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79)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79화
* * *
4차 경연 방청 현장을 찾아가지 못한 이유로 줄곧 우울해했던 늘봄미르는, 미친 듯이 갱신되는 자기 휴대폰 속 SNS 타임라인과 테블릿 속 4차 경연 무대를 보며 이마를 짚고 있었다.
“아, 정신없어. 회사 있을 때보다 더 정신없어!”
그럴 법도 했다.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김춘용 연습생, 뭔가 생각이 많은 얼굴인데….>– “색을 바꾸고 싶다고요? …무슨 색? 생각해 본 건 있나? 잠깐, 컬러 팔레트 좀 대 보고 시작하죠.”
[그런 김춘용 연습생이 찾아간 건 다름 아닌, 우리의 문윤하 멘토님!?>“아니, 미친, 춘용아! 왜 하필! 내가 못 간 날에! 머리색을 바꾼 거야아!”
4차 경연을 준비하던 당시에는 약간 긴 검정색 머리를 고수해 오던 자신의 최애가 갑자기 무대에서는 빨간 머리로 염색을 하고 나오질 않나.
류류가 공식적으로 얘기하기 전까지는 루머에 대응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여러분!
@GLAEMFEK 이 사람 차단 신고 부탁드려요!
pdf는 제가 따겠습니다] [⎿제정신이세요? 약혼녀 얘기인데 공식적으로 얘기하면 곧 있으면 결혼하겠다는 소리밖에 안 되는데 ㅁㅊ나] [⎿⎿글내려]
자신이 최애와 함께 댄스 라인으로 밀던 연습생은 갑자기 약혼녀 논란으로 SNS 트랜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질 않나!
“아니, 나도 처음에는 춘용이 같은 루머인 줄 알고 공계로 무분별한 루머 생산 그만하라고 했는데… 이게 뭐야, 진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당시 가오슈민이 신이 나서 보낸 디엠은, 이미 SNS에서 거대한 밈이 된 상태였다.
[걸어서연예계까지 @Workingcl_ass걸어서연예계까지는 한국이 품기에는 너무 큰 여자니까요 오늘 저녁은 냉삼에 소주를 조져야 밸런스가 맞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냉삼이 좀 대단한 게 아니잖아요?] [멘똘기이렇게살다죽긔 @mennnnheeriS2
한국이 품기에는 너무 큰 연습생 류류가 지금 데뷔조인 #타겟팅스타 정말 대단해요 (≧∇≦)/ 팀 이름도 애로우즈 ㅋㅋㅋㅋ 가 될 것 같던데 기대가 됩니다 !] [⎿애로우즈 ㅋㅋㅋㅋㅋ 저게 최선이었나 싶기도 하궁? 근데 님네 정연우씨가 곡 제공까지 한 애들한테 이러는 거 추해요 ㅠㅠ]
“또 싸워라, 또 싸워. 아, 정말 지긋지긋해… 이런 것까지 아이돌 팬의 일상이라니.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서바이벌 하는 애들만 찍었던 건데.”
한숨을 푹 내쉰 늘봄미르는 제 이마를 몇 번 문지르다가, 방금 빠르게 지나간 김춘용의 모습을 다시 캡처하기 위해 테블릿을 몇 번 터치했다.
“정연우 선배님과 함께 연습생들의 선물을 나르러 갔다고 소문이 자자한데요! 김춘용 연습생, 소감은 어떠셨나요?”
“아, 대선배님 차라서 너무 떨렸는데요… 하하, 자세한 건 비밀로 해야겠죠!?”
“아, 혼자만 알고 있으시겠다? 이거이거, 이제 방송 다 배웠네요!”
붉은머리를 살랑거리며 최가온과 무대 후 인터뷰를 나누는 김춘용은, 어느 때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이었다.
늘봄미르가 서로 까 내리고, 욕하고, 관심 받고 싶어서 고함지르는 SNS 속 사람들에게서 받은 스트레스를 싹 날려 줄 정도로 말이다.
테블릿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김춘용의 빨간머리를 몇 번 매만진 늘봄미르는 두 눈을 부릅뜨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래. 나한테 중요한 건 일단 춘용이가 데뷔하는 거야.”
늘봄미르가 꿈꾸던 류웨이와 김춘용의 댄스 라인은 그려질 수 없을지 몰라도, 이렇게 되면 김춘용의 데뷔권은 조금 더 기대를 해 볼 수도 있었다.
특히나, 4차 경연 ‘그로기(Groggy)’ 무대는 1위였던 ‘Teen spirit’ 팀과 현장 투표 수 자체가 크게 차이나지 않았으니까.
“그러니까, 하던 일을 마저 해야지….”
늘봄미르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작업 책상으로 향했다.
깜빡거리던 화면 보호기가 꺼지고, 늘봄미르가 피눈물 흘리며 견적 비교 후 구입한 더블 모니터에는 그녀가 열심히 작업 중이던 영상의 일부분이 떠 있었다.
[KIM ‘SPRING’ YONG▷ NOW]곧 다가올 생방송 투표에 앞서서, 그녀가 위튜브 광고에 올릴 김춘용의 홍보 영상.
“단가가 좀 세긴 했지만… 감수할 만해. 내일모레까지 파일 넘기고, 생방송 일주일 남기고 시작하면 딱이야.”
그녀가 준비한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다른 김춘용 네임드팬과 함께 준비한 새로운 지하철 전광판 광고. 버스 정류장 광고.
더 나아가서는 SNS 추첨 이벤트, 작게는 생방송 현장 배포 부채 도안까지.
그녀의 그런 행동들은 그녀의 친구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다.
“진지하게 제정신이 아닌 거 같아. 너 그런 애 아니었잖아. 연습생들 단물만 쪽쪽 빨고 바로 갈아타는 그런 매정한 사람이었잖아.”
“언제적 얘기를 하는 거야, 진짜!”
“언제적? 언제저억? 야. 내가 아는 애들만 해도 몇 명인, 으붑!”
“조용히 해. 카페 사람들 우리 다 쳐다보잖아.”
지금 김춘용의 순위는 아슬아슬한데, 데뷔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연습생에게 뭘 그렇게까지 하냐고.
예전처럼 그냥 좋은 것만 보고, 더 신경 안 써도 될 일 아니냐고.
그러나.
그녀가 김춘용을 ‘기적’이라고 스스로 명명한 만큼, 그녀는 그에 맞는 걸 전부 해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내가 이렇게 하는 건 정말 너를 너무 아끼고, 좋아하고, 잘됐으면 해서 하는 거니까. 다른 마음 같은 건 하나도 없으니까.’
“우리 춘용이는 데뷔만 하면 돼….”
그리고 그런 늘봄미르의 바람이 닿기라도 한 걸까?
서울 모 처에 위치한 연습생 통조림 시설 안 김춘용 역시….
자신의 데뷔, 그리고 속죄를 위해 죽을힘을 다 하고 있는 와중이었다.
* * *
[타겟팅 스타> 촬영도 막바지를 달려가는 지금.연습생 통조림 시설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낸 연습생들도, 이제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었다.
“내 연습생 기간이 3년인데… 그 3년보다 [타겟팅 스타>에 나와서 무대 준비했을 때가 실력이 더 많이 는 거 같아.”
“뭐, 맞아요. 서빈 형. 처음에는 안무 숙지 많이 어려워했는데. 이제는 곧잘 하잖아요? 진짜 좋아졌어요.”
“어, 어. 뭐. 그때 ‘Aiming’ 처음 준비할 때… 화성이 네가 워낙 예민하게 굴기도 했고.”
“아, 갑자기 부끄러운 과거 들추기? 형, 곤란한데요!”
“No, No. 화성, 화성의 예민함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에요.”
“와, 로건. 한국말은 또 언제 그렇게 잘하게 됐대? 진짜… 생각이 많아지네요.”
마지막 생방송에 올릴 ‘Aiming’ 무대를 위해 다시 뭉친 지화성 팀 역시,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시시콜콜한 잡담을 잠시 나누는 중이었다.
“아! 그때로 돌아가면 아마 안 그랬을걸요? 제가 그냥 온실 속 화초라서 그랬던 거라고! 지금은, 지금은! 절대 안 그래요!”
자만에 취해 막무가내로 굴었던 당시가 부끄러운 건지, 자신의 금발에 붉은색이 비칠 정도로 얼굴을 붉힌 지화성은 마구 발버둥을 치며 머리를 감싸쥐었다.
“스탈린이 개심하게 되다니. 이 또한 놀라운 일이다. 료타, 지금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가오옌은 저것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조금 더 지켜봐야겠어요. 저희 할머님께서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고 그랬습니다.”
“…국적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쿵짝이 잘 맞아? 누구 한 명은 내 편 들어 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Sorry, 화성. 우리는 같은 플랫메이트거든요. 플랫메이트는 일심동체, 몰라요? 저도 뜻은 잘 모르지만, 가오옌이 알려 줬어요!”
“아! 제발! 잠깐, 그 방에 사람 하나 더 있잖아요! 어디 있어?”
자신에게 쏟아지는 집중 공세에, 지화성은 거울 아래 멍하니 앉아서 휴식 중이던 사람에게로 달려갔다.
“용용 형! 형이 뭐라고 좀 해 줘요! 우리 이제 같은 염색모 동지잖아요!”
“…어, 어? 뭐야. 야, 징그러워. 잠깐 좀 떨어져 봐.”
“아, 형!”
자기만의 세상에서 벗어난 김춘용은, 곧 자기 빨간머리를 손으로 탈탈 털며 약간 난감한 얼굴을 했다.
“우리 분위기… 되게 좋네?”
“뭐, 그럼 안 좋기라도 해야 하냐?”
자신을 향해 또 쉬지 않고 시비를 걸어오는 김주안을 가볍게 무시한 김춘용은, 지화성의 목에 가볍게 헤드락을 걸며 연습실 문밖을 바라봤다.
‘그래. 우리 팀은 분위기가 지금 굉장히 좋아. … 문제 될 사람이라고 해 봤자, 저 성격 안 좋은 햄스터 같은 김주안뿐이니까.’
그러나, 다른 팀도 분위기가 좋냐 하면 그건 말이 달랐다.
지금 지화성 팀이 굳이 언급을 안 하고 있고, 스탭들이 입단속을 시켜서 그렇지.
문제가 되는 연습생이, 여전히 연습생 통조림 시설에 있었으니까.
류웨이의 약혼녀 존재는 4차 경연이 끝난 직후, 연습생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퍼져 나갔다.
“아니, 진짜로? 무슨…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어릴 때 약혼을 해?”
“Seriously, 종종 있을 법한 얘기긴 하죠. 그래도 놀랍긴 한데요!”
경악하는 사람.
“…나 그 새끼 때문에 ‘Aiming’ 무대 제대로 못했던 거 알지. 이런 일 터져도 싸.”
“나, 나도. 솔직히… 맨날 정색하고 있고. 자기 한 번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별로 안 좋아했어, 걔.”
원래도 류웨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고소해하는 사람.
“아, 잠깐만. 그 중국인이 4위 아냐? 지금 내가 11위니까, 야, 이거 혹시… 모르겠는데? 내가 생방송에서 잘하면 또 어떻게 될 수도? 아, 씨. 뭐 하나 더 터지면 좋겠다, 걔!”
“주안아, 사람이 그렇게 마음을 못 되게 쓰면 안 되는 거야.”
“서빈. 네 앞가림이나 잘해. 야, 모로 가도 데뷔가 중요한 거 아냐, 우리는!”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혹시나 순위가 떨어져 자신에게 도움이 될까 기대하는 사람.
“…….”
그리고, 이 이후 행동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
마지막은 김춘용의 이야기였다.
자신의 루머를 해결하고, 류웨이의 약점을 터뜨리고, 무대를 잘하는 것에서 이제는 더 나아가야 했다.
데뷔.
정확히는, [타겟팅 스타>의 최종 순위 6위 안에 들 것.
이전 ‘그로기(Groggy)’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걸로, 어느 정도 궤도에 다시 돌아왔지 않냐고 볼 수 있겠지만.
이미 코어하게 자리 잡힌 팬덤 사이에서, 김춘용이 생방송 문자 투표 표를 얻을 만큼 민심을 얻는 것 역시 중요했다.
‘물론, 리밍쉔이 돕겠다고 한 걸 터뜨리면 확실히 류웨이의 표를 내 쪽으로 가져올 수 있겠지만. 그 타이밍이 참 애매하단 말이지.’
어제자 ‘아니 내가 이렇게 돕고 있는데 데뷔를 못하는 미래를 어떻게 상정하냐’고 엑스가 떨어 댄 야단법석, 그리고 심상치 않은 리밍쉔의 감정.
‘춘용 형, 이제 전부 다 잘 풀리고 있다!’
저쪽에서 엄지를 척, 치켜세우며 진중한 얼굴을 하고 있는 우리들의 16위, 홍콩의 자랑, 완벽.
가오옌까지.
이러니저러니 해도, 류웨이 대신 데뷔하기의 서포터들의 기대에 김춘용이 제대로 부응해야 하는 상황.
‘아. 이럴 때 돌아온 사람이 알코올 중독이던 악성 멤버가 아니라, 그 똑똑한 연우 형이었으면 척척 상황을 해결했겠지! 이거 진짜 열 받네.’
그러나, 김춘용이 계속 고민을 한다고 해서 일이 더 쉽게 풀리고, 좋게 풀리는 건 아니었다.
– “연습생 여러분들께서는 30분 후까지 대강당으로 모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미션 촬영이 있겠습니다.”
어떤 일은, 일단 부딪치고 봐야 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뭐야. 이 밤에 무슨 미션 촬영을 한다고? 일찍일찍 안 자면 피부 장벽 다 무너지는데!”
“…그러게. 하하! 그래도 까라면 까야지.”
“김춘용 너한테 한 말 아니거든?”
김주안의 투덜거림에 정신이 번쩍, 든 김춘용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예의 그 호쾌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주안아. 어쨌든, 촬영은 하긴 해야지. 너도 이 촬영 하면서 되게 좋아할 수도 있어.”
“…뭔 소리야?”
한참 바쁘게 구느라,김춘용이 잠시 머릿속에서 후순위로 미뤄 뒀던 마지막 미션 촬영.
주철영 피디발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명물.
아니, 아이돌이라면 빠져선 안 되는 미니 기획 중 하나.
[타겟팅 스타 담력 체험>중요하고도 또 특별한 그 시간이, 연습생들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