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99)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99화
* * *
새로운 이름의 그룹, 새로운 멤버.
온통 새로운 걸 마주하게 된 이 순간 속에서, 혼란을 느끼는 건 단지 김춘용 한 명만이 아니었다.
[ㅇㅇ @WHAwhfflekd아니 티오제 데뷔멤이 이해 안 가는 건 아니거든?? 어떻게아이돌이름이김춘용(New!) [ 막판 스퍼트 미쳤던 거 아니까 ㅋㅋ
근데 미션제 이거는 대체 어떤 기준으로 점수 계산된 거야? 우리 모두 미션에서 미쳐 날뛴 연습생 누군지 알지 않나?] [⎿홍콩의 남자 그분은 솔직히 데뷔 가능 실력이 아니었잖아요 ;] [⎿⎿ 먼말인지 앎 ㅇㅇ 근데 그것도 점수로 들어간다며? 실력이고 나발이고 그거까지 점수라고 했으니까 어떤 산정 방식인지 공개를 해야 한다는 거임] [ONLYONE! @onehyeopAA
마지막에 탈락한 연습생들 순위 0.75배속으로 봐야 볼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넘긴 거 잘 봤습니다 ㅎㅎ 정말 불쾌하네요 그동한 함께 촬영한 연습생들에게 이 정도 성의도 못 보여 주나요? #뮤직데이즈_반성해 #타겟팅스타_예의없어] [⎿(작성자에 의해 차단당한 계정입니다) 에궁 님 눈물 좀 닦으시고요 ㅎ 이제 ONE협군은 군대 갈 테니까요!] [(수요조사 ~9/19)하린♬ @HArinnnnne
최근에 한창 타임라인에서 영상 돌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오늘 몰아서 봤는데 뭐 이럼?
소속사 출신만 밀어 주는 건 기본이고 결국 마지막에 데뷔하는 것도 소속사 출신이 반 ㅋㅋ…
게다가 1위로 데뷔하는 손재하인지 뭔지한테 자꾸 우리 장르 캐릭터 비비는데 ㅈㄴ 예의없음 돌덕들은 항상 이러더라] [⎿예의 없는 건 서치해서 본인이 볼 수도 있는데 대놓고 이름 떡하니 박아 놓으신 님 같아용!] [⎿⎿ 또 시작됐다… 바야흐로 새남돌의 시작이었다]
데뷔 멤버를 뽑는 방식에 대한 불만, 프로그램을 향한 화, 심지어는 어떻게든 이유를 붙여 욕하는 글까지.
[타겟팅 스타> 속 축축하고 은밀했던 내막을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마저 이렇게 뜨겁게 반응하는데, 그걸 알고 있는 장본인은 어떻겠는가.“아. 머리 깨질 거 같다, 진짜….”
슬쩍 SNS 반응을 살핀 김춘용은 자기 이마를 짚으며 끙끙 앓았다.
이제 겨우 한 발짝 내디딘 것과 다름없는데, 이렇게나 피곤하고 힘들 일이라니.
이런 반응이 나오게끔 유도한 주철영 피디야, 뭐.
‘이렇게 사람들이 계속 언급을 해야 내 다음 프로그램도 홍보가 된다’고 신난 목소리로 킬킬거리겠지만….
‘이걸 보게 되는 다른 사람들은 아니라고, 진짜!’
“으부우우웁….”
김춘용은 급기야 배게에 얼굴을 묻으며 억눌린 고함을 질러 대기 시작했다.
뿅! 뿅! 뿅!
그리고 그런 김춘용의 모습이 퍽 웃겼던 건지, 엑스에게서는 아까부터 쉬지 않고 계속해서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었다.
“아, 진짜 시끄럽게 구네!”
– 김춘용, 시끄러운 건 너고! 소리 지르지 마, 이 자식아. 옆집에서 민원 들어오면 니가 책임질래?!
“아잇, 아, 미안, 누나.”
정작 더 커다랗게 들린 건 방밖에서 윽박지른 김보미의 목소리였으나, 김춘용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실이었다.
그러니, 그 분노는 자연스럽게….
– 김춘용: 미쳤냐?
– 김춘용: 야 무슨 메시지를 100개 넘게 보내고 있어
– 김춘용: 나도 사생활이 있는 사람이야 나도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있어
– 김춘용: 근데 그놈의 시도 때도 울려 대는 알림! 알림!
– 김춘용: 이거 진짜 휴대폰 반으로 접어 버릴 수도 없고
그 고함을 듣게 만든 이에게로 향했다.
그러나, 그 당사자는 오히려 더 신나서 메시지를 쏘아 댈 뿐이었다.
– X: 그치만 추뇽군 이렇게 안 하면 내게 관심도 없는걸… ㅠㅠ
– X: 아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열 받네?
– X: 내가 어? 너를 어? 얼마나 도와줬는데 어?
– X: 이 배은망덕한 놈 데뷔하니까 눈에 뵈는 게 없구나
– X: 아 아닌데 너는 원래도 나한테 이랬는데
– X: 그럼 뭐라고 하지…? 그래 이 싸가지 없는 놈!!
– X: 어제부터 목표창도 확인 안 하고!
– X: 김추뇽 진짜 감안안도
– X: 나도 이거 일하는 거거든? 어쨌든 계약 상대한테 꼬박꼬박 중요 소식을 알리고 보상을 주고 해야 하거든?
“일은 무슨. 이게 진짜 일이면 제대로 보고서 써서 보내시든가….”
김춘용은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어플의 다른 카테고리를 눌렀다.
그동안 마주하는 게 다소 꺼려져서 못 본 척하고 있었던, 그 목표창을 향해서 말이다.
[목표창현재 목표: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신인상 수상 (진행도 1%)
최종 목표: 케이팝 역사상 최고의 아이돌 (진행도 6%)
실패 시: 계약 전 상황으로 귀환]
엑스가 요란법석을 떨어 댄 것치고 사실 그렇게 바뀐 건 없었다.
현재 목표가 ‘신인상 받기’로 바뀌고, 최종 목표의 퍼센티지가 아주 약간 올랐을 뿐.
“진도가 왜 이래, 진짜. 이게 게임이었으면 진작 서버 종료였어.”
그렇지만, 미묘하게 김춘용의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목표창 바로 옆에 달려 있는, 상태창은 확연히 달랐으니까.
[상태창이름: 김춘용 (아이돌 그룹 ToZ 메인 댄서)
보컬: 68 (아이돌 보컬)
랩: 65 (아이돌 서브 래퍼)
춤: 89 (아이돌 메인 댄서)
외모: 80 (잘생긴 아이돌)
매력: 80 (매력적인 아이돌)
스킬: 아이돌의 아우라 (A)
댄스로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해 (B)
6위의 의지 (F)
그래도 저 마음에 드시죠? (C)
울지 말고 씩씩하게 (B)
아니 근데 들어 보세요 (C)
45도 유지는 필수 (C)
포춘 쿠키 (B)]
서바이벌 내내 차곡차곡 모은 도감 보상으로 어느새 본래 수준을 전부 다 찾은 스탯 하며, 아래에 쌓인 스킬들까지.
특히 어제 데뷔를 하고 오픈한 [두 번째 데뷔의 기억] 덕에, ‘아이돌의 아우라’ 스킬은 A를 찍었으니.
처음에 F로 시작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감회가 남다를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분명… 슈팅 렉스 누나 옆에 계셨던 분, 처음 개인 연습실에서 만난 분이었어.’
돌아와서 춘용으로서 만난 첫 팬과, 렉스의 마지막 팬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함께 있다니.
“…열심히 해야지.”
다시 한번 목표창을 확인한 김춘용은, 새빨간 자신의 머리를 탈탈 털어 내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제 현재 목표는 대중음악 시상식에서의 신인상 수상.
신인상 수상 후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다리에 힘이 풀릴 것도 같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힘을 줘야만 했다.
‘애초에, 우리 팀은 이전에도 신인상을 받았었다고.’
그런데, 개과천선한 김춘용과 새로운 멤버가 있는 팀?
“…못 탈 수가 없지.”
애로우즈가 아닌 이제는 티오제라는 이름.
[타겟팅 스타>가 끝난 이후로 아주 잠깐 멈췄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 *
끝날 때까지는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은, 이전에도 익히 들어 본 적이 있었다.
안무 연습을 할 때도, 녹음 디렉을 받을 때도.
심지어는 데뷔 컨셉 포토를 찍을 때도 문윤하 디렉터님이 ‘아직 안 끝났어!’라고 고함을 질러 댔었으니까.
그러니까 정확히, 이제 [타겟팅 스타>의 종지부를 찍는 시점은….
[AG Ent_]AG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연예인 표준 전속 계약서를 작성하는 시점이라는 거지.
“후.”
나는 간만에 다시 마주하는 우리 회사 건물을 보며 기분 좋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전에는 가계약 신분 연습생으로나, 소속 가수지만 눈총받는 가수 신분으로 들락날락거렸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들어갈 수 있다니.
나는 그 앞을 서성이며 나와 만나기로 한 사람을 기다렸다.
호텔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에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나, 뭐라나.
다행히도, 그 기다림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저 멀리서, 허겁지겁 뛰어 오는 대형견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으니까.
“허억, God, 춘용 형! 늦어서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예의 그 영어 감탄사가 섞인 듣기 좋은 목소리는 당연했고.
“야 인마. 더 늦으면 혼자 들어가려고 했어.”
“Oh, 정말, 저도 빨리 오려고 했는데요!”
어째선지 산책하다가 지친 강아지 같은 꼴을 한 로건은 잔뜩 울상을 지으며 내 팔을 마구 잡아당겼다.
“Truly, 조금 무서운 일이 있었어요. 그게, 호텔에서 나오는데 누가 갑자기 쫓아오는 거 같은 거예요. Maybe, paparazzi?”
“…정말?”
“Yes! 그래서 급하게 택시를 탔는데, 택시 방향까지도 같더라고요. 그게 무서워서 중간에 내려 뛰어 오느라 늦었어요. So sorry, 춘용 형.”
“…아냐. 대충 알겠다.”
아니, 벌써부터 ‘그런’ 사람들이 생기다니.
나는 저절로 찌푸려진 미간을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며 입을 꾹 다물었다.
[타겟팅 스타>의 효과로 데뷔도 전에 멤버들이 화제가 된 건 좋지만, 이건….좋지 않다고.
본격적으로 우리를 관리해 주는 매니저 형이 생긴 후에는 좀 나아지겠지만, 당장은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었다.
“일단 들어가자. 더 늦으면 사장님이 우리한테 뭐라고 할걸?”
“그래요? 따로 데뷔 선물도 보내 주셨는데요! 그러실 분 같지는 않아요.”
“그래그래. 사장님이 널 참 좋아하시나 보다….”
나는 가볍게 혀를 차고는 로건의 팔을 건물 안으로 잡아끌었다.
그렇게 계약서를 쓰기 위해 올라탄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로건. 아까 너를 쫓아 온 사람들 있잖아.”
“오, 네. 서바이벌이 끝났다고는 해도, 아직 정식으로 Début한 건 아니라서 마음을 놓고 있었는―.”
“파파라치 같은 게 아니야, 로건. 그 사람들은 사생이야.”
“What? Sa, 뭐라고요?”
“네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따라다니면서, 괴롭게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뜻이야. 파파라치는 그걸로 돈을 벌지만, 이 사람들은 달라.”
너를 쫓아다니는 거 자체가 목적이야.
“…Oh.”
내 말에 로건은 무언가 알았다는 듯, 짧은 감탄사와 함께 침음했다.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직업을 갖고, 그 과정을 통해서 인기를 얻게 되면 사람들은 그 대상을 향해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된다.
먹는 건 무얼 먹는지. 옷은 뭘 입는지.
만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 친구? 아니면 가족?
설마, 우리 기대를 배신하고 남자나 여자를 만나는 건 아니겠지?
그 마음이 삐뚤어지고, 이상한 방향으로 발현된 게 사생이라고 나는 이해했다.
나의 경우는….
[ㅇㅇ @Tmfprlxmfptl어제 #강남_페디라 출연한 #렉스 렉쓰레기 (웃음)(웃음)
룸에서 술만 마시던데 여자 만날 깜은 안 되나 봐용~~] [ㅇㅇ @Tmfprlxmfptl
#렉스 오늘도 술만 마시다가 가네 ㅆㅂ 따라다니는 재미없게 다른 멤버들 공략해 봐야겠음 다음은 지화성??] [⎿신고합니다] [⎿⎿ ㅇㅅㅇ… 신고하시면 어쩌시게요? 저 계정 이거 말고도 많아요 ㅎㅎ]
이미 악명 높은 내가 더 안 좋은 짓을 저지를까, 렉쓰레기가 가게 될 바닥은 어디일까 싶어서 따라다니는 사람들.
혹은, 다른 멤버들을 쫓아다니는데 겸사겸사 얻어걸린 게 나인 사람들이었다.
그렇지만, 로건의 경우는 달랐다.
그 시작이 단순히 누군가를 조롱해서 즐거움을 얻거나, SNS에서 관심을 받기 위함이라면 차라리 금방 시들해진다.
그렇지만, 그 행위를 같잖게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면?
장담컨대, 그편이 100배는 위험했다.
띵―
스르륵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밖으로 걸어나가며, 나는 여전히 골똘한 얼굴인 로건에게 한 가지 제안을 건넸다.
“로건, 너 리얼리티 찍기 전에 미리 숙소로 들어가는 건 어때?”
“…Huh? 춘용 형, 갑자기 무슨 말이에요?”
“내 생각엔, 네가 지금 지내고 있는 호텔이 어디인지 알려진 거 같거든. 숙소는 회사에서 관리 중이니까, 그편이 나을 거 같아.”
“Holy,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요! 그렇지만, 촬영 장비나 준비를 하려면 좀 시간이 걸릴 텐데요.”
쓸데없는 고민이었다.
“야, 아까 사장님이 너한테 선물도 보내셨다며?”
“맞아요. 디저트 세트였는데, 제가 단 건 잘 못 먹어서….”
“너한테 그런 것도 보내시는 분이, 사생 무서워서 미리 숙소 좀 들어가겠다는 걸 안 들어 주시겠냐고.”
“어… 갑자기 용기가 생긴 거 같아요. Got it. 한 번 부탁드려 볼게요! 이런 부탁은 또 처음이지만, 뭐든 처음이….”
금세 다시 밝아진 얼굴로 보이지 않는 꼬리를 마구 흔든 로건은, 자연스럽게 사무실 문을 열다가 손가락을 멈칫거렸다.
또 뭔데, 뭐야.
“잠깐… 춘용 형.”
안에, 누가 있는데요?
그 말에 나는 자연스럽게 시선을 사무실 창문으로 옮겼다.
“…쟤가 왜.”
여기에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