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50)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50화
프린트한 문구를 각 연습실에 부착한 한마음 개인 연습실의 아르바이트생, 김지은은 후다닥 뛰어서 다시 카운터 자리로 안착했다.
‘휴, 하기 싫어서 늑장 부리다가 바로 못 볼 뻔했네.’
그녀의 노트북에서는 구독 중인 OTT 서비스의 방송이 진행되는 와중이었다.
몇 달 전.
무료함에 몸부림치던 김지은의 두 눈을 호강시켜 준 아이돌 연습생, 김춘용.
“곧 서바이벌에 나가요. [타겟팅 스타>라고….”
그가 흘러가듯 꺼낸 말을 김지은은 잊지 않았고, 그녀의 친구인 민지와 함께 매주 꼬박꼬박 방송을 챙겨 보고 있었다.
아니. 챙겨 보다뿐이 아니었다.
김지은은 도감이 인정한 명실상부한 돌아온 악성 멤버, 김춘용의 첫 번째 팬이었으니까.
– “다음 본 경연 무대에서는 방청객 여러분들을 깜짝 놀래켜 드리고 싶습니다!”
‘춘용아아아악!’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하는 김춘용을 보며 속으로 비명을 지른 그녀는, 곧 심호흡을 몇 번 하고는 인터넷창을 하나 더 띄워 SNS에 접속했다.
[타겟팅 스타>의 4화가 방영되고 있는 지금, 상암에서는 3차 경연의 방청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지은은 그간 라이트한 아이돌 팬으로서, 제대로 된 팬 활동은 이번이 처음에 가까웠다.
‘너 지금 이게 뭐하는 거니?! 이러고도 네가 팬이야?!’
인터넷 검색창에 [김춘용], [타겟팅 스타 김춘용], [연습생 김춘용 생일] 따위를 검색하던 지은에게 고함을 내지른 민지가 손수 지은의 SNS 계정을 만들어 줄 정도로 말이다.
“모르면 그럴 수도 있지, 무슨 어플을 새로 깔래.”
민지에게 당한 온갖 닦달과 수모를 떠올린 지은은 뺨을 몇 번 문지르다가, 조심스럽게 민지가 깔아 준 SNS의 서치창에 들어가 골뱅이와 함께 계정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민지가 팔로우 하라고 한 사람이….’
[늘봄미르 @NBML__0000 언제나 #춘용 ♡]“찾았다!”
김춘용의 SNS 네임드 팬이자 찍덕인 ‘늘봄미르’의 계정을 타고 들어가자, 오늘 3차 경연에 관한 몇몇 글들이 타임라인에 주르륵 펼쳐졌다.
[늘봄미르 @NBML__0000(사진) (사진)
오늘 #춘용 이 상암 출근길♡ 편지와 선물도 전달했어요!] [늘봄미르 @NBML__0000
(사진) (사진)
#춘용 이 오늘 의상은 셔츠에 하네스 꺅 (하트눈)] [늘봄미르 @NBML__0000
곧 방청 들어가서 글은 좀 뜸할 듯 ㅠㅠ 춘용이 잘 보고 오겠습니당♡♡]
“아, 뭐야. 바로 사진 올라오고 그러진 않는데? 뭐 방청 관련된 말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
방청객들이 비밀 유지 서약서를 쓴다는 사실도, sns에 도는 무대 사진이 찍덕들의 비밀 계정에 올렸던 것들이 유출된 거라는 사실도 모르는 김지은은 투덜거리며 스크롤을 죽죽 내렸다.
“어?”
그러던 중, 그녀의 두 눈을 사로잡은 글이 있었으니.
[도미솔하 @DOYUNAs2 늘봄님 오늘도 방청 가셨어요?! 대박 ㅠㅠ] [⎿네 운 좋게 당첨이 돼서요 ㅎㅎ son군 출근길도 몇 장 찍었는데!! 여기 올리긴 좀 그래서요…….] [⎿헉 너무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눈물) (눈물)] [⎿솔하님 디엠 주세요!!]손재하의 네임드와 늘봄미르가 나눈 타임라인 대화였다.
‘뭐야? 몰래 공유하는 건가?’
지은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굴러가기 시작했다.
아직 서바이벌에 출연하는 연습생에 불과한 김춘용의 사진은 늘봄미르 같은 네임드 찍덕들이 올리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도 몇몇 개는 신고로 내려가는 것이 대부분.
‘근데 자기들끼리만 보다니. 나도 보고 싶어!’
지은은 곧 민지가 들었다면 미쳤냐고 뜯어말릴 행동을 감행했다.
그건 바로.
[용용구리: 저 안녕하세요 ㅎㅎ] [용용구리: 올려 주시는 사진 너무너무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용용구리: 근데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용용구리: 저도… 다른 춘용이 사진을 좀 볼 수 있을까요?]늘봄미르에게 디엠을 보내는 것이었다.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거고, 된다고 하면 개꿀인 거지. 뭐 어때!’
방청에 들어갔다고 글을 올린 늘봄미르는 그 말이 무색하게도 김지은의 디엠을 바로 읽었다.
‘늘봄미르님이 답장을 보내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띄워지고 5분.
[늘봄미르: 안녕하세요 용용구리님 ㅎㅎ] [늘봄미르: 음 제가 다른 [타겟팅 스타> 사진들은 전부 비밀 계정에만 올리고 있어서요 ㅎㅎ] [용용구리: 헐 저도 비밀 계정 보고 싶은데] [용용구리: 안 되나요?] [늘봄미르: ㅎㅎ;;] [늘봄미르: 제가 비밀 계정은 친구분들이랑 춘용이 팬분들만 받고 있어요 ㅜㅜ]SNS를 오래한 팬이라면 바로 알아들을 명백한 거절이었다.
‘나도 춘용이 팬인데? 내가 SNS에 글을 하나도 안 올려서 그런가?’
그러나 김지은은 그것에 굴하지 않았다.
늘봄미르의 답장을 ‘네가 김춘용의 팬인 걸 증명해라’ 라는 것으로 받아들인 김지은은 한참을 고민했다.
‘갑자기 글을 마구 써서 올린다고 팬으로 보이진 않을 거 아냐. 그럼 대체 뭘 해야….’
그러던 중, 김지은은 자기가 코팅 후 늘 소중하게 태블릿 피시 뒤편에 끼우고 다니던 무언가의 존재를 떠올리고 박 터지는 소리를 냈다.
“아!”
“이거면 되겠지…?”
그리고 그런 김지은의 바람에 보답이라도 하듯.
[늘봄미르: ㅇ눔f 아니 뭐] [늘봄미르: ??????]오타와 물음표를 남발한 글을 디엠창에 마구 남발한 늘봄미르는 곧 김지은이 바라던 답장을 보내왔다.
[늘봄미르: @Bombangbom] [늘봄미르: 꼭! 꼭! 계정 자물쇠 달고 와 주세요 ㅎㅎ;;] [용용구리: 자물쇠가 뭐예요?] [늘봄미르: 아 계정 비공개 말씀드리는 거예요 ㅎㅎ 개인 설정 들어가면 하실 수 있어요] [늘봄미르: 근데 저 죄송한데] [늘봄미르: 그거 대체 어디서 구하신 거예요??]* * *
“늘봄님, 왜 그러세요? 표정이 희한하신데요.”
첫 번째 방청 옆자리를 인연으로 친구가 된 늘봄미르와 AG물산회사는 카메라가 정비하는 사이를 틈타 소곤거렸다.
늘봄미르가 오늘 손재하의 출근길 사진을 몇 장 찍게 된 것도 AG물산회사의 덕분이었다.
“아뇨, 웬 알계가 제 비밀 계정 오고 싶다고 디엠을 보냈는데….”
“어머, 그냥 무시하세요. 그런 사람 막 들여 보내면 괜히 비밀 계정 이야기 퍼날 당하고….”
“갑자기 춘용이 싸인 사진을 보내더라고요. 글씨체 보니까 춘용이가 맞았어요.”
“…받으시죠.”
“네. 아니 근데, 대체 어디서 그걸 받았나 모르겠어요! 지금이라도 물어보든가 해야….”
“촬영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촬영 스태프의 외침에, 당혹스러워하던 늘봄미르는 순식간에 표정을 굳히며 몰래 숨겨 들여 온 카메라를 잡아 들었다.
“물산회사님, 옷 좀 부탁드려요.”
“네. 가려 드릴게요.”
“감사해요. 아까 재하 찍은 파일은 제가 메일로 보내드릴게요.”
결연한 시선을 교환한 둘은 각자의 역할에 집중했다.
3차 경연, 포지션 경쟁 공연이 성황리에 이루어지는 와중이었다.
앞선 무대는 AG물산회사의 최애 손재하가 나오는 보컬 포지션, 일명 ‘보컬즈’의 무대.
세레니아의 ‘무지카(MUSICA)’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커버한 무대는 아주 짧게 설명할 수 있었다.
AG 에이스의 저력, 그리고 방유찬의 하드캐리.
– Music, Musica
춤추는 너를 볼 때
노래하는 너를 볼 때
살아 있는 음표들의 night
아니, 어쩌면 daydream
팀원들의 방해라는 억제기가 없는 덕에, 오늘은 손재하가 편안하게 자기 실력을 모두 보여 줄 수 있었고, [AG 에이스라더니 얼굴 빼고는 너무 과대평가 아님 ㅋㅋ?] 같은 SNS 반응은 정면으로 반박됐다.
– 푸른 나비는 꿈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은 UNREAL
다시 한 번 Music, Musica
살아 있는 음표들의 night
아니 분명 daydream
“허어억….”
[ㅆㅂ 노래를 얼굴만큼 하네… ]라는 말들로 말이다.어디 얼굴과 노래뿐인가?
“재하, 재하야아….”
“물산회사님, 쉿. 쉿이요…!”
제일 뒷줄에 틀어박혀 입에 주먹을 처넣고 눈물을 흘리는 AG물산회사를 알아보고 찡긋 윙크를 날리는 스타성까지.
‘아니, 춘용이도 그렇고 손재하도 그렇고 무대 위에서 윙크는 반칙 아니냐고…!’
AG물산회사를 말리는 늘봄미르까지 놀라게 한 무대.
그런 손재하에게 밀리지 않고 자신의 노래를 온전히 보여 준 건, 같은 AG 순혈인 장시우. 그리고.
– 저 너머는 현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은 REAL
이젠 Music, Musica, Musica
해 와 초승달이 함께 하는
끝나지 않는 꿈 끝의 Musica!
한국대 음대 수석 입학에 빛나는 방유찬이었다.
“저, 원곡자인 저도 저렇게는 못 부를 거 같아요….”
오늘의 특별 멘토로 등장한 세레니아의 추시연까지 놀라게 한 보컬이니, 더 말할 필요는 없었다.
“이렇게 좋은 곡을 부를 수 있어서 제가 영광이죠!”
게다가 대학까지 다니다가 온 사회성 덕에 멘토들에게도 기죽지 않는 훌륭한 티키타카도 방유찬의 순위 상승을 더했다.
그런고로.
[1위 손재하2위 방유찬
3위 장시우
…….]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도 당연지사.
그런 훌륭한 무대 뒤 나오는 팀에게 부담이 없을 리 없었으나, 늘봄미르는 딱히 걱정을 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김춘용입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연습생은 그런 것에 기죽지 않는 사람이니까.
“댄스 포지션 팀의 무대는 저! 최가온의 데뷔곡인 ‘크루셜 보이’인데요. 이야, 감회가 남달라요!”
“저희도 대선배님이신 가온 선배님의 곡으로 무대를 하게 되어 정말 떨리네요, 하하!”
‘춘용아! 누나야, 누나가 왔어!’
자연스럽게 멘트를 받아치는 김춘용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늘봄미르는 열과 성을 다해 시큐리티의 감시를 피했다.
흰 셔츠에 하네스, 그리고 가죽장갑을 끼고 앞머리를 넘긴 김춘용은 제 외모의 장점을 한껏 발산하는 중이었다.
‘미친, 게다가 그 옆에는…!’
“류웨이 연습생과 김춘용 연습생의 케미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제가 들은 게 있어요! 와우, 지금도 옆자리잖아요?”
“하하, 류웨이랑 제 케미요… 전 댄스 포지션의 모든 연습생들과, 아니! 연습생들 전부랑 친하거든요.”
‘아냐, 춘용아! 냉미남과 날티미남의 조합은 존X 귀한 거라고!’
늘봄미르가 무슨 생각을 하든 말든, 류웨이와 잠시 눈을 마주친 김춘용은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이 무대를 준비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거든요.”
“이야, 김춘용 연습생 입에서 ‘많은 일’이라는 말이? 항상 여유로운 줄 알았는데요!”
최가온의 호들갑에 김춘용은 입을 가리며 흐흐, 웃었다. 옆에 선 류웨이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빤히 바라볼 뿐이었다.
김춘용과 류웨이의 시선이.
“…….”
다시 마주쳤다.
늘봄미르는 그 둘이 어떤 생각으로 시선을 마주친 줄 모르고 마구 연사를 눌렀다. 아니, 사실 류웨이와 김춘용 말고는 그 누구도 둘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
‘네가 바라는 대로는 안 될걸.’
그리고 그렇게 댄스 포지션의 무대가 시작되기 직전.
“로건.”
“God… Mom, Dad.”
다른 사람들도, 상암에 자리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