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741
제 741 화
타악!
라온이 무릎에 올려두었던 구슬 아이스크림 상자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으에엑! 아직 세 개나 남았는데 무슨 짓이 냐!
라스가 아이스크림 상자를 잡기 위해 동그 란 손을 허우적거 렸다.
‘너 지금 뭐라고 한 거야?’
-세 개나 남았는데, 무슨 짓이냐고 했느니 라!
‘그거 말고 나팔!’
-멸망을 부르는 나팔이 라고 말했느니 라!
녀석은 제대로 들어놓고 왜 다시 묻냐며 눈 매를 찌푸렸다.
-빨리 구슬 아이스크림이나 줍거라! 3초가 지나면 먼지가묻느니라!
‘아니….’
라온이 뺨이 붉어진 라스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멸망을 부르는 나팔이 있다는데, 왜 그렇게 담담한 건데?’
이 마왕 녀석이 아무리 식충이라고 해도 공 과 사는 가릴 줄 알았다.
종말을 일으키는 나팔이 있다는데 아이스크 림만 챙기는 모습이 너무도 이질적이었다.
-멍청한 것! 종말을 부르고 싶다고 바로 불 러지 겠느냐!
라스가 시선을 들어 올리며 콧방귀를 뀌었 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일단 구슬 아이스크림부터 챙기거라!
‘음….’
라온은 눈매를 찌푸리면서도 구슬 아이스크 림 상자를 들어서 다시 무릎 위에 올려놓았 다.
‘3초는 지났는데.’
스초 룰이 어긋났지만, 먼지를 치우고 먹으 면 괜찮으니 라!
라스는 뭔지 모를 룰을 중얼거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네놈은 그저 나팔 하나 분다고 세상이 멸 망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
‘그건….’
-그래. 말이 되지 않지. 그걸 이루러면 신이 직접 강림해야 할 것이니라.
녀석이 대천사 하나가 종말을 일으키는 건 불가능하다며 손을 휘휘 저었다.
‘그럼 왜 멸망을 부르는 나팔이라고 하는 건 데?’
-네놈도 보았듯이 나팔은 하나가 아니니 라.
라스가 떠올려보라는 듯 머리를 가볍게 두 드렸다.
‘세 개?’
라온이 마른침을 삼켰다. 우리엘의 허리춤 에 매여있던 불나팔은 하나가 아니라, 세 개였 다.
-세 개가 아니라, 일곱 개이니라.
라스가 찬찬히 고개를 저 었다.
-일곱 명의 대천사가 차례로 뿔나팔을 불어 서 종말을 불러오는 것이니라.
녀석이 동그란 손으로 검은 하늘이 비치는 창을 가렸다.
-그것도 단순히 분다고 되는 게 아니라, 여 러 가지 잠금장치를 풀어야 하느니라.
‘잠금장치?’
-종말이라 불리는 뿔나팔의 봉인을 풀어야 하고, 대천사도 각오의 기도를 이뤄야 하느니 라.
라스는 각오의 기도는 평범한 기도와 다르 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보다 먼저 대천사가 다 모이고, 한 자리 에서 나팔을 부는 것도 힘든 일이니라. 놈들도 우리 마왕들처럼 가지각색의 성격을 지녔으니 까.
녀석은 이제 종말을 불러오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알겠냐며 콧방귀를 뀌 었다.
‘그럼 하나만 더.’
라온이 검지를 들어 올렸다.
‘봉인이 풀린 나팔을 불면 어떻게 되는 건 데?’
-나팔마다 일어나는 현상이 다르니라. 첫 번째 나팔을 불면 작은 운석만 한 우박이 불길 을 휘감은 채 쏟아질 것이니라.
‘불에 휩싸인 우박?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그 정도면 이미 멸망 수준 아니야?’
첫 나팔부터 작은 운석 크기의 우박이 떨어 진다면 나중에는 무엇이 나올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두 번째 나팔을 불면 해저 화산들이 폭발 해서 바닷물이 말라붙고, 바다의 생물들이 몰 살당하기 시작할 것이니라.
라스는 직접 겪어보기라도 한 것처럼 나팔 이 불러오는 종말을 설명해주었다.
‘그럼 마지막은?’
-마지막으로 일곱 번째 나팔이 불리면 용이 강림하느니라.
‘용? 드래곤을 말하는 거야?’
-그런 도마뱀과 다른 진짜 용이니 라.
녀석의 음성이 진중하게 가라앉았다.
‘그 용이라는 게 이 세상에 나타난 적이 있 었어?’
– 있었느니라.
‘그럼….
-본왕이 말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 이니라.
라스는 말해주기 싫다기보다는 말할 게 없 다는 듯 고개를 저 었다.
‘음….’
라온이 눈매를 찌푸린 라스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저 수다쟁이가 입을 다문 것을 보면 정말 말 할 게 없는 것 같았다.
‘용이라….’
무슨 용이길래 라스가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건지 모르겠다. 괜히 등골이 오싹했다.
‘그런데….’
라온이 구슬 아이스크림 상자를 매만지며 시선을들었다.
‘우리엘은 나팔을 세 개 가지고 있었잖아. 그건 어떻게 된 거야?’
라스는 대천사마다 하나의 나팔을 가지고 있다고 했지만, 우리엘의 허리에 매여있던 나 팔은 세 개였다.
-본왕도 그걸 모르겠느니 라.
라스가 고개를 저 었다.
-가짜일 수도 있고, 다른 대천사 놈들에게 빼앗았을 수도 있겠지.
녀석도 의문이라며 눈을 반쯤 내리감았다.
뿌득.
라온이 손끝에 힘을 주며 어금니를 지그시 씹었다.
‘데루스 로베르트….’
또 뭘 꾸미고 있는 거냐.
대천사가 이유 없이 튀어나왔을 리도, 그가 이유 없이 세 개의 뿔나팔을 가졌을 리도 없 다.
이 세계의 멸망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놈들 이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는 건 분명했다.
‘라스.’
-왜 부르는 것이냐.
라스가 아이스크림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고개를 까딱였다.
‘마왕들은 전부 천사들을 싫어하겠지?
-당연하느니라! 물과 기름이 태어날 때부터 섞이지 않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서로를 죽이 고 싶어하느니라. 다만….
녀석이 이쪽을 보며 눈매를 살짝 좁혔다.
-본인의 욕구를 위해서라면 그 본능까지 참 을 수 있는 놈들이 몇 있기는 하지.
라스는 복잡한 관계라며 콧잔등을 찌푸렸 다.
“어지럽군.”
라온이 헛바람을 흘리며 고개를 저 었다. 갑 작스럽게 너무 큰 이야기를 들어서 정리가 되 지 않았다.
‘그런데….’
7이라는 숫자에는 뭐가 있는 거지?
마왕도 일곱이고, 대천사도 일곱이며, 종말 을 부르는 나팔도 일곱 개다. 이쯤 되니 7이라 는 숫자에 무언가가 있다고 느껴졌다.
-말했듯이 아직은 걱정할 게 아니니라.
라스가 마음 놓으라는 듯 손을 까딱였다.
-우리엘 놈은 아직 나팔의 봉인을 풀지도 못했고, 각오를 두르지도 않았으니 라.
녀석은 크게 걱정할 게 아니라서 일부러 말 도 안 했다며 턱을 저었다.
-일단 남은구슬아이스크림부터 먹고….
라온이 구슬 아이스크림 상자의 뚜껑을 덮 고 일어섰다.
-어, 어딜 가는 것이냐!
‘알려야지.’
말리려는 라스를 뚫어내고서 회의장으로 달 려 갔다.
-본왕이 이래서 다 먹고 말하려고 한 것인 데에에에에!
“이것으로 준비했던 안건이 모두 끝났습니 다.”
암시장주 로젤린이 서류를 정리하며 옅게 웃었다.
“어으, 뻐근해.”
오그람이 어깨를 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난 싸우는 것보다 이런 회의가 더 싫다니 까.”
“나, 나도….”
라리안이 혀를 길게 내민 채 원탁 위로 쓰러 졌다.
“이제 집에 돌아갈래….
그녀는 반년은 집에서 나오지 않아야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반년은 무슨! 너 다음 달에 나랑 일해야 하 니까준비하고 있어.”
체임버가 라리안을 노려보며 미간을 구겼 다.
“으으, 살려줘….”
라리안은 어깨를 움츠린 채 시선을 내렸다.
“그래도 회의가 긍정적으로 끝나서 다행이 군요.”
레크로스 국왕이 서류를 내려놓으며 웃었 다.
“데루스를 놓친 건 아쉽지만, 나머지는 계 획대로 이룰 수 있을 겁니다.”
“그래야지.”
글렌이 레크로스 국왕을 보며 짧게 고개를 그덕였다.
“그럼 일어나자고.”
체임버가 웃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늦게 자면 피부가 늘어지는….”
그녀가 의자에서 일어서려고 할 때였다.
쿠우우웅!
회의장 문이 부서질 것처럼 거칠게 열리고, 라온이 들어왔다.
“도, 도련님?”
“네가 리메르야? 왜 갑자기 문을 부수고 그 래!”
로엔이 멍하니 눈을 끔벅였고, 셰릴이 어처 구니 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갑자기 죄송합니다.”
“라온?”
글렌이 숨을 몰아쉬는 라온을 보며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무슨 일이냐.”
“미처 말씀드리지 못한 게 있습니다.”
라온이 자세를 바로하고서 오황의 수장들에 게 허리를 굽혔다.
“말해 보거라.”
글렌의 라온의 눈빛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까딱였다.
“혹시 우리엘의 허리춤에 매여있던 나팔을 기억하십니까?”
“그래. 이상한 나팔이 세 개 달려 있었지.”
체임버는 마법사답게 우리엘의 인상착의를 그대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 불나팔은….”
라온은 이곳에 있는 모두에게 라스에게 들 었던 이야기를 모두에게 전해주었다.
“^,종말의 나팔이라니…?”
“정말 그런 물건이 있다고? 아티팩트라는 개념 자체를 넘어섰잖아!”
“아무리 광풍대주의 말이라고 해도 그걸 믿 기는 좀….”
중립 세력의 수장들은 믿을 수가 없다며 마 른침을 삼켰다.
“나, 나 봤어.”
라리안이 떨리는 손을 들어 올렸다.
“연식도 모르는 고서였는데, 날개 달린 인 간들이 일곱 개의 나팔을 불면 멸망이 찾아온 다는 이야기가 적혀있었어.”
그녀는 별생각 없이 지나간 문구를 여기서 직접 듣게 될 줄은 몰랐다며 어깨를 떨었다.
“그, 그럼 그게 정말이라고?”
“미치겠군….”
“나팔을 부는 것만으로 종말이라니 ….”
“그것들 천족이 아니 라, 마족 아니야?”
사람들은 라리안의 증언에 공포를 느낀 듯 입술을 떨었다.
“저기 그건….”
“그런 일이 쉽게 가능할 리가 없다.”
라온이 다시 설명을 해주려고 할 때 글렌이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규율과 힘이 존 재한다. 나팔을 부는 것만으로 종말을 일으키 려면 많은 조건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
글렌은 스스로부터가 인과율에 매여있기에 멸망을 부르는 나팔도 바로 사용할 수 없는 물 건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확실히 그렇겠지.”
체임버가 글렌의 가라앉은 눈을 보며 고개 를 끄덕였다.
“멸망을 일으키려면 클리어해야 할 조건들
이 한두 가지가 아닐 거야.”
그녀는 많은 시간과 힘이 필요할 게 분명하 다며 손가락을 매만졌다.
“거기다 마탑주가 보았다는 책이 남아 있다 는 건 나팔을 불었음에도 이 세계가 멸망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겠지.”
글렌은 담담하 눈길로 라리안을 돌아보았 다.
“마, 맞아. 낡았지만, 분명 이 세계의 책이 었으니까.”
라리안은 글렌의 말이 맞다는 듯 빠르게 눈 을 깜박였다.
“종말을 부르는 나팔이 있든, 마왕이 강림 하든 우리가 할 일은 변하지 않는다.”
글렌이 원탁에 손을 얹으며 음성을 높였다.
“데루스와 오마의 중추는 한동안 움직일 수 없다. 놈들이 다시 기어 나오기 전까지 힘을 키워라. 개인의 힘 그리고 세력의 힘 모두!”
그는 각 세력의 수장들과 차례로 눈을 마주 치며 힘을 키우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동안 정보와 수색은 저희에게 맡겨주시 길.”
로젤린은 암시장을 믿어달라고 말하며 가슴 에 손을 얹었다.
라온은 의지를 다지는 사람들을 보며 주먹 을 말아쥐었다.
‘이제 나도”.’
그곳에 갈 준비를 해야겠군.
회의가 끝난 후 오황은 각자의 영역으로 돌 아갔다.
라온은 할 일이 있었지만, 실비아와 시녀들 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먼저 별관에 들렀다.
“라온.”
“도련님!”
실비아와 시녀들이 달려 나와 라온을 둘러 쌌다.
“데루스 로베르트가 악독한 놈이었다면서 요!”
“아이들을 세뇌한 것도 그놈의 짓이죠?”
“개자식! 쓰레기도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더 러운 새끼 !”
시녀들은 드물게도 짙은 분노를 드러냈다.
세뇌당한 아이들을 직접 돌봐주었기에 배신 감이 큰 것 같았다.
“라온. 네가 데루스의 정체를 밝혔다던 데….”
실비아는 라온의 전신을 살피며 눈매를 찌
푸렸다.
“왜 그렇게 위험한 일에 나선 거야!”
“방법이 그것분이었어요.”
라온이 목을 매만지며 어색하게 웃었다.
예전에는 저런 걱정들이 귀찮았지만, 지금 은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얼마든지 들어 줄 수 있었다.
“유아야. 다친 곳은 없지?”
“육리우수너두I”
시녀들은 라온 다음으로 유아와 율리우스의 상태를 확인하며 걱정어린 말을 꺼냈다.
“괜찮아요!”
“저희는 딱히 한 게 없습니다.”
두 아이는 무사히 다녀왔다며 고개를 꾸벅 였다.
“다 무사해서 다행이네.”
실비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 어내 렸다.
“너희가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늘 저녁은 아주 푸짐하게 준비했어. 기대해도 좋 아.”
그녀는 모두 무사한 게 기분이 좋은 듯 크게 손뼉을 쳤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헬렌이 방긋 웃으며 저녁을 만들기 위해서 시녀들과 함께 별관으로 들어갔다.
~9 9 0
라스가 허공에서 뱀처럼 춤을 추며 탄성을 흘렸다.
-본왕을 위한 환영식이로구나!
녀석은 마왕 주제에 너무도 긍정적인 생각 을 하며 방실방실 웃었다.
“저는 잠시 본관에 좀 다녀올게요.”
라온이 실비아를 보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본관은 왜?”
“가주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음, 알겠어. 빨리 돌아와야 해.”
실비 아는 다녀 오라며 손을 흔들었다.
-바, 밥을. 그것도 푸짐하게 준비했다는데 어딜 가는 것이냐!
라스가 불안한 눈으로 연기가 올라오는 굴 뚝을 바라보았다.
‘금방 돌아올 테니까. 걱정 안 해도 돼.’
라온이 손을 젓고서 본관으로 향했다. 이제 는 익숙해진 가주전의 복도를 걸어 알현실 앞 에 섰다.
“라온 님‘?”
로엔은 복귀하자마자, 가주전에 찾아올 줄 은 몰랐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가주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라온이 로엔에게 고개를 숙이며 용건을 밝 혔다.
“지금은 보고를 받으시는 중이라….”
“들어오라고 해라.”
문 안쪽에서 다 듣고 있다는 듯 글렌의 목소 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시라는군요.”
로엔이 허허허 웃으며 문을 열어주었다.
라온이 짧게 심호흡을 하고서 알현실로 들 어 갔다.
로엔의 말대로 그동안의 일을 보고 받고 있 는지 채드가 단상 아래에 서 있었다.
“피곤하실 텐데, 죄송합니다.”
라온이 알현실 중앙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
“괜찮다.”
글렌은 상관없다는 듯 가볍게 손을 저었다. 그의 눈빛은 지난밤의 해안가에서 이어지듯 따스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무슨 말을 해도 들어 줄 분위기 였다.
“가주님께서는 제게 자아의 방의 입장을 허 가해주셨지요.”
라온이 글렌을 올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 입장권을 지금 쓰고 싶습니다.”
부탁드린다고 말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글 렌의 눈빛이 부드러웠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 으니 무조건 들어 줄 것 같았다.
“불가하다.”
하지만 글렌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예…?”
라온이 입을 떡 벌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머리가 돌아 가지 않았다.
“이유 없이 안 된다고 한 게 아니다.”
글렌이 라온을 내려보며 짧게 입맛을 다셨 다.
“자아의 방에 선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