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Commander RAW novel - Chapter 68
사령관이 돌아왔다 068화
068 운송(1)
타다다다!
마이클을 태우고 갈 헬기가 대기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공군 비행장까지 헬기가 이동할 것이고 그곳에서 전용기를 탈 예정이었다.
마이클은 눈앞에서 경례를 붙이고 있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30대 중반이라고는 하지만 겉보기에 20대 중반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애송이였다. 환골탈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원래 박수철은 버리는 패였다.
어느 정도 이용해 먹다가 숙청해 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놈은 앞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그에게 안겨 줄 것이다.
그 정도 돈이라면 적이라고 해도 예뻐 보이지 않을까 싶다.
“살펴 가십시오!”
“박 준장.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게.”
“감사합니다!”
박수철은 시종일관 웃는 얼굴이었다.
하기야 여기서 소장까지 바로 진급하고 언젠가는 마이클의 뒤를 이어 연합군 사령관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 여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박수철 정도의 실력을 갖춘 자라면 사령관의 자리도 넘볼 수 있었다.
헬기가 뜬 후에 리암이 걱정을 드러냈다.
“정말로 크게 키워 줄 생각이십니까?”
“그렇게 믿게 해야지.”
“믿게 하신다면……?”
“놈은 언젠가 화근이 될 수 있어. 사회 경험이 부족한 것이 유일한 결점이지. 선친의 후광에 실력까지. 과연 그 이후에 경험이 쌓이면 어찌 되겠나?”
“승승장구하겠지요.”
“그 전에 싹을 자를 걸세.”
“그렇다면……?”
“받을 것은 받고 추후 버려야지.”
“후우. 걱정했습니다.”
“내가 놈을 정말로 키워 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도 최소한 받아먹을 것이 있을 때까지는 키워 주는 척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좋은 생각이십니다.”
“하하하하! 일이 잘 풀리고 있어.”
마이클 콜슨은 멀어지고 있는 서울을 바라보며 웃었다.
이제 그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지금은 연합군 사령관의 자리에 있지만, 누군가의 명령을 받는다는 것이 영 달갑지가 않았다.
연합군 대통령의 자리까지 노려 볼 생각이었다.
점심 무렵.
나는 마이클을 전송하고 서류들을 정리하였다.
백두산 부대에 가 있으면 당연히 회사 일은 처리할 수 없다. 정말 중요한 결재 사안도 결재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였던 것이다.
2시간의 사투 끝에 서류 결재를 모두 끝냈다.
“후우. 죽는 줄 알았네.”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철진 이사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서류를 정리한다고 하긴 했지만, 정말로 세세하게 읽어 본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사인만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양의 서류였다. 다시는 서류 작업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만큼이나 말이다.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뭡니까?”
“오늘 물건이 완판 되었습니다.”
“……!”
“예약판매까지 진행하였습니다. 앞으로 부지런히 물건을 찍어 내야 할 것 같습니다.”
“개업 효과라는 것이겠군요.”
“여기에 더하여 연합군에 들어갈 물건까지 제조해야 합니다. 갈 길이 멀군요.”
“가능하겠습니까?”
“마석만 있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의 몇 배에 달하는 양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의 몇 배라.”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아무래도 제주도와 울릉도를 한꺼번에 개발해야 할 것 같았다.
그만큼이나 마석이 급하게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 가서 해결을 보아야 한다.
“가능할까요?”
“최대한 수급해 보겠습니다.”
“저희 회사는 어디까지나 대표님의 마석에 기대어 성장하고 있습니다. 마석의 수급이 끊기면 바로 곤란해집니다.”
“걱정 마십시오.”
나는 그리 말할 수밖에 없었다.
마석을 최대한 캘 것이다.
과연 더 빠르게 캘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아야 할 것 같다.
백두산으로 향하는 길.
이곳에서의 일정은 마쳤다.
뒷정리는 직원들이 알아서 해 줄 것이다.
내 곁에는 이슬기가 함께하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로 나와 함께 휴가를 보낼 생각인 것 같았다.
“자네는 어디 안 가나?”
“저는 사단장님을 수행하는 것이 좋아요.”
“그래도 쉴 때는 쉬어야지.”
“제가 손발이 되어 드려야 하니까요.”
막무가내가 아닐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이슬기는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아무래도 마이클의 행동이 석연치 않다고 느낀 모양이었다.
“이상한 일이에요. 사령관이 그렇게 순순히 물러나다니.”
“약간의 커미션을 챙기겠지.”
“그렇다고 해도.”
“너무 걱정하지 마. 그도 군인인데 그 이상 힘을 쓰겠어? 아무리 질이 나쁜 인간이라고 해도 말이야.”
“희한하네. 정말 별일 없으셨어요?”
“그다지.”
이슬기를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다.
혹시나 모를 일에 대비하는 것이다. 마이클 콜슨이 죽는 것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다 주는 일이었다.
지금과 같은 시국에 연합군 사령관이 서거한다는 건 엄청난 일이었다.
그러니 비밀은 모르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았다. 아니, 지금으로써는 나와 스승만 아는 일이다.
일주일 후에 그의 심장은 터져 죽을 것이다.
아마 암살을 당한 거라고 여기겠지만 그 누구도 한국과 연관을 짓지 않을 것이다.
“부대에 가면 좀 쉬도록. 잠시 정찰을 나갈 테니까.”
“저도 가면 안 될까요?”
“나를 쫓아올 수 있으면 쫓아와 보든지.”
그녀는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조금 귀찮은 일이기는 하다. 가는 곳마다 쫓아왔으니 말이다.
스승은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이슬기가 네놈을 좋아하는 것 아니냐?
‘설마요. 그럴 리가 없죠.’
-내가 보기에는 네놈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은데 말이다.
‘아직 여난에 시달릴 때가 아닙니다. 앞으로 달려 나가야지요.’
그녀가 나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나는 그저 해야 할 일을 하며 달릴 뿐이다.
백두산 부대에 도착하여 군단장에게 신고를 했다.
“충성! 다녀왔습니다.”
“휴가를 벌써 다녀왔나?”
“아닙니다. 백두산에 잠시 들렀다가 한라산과 울릉도를 차례대로 방문하려고 합니다.”
“그곳은 왜?”
“이번에 상당한 자금이 마련되었습니다. 바로 물자를 구매하여 한라산과 울릉도에 성벽을 건설하려 합니다. 이곳의 물자를 사용해도 될까요?”
“그런 이유라면 안 될 것 없지.”
군단장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방벽을 세운다는 것은 몬스터를 막기 위함이었다.
그 말은 거점의 방어력이 높아진다는 뜻이었고, 연합군에서 일부러 돈을 들여서라도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나는 사비를 털어서 방벽을 세운다고 했다.
군단에서 그걸 반대할 이유는 없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괜찮겠나? 그렇게 번 돈을 모두 거점 방어에 사용해도?”
맥키엄 대장은 걱정스럽게 물었다.
이 세상에 욕심이 없는 사람은 없다. 모두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 않던가. 그런데 내가 하는 행동은 그저 인류를 위한 욕심 없는 일로 보일 것이다.
어찌 보면 숭고한 희생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질적으로는 마석 광산을 보호하려 함이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인류를 위한 일임은 틀림없다.
내가 사는 것이 곧 인류가 사는 길이었다.
“괜찮습니다.”
“허허허! 역시 자네는 대단해.”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휴가를 그런 식으로 사용하다니…….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네.”
“아, 그리고 이번에 백두산 부대에서 나가실 수도 있습니다.”
“무슨 뜻인가?”
“중앙으로 가신다는 뜻입니다.”
“……!”
맥키엄 대장이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중앙이라면 연합군 사령부를 뜻했다. 이런 전방보다 안전할뿐더러 어마어마한 권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자네……?”
“이번에 사령관과 거래를 했습니다. 연합군에 물건을 10% 싸게 주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나이도 있으신데 이제 좀 편하게 계셔야죠. 그리고 제 뒤를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허허허허!”
맥키엄 대장은 웃었다.
그 역시 이곳에 남고 싶어서 남은 건 아니었다. 그가 지켜야 할 땅이었기에 지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백두산 군단은 누가 맡나?”
“제가 맡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안심하고 물러나야겠지.”
맥키엄은 일어나서 손을 내밀었다.
우리는 악수를 나누었다.
이제 맥키엄 대장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리하여 내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어야 한다.
아직 휴가 중이었으므로 맥키엄의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었다.
물론 사단장의 자리에 오른 이상 일일이 허락을 받고 움직인다는 것도 웃긴 일이기는 했다.
어느 정도 내가 백두산 군단에 구속되어 있는 이유가, 바로 내가 맡은 사단이 백두산 부대의 주요 전력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하여 나는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헌터로 등재되어 있었다. 그런 사람이 자유롭게 어딘가를 쏘다닐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제한이 이제 곧 풀린다.
이번에 군단장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 자유를 찾게 된다. 운신의 폭이 그만큼 넓어질 것이다.
백두산 초입에 도착하였다.
어느덧 광산 주변은 석재로 가득하다. 이렇게 쌓인 석재는 바로 방벽 건설을 위하여 옮겨지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방벽이 낮고 나무가 울창해서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백두산 주변 전체가 방벽으로 둘러싸이고 있었다.
스켈레톤 인부들이 바삐 움직인다.
놈들은 나를 보고서도 시큰둥하다. 적이라고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안마법이 걸려 있는지 내가 나타나자 레이첼이 달려왔다.
“오셨어요, 주인님?”
창백한 얼굴의 레이첼이 인사를 했다.
얼마나 일만 하고 산 것인지 예전에 비하여 더 마른 것 같았다.
“밥은 먹고 하냐?”
“예?”
“식사는 했냐고.”
“헤헤, 그럴 시간이 있어야죠. 마석을 생산하기도 바쁜데요. 지금 백두산에 방벽이 건설되고 있어요. 더욱 시간이 없죠.”
“쯧쯧.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나는 전투식량을 한 박스 가져왔다.
군용 전투식량이었지만, 요즘에는 맛있게 잘 나오는 편이다. 거기에 더하여 자동적으로 데워지는 기능도 있었다.
우리는 한적한 정자에 앉아서 전투식량을 개봉했다.
그녀는 퀄리티가 꽤 높아 보이는 비빔밥을 보며 놀랐다.
“전투식량이라고 들었는데요?”
“그래.”
줄을 당기자 비빔밥이 익기 시작했다.
따듯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됐다.
“먹자.”
“와아! 이런 비상식량이 있었다니.”
“주기적으로 줄 테니까 먹으면서 해라.”
“잘 먹겠습니다!”
그녀는 내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레이첼은 정신없이 밥을 퍼먹었다.
저러다가 입천장이 데지 않을까 우려될 지경이었는데 그런 건 상관이 없다는 듯이 밥을 퍼먹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일만 하면서 살았는지 충분히 짐작이 되었다.
“스켈레톤은 얼마나 만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