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61)
제160화. 세상에 맙소사 (1)
“젠장! 돔이 뚫렸다!”
“성단들을 불러라!”
“이미 전멸했어!”
“뭐라고!”
세상은 그야말로 대 패닉이었다.
붉은 눈 이래로 처음 겪는 괴수의 집단 침공 때문이었다.
“도망칠 곳도 없어! 사방이 괴수들이야!”
“이상한 게이트에서 자꾸 괴수들이 몰려나와!”
성도들의 떼죽음. 인류의 안전막이었던 돔의 파괴.
하물며 인류의 상징 그 자체였던 성인들조차도 희망이 되지 못하는 최악의 현실.
결국 인류는 절망했다.
그리고 그렇게 죽음을 마주한 인류가 희망의 끈을 놓으려는 그 순간이었다.
쾅!!!
땅에서 치솟아오르는 녹색 불기둥에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무려 20층 건물만한 크기의 거대 불기둥이었다.
[삼촌에게 꿇어라, 그렇지 않으면 (S)]그리고 녹색의 겁화에 휩싸인 비행 괴수들은 순식간에 불덩어리가 되어 바닥으로 추락했다.
“키에에엑!”
무려 닿는 순간 그 즉시 살을 녹이고, 호흡기관에 뼈까지 염산처럼 녹여버리는 치명적인 불길이었다.
실제로 괴수들이 바닥에 떨어졌을 땐, 이미 그 흔적도 남지 않았다.
마치 태우기보단 액체로 녹여버리는 염산과 같지 않은가. 아니 불길을 빙자한 독과도 같았다.
그만한 고열이었다.
덕분에 사람들은 입을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저, 저런 거 본 적 있어?”
“아니, 마법 같긴 한데…. 색깔도 처음 보고….”
하지만 놀라는 것도 잠시였다.
“삼촌!”
마법을 쓴 장본인의 목소리와 함께 건물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콰과광!
그것은 게이트의 기둥이 붕괴되는 소리였다.
기둥에서 나오던 강한 괴수들은 돌무더기에 깔리거나, 나오려다가 머리가 잘리는 둥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그 광경에 사람들이 술렁거렸다.
“누구야, 방금 누가!”
“이봐, 저기!”
기둥의 위를 바라본 사람들이 환호했다.
“이건이다!”
“이건이 괴수들의 이동 통로를 파괴했다!”
그렇게 전 세계의 여러 곳. 적들의 전략적 요충지들이 무참하게 파괴되었다.
그리고 이건의 활약에 전 세계의 사람들이 놀랐다.
물론 이건이 게이트를 파괴하고 있다는 소식만으로 놀란 것만은 아니었다.
“아악! 붉은 눈이다!”
“이, 이건이 왜 붉은 눈 머리 위에 타고 있어?!”
“납치당한 거 아냐?!”
그랬다.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는 건 이건의 자가용이 된 붉은 눈의 존재였다.
그리고.
[이건 “붉은 눈을 타고 다녀”] [전 세계에서 충격적인 목격담 잇따라] [20년 전의 그 인류 재앙이 맞아]그 믿을 수 없는 소식에 세계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건 한국에 있던 외신 기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이가 없네. 아무리 이건이라도 어떻게 인류의 재앙을 타고 다녀?”
“아니 진짜라니까요? 미국에 있는 제 선배가 그랬다고요. 정말 이건이 붉은 눈을 타고 다닌다고!”
“그냥 좀 닮은 권속신이겠지! 내가 보면 알아!”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서울 북쪽 황무지 일대.
평소라면 악마의 탑과 가까운 일대라 인적이 뜸한 곳이지만 지금만큼은 달랐다.
“붉은 눈을 탄 이건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추종자들이 가짜 사진 내보낸 거야.”
“그래, 내가 눈으로 직접 보고 만다. 이 근처에 천성재가 있다고 했지?”
“아, 저깄어요!”
그랬다.
북쪽 숲에 몰려온 건 외신 기자들.
그들은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하러 온 것이었다.
이건을 믿지 못하는 다른 성단 소속의 기자들이 대다수였다.
이건이 침공을 막았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하나같이 이건을 질투하는 이들이었다.
어떻게든 가짜라고 꼬투리를 잡고 싶은 것이다.
“아무튼 이건이 괴수들을 막았다는 것도 긴가민가한데, 거기에 붉은 눈?”
“이건이 정말 그걸 타고 다닐 수 있으면 내 손에 장을 지지지.”
하지만 그들이 술렁거리며 다가오거나 말거나, 뭔가를 찾고 있던 천성재가 급히 전화를 걸었다.
“삼촌! 찾았어요! 바로 소환할게요!”
[그래. 비닐봉지 준비하고.]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천성재가 품에서 비닐을 꺼냈다.
그 광경에 사람들이 갸웃거렸다.
“비닐은 갑자기 왜?”
“몰라! 아무튼 붉은 눈을 타고 다닌다는 건 환각이라니까. 봐, 지금도 붉은 눈이라고는 없….”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키에에에엑!!!”
“?!!”
엄청난 울음소리에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하늘에서 낯익은 괴물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과거, 붉은 눈을 본 적 있던 기자들은 아예 주저앉았다.
“화, 환각이 아니잖아!!!”
동시에 그들을 텔레포트로 데려온 천성재가 우웨엑 비닐봉지에 토를 했다.
사실 천성재는 이건이 포로로 잡은 괴수를 통해 게이트가 설치된 장소를 찾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겐 첫 번째 성도 특전으로 얻은 스킬, 스킬이 있었다.
하여 그걸로 이건에게 향한 후, 텔레포트를 이용해 이건을 데려온 건 좋은데.
“욱, 붉은 눈 너무 무겁… 우웩!”
천성재는 죽으려고 했다.
옮길 물건의 질량이 무거울수록, 거리가 멀수록, 멀미가 터져 나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건을 폄하하려는 기자들이 붉은 눈에 덜덜 떨고 있을 때였다.
“이, 이건이 붉은 눈 위에서 뛰어내린다!”
“위험해!”
이건은 땅을 향해 천공의 단죄를 휘둘렀다.
쾅!!!
그리고 엄청난 섬광이 하늘에서 바닥을 향해 내리 찍혔다.
그와 함께 지면이 갈라지고, 땅 밑에 숨겨져 있던 게이트 안에서 괴수들이 튀어나오려 했다.
“키에엑!!”
괴수들은 어디서 인간 따위가 나서냐는 듯, 거칠게 함성을 질렀다.
하지만 그걸 보고 가증스럽다는 듯 바로 붉은 눈이 울부짖었다.
“키에에엑!!!”
[용용이가 스킬을 사용합니다] [괴수들의 기세가 꺾입니다]괴수들이 겁에 질린 광경에 이건이 웃었다.
“좋아. 잘했어.”
칭찬에 신이 난 붉은 눈이 이건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 누가 봐도 붉은 눈을 애완동물로 조련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아예 주저앉았고, 기자 측은 입만 뻐끔거렸다.
하지만 그때였다.
이건이 돌연 어딘가를 보며 웃었다.
“뭐야. 이거 출근하다가 죽을 뻔한 쪼렙 아저씨 아니야?”
“!”
그 말에 주변이 식겁하며 술렁거렸다.
숲에서 나타난 누군가 때문이었다.
“어? 잠깐! 저거 한국 대통령 아냐?”
“…마, 맞네!”
그랬다.
이건 앞에 나타난 건 윤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었다.
그간 쌍아좌에게 강제 계약을 당해 붙잡혀 있다가, 최근 풀려난 이들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들은 이건이 나타났단 소식에 급히 이곳을 찾아온 듯했다.
동시에 대통령과 절친이라는 말이 거짓은 아니었는지, 이건은 윤 대통령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20년 전에 국회의원 된 것도 신기했는데, 최근에 대통령까지 되었다고 해서 무지 놀랐는데.”
이건이 다가오자 보좌관들이 겁을 먹었고, 대통령은 바로 고개를 숙였다.
사람들이 술렁거렸지만, 그는 살아있는 이건을 본 것만으로도 감격스럽고 미안한 듯했다.
“이건 님을 찾을 수가 없어서 여기까지 오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진작 악마의 탑을 수색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여러 가지로 이건 님께…!”
“아, 됐어 됐어. 그 크레이지한테 영혼 계약 걸려 있었잖아.”
사실 쌍아좌 성인은 한국에서의 지분을 높이기 위해 수뇌부에 장치를 해놨었다.
쉽게 말해 본인과 가족의 영혼을 대가로 한 강제 계약.
방해될 것 같은 사람들을 쥐어 잡았던 것이다.
“그거 일단 레리퀸 이용해서 다 파기시켰는데, 이상 없지?”
“예,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찌 다 갚아야 할지…!”
“아아, 그건 일단 됐고. 부탁할 거 하나 있는데. 그래도 이거는 니들 허락을 받긴 해야 할 것 같아서.”
그 말에 대통령은 바로 이건을 보았다.
“예, 말씀만 하십시오! 이건 님의 말씀이라면 나라에서 무엇이든…!”
그 말에 이건은 잘됐다는 듯 붉은 눈을 가리켰다.
“쟤 잠깐 안 쓰는 땅에 놓고 기르면 안 될까?”
“예?”
“물론 우리에 넣어서.”
“……?!”
그들은 인간을 향해 키에에엑 울부짖는 150m의 붉은 눈을 보며 땀을 흘렸다.
대통령도 땀을 삐질 흘렸다.
“저, 저거 기르시게요?”
결국 목격담은 사실이 되었고, 세상에 뉴스가 퍼져나갔다.
[충격 “20년 전 나타난 장군에 붉은 눈까지 굴복시킨 이건”] [이건, 홀로 미지문명의 재침공을 막아내다] [“성인도 포기한 걸 이건 혼자 다 처리했다.” 성인들 유명무실] [붉은 눈, 악마의 탑 근처에서 한국의 방위를 맡게 되어]물론 퍼져나간 소식은 그뿐이 아니었다.
양웨이에게 설치한 이건의 폭탄이 성공적으로 발동한 탓일까.
군주급에게 타격이 갔을 것이라는 승리 소문도 금방 퍼져나갔다.
함께 있던 사자좌 성도들 때문이었다.
[이건, 미지문명에게 타격을 입혀] [20년의 숙원, 인류의 땅 되찾을 수 있는 계기 되나] [이건에게 쏠리는 관심]그렇게 세상은 이건의 소식에 뒤집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미국 회견장.
퍼져나가는 소식에 기사를 보는 휴고는 탄식했다.
물론 이건의 공과 관련된 뉴스 때문은 아니었다.
[휴고 오터스, 뱀주인좌 힘 발현] [신궁좌 성인 떠나나?] [신궁좌 성역, 이건 타워로 변해] [신궁좌, 이건 신좌의 산하로 들어가는 것]휴고는 죽상이었다.
아니, 왜 또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게 퍼져나가고 있는 건지.
물론 바로 아니라고 정정기사가 뜨긴 했지만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신궁좌 성도들은 난리도 아니었다.
어찌나 충격적인지, 심지어 신궁좌 간부들까지 우르르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니!!! 성주님, 왜 정정기사를 내셨습니까!!] [이건 님 산하면 얼마나 도움이 되는데요!!!] [맞습니다! 이건 님 섭외해서 사진집을 내면 우리 신좌 5년 치 생활비는 끄덕도 없을 텐데!!!]휴고는 얼굴에 핏대를 세웠다.
이것들이 지들 생각해서 성단을 안 나가겠다고 한 건데, 이 모양이라니.
뭐 아무래야 좋았다.
‘건이를 탑에서 찌른 장본인은 누구지?’
유력한 용의자는 케빈이었는데, 아닌 것 같고.
아니 애초에 한 명을 잡고 끝낼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건이를 죽인 일에는 더 큰 뭔가가 얽혀 있는 것 같아.’
게다가 미지문명 측의 장군도 그랬다.
놈은 분명 군주에게 힘을 받아썼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성인과 비슷해 보여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미지문명도 우리랑 시스템이 비슷한 느낌이라니.’
이유가 무엇일까.
그러나 곧 휴고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건이는 군주들을 쳐내 땅도 되찾고, 자신을 찌른 배후도 찾는다고 했다.’
그리고 이건이 제 가족을 되찾아준 만큼, 자신도 그를 돕는 것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었다.
‘어차피 미지문명을 몰아내지 않으면 인류에게 미래는 없으니까.’
지금도 미지문명의 독기에, 인류가 살 수 있는 땅이 점점 줄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건이는 분명 미지문명에게서 찾는 게 있다고 했던가.’
그런데 그때였다.
[뱀주인좌의 성인 계약이 끝났습니다] [뱀주인좌의 가호가 사라집니다]“!”
이건과의 가계약이 끝나자, 휴고의 몸에서 녹색의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원래의 붉은 기운이 스물 스물 올라오자 작열사자리의 주인은 몹시 기쁜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작열사자리의 주인이 네가 그럴 줄 알았다고 합니다] [작열사자리의 주인이 제 성인이 자신을 배신할 리 없다며 으스댑니다] [빨리 지금까지 못한 것만큼 일을 하라고 재촉합니다] [할 일이 쌓였다고 합니다] [서둘러 자신의 밥을 가지고 오라고 합니다]이에 휴고는 핏대를 세웠다.
그리고.
스릉.
휴고는 이건이 줬던 뱀주인좌의 휘장 단검을 반쯤 뽑았다.
그러자 휴고를 감싼 붉은 기운이 절규하듯 크게 흔들렸다.
[작열사자리의 주인이 그게 아니라고 합니다] [밥 같은 건 안 가져와도 된다고 합니다] [그런 건 그냥 자신이 찾아먹겠다고 합니다] [원하는 게 무엇이냐고 물어봅니다] [작열사자리의 주인이 보물을 내립니다] [신들의 간식(SSS)이 내려왔습니다] [신들의 음료(SSS)가 내려왔습니다] [성신의 침대(SSS)가 내려왔습니다] [성신의 이불(SSS)이 내려왔습니다]휴고는 제 옆에 쌓이는 물건들을 보며 씨익 웃었다.
‘아직 유효하군.’
동시에 그는 이건의 성인이 누가 될지 궁금했다.
‘건이가 성신이 아니라면 유하나 성재가 되도 상관은 없지만.’
미심쩍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뭐 아무래야 좋았다.
‘설마 진짜로 칼리를 뽑으려는 건 아니겠지?’
이건이 다른 후보에게 관심을 가지는 게 묘하게 불만인 휴고가 꿍얼거렸다.
“그걸 뽑을 거면 차라리 내가 성인을 하지.”
그런데 그럴 때였다.
“사자좌다! 사자좌 성인이다!”
멀리서 나오는 낯익은 모습에 휴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자회견장에 가려는 거냐? 붉은 눈을 잡은 게 네가 아니라 건이라고 밝히려고?”
“…그래. 우리는 도망가기만 했다고 말할 생각이다.”
“그게 밝혀지면 세상이 난리가 나겠군. 후폭풍이 무섭진 않고?”
그 말에 스티븐은 땀을 흘렸다.
솔직히 지금은 사람들의 시선보다, 사실 붉은 눈에게 자신을 집어 던질 것 같은 이건이 더 무섭다.
그런데 그때였다.
스티븐은 자신을 불러낸 이건이 안 보이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이건은 어디 갔어?”
“뭐? 어디긴.”
곧 휴고가 대답한 목적지에 스티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쳤어? 거긴 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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