의 명령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멍…!”
‘빨리 해제해 줘!’
“응?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멍멍!”
입으로 내는 말도 행동거지도 온통 개처럼 할 수 밖에 없도록 강요받은 나는, 아양을 떨 듯 여관 주인의 앞에 강아지처럼 배를 드러내고 멍멍거리며 재촉했다.
여관 주인은 그런 내 모습을 능청스레 웃으며 내려보더니, 선심을 쓰듯 아랫배의 에 손을 대고 조작해주었다.
“으… 으읏…!”
몸을 부자유스럽게 묶고 있던 지배 기능은 해제되었다.
그런데도 여관 주인은 그 굵고 커다란 손으로 내 배를 만지기를 멈추지 않았다.
“손… 떼…!”
“기다려, 기다려. 아직 조금 더 남았으니까.”
거짓말. 조작은 벌써 다 끝나고 지금은 그냥 내 배를 만지며 감촉을 만끽하고 있을 뿐이면서.
그 증거로 조작은 손을 대기만 하면 되는데도 불구하고 그 손은 일부러 피부를 꾸욱꾸욱 눌러대고 거미처럼 그 위를 기어다녔다.
내 배를 어루만지며 성희롱하는 굵직한 팔을 두 손으로 어떻게든 밀어내려 했지만, 특성 때문에 힘이 거의 들어가질 않는다.
“으읏…! 놓으라니까!”
“어이쿠!”
발길질로 여관 주인의 퉁퉁한 배를 퍽 차주고서야 그제야 손을 뗐다.
아, 이제 움직인다.
그제서야 간신히 몸의 자유를 찾은 나는, 두 발로 서서 아저씨를 경계하듯 멀찍이 떨어졌다.
“망할 새끼. 멋대로 손 대지 말라고 했을 텐데?!”
“저런. 하루 두 시간 일하는 걸로 숙식도 다 책임져주는데 이 정도야.”
“시끄러워!”
나는 곧바로 인벤토리에서 단검을 꺼내 꼬나쥐었다.
라곤 해도 웬만한 괴인과 1대1로 싸워서 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역시 무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해 에서 구매해두었다.
별 다른 힘도 없는 단검이지만, 적어도 예리하게 갈린 칼 끝을 상대에게 향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위협이 된다.
이 매끈한 손으로 주먹 쥐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
“아가씨, 위험하잖아.”
“닥쳐! 선 넘지 말라고 난 분명 말 했어!”
이상하다.
평소에도 찔끔찔끔 성희롱을 걸어왔지만,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다.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자제가 안 된다.
아침에 어쩌고 하는 특성 때문일까…?
서슬퍼런 기색으로 노려봤더니, 아저씨는 한숨과 함께 두 손을 살레살레 내저었다.
“미안. 미안해. 알겠어. 알겠다고. 내가 잘못했어. 아가씨 같은 미인이 속살을 내보이는데, 손 안 대고 싶겠냐고. 내가 잘못했으니 이만 용서해 줘, 아가씨.”
“…….”
그래도 저쪽에서 순순히 용서를 구하니, 머리 끝까지 차오르려던 분노가 스르륵 내려앉는 것 같았다.
나는 다시금 여관 주인 아저씨의 눈치를 살피고, 인벤토리에 단검을 도로 집어넣었다.
“……이만 올라갈게요.”
“저녁은?”
“…….”
“아침 때처럼 방으로 날라줄게.”
친절하게 말하니 오히려 이쪽이 나쁜 놈이 된 거 같아서 양심이 콕콕 아린다.
하지만 먼저 잘못을 한 건 저쪽이니까…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구.
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를 아저씨의 얼굴을 흘끔 쳐다보고는, 서둘러 방으로 올라갔다.
내 거기가 젖어버렸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 * *
‘들키진 않았겠지?’
방에 돌아오자, 나는 꼬물거리며 조이고 있던 보지에 손을 가져다 댔다.
보지는 이미 질척하게 젖어있어서, 손은 금방 내 애액으로 반들반들하니 젖어버렸다.
두 시간 동안 부끄러운 모습으로 손님 접대를 하긴 했지만, 그보다도 조금 전에 그 손길에 닿았던 것에 더 많이 느껴버리고 말았던 것 같다.
접대하는 동안 간신히 억누르고 있던 열기도, 고작해야 배를 조금 쓰다듬어졌을 뿐인데 지금은 온몸을 태워버릴 기세로 화르륵 타오르고 있었다.
서둘러 방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조금이라도 아저씨의 손을 쳐내는 게 늦었더라면.
그 인간의 앞에서 부끄러운 추태를 보였을지도 모른다.
‘역시, 그 인간이 나한테 뭔가 한 게 분명해.’
다른 사람이 아닌, 오로지 그 대머리 여관 주인의 손에만 이렇게 반응하고 만다.
그가 가까이 오는 것만으로 자궁이 두근두근 떨리고, 견딜 수 없게 되고 만다.
이렇게까지 확연하면, 바보라도 눈치챈다.
역시 내 몸에 생겨난 변화는, 그 망할 놈 때문에 생겨난 거라고.
‘으… 몸이 근질거리지만… 그보다 빨리 준비해야해…!’
아마 지금쯤 여관 주인은 내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즉, 내 방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더라도, 지금은 보고 있지 않을 터다.
준비를 한다면 지금 밖에 없다.
야금야금 육체를 침식해오는 초조한 열기를 밀어내며, 필요한 도구를 을 이용해 구매하고 서둘러 준비를 마쳤다.
* * *
저녁식사는 생각보다 빨리 준비가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로봇 메이드를 통해 날라진 저녁식사는 오늘도 평소와 다름 없이 호화스러웠으며, 거의 공짜 밥을 얻어먹는 내 입장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정도였다.
‘이것도 역시 미약 같은 건 안 들었어.’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입에 넣어봤지만, 알림 같은 건 뜨지 않았다.
혹시 몰라 으로 구매한 로 체크해봤지만, 이 역시도 이상이 없다.
역시 식사에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샤워를 하며 여러모로 찝찝함이 남아있던 몸을 씻었다.
찬물로 씻었더니 열기가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
그렇게 씻고 나오자, 오늘도 어김없이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맛있어 보이네.”
윤기가 자르르르 흐르는 달콤한 파이조각과, 비싸 보이는 향긋한 차. 그 접시와 식기조차도 비싸 보여서, 방심하면 당장 손을 뻗을 것 같았다.
역시 그 로봇 메이드가 가져다 준 걸까.
최근 내가 샤워할 때를 딱 노려서 가져다주는 것 같은데, 역시 내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보고 있다는 뜻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새삼 부끄러워졌다. 이미 몰래카메라가 있다는 건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흥.”
어쨌든 이 짓도 오늘로 끝이다.
무슨 약을 넣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자리에서 폭로해주겠다.
그 뒤로는… 그래.
이딴 짓을 한 걸 철저히 후회하도록, 아주 엉망진창을 내줘야지.
“심판의 시간이야.”
나는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금속탐지기처럼 생긴 를 파이조각에 가까이 가져갔다.
띠― 띠― 띠―
삐익―!
결과는 금방 나왔다. 검사기의 본체 뒤에 있는 모니터에 결과가 떠오른다.
검사결과는――녹색.
아무런 약물도 검출되지 않은, 지극히 정상적인 간식이라는 알림.
그 내용을 나는 망연자실하게 쳐다보았다.
“이, 이럴 리가… 그러면 차에 들어가 있나?”
를 아직 따스한 김이 피어오르는 차에 가져다 댔다.
조금 전과 같은 띠, 띠, 거리는 기계음.
이어서 오래지나지 않아 결과가 떴다.
검사결과는――역시 녹색.
여기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떠올랐다.
“말도 안 돼… 고장 났나?”
이 디저트에 아무런 장난도 치지 않았다고?
그럼 그냥 단순히 호의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
그럴 리가 없어!
“에서… 어디….”
로는 이상이 잡히지 않는 듯해서, 나는 에서 서둘러 상위의 검사기를 구입했다.
이라는 아이템인데, 일단 내가 가진 남은 포인트의 대부분을 써야할 정도로 비쌌다.
아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눈을 딱 감고 구매해버렸다.
“이번에는 반드시…!”
구매한 안경을 쓰자, 마치 일반적인 인터넷 검색엔진 같은 것이 렌즈 앞에 떠올랐다. 마치 본래 내 수족이었던 것처럼, 쓰는 법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흘러들어왔다.
렌즈의 초점을 파이와 차에 맞추고, 내용물을 검색.
그 성분이나 효과 같은 것을 가능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정도로 간결하게 표기한다.
결과――역시 이상 없음.
나는 한숨과 함께 안경을 벗었다.
“……내 착각이었나….”
뭐랄까, 허무하고 맥이 빠진다.
괜스레 아저씨한테 미안한 마음도 들어버린다. 순순한 호의로 챙겨주었던 것을 이렇게 의심해버렸으니.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도 그럴게 몸이 이렇게 이상해져버렸고.
누군가를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잖아?
‘결국, 몸이 이상했던 건.’
그냥 내가 야해서 그런 것 뿐…인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얼굴이 화르륵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단지 내가 음란하고 야해서 몸 상태가 이상해졌던 건데, 그걸 아저씨 탓을 하면서 하루종일 예민하게 굴었던 거니까.
여기에 특성까지 활성화 되면서 나를 더더욱 깊은 수치의 골짜기로 몰아갔다.
짜증나….
짜증스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달콤한 게 먹고 싶었다.
냠냠.
달각달각.
이상한 것도 들어있지 않겠다, 나는 비싸 보이는 파이를 깔끔하게 먹어치우고, 목넘김이 부드러운 향긋한 차로 입가심을 했다.
그 뒤로는 이를 닦고, 아직 졸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슬슬 잘 준비를――
폭신한 침대에 손을 올리고 잘 준비를 하려던 순간.
갑자기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머리가 단숨에 멍해져버렸다.
‘어……라…?’
마치 전원을 억지로 뽑은 기계처럼.
나는 순식간에 수면의 바다에 퐁당 빠져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