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word demon change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160
160. 장백서 대 연파월
앞뒤로 압박해오는 두 자루의 어기성강에 대한 연파월의 대처는 훌륭했다.
완벽이라 말하기에는 약간의 군더더기가 있었지만 손톱만한 생로를 확실히 잡아냈으니까.
하지만.
생로가 그렇게 좁다는 건 반대로 말하자면 장백서 역시 그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렇기에 장백서는 사전에 두 자루 째의 어기성강의 밑에 몸을 숨겨 연파월에게 파고든 것이었다.
첫 자루 째의 어기성강을 쳐내기 위해 허리를 비튼 연파월이 두 자루 째의 어기성강을 쳐내려면 그 자세상 횡베기나 대각선 베기가 최선이었고 그 틈을 노린 것이었다.
동시에 어기성강의 강한 존재감을 연막 삼았고 덕분에 연파월은 근거리로 파고드는 장백서의 기척까지 놓쳤으니 실로 완벽히 허를 찌른 공격이었다.
후우우우웅!
키이이잉!!
하지만 연파월 역시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완전히 허를 찌른 공격을 임기응변을 발휘해 발바닥으로 막아낸 것이었다.
‘신바닥에 쇠판을 덧댔군!’
아무리 호신강기를 전력으로 전개해도 저런 자세에서 강기를 두른 참격을, 그것도 고작 가죽신을 신은 발로 온전히 막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사전에 신발에 덧댄 쇠판이 있었기에 연파월은 발이 잘리지도 그렇다고 박살 나지도 않은 상태로 장백서의 공격을 견뎌낼 수 있었다.
후우우우웅!
처억!
거기에 더해 공격을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닌 그 힘에 몸을 맡겨 뒤로 크게 뛰어 물러난 연파월은 급히 자세를 고쳐잡고 장백서를 주시했다.
“후우~ 진짜로 죽을 뻔했어 방금 건…….”
과장이 아니라 방금 나눈 일 합에서 만약 연파월이 단 하나라도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그는 지금 최소한 사지 중 하나를 잃었을 터였다.
특히 검을 발로 막는 순간, 신발에 덧댄 쇠판을 과신해 정면으로 막아내는 것이 아닌 비스듬하게 접촉면을 기울여 한 번 미끄러지게 타점을 흘린 것이 주효했다.
“하하~진짜 대단하구만, 내가 딱 네 나이일 때에는……
그렇게 한숨 돌린 연파월이 어떻게든 당황을 수습하고 대책을 짜내기 위해 시답지 않은 소리로 시간을 벌려고 했지만… …
피융!
슝!
“윽!?”
그의 말이 체 끝나기도 전에 다시 한 번 어기성강이 연파월을 노리고 양 쪽에서 날아들었다.
카캉!
키이이이!
하지만 과연, 귀곡쌍도는 귀곡쌍도, 초장에 기선을 제압당하고 연신 선수를 빼았겼지만 그 역시 드넓은 강호를 자신의 몸뚱아리와 두 자루 박도만으로 헤쳐온 한 명의 효웅이었고 이미 한 번 밑천을 확인한 기술에 쉬이 압도당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카카카카카카카캉!
키이이이이이이잉!
쳐내고 달려들고 다시 튕겨내고 쫓아오는 한숨 돌리기에도 빠듯한 두 자루 어기성강의 연격에도 연파월은 그 모든 공격을 그리 어렵지 않게 막고 쳐내고 튕겨냈다.
“빠르고 강하다, 하지만 그래봤자 본인이 직접 들고 휘두르는 것보다는 기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지!”
그의 말대로였다.
아무리 어기성강을 다루는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시전자 본인이 직접 검을 휘두르는 만큼의 기량과 힘이 나올 수는 없었다.
물론 그만큼 강기만으로 이루어진 어기성강은 인간의 신체적인 한계에 구애받지 않는 공격도 가능하지만…… 그런 걸 감안해도 시전자 기량 이상의 힘을 발휘하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한 순간이나마 여유를 부린 연파월이었지만……
후우우우우!
“크윽!?”
장백서가 가세하는 순간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앞서 말했듯이 어기성강으로 펼치는 검술의 기량은 결코 시전자 본인의 실력을 넘을 수 없었다.
게다가 이것도 어디까지나 어기성강의 조작에만 신경을 써야 그 정도 기량이 나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아까와 같은 기습이 아니라면 어기성강을 조종하고 있던 장백서가 집적 공세에 합류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카카카카카카카캉!!
두 자루의 어기성강.
그리고 장백서의 검강.
도합 세 자루의 치명적인 살수가 연파월의 급소를 노리고 끝임없이 날아들었고 연파월은 연신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미친……!!?”
하물며 본인이 직접 참전했으면서도 두 자루 어기성강의 움직임은 합류전에 비해서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이게 말이 되냐!?”
카아아아아아앙!!
연파월은 겹쳐져 휘둘러지는 두 자루의 어기성강을 박도로 막아내고 그 순간 허를 찌르고 날아드는 장백서의 검도 가까스로 막아냈다.
하지만 그 순간, 박도와 닿아 있는 장백서의 강기를 통해 자신의 강기 내부로 침투해 폭발하는 경력에 뒤로 튕겨져 날아갔다.
“큭!?”
강혼의 검보에 완전히 허를 찔린 연파월은 침음성을 흘렸고 곧이어 머리위에서 수직으로 떨어져 내리는 어기성강의 공격을 피해 뒤로 공중제비를 돌며 피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도저히 쉴 틈을 주지 않는 어기성강의 연속공격.
그리고 그런 어기성강의 공격에 잠시라도 틈을 보였다가는 매섭게 찔러 들어오는 장백서의 강습까지.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거두어왔던 연파월에게도 장백서는 그 저력, 힘, 기술의 바닥을 짐작할 수 없는 불가사의 한 상대였다.
그렇게 초조한 마음으로 숨을 가다듬는 연파월이었지만……
사실 지금 이 순간 가장 초조한 것은 연파월이 아니라 장백서였다.
‘끈질기군…….’
애초에 싸움을 이렇게 길게 끌 생각이 없었던 장백서였다.
첫 공격에서 연파월을 두 동강 내지 못한 시점에서 이번 추적은 실패한 셈이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연파월과 함께 움직였던 사파의 암객들이 연파월을 찾아 나설 위험부담이 컸기에 원래라면 진작에 몸을 피했어야 하지만……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지금 여기.
지금 이 순간.
지금 저 자를.
죽이기만 하면 이 모든 개짓거리를 끝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공격을 쏟아부은 장백서였으나…… 연파월이란 노강호는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고 연신 밀리는 가운데에도 결코 단시간에 목을 취할 수 있을 정도로 무너지고 있지는 않았다.
이것 역시 첫 공격에 끝내지 못한 탓이 컸다.
강호 무림에서도 능숙히 다루는 자가 몇 없는 기예인 어기성강을 이용한 공격은 분명 처음에는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고 압도하기에는 좋았다.
하지만 연파월이 말한 대로 아무리 그를 조작하는 능력이 뛰어나도 결국 조종자 본인의 기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는 없었다.
즉, 그 움직임이 단조롭다는 의미였고 귀곡쌍도라는 노강호는 그런 어기성강의 움직임에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적응해 버렸다.
‘조금 무리를 하는 한이 있어도 지금 여기서 죽인다!’
그렇게 각오를 굳힌 장백서가 어기성강과 함께 연파월에게 뛰어들려는 순간!
“쯧!”
콰아아아아앙!!
퍼어어어어엉!!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장백서의 양 옆으로 두 명의 인영이 뛰어들었다.
권강으로 무장한 두 인영은 각각 장백서의 좌우를 노리고 덤벼들었으나 이내 어기성강에 요격당해 튕겨져 나갔다.
하지만 과연, 권강을 사용할 만큼의 고수인 두 사람은 어기성강의 요격을 주먹으로 막아내거나 흘려냈고 덕분에 별 타격 없이 착지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경력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었는지 각자 착지한 자리에서 십 장 가까이 대지를 뒤집어 엎으면서 밀려났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밀려난 자리는 공교롭게도 딱 연파월의 양 옆이었다.
“형님 괜찮으십니까?”
“형님 점마 저거 정체가 뭡니가!?”
잔살귀권 장규, 그리고 독련귀수 진파가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뭐, 아직은, 그리고…… 저 녀석이 그 어마어마한 거금이 걸린 ‘금돈’님이시다…… 왜 그렇게 거금을 걸었는지 감이 좀 오지?”
“저 녀석이…….”
“……장백서.”
연파월의 대답에 장규와 진파는 아연실색한 얼굴로 장백서를 살펴보았고 반대로 장백서는……
“쯧!”
매우 불쾌하다는 듯 혀를 찼다.
“……기분이 좋지는 않아 보입니다.”
“새끼야 좋지 않다 뿐이겠나? 딱 봐도 쳐 직이고 싶어서 환장한 면상이구만!”
그들이 뭐라 하던 말던 장백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물러나야 할 때군.’
연파월 한 명이라면 몰라도 셋을 상대로 싸우는 건 언어도단이었다.
당장 저 두 명 이외에 얼마나 더 지원이 올지 모르는 일이었고 반대로 아직 상황정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이쪽 진영에서 지원이 올 가능성은 한없이 낮으니까……
무엇보다 어기성강이란 기술은 그 사용의 난이도도 난이도지만 또 사용 필요한 공력도 적지 않은 기술이었다.
단순 계산으로도 강기 세 사람분을 쓰면서 싸운 셈이었으니까.
아무리 장백서가 보통 초절정 고수의 기술을 뛰어넘는 경이로운 효율과 기술로 강기를 쓰고 있다 해도 소비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장백서는 세 사람의 얼굴을 하나하나 눈에 새기듯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한 자 한 자 씹어뱉듯이 말했다.
“네놈들 모두, 반드시 이 산에서 죽을 것이다.”
살기를 넘어 귀기가 느껴지는 장백서의 사형선고에 세 사람은 순간 자신의 목에 칼날이 스쳐지나가는 듯한 서늘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장백서가 도주할 기색을 보였고 진파와 장규는 그런 그의 뒤를 쫓을려고 했다.
“죽이기는 개뿔!! 도망치게 둘까 보냐!!”
“입만 산 놈!!”
아직 약관 언저리의 애송이에게 공포를 느꼈단 사실에 자존심이라도 상한 듯 두 사람은 앞으로 튀어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멍청이들아!! 방어를 굳혀라!!!”
연파월은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리에 몸을 웅크리고 두 자로 박도를 몸 앞에서 교차시켜 호신기와 강기를 최대치로 전개했다.
그의 말과 행동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장규와 진파도 역시 방어를 굳히고 호신기를 최대치로 전개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장규와 진파를 튕겨냈던 두 자루 어기성강이 서로 다른 움직임과 기운을 두르고 쏘아져 오기 시작했다.
과거 협의지행에서 마주했던 강적 강준표를 끝장내기 위해 사용했던 기술.
“도룡, 강혼”
두 자루 어기성강으로 각자 도룡과 강혼의 검보를 전개해 펼치는 필살의 기술, 용살천충이 전개된 것이었다.
두 가지 기운을 담은 두 자루 어기성강이 한 줄기 유성이 되어 세 사람을 덮쳤다.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굉음과 땅울림을 동반한 거대한 기의 폭발이 주변을 휩쓸었다.
나무는 증발하고 바위는 모래가 되었으며 산은 그 형체를 바꾸었다.
경악스러운 파괴의 흔적위로 자욱한 흙먼지가 흩날렸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사라진 흙먼지 속에서 세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커흑!!”
“허억!! 허억!!!”
“……이미 도주했군.”
세 사람 중 비교적 늦게 방어를 준비한 진파는 내상을 입었는지 피를 토해냈고 그나마 장규와 연파월은 늦지 않고 방어를 굳힌 덕분에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용살천충의 경악스러운 파괴의 격류 속에서 모여있던 세 사람은 서로가 서로의 기운을 받쳐 준 덕분에 아무도 죽지 않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만약.
방금 그 공격이 한 명에게 집중되었다면…… 연파월은 몰라도 장규와 진파는 아마 고깃조각 몇 덩어리 못 남기고 갈기갈기 찢겨 나갔을 터였다.
“하…… 금돈이 아니라 그냥 괴물이었군.”
연파월은 장백서가 사라진 자리를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