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word demon change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228
228. 장백서 대 암검
콰아아아아앙!
두 사람의 격돌에 객잔의 꼭대기 층이 그대로 증발해 버렸다.
분쇄된 객잔의 잔해가 흩날리는 가운데 폭발의 중심지에 선 장백서와 암검은 그 자리에서 초고속으로 검을 주고받고 있었다.
차차차차차창차차차차차차창!
수백, 아니 수천명의 병사들이 전장에서 칼날을 맞부딪힐 때나 날 법한 소리가 고작 두 사람의 싸움에서 생겨나고 있었다.
상리를 벗어난 속도로 움직이는 두 사람의 잔영이 주변을 가득 매웠고 실체를 놓친 풍압과 소리가 뒤늦게 그 자리를 채워 나갔다.
키이이이이이잉!!
묵색 강기와 청색 강기가 이전보다 훨씬 강한 별빛을 발하며 맞부딪혔고 이내 별빛의 주인들은 서로 거리를 벌렸다.
치지지지직!!
강기를 휘두른 두 사람이 거리를 벌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마지막으로 부딪힌 지점에서는 강기의 잔영이 남아서 대기를 뒤틀고 있었다.
실로 기이하고 또한 아름다운 광경이었지만 그 광경을 만들어낸 당사자들은 이를 넉 놓고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흡!”
거리를 벌린 직후 암검이 검을 내질렀다.
그러자 앵화의 목을 노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회오리치는 강기가 쏘아졌다.
차앙!
조원의 검보로 이를 흘리려던 장백서는 칼 끝이 회오리의 강기와 맞닿는 순간 생각을 바꾸었다.
급히 조원의 묘리를 금강의 묘리로 대신한 장백서는 구천검마공 중 방어에 특화된 초식 강천을 사용해 맞섰다.
카아아아아아아아앙!!
회오리치는 강기와 금강의 묘리를 담은 강천이 맞부딪히며 사방으로 불티가 튀었다.
“흐읍!”
촤아아아아악!
결과적으로 이 충돌의 승자는 금강의 묘리를 담은 강천이었다.
극단적으로 강기를 압축시키는 강천의 묘리가 찢어발기려는 강기의 회오리를 이겨냈고 이내 두 동강 낸 것이다.
후오오오오오오!!
찢긴 강기의 회오리가 사방으로 흩어지며 꼭대기 층의 바닥을 찢어 발겼다.
구르르르르릉!
원래도 엉망이던 꼭대기 층의 바닥은 이로 인해 더욱 누더기같이 변했고 곧 무너질 듯 삐걱이고 있었다.
흔들 흔들
그러거나 말거나 장백서는 상상 이상의 반탄력에 손을 털었다.
‘위력이 상상 이상이군.’
앵화를 지킬 때는 기술이 완성되기 전에 경로를 튼 것이라 그리 힘이 들지 않았으나 완성된 공격을 받아보니 그 위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단순히 공력을 때려박아서 나온 강함이 아니다, 강기가 회오리 치는 과정에서 인력과 척력이 동시에 발생하고 이 두 힘의 조화가 위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거겠지.’
순간 건곤문의 나선파를 떠올린 장백서였지만 곧 비교할 바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고개를 내저었다.
방금의 일합으로 얻은 정보를 빠르게 정리한 장백서와 마찬가지로 암검 역시 방금의 일수로 얻은 장백서의 정보를 정리했다.
‘완성된 회천신검을 정면으로 받아낼 줄이야….’
화천신검은 중원에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무공이었지만 그 위력만으로 따진다면 천하를 통틀어도 한 손으로 꼽을 만한 무공이었다.
그 파괴력으로만 따지면 팽가의 도법과 강룡문의 권법도 회천신검 앞에서는 한 수 접어줘야 할 터였다.
이를 정면으로 받아낸 시점에서 장백서의 실력이 자신의 밑이 아님을 암검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스윽.
지익.
한 호흡에 수십, 아니 수백 합을 넘게 주고받은 두 사람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서로를 주시했다.
“자리를 바꾸지 않겠나?”
먼저 제안한 것은 암검이었다.
“왜? 경치도 좋은데 여기서 끝까지 하지?”
“…….”
정체를 숨겨야 하는 암검 입장에서는 이런 개활지, 그것도 대로에 있는 객잔에서 난장판을 벌리며 싸우는 게 썩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장백서의 태도를 보건데 몸을 피한다 해도 장백서가 순순히 놓아줄 리가 없었다, 그리고 방금 전의 합을 복기해 봤을 때 무리해서 자리를 이탈하려 했다가는 치명상을 입을 위험이 컸다.
‘어쩔 수 없군, 속공으로 끝낸다!’
처억!
아무리 장백서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져 약관 어림에 탈인의 고수에 올랐다 해도 세월이라는 벽은 결코 얇지 않았다.
둘 사이에는 연륜의 차이가 있으니 싸움이 격화될수록 경험의 차이가 드러날 것이라 암검은 생각했다.
“후우!”
순간.
암검의 주위에 검 끝에서 발출했던 회천강기가 여러 개 떠올랐다.
열 개 어림의 회천강기가 그의 주변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으니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실로 소름 끼치기 그지없었다.
휘오오오오오오오오!!
직후!
“하앗!”
내뻗은 검 끝과 그의 주변에 떠오른 회천강기가 일거에 쏘아져왔다.
그냥 정면에서 쏘아지는 것이 아니라 검 끝에서 발출 한 것 외에는 전부 곡선을 그리며 장백서를 둘러 싸듯이 포위해 왔다.
이에 장백서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치고 나갔다.
파앗!
주변을 둘러싸는 회천강기보다는 앞에서 찔러오는 회천 강기 하나를 상대하는 게 훨씬 쉬울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이전처럼 금강과 강천의 조합으로 맞서면 위력이 부족해 자리에 발이 묵일 터.
장백서는 도룡과 강혼의 묘리를 동시에 담아 강천을 전개했고 파괴에 특화된 두 묘리의 조화로 강천은 이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회천강기를 갈라버렸다.
“칫!”
타앗!
정면에서 덮쳐오는 회천강기를 찢어발긴 장백서가 그대로 강천을 휘둘러 암검을 노렸다.
혀를 찬 암검은 이에 맞서 회천강기를 검에 감싸 휘둘렀고 그 충돌에 겨우 버티던 꼭대기층 바닥이 붕괴됐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그나마 위력이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퍼져서 이정도지 두 사람의 충돌여파가 수직으로 퍼져나갔다면 팔층 객잔이 일거에 무너져 내렸을 터였다.
타앗!
파앗!
객잔의 바닥은 부서졌지만 우습게도 그를 부순 두 사람은 떨어지지 않았다.
장백서나 암검 두 사람 모두 당연하다는 듯 허공답보를 사용해 허공에서 공방을 주고받고 있었던 것이다.
중력의 사슬을 벗어 던진 듯 허공을 내달리는 두 사람은 묵색과 청색, 두 가지 색의 수목화를 허공에 새겨 나갔고 두 사람이 만들어낸 정오의 별자리가 주변을 눈부시게 밝혔다.
카카카카카카카캉!!!
파앗!
타앗!
한참을 허공에서 공방을 주고받던 두 사람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무너진 칠층 객잔의 잔해에 내려섰다.
다수의 회천강기를 쏘아낸 것부터 시작된 일대공방에서 손해를 본 쪽은 암검이었다.
“퉷!”
상대의 기동력을 견제해 움직임을 제한하는 수법을 쓴 암검이었지만 장백서는 이를 정면으로 돌파했고 거기서부터 이어진 합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건 장백서도 매한가지였다.
‘역시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는군, 뭐 됐어, 이 정도는 이미 예상했던 바다.’
노리는 바가 있는 장백서는 마음을 다잡고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짧은 시간동안 격렬한 공방을 주고받은 검에서 마찰열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
한 편 그 시각.
시내 한복판에서 일어난 폭발과 굉음에 상남 시내는 난리가 난 상태였다.
혼비백산한 사람들 중 누군가는 도망가고 또 누군가는 인세의 것이라 생각할 수 없는 현실에 객잔 쪽을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다만 그런 인파 사이에서 명확하게 평범한 사람들과는 명확히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몇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당연 암검을 따라온 부하들이었다.
‘대장을 지원하러 가야 한다!’
흩어져 장백서를 찾고 있던 부하들은 급히 객잔 쪽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한 발을 때기도 전에 명을 달리했다.
그들이 몸을 날리기 직전, 거리 곳곳에 있던 정체불명의 인물들이 그들의 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암검의 부하들을 처리한 의문의 고수들은 다시 몸을 숨기고 객잔에서 벌어지는 장백서와 암검의 싸움을 주목했다.
그리고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다시 한 번 굉음이 울려퍼졌고 그 충격이 만들어낸 돌개바람이 상남 시내를 끝에서 끝까지 뒤흔들었다.
“음!!”
낡은 건물들은 그 돌풍에 무너져 쓰러졌고 튼튼한 건물이라 할지라도 벽면이 뜯어지고 기와가 날라가 엉망진창이 되었다.
허나 그런 시내 상황에는 개의치 않는지 장백서와 암검, 인간의 틀을 벗어난 두 초인의 싸움은 더욱 격해져 갔다.
허공답보를 사용해 허공을 밟고 뛰어오를 수 있는 탈인지경의 고수들의 싸움은 선이나 면이 아닌 입체의 싸움이 된다.
사방팔방 전후 좌우 가리지 않고 전장으로 삼는 두 초인의 움직임은 이미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지 오래였다.
그렇게 격렬한 싸움을 이어가던 도중, 장백서는 묘한 기시감을 느끼고 있었다.
암검이 사용하는 회천신검이 묘리가 묘하게 익숙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합을 주고받을수록 기시감은 확신이 되어갔고 곧 회천신검이 단야개벽수, 정확히는 서씨백화수와 무언가 연결 고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두 무공이 눈에 보이는 부분에서 비슷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이전 백소평과 홍준양이 익힌 짜집기 잡무공을 살펴보고 후일 이것을 편찬한 자를 만나 손을 나눠보면 알아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과 비슷한 감각.
회천신검과 서씨백화수가 근본적인 부분에서 같은 무맥을 공유한다는, 즉 둘이 같은 지류에서 뻗어나온 무공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서씨백화수와 암검이 쓰는 기묘한 검공이 같은 무맥에서 뻗어나온 것이라면?’
순간 머릿속에서 온갖 가설이 떠오른 장백서였지만 이내 모두 지워버렸다.
지금은 싸움에 집중할 때였다.
그때!
콰아아아아앙!
암검이 주변 기운을 움직여 격공진력의 수를 사용해 장백서의 발을 묶었다.
탈인지경의 고수로서 경험이 부족할 거란 생각에서 나온 암수였지만 상대가 나빴다.
“흡!”
사용과 동시에 격공진력을 풀어낸 장백서가 반대로 허공섭물의 수로 암검을 잡아 끌어당겼다.
“윽!?”
암검 역시 곧바로 허공섭물을 풀어내었지만 장백서가 격공진인을 사용과 동시에 풀어낸 것과 달리 눈 한 번 깜빡이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눈 한 번 깜빡이는 시간은 두 초인의 싸움에서는 생사가 갈리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슈슈슈슈슈슈슉!
그 찰나의 순간 비익과 비천의 연계 수법이 사방을 매우며 암검에게 쏟아졌다.
“하!!”
기기묘묘한 궤도를 그리며 날아드는 비천을 하나하나 쳐내거나 피하는 건 불가능하다 생각한 암검이 공력을 폭발시켜 공격을 떨쳐냈다.
하지만 그 순간 생긴 작은 틈을 놓치지 않고 장백서가 암검의 후방으로 파고들었다.
차앙!
좌측 후방에서 찔러오는 검격에 암검은 급히 몸을 비틀었다.
강기가 호신강기를 긁어내며 불똥이 튀었다.
“크흡!”
통증은 심했지만 치명상은 면했다 안심한 암검의 면전으로 장백서의 단야개벽수가 파고들었다.
“크윽!!”
암검은 뇌기를 두른 장으로 장백서의 장을 맞받아쳤다.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막대한 공력의 정면 충돌로 칠층이 가루조차 남기지 못하고 소산했고 그 아래아래 층까지 터져나갔다.
스윽
탓!
동시에 육 층을 넘어 오 층에 내려선 두 사람.
장백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썼구나 남궁세가의 무공을.”
방금 전 단야개벽수를 받아친 암검의 무공, 그것은 과거 남궁정민이 사용했던 천뢰삼장이었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장백서가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