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46)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146화
자고로 아이돌의 음악 방송 활동이 활동기의 알파라면, 오프라인 팬사인회는 오메가로 불려야 마땅했다.
[언제나 연우 @Yeonwoojung___(사진)
오랜만에 연우가 남겨 준 포잇 다시 봤어요!
이날 제가 감기 때문에 상태가 많이 안 좋았는데 뭔가 되게 길게 적어주길래 나중에 집 와서 확인해 보니까
감기에 좋은 뱅쇼 레시피… (울음) (울음)
그리고 PS에 직접 못 만들어 줘서 미안하다고 적힌 거 보고 진짜 연우를 향한 평생 사랑을 다짐했다네요
이러니까 연우가 영원히 1군 수장인 거야♡] [⎿(작성자에 의해 차단 당한 계정입니다) 뭐 대단한 거 받은 것도 아니고 고작 레시피 알려준 걸로 왜캐 유난임?? 님은 위튜브 요리 채널 볼 때마다 오열하시나요?]
팬과 가수가 직접 만나서 짧게나마 대화를 나누고,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실제로 소통해 보고, 그 순간의 기억으로 다시 한 번 내 가수를 응원할 원동력을 얻는 것.
때문에, 항상 팬사인회 당첨을 향한 팬들의 경쟁은 늘 치열할 수 밖에 없었다.
모든 팬사인회 응모처들은 자기들이 ‘당첨자는 랜덤하게 뽑는다’고 한다.
일명, ‘줄세우기’로 명명되는 팬사인회 확정 컷 같은 건 존재하지 않고, 아무리 많이 사도 떨어질 수 있으며, 적게 사도 당첨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아이돌 팬들은 그 말을 절대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전적이 너무 많아서.
[제목: 강남 레코드플레이 사태 정리해 줌얘네 전에 자기들 팬싸 당첨 랜덤 추첨한다고 줄세우기 관련해서 루머 퍼뜨리면 고발할 거라고 공지 올린 거 봤지?
근데 이번에 걔네 매장 청소 단기 알바 갔던 세레니아 팬이 줄세우기 목록을 발견함 ;; 프린트 된 거…
그래서 그 팬이 해당 목록 SNS 업로드 > 누가 업로드한 건지 특정한 레플 측에서 고발 선언 > 개열받은 세레니아 팬들이 줘패러 감 > 화력 미쳐서 위튜브 ‘아이돌이 궁금하다’ 채널까지 진출 > 레플이 잘못 인정하고 자기들이 고발한다고 했던 세레니아 팬한테 사과금 전달 예정
이 순서임
오늘도 케이팝 시장이 너무 평화로워서 웃음이 나온다
사실 안 웃겨] [⎿그 세레니아 팬은 어캐 됨? 마음고생 심했겠는데 ㅠ] [⎿⎿사과금 받은 걸로 강남 사운드딥 가서 오프라인 팬싸 응모했대] [⎿붙었대?] [⎿떨어졌대]
아무리 팬사인회 응모처에서 아니라고 손사레를 쳐도, 줄세우기는 확실히 존재한다.
때문에 암암리에 아이돌별 응모처 팬사인회 컷이 유령처럼 SNS와 커뮤니티를 떠돌았고, 내 아이돌을 확실히 만나고 싶은 팬들은 그 컷보다 높은 장수의 앨범을 구매했다.
그렇지만, 그건 이미 이전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장수를 예측할 수 있는 아이돌이나 할 수 있는 일.
이번이 첫 팬사인회인 티오제의 컷을 누가 알 수 있겠는가?
그건 그날 사인을 위해 현장을 방문할 티오제조차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뭐, 아이돌이 그걸 아는 건 좀 이상한 일이기도 했고.
[그럼 아직 티오제 팬싸 컷은 아직 아무도 모르는 거? 몇 장 사는 게 좋을 거 같아? 이걸로 타로라도 보러 갈까 ㅁㅊ 하] [⎿타로 보지 마 그냥 숫자를 헤아리고 마음의 눈으로 보면 몇 장 사야하는지 보여 자 시작한다1… 2… 3…] [⎿몇 장임? 3장?] [⎿아니 123장]
하여튼, 그러한 이유들로 인해 이번이 첫 팬사인회인 제니아들은 마음가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ㅇㅇ @tkrlRns합정 콜뮤 티오제 팬싸 컷 알려드립니다
매장 구매 리스트 확인했어요 보여드릴 수 있어요
오픈 채팅 ▷ http//:dlrjf.thrsi.kr] [⎿님들 이거 속지 마세요 수고비 먼저 요구하고 채팅방 터뜨립니다 저 이 인간한테 5만 원 뜯겼습니다] [⎿⎿저한테는 알려 주던데요? 10장이라고?] [⎿10장이 말이 되냐 제발 너도 속은 거야 정신 차려] [시우하다 @singsingull_ll11
(사진)
시우 만나러 가기 위해 산 앨범 전자 영수증 도착!
제발 당첨되면 좋겠어요 (기도) (기도)] [⎿ㅁㅊ 150장을 긁네 진짜 미쳤다] [아니 SNS 손재하 네임드가 이번에 160장 쾌척했다는 거 들음…? 이게 말이 돼? 초동 때는 100장 샀다더니 ㅋㅋㅋ 팬싸에는 160장? 아니 그걸 초동 기간에 샀으면 애들 성적 더 잘 나오고 있겠지 지금;;] [⎿너 게시물 목록 보니까 한 장밖에 안 산 거 같은데 도합 260장 산 사람한테 뭐라고 그러는 거 너무 이상하지 않냐??] [⎿ㅁㅊ 260장 어디 두냐 걍 책장 하나가 전부 앨범 밖에 없겠네] [⎿그 손재하 네임드가 나한테 3000원만 줬으면 좋겠당 문어빵 사먹게]
과열되고, 뜨겁고, 경쟁처럼 앨범을 사고.
[이게 진짜 맞음? 나무야 미안해 지구야 미안해]라며 이 현상을 좋지 않게 보는 이들 역시 존재했으나, 이를 팬들의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남돌1타강사 @Mega_Sky11퀸스가 야심차게 발표한 신인 남자 아이돌, 위즈의 첫 미니앨범 ‘모노크롬’의 초동 집계가 시작됐습니다. 정말 무서운 기세네요.] [⎿그리고 위즈 이전에 데뷔한 티오제의 팬사인회 앨범 구매 인증이 연일 화제인데요. 정말 놀라운 화력이더군요?] [⎿이를 향해 안 좋은 시선을 바라볼 수 있다는 걸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역시나 팬들을 탓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원래 사랑하면 보고 싶고, 뭐든 하고 싶어지지 않나요? 이런 앨범 구매 러쉬를 굳이 지적을 하고 싶다면, 시장의 구조 자체를 꼬집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세대 아이돌 시절부터 만들어진 구조요.] [⎿게다가 이 상황에서 AG는 ‘이후 앨범부터는 무조건 소속사 주관 랜덤 추첨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으니, 저는 더 좋은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이어서, 위즈의 초동 집계 차트 순위를 올리겠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아요.] [ㅇㅇ @qornvk
제발 님의 쓸데없는 철학 설파하지 말고 위즈 멤버 분석이나 좀 해 주세요 저 태이랑 제이든이 너무 궁금해요 진짜 얘네 범상치 않음 눈이 맑고 광기에 젖어 있음] [⎿남돌1타강사 @Mega_Sky11
저도 두 분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 게시글로 찾아뵙겠습니다 ^^]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며, 화제성 하나는 제대로 견인한 티오제의 첫 팬사인회 당일.
그 현장은, 정말이지….
“포잇 챙겼어? 대포는? 나 여기서 기다리면 되는 거지?”
“어. 존나, 내가 시우를 향한 네 사랑을 확실히 전달해 주고 올게.”
“시우 이름으로 고양이 사료 300kg 기부했다고도 말해 줘. 잊으면 안 된다.”
“그래. …아, 씨! 긴장돼! 화성이한테 뭐라고 하지? 네 머리가 금발로 났으면 좋겠어서 연구 중이라고 하면 믿을까?”
…장관이었다.
줄줄이 서서 멤버들의 사인을 기다리는 팬들의 얼굴에는 대부분 설렘이 가득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를 위해서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생각으로 가득 차서 말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 역시, 존재했다.
“후, 미친….”
곧 다가올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늘봄미르의 얼굴에는 다른 사람이 보기 이상할 정도로 수심이 가득했다.
그녀의 머리 속에는 의외의 걱정으로 가득했다.
‘…만약 춘용이가 내 기대랑 다르면 어떡하지? 그것 때문에, 괜히 내 가수한테 실망하게 되면?’
항상 서바이벌 때까지만 연습생을 좋아하고, 그 이후로는 다른 연습생을 찾아 하이에나처럼 떠돌던 찍덕, 늘봄미르.
이번에 처음 아이돌을 잡은 그녀가 그런 걱정을 하는 건 당연한 일었다.
팬사인회를 다녀와서 아이돌에게 실망 후 탈덕했다는 이야기는 적지 않게 커뮤니티와 SNS를 돌아다니니까.
그녀는 자신이 ‘기적’이라고 명명한 김춘용을, 가능한, 정말, 오래, 좋아하고 싶었다.
…가급적이면 김춘용의 은퇴 후에도.
그러니, 이런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갈등을 할 수밖에.
‘하, 미친. 지금이라도 그냥 집에 갈까? 춘용이한테 실망하기 싫은데. 어떤지 모르면 영원히 좋아할 수 있잖아!’
호쾌하게 200장을 구매해서 당당히 찾아온 이 자리.
결국 컷을 맞추지 못 해 팬싸에서 떨어진 AG물산회사에게서 받은, 손재하에게 씌워 줄 화관.
그리고, 자신을 결국 이런 자리에 찾아오게까지 한 김춘용을 더 알아가고 싶다는 궁금증.
“다음 분 이동하실게요!”
“…네!”
그런 수많은 이유들이, 팬사인회 자리 제일 앞에 있는 김춘용에게로 늘봄미르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아, 안녕, 춘용아….”
“…아, 네! 안녕하세요. 그… 누나 맞죠?”
“어? 어. 마, 맞아… 누나라고 부르면 돼, 응. 늘봄 누나라고 하면 되는데….”
‘미친, 미친, 미친. 진짜 춘용이다. 말하고 숨 쉬고 웃는 김춘용!’
자신의 최애를 마주하는 생애 첫 팬사인회에, 늘봄미르는 생각하던 말도 잊고, 주려던 선물도 있고 그저 김춘용을 빤히 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늘봄미르가 정신을 차리게 만들어 준 건….
“누나, 누나. 그거 여기 밑으로 주세요.”
여느 때처럼 새빨간 머리를 하고, 오늘따라 더 비장하고 날카로운 얼굴을 장착한 김춘용이었다.
그리고, 그가 늘봄미르의 손에 들린 쇼핑백을 테이블 아래로 가지고 온 다음부터는 말릴 틈도 없었다.
“아니, 그걸 그냥 그렇게 입으시면….”
“하하, 아까 호빈 형이 괜찮다고 그랬거든요. 괜찮지 않을까요? 제가 보니까, 저한테 딱 맞는데!”
“춘, 춘용아? 헉….”
“어때요, 누나?”
쇼핑백 안에 들어있던 새카만 일본식 교복을 자기 어깨에 걸친 김춘용은, 평소랑 미묘하게 다른 날티 나는 웃음을 지으며 늘봄미르를 바라봤다.
“…저 주려고 가져오신 거 맞죠?”
늘봄미르는 모르고, 김춘용은 아는 것.
그리고 슈팅렉스에게 상처였던 것.
“아. 사인이랑, 포스트잇 다 적었어요. 그, 오늘 밤에 쌀쌀하다니까. 몸 조심하시고….”
“잠깐, 잠깐만! 춘용아. 이, 이거. 입어 줄래? 지금 못 입어도 되니까, 나중에라도….”
“선물은 나중에 전달하겠습니다. 지금 주시면 안 돼요.”
“아니, 저는 시큐리티 분한테 드리는 게 아니라, 춘용이한테 주는….”
“가져가겠습니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예요!”
그건, 슈팅렉스가 이미 한 번 김춘용에게 이 옷을 전달했고, 당시의 신인 아이돌 김춘용은 그걸 입지 못 했다는 것이었다.
“춘용아, 너 이러면, 어. 소속사 직원분들한테 혼나지 않아…? 이거, 옷 같은 건 막 입으면 안 되던데. 다른 멤버들도 모자 같은 것만 쓰고 있고….”
“어, 그럴 수도 있겠죠. 근데, 그것보다도….”
돌아온 김춘용에게는 늘봄미르를 향한 죄책감과 미안함이 항상 있었다.
내 편이 되어 준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하는 건, 영원히 마음에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김춘용은 약간의 부끄러움과, 나중에 ‘안에 위험한 거라도 들어있으면 어쩌려고 그러셨습니까!’라고 할 유호빈의 꾸지람과, 기타 등등을 차치하고도….
“저 이거 잘 어울려요?”
늘봄미르가 가장 좋아하는 얼굴로, 그녀가 원하는 것을 해 주고만 싶었다.
아이돌이 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말이다.
“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김춘용의 살짝 건방진 표정과, 송곳니가 보이는, 밝은 웃음을 본 늘봄미르는 잠시 굳어서 그걸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어떤 마음은 말하지 않아도, 결국에는 닿는다.
“진짜, 너무 잘 어울려, 춘용아….”
[슈팅렉스 @Shooting_REX춘용이 가쿠란 입었으면 진짜 잘 어울렸을 텐데 ㅠ
다음에는 꼭 선물 성공하는 걸로!!]
결국에는.
“아, 다행이에요. 저는 이거 별로일까 봐….”
“아냐, 무슨 말이야? 너 입으라고 내가 가져온 건데! 사인하면서 들어, 춘용아. 너 해외에 ‘추추’라고 알려진 거 봤어? 아니, 못 봐도 상관없어. 내가 알려줄게. 네가 진다솔 크루랑 춤 춘 거 진짜….”
“누, 누나. 천천히, 천천히요!”
그렇게, 김춘용이 절찬리에 슈팅렉스, 아니. 늘봄미르와 눈물 겨운 상봉을 이어 나가고 있는 사이.
다른 멤버들의 사인회도 절찬리에 이뤄지고 있었다.
“로건아, 나 너 때문에 요즘 해외 축구까지 본다, 미치겠어… 애버튼 서드킷 유니폼까지 샀다니까!”
“God, Seriously?! 저랑 같은 걸 샀을지도 모르겠네요!”
“화성아, 제발. 난 진짜 네가 영원히 금발이면 좋겠다… 아니, 물론 흑발도, 빨간머리도, 파란머리도 좋지만!”
“와, 누나. 저랑 생각이 같네요? 네? 아니, 저도 제 머리가 금발로 자랐으면 좋겠는데!”
신인답지 않은 능수능란한 팬사인회 스킬이 연이어 보여지는 중, 거기서도 특히 사람들의 눈에 띈 건….
“나는 등급컷을 맞추는 학교는 하나도 안 썼던 거 같아. 가고 싶은 학교는 정해 둔 거야?”
“저, 유찬 씨. 시간 다 된….”
“잠깐만요! 적어도 기라도 받아 갈래?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긴 좀 그렇잖아. 그치?”
“유찬 오빠아아악….”
“기 받는 것도 기 받는 건데, 수험장 도시락 싸서 가는 거, 네가 평소에 먹던 게 좋아, 응? 몸조심 하고, 진짜 파이팅이야! …헉, 너도 이번에 수능 치는 거야? 좋아. 일단 지망 대학부터….”
한국대학교 실용음악과 수석에 빛나는, 방유찬의 입시 강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