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636
번쩍……!
성지한의 양쪽 눈이 번뜩이고.
거기서 새하얀 빛이 은은하게 흘러나왔다.
하나 이 빛은 푸른 기운에 뒤덮이더니.
눈 안으로 갈무리되어 사라졌다.
‘확실히 어디서 권능이 발현되는지 아는 게 중요하군.’
특성 2개 이상의 ‘정상인’ 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서.
스탯 청을 기기 숙련이 발현된 오른손에서, 양 눈으로 재배치한 성지한.
그는 별다른 이상이 없이 ‘격리자’로 인식되는 게 확인되자, 자신의 상태를 점검했다.
‘백광은 1500에서 멈춘 건가.’
보급형 장기들이 한 개당 백광을 100씩 올려주더니.
1500이 한계였나 보군.
성지한은 혹시나 권능 확장을 하면 더 오를까 싶어, 메시지 온 게 더 없는지 바라보았지만.
‘주시 얻고 난 이후엔, 별게 없네.’
아까와는 달리 특별한 메시지가 나오진 않았다.
단지 남아 있는 건, 10번 넘게 주어진 권능 확장의 기회뿐.
‘이건 서버에 들어가서 해야겠어.’
권능 ‘주시’야 양쪽 눈에 발현되는 걸 알고 있었으니, 얻기 전부터 준비해서 차단했지만.
시간역행은 신체 어디서 발현되는 질 몰랐으니, 잘못하다간 ‘정상인’ 취급 받을 우려가 있었다.
괜히 그래서 초월체한테 흡수당하느니 서버 안에서 하는 게 낫겠지.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양쪽 눈을 매만졌다.
‘주시의 권능도 써 보고는 싶은데…… 왼쪽 눈에 권능이 중복돼서 애매하네.’
양쪽 눈의 청을 다 개방해야 사용할 수 있는 주시.
헌데 이러면, 왼쪽 눈에 있는 권능 ‘타워 구현도 상승’까지 열릴 터였다.
그러면 권능이 2개로 인식되어 바로 초월체 행이 되겠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아크 감독관의 직위를 써먹을 수가 없겠군…….’
어떻게 오른쪽 눈만으로 주시의 권능을 쓸 수는 없나.
성지한은 이것도 서버에 들어가면 연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본격적으로 서버 접속 준비에 들어갔다.
삑.
그가 서버 접속기기에서 버튼을 누르자.
롤백 여부를 물어보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당연히 해야지.’
애초에 예정보다 아크에 빨리 오게 된 게.
다 이드의 아바타가 자폭해서 울드에게 달려들어서 그런 거였으니까.
‘그러고 보면…… 이드 놈. 자기 아바타한테 알려 준 긴급 명령어. 진짜 되는 걸까.’
성지한은 아크에 재진입했을 때, 이드에게 들었던 긴급 명령어를 떠올렸다.
-‘제발특성두개주세요제발’ 이라고 말해라.
제발을 앞뒤에 넣어야 하는 게 포인트라면서, 발음 그대로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었나.
진지한 분위기로 이야기했던 걸 떠올리면 장난이 아니라 사실인 거 같긴 하다만.
‘안 먹히면, 딴 방법을 강구해야겠군.’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면서 서버를 1일 전으로 롤백했다.
그러자.
[서버 4212를 롤백합니다.] [‘기기숙련’을 지닌 격리자입니다. 롤백에 소모되는 빛의 힘이 절반으로 감소합니다.] [스탯 ‘백광’이 50 소모됩니다.]막판에 기기숙련만 활성화시켜서 그런지.
서버 롤백에 필요한 백광 소모량이 반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기계 만질 땐 무조건 이거 활성화해야겠네.’
성지한이 그렇게 기기숙련의 쓸모를 다시 한번 체감하고 있을 때.
서버 접속기기에선 저번과 동일한 메시지가 튀어나왔다.
[플레이어 본인이 접속을 시도 중입니다. 아바타를 통한 접속을 권장합니다.] [플레이어의 아바타가 등록되지 않았습니다. 중앙 서버에 접속하여, 아바타를 형성하시겠습니까?]“본체로 간다.”
중앙 서버에 아바타 등록하면 좋을 거 하나 없지.
성지한은 무조건 본체로 간다는 방침을 세우며, 아바타 형성을 거절했다.
그러자.
[본체로 서버 4212에 접속합니다……]그 메시지가 마지막으로 떠오르며.
부우우웅……!
서버 관리기기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성지한의 몸이 서서히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돌아왔군.”
그는 서버 관리기기를 보관해 두었던 장소.
무신의 탑 최상층으로 되돌아왔다.
* * *
‘이번에 아크에서 얻은 수확부터 정리해 볼까.’
이드의 아바타가 폭주해서 예정보다 당겨졌던 2번째 아크 진입.
하나 성지한이 여기서 얻은 것들은 첫 번째 진입 때보다 훨씬 많았다.
‘스탯 백광은 50을 써서 1450이 되었고…….’
1500에서 성장이 멈춰있던 스탯 백광은 서버 롤백 때 50이 소모되어 1450이 된 상태였다.
아크에 재진입할 당시, 백광이 297이었던 걸 생각해보면.
몇 배나 급상승한 스탯.
‘빛의 권능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11번이 남았군.’
11번이면.
아무리 시간 역행의 성공률이 40%대라고 해도 1번은 성공하겠지.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현재 가지고 있는 빛의 권능을 점검했다.
‘주시와 타워 구현도 상승, 기기숙련…… 이 중 기기숙련은 1번 찍으면 끝이라고 했지.’
시간 역행에 특성을 찍었다가 실패하면, 기존에 지니고 있는 특성이 강화된다고 했으니까.
주시나 타워 구현도 상승이 강화되겠네.
‘타워 구현도야 쓸모가 입증되었고, 오히려 주시의 쓸모가 입증되지 않았지만…….’
실패하면 뭐가 강화될지 고민해 봤자.
어차피 그건 이쪽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으니.
‘일단 시간 역행이나 찍자.’
성지한은 11번의 기회를 써먹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권능 확장 칸을 열어, 시간 역행의 성공률을 확인했다.
[‘시간 역행’- 성공률 44%]‘1% 또 올랐네?’
서버를 롤백해서 그런 건지, 1% 더 올라와 있는 성공 확률.
44%면 11번 다 투자하면 실패하진 않겠네.
그는 본격적으로 권능 확장을 진행했다.
번쩍……!
[권능 확장이 실패했습니다. 기존 권능 ‘주시’가 강화됩니다.] [권능 확장이 실패했습니다. 기존 권능 ‘타워 구현도 상승’이 강화됩니다.]두 권능이 사이좋게 한 번씩 강화하더니.
또 내리 4번을 더 실패하면서 주시와 타워 구현도 상승이 2번씩 더 강화되었다.
‘……44% 맞아? 뭔 6번이나 실패하냐.’
그리고 7번째 시도에서야.
[빛의 권능, ‘시간 역행’을 얻었습니다.]시간 역행을 얻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번쩍……
목 부위에서, 빛이 미세하게 새어 나왔다.
‘시간 역행의 빛이 발현되는 건, 목이었나.’
여기가 울드의 약점이라 이거군.
스으윽…….
성지한은 목을 매만져보았다.
‘빛이 발현되는 게 목의 특정 부위가 아니라, 전체인 거 같은데…….’
울드를 소멸시키려면, 목을 아예 남김없이 없애 버려야 되겠네.
성지한은 그렇게 적을 어떻게 없애야 하는지 파악한 후.
권능 확장 칸을 다시 열었다.
그러자 거기엔.
확장 가능한 권능으로 보호만 남아 있었다.
‘보호는 지금 딱히 쓸모가 없는데.’
물론 이드의 능력 자체야, 쓸 만하긴 했다만.
지금은 그가 협력 관계니까, 가능하면 이거 말고 다른 권능을 얻는 게 나아 보였다.
특히.
‘확률 낮은 게 있으면 좋겠는데.’
확률 낮은 거 찍어서 실패하면, 이로 인해 시간 역행이 강화될 수도 있으니까.
시간 역행을 얻긴 했지만, 아직 권능이 약해서 그런 건지.
이 능력은 어떻게 써먹는 건지, 감이 오질 않았다.
아무래도 이 특성, 좀 강화가 되어야 사용법을 알 거 같은데.
성지한은 보호 말고 찍을 수 있는 권능으로 뭐가 있을지 고민하다가.
‘아. 그래…… 그게 있었지.’
예전에 백광이 100 되었을 때를 떠올렸다.
동방삭을 타워에서 구현하고, 그가 여기에 묶여 있는 존재임을 알게 되었을 때.
‘타이밍 좋게, 백광 스탯이 100에 도달했었지.’
백광이 100이 되자, 몸에서 빛이 일렁였던 동방삭.
그때 성지한은 빛의 힘을 사용하면, 그를 타워 밖으로 꺼낼 수 있음을 깨달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사견이네만. 내가 밖으로 나가는 것 보다는, 자네가 빛의 일족이 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네.
성지한의 제안에 빛의 일족이 먼저라면서 동방삭이 사양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권능의 일종일 것 같단 말이지.’
100 찍을 때마다 확장 기회가 주어지는 빛의 권능.
동방삭을 타워에 꺼내는 것도, 어쩌면 또 다른 권능의 일종 아닐까.
‘보호보다는 그게 낫겠네.’
성지한은 이드가 지닌 보호보다는, 동방삭을 타워에서 빼내는 권능을 올려보자고 생각하면서.
무신의 탑 최상층에서 동방삭이 머무는 타워 쪽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거기엔.
“……아. 왔는가?”
동방삭이 멍한 얼굴로 수염을 쓰다듬다가.
성지한을 늦게 발견하곤, 그에게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어째 혼이 나간 듯한 모습에.
성지한은 말문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아크에서의 일 기억나십니까?”
1일 전으로 서버가 롤백 되었으니 혹시나 기억 못하나 해서 물어보자.
동방삭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무극검을 마주한 일 말인가? 물론 기억나네.”
“어떠셨습니까?”
“확실히 직접 보는 게 낫더군.”
스스스…….
그러며 동방삭의 등 뒤로 떠오르는 태극.
그가 거기에 손을 집어넣자.
검신이 반토막 난 태극마검이 모습을 드러냈다.
언뜻 보기엔 검이 반으로 잘린 것 같았지만.
‘……아니 그거 보고 벌써 무극검을 반이나 구현한 거야?’
실제론 검의 앞부분이 무극검처럼 투명해져서 저 형상을 띈 것이었다.
아무리 예전의 자신이 이룩했던 경지라고 해도, 너무 발전 속도가 빠른데?
성지한은 감탄하며 태극마검을 바라보다가.
동방삭의 표정이 가라앉아 있자 의아한 듯 질문했다.
“근데 영 얼굴이 좋지 않으시군요.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검과 마주치며, 서버 2101에서의 기억이 더 돌아와서 그렇네.”
“서버에서의 기억이요?”
“그렇다네. 예전에 내가 떠올린 기억에는 ‘가족’이 없었네만…….”
스으윽.
동방삭이 손을 움직이자 태극마검이 다시 태극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내가 불멸의 삶을 산, 무림제국의 황제라 하지 않았나?”
“그랬죠.”
“그 긴 세월을, 내가 혼자 살진 않았더군…… 동방의 성을 쓴 황가의 숫자가 상당했네.”
동방의 성을 쓴 황가라.
서버 2101의 끝을 생각해 보면 그들도 모두 죽었을 테니.
‘……심경이 복잡할 만하겠어.’
차라리 가족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면 모를까.
무극검과 마주치며 기억을 되찾고 나니.
사람이 저렇게 혼이 나가 있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그런 사정이 있는 줄은 몰랐군요. 그럼 다음에 오겠습니다.”
“……아니네. 어차피 이건 내가 이겨내야 할 일. 지금은 우리의 대의가 중요하지. 자. 무슨 일로 날 찾아왔는가?”
“괜찮으십니까?”
“정말 괜찮으니, 말해 보게.”
자신은 정말 괜찮다며, 얼른 이야기해 보라는 동방삭의 권유에.
성지한은 아까 떠올렸던 바를 이야기했다.
“그래…… 나도 그때 일은 기억나네. 자네가 빛의 일족이 되기 위해, 여기서 나가는 걸 포기했었지.”
“예. 하지만 이제는 ‘격리자’가 되는 법도 확실히 알았으니, 그때 얻지 않았던 권능을 얻어도 될 것 같습니다.”
“흠…… 헌데 내가 여기서 나오게 되면, 타워의 소환수에서도 벗어나는 거 아닌가? 그럼 아크에서 날 쓸 수 없을 텐데.”
“아…… 그렇군요.”
성지한이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자.
동방삭이 말을 이었다.
“그럼 권능을 얻어 보고, 일이 다 끝날 때까지 날 꺼내진 말도록 하게. 어차피 그 권능, 안 쓰면 그만 아닌가?”
“흠…… 그래야겠군요. 그럼 한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그러게.”
성지한은 동방삭 쪽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평소에는 빛이 나지 않고, 그냥 원래 모습 그대로인 동방삭이었지만.
‘음…… 그를 밖으로 내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성지한이 그리 생각하자.
번뜩……
그의 몸에, 빛이 조금씩 반짝였다.
밖으로 내보자고 생각을 해야, 권능 확장의 실마리가 떠오르는 거군.
‘좋아. 그럼…….’
성지한이 동방삭에게서 떠오른 빛을 움켜쥐자.
지이이잉……
그의 눈앞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빛의 권능, ‘실체화’를 인지합니다.]동방삭을 바깥으로 꺼내는 게, 실체화인 건가.
‘생각보다 쉽게 얻었군.’
성지한은 그리 생각하며 권능 확장 칸을 열었다.
그러자 거기엔.
[‘실체화’ – 성공률 0%]실체화의 성공률이 0%로 나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