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Commander RAW novel - Chapter 306
사령관이 돌아왔다 306화
306 제3세계(1)
“저, 저건?”
비비안이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몬스터들이 행성의 중심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단순히 모여드는 것만이라면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행성의 중심에는 거대한 원형 홀이 형성되어 있었고 그곳으로 몬스터들이 들어가고 있다. 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
거대한 홀 안에서 어마어마한 마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즉, 저곳은 마계와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 앞에서 몇몇 악마들이 몬스터들을 인도하고 있었다.
“몬스터를 수급하는 곳이 있었군요.”
“어떻게 끝도 없이 지구로 몬스터를 보내는지 궁금했었는데 답이 이곳에 있었군요.”
혀를 내두를 수법이었다.
몬스터는 마계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었다.
마계에서는 마물이 형성된다. 하지만 몬스터를 무한정 생산할 수가 없었으므로 다른 행성에서 끌고 오는 것이다.
그렇게 끌려온 몬스터는 정신 지배 과정을 거쳐 이동한다. 아니, 행성에서부터 정신 지배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쩐지 이상하다 했죠.”
“어떻게 할까요?”
“파괴해야죠.”
만약 못 보고 지나쳤다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본 이상은 파괴를 해야 한다. 파괴를 해도 언젠가는 다시 이곳에 포탈이 형성될 테니 최대한 많은 몬스터들을 죽여야 한다. 마신 놈은 이번에 최대한 많은 몬스터들을 밀어 넣을 작정인 것 같았다. 행성을 가득 채우고 있는 몬스터들이 마계로 이동하여 흉포해진 이후 지구로 들어오게 되면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지구의 무기가 발달하고 모든 군인들이 마도구로 무장을 한다고 해도 피해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포탈로 이동하여 태초의 기운을 응축한다.
바로 오늘 상당한 힘을 사용하였지만, 힘이 완전히 소진된 것은 아니었다. 그사이에 상당한 양이 충전되기도 했고 말이다.
“다 죽어라!”
콰과과과과!
태초의 기운은 거대한 에너지로 변환되었고 어마어마한 구역에 걸쳐서 모든 것을 파괴하였다.
몬스터들을 인도하던 악마도, 포탈도, 그리고 몬스터들까지 사라진 것이다. 대략 도시 하나 정도의 넓이는 파괴가 된 것 같았다.
비비안은 나를 바라보며 놀랐다.
“엄청나네요.”
“지금 같아서는 대륙의 몬스터들을 쓸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몇 번 나누어서 힘을 사용하기는 해야겠지만요.”
이렇게 된 이상, 행성의 모든 몬스터를 가루로 만들어야겠다.
비비안과 나는 흩어져 행성의 몬스터들을 청소하기 시작하였다. 그야말로 행성을 없애 버리겠다는 생각으로 모든 생명체를 박멸하기 시작한 것이다.
쿠구구구구!
사방으로 신성력이 퍼져 나간다.
몬스터가 가루가 되는 와중에 비비안이 급하게 날아왔다.
“수철 님!”
“무슨 일인가요?”
“지하에 묻혀 있던 신전이 드러났어요!”
“지하에 묻혀 있던 신전이요?”
“그곳에 이런 것이……!”
황금색의 동판이었다.
동판 안에는 무수한 별들이 그려져 있었고 그것은 점선 같은 것들로 이어져 있었다.
점선은 다른 동판에 그려져 있을 것 같았지만, 나머지 동판은 찾을 수가 없었다.
“이건 설마?”
“맞아요. 세 번째 유물을 가리키는 진짜 지도죠.”
그러니까 내가 가지고 있던 지도에는 마지막 유물이 드러나 있지 않았다.
라오틴이 건네준 양피지에도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유물은 한 곳에 그려져 있었지만, 세 번째 유물은 각각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금 보니 해당 차원 안에 지도가 새롭게 들어 있었다.
마신이 세 번째 유물을 취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드넓은 차원이라고 해도 생명체가 살아갈 만한 행성엔 한계가 있었다. 기껏해야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라고 할까.
물론 그 안에 해당 차원의 신이 존재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신은 창조를 할 수 있는 존재였으니까.
하지만 이런 주인 없는 차원에는 분명 한계가 존재하였다.
이런 식으로 일이 풀릴 줄이야.
만약 몬스터를 쓸어버리겠다는 다짐을 하지 않았다면 그냥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다.
동판을 갈무리하였다.
“마저 쓸어버리도록 하죠.”
“네!”
우리는 청소를 시작하였다.
닥치는 대로 파괴를 하고 다녔으며 거의 하루 종일 몬스터를 죽이고 나서야 일을 끝낼 수 있었다.
황량한 대지 위에 생명체라고는 남아 있지 않았다.
이곳에 살고 있던 생명체는 대부분 몬스터로 변이한 것으로 보였다. 아마도 포탈로 몬스터를 끌고 가기 전에 모든 생명체를 흉포하게 만든 것이라 짐작할 수 있었다.
마계로 이동하면 이 몬스터들은 마기를 입게 된다.
왜 몬스터들이 마기에 잠식되어 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도대체 마신이 무슨 이유로 이러는 건지 모르겠군요.”
“흠. 그런 생각까지는 해 보지 못했는데.”
비비안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저 순리대로 살아가도 되는 일이다. 파괴의 욕구를 주체하지 못한다면 대충 자신이 관리하는 차원에서 파괴를 일삼아도 된다. 그런데 전 차원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절대신은 빛이고 마신은 어둠이죠. 빛이 있기에 어둠이 존재한다는 순리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빛이 졌군요.”
“어둠은 파괴를 위해 만들어졌을 테니까요.”
“애초에 왜 그런 구조가 되었을까요?”
“제 생각에는 절대신이 태초부터 존재하였고 창조와 동시에 어둠이 태어난 것으로 보여요. 그것이 오랜 시간 동안 발전하여 벨루가가 된 것이고요.”
“어려운 문제로군요.”
“진실은 알 수 없죠.”
마신과 전쟁을 시작하면 알 수 있을까.
벨루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엄청난 괴물과 검을 마주할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여기서 등을 돌리면 영원토록 마신의 추격을 받으며 살아가야 한다. 그럴 바에는 어떻게 해서든 이번에 끝장을 보는 것이 나았다.
행성의 정리가 끝났으니 이제는 나머지 지도를 찾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
이곳 차원은 북쪽이었고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나머지 차원은 남쪽 끄트머리에 걸려 있었다.
이번에는 거의 반나절 이상 이동해야 할 것 같았다.
“마신이나 다른 놈들이 오기 전에 가도록 하죠.”
“그렇게 해요.”
팟!
우리들은 타키온을 이용하여 차원이동을 시작하였다.
이동을 하기 전에 포탈이 하나 더 형성된 것으로 보였는데, 상관없었다. 그곳에서 뭔가가 튀어나오기 전에 우리는 이동해 버렸으니까.
스아아아!
수도 없이 많은 차원을 넘어갔다.
나조차도 이렇게 차원이동을 하는 것을 믿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처음 회귀를 하였을 때는 생각조차 못 했던 일이다. 감히 신위를 받고 차원을 이동하다니? 그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신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었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마신은 훨씬 더 대단한 놈이었고 이렇게 절대신의 유물을 취하지 않았다면 상대하는 것을 아예 포기했을 것이다.
단순히 신위를 받았다면 영원히 도주하는 것을 택하였을 만큼이나 말이다.
드디어 도착한 차원.
이곳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하는 곳을 찾아야 한다. 그러다가 찾은 것이 바로 차원의 중심이었다.
정확하게 차원의 중심에 인간의 문명이 발전해 있었으니 이건 누군가가 의도를 했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들은 해당 행성에 안착하였다.
대충 행성을 둘러보니 중세 시대쯤 되어 보인다. 고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수백 년에서 천 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여긴 사람이 살고 있네요.”
“다 쓸어버리기에는 무리가 있군요.”
비비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아무리 마신을 상대하기 위해 유물을 구하고 있다지만 죄 없는 사람들을 쓸어버릴 수는 없었다.
천신의 위를 받았기에 학살을 자행할 수는 없다. 그랬다가는 신위가 박탈되고 말 것이다.
파괴를 원하였다면 마신의 위를 받았어야 한다.
“그렇다면 여행을 해야 하는 걸까요?”
“지구와 시간 차이는 어떻게 되나요?”
“이곳에서의 3일이 지구의 하루네요.”
“참으로 다행입니다.”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에서 한 달을 보낸다고 해도 지구에서는 10일 정도가 흐를 뿐이었다.
마신이 몬스터를 모으고 있는 것을 보면 대략 지구의 시간으로 한 달에서 몇 달, 심하면 반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두 마리의 천왕들이 강림하고, 분명히 그들은 전력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니 그리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반드시 세 번째 유물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지구의 일이 걱정이기는 하였지만, 지금은 어쩔 수가 없다. 세 번째 유물이 없으면 마신을 상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라오틴은 옛 동료들을 모으기 위해 여행을 개시하였다.
내가 세 번째 유물을 얻는 것과 라오틴이 동료를 모아 오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편하게 생각해야 한다.
“지금은 이곳에서 무조건 지도를 찾아야 해요. 그것만 생각하도록 해요. 다른 것들은 잠시 내려놓고요.”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단 하나의 걱정이라면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다.
수란이 죽는다면 꽤나 충격이 클 것 같다. 아무리 내가 신위를 받았다고 해도 말이다.
우선 가장 큰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으로 내려왔다.
도시로 강신을 해 버리면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비비안이 말했다.
“마음 편하게 먹어요.”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상당히 조급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군요.”
“조급함을 버려야 해요. 다급하게 일을 처리하다 보면 실수를 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녀의 말이 맞았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있었고 단서도 찾았다.
이곳 행성에 지도가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다른 행성들과는 다르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티가 역력하였기 때문이다.
이 정도로 정확하게 행성이 만들어졌다면 절대신이 관여하였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
“보자……. 대략 10만 정도의 인구가 있는 곳이로군요. 하지만 이 대륙의 발전상을 보면 이마저도 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정확한 분석이네요.”
“그럼 출발해 볼까요?”
스스슷!
우리들은 위장을 시작했다.
이 세계에 넘쳐 나는 것이 용병이었으니 용병으로 위장을 하는 것이다.
비탄 차원에서도 이런 식으로 위장을 했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첫 번째 유물을 찾아냈었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여러 가지 정보를 모으다 보면 반드시 지도에 접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시에서는 간단하게 통과되었다.
평화로운 곳인지 별다른 검문도 없었다.
이곳의 화폐를 참고하여 만들어 냈고 그 돈으로 잠시 식당에 들렀다. 이런 곳에서는 식당에서 정보를 듣게 되는 경우도 많았으니까.
“어서 오세요!”
왁자지껄하게 퍼져 나가는 소음들.
도시가 발전해 있고 활발하게 장사가 되고 있었으니 뭐라도 건질 것 같은 느낌이다.
“맥주 두 잔과 간단한 요리.”
“잠시 기다려 주세요!”
우리는 구석진 곳에 앉아 주변을 살폈다.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들으며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
“이곳의 신이 나올까요?”
“가 보기는 하겠지만,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이 행성은 절대신이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주인 없는 차원일 수도 있다는 뜻이네요.”
“그럴 공산이 크죠.”
맥주와 안주가 나왔고 용병들이 하는 소리들을 듣고 있었는데, 의외의 정보가 흘러들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