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8)
제28화. 이거 누가 만들었냐? (1)
“오, SS급 감정사라더니.”
공방 안에 들어온 이건은 꽤나 즐거워했다.
밖에서 볼 땐 허름한 전당포였지만, 가게 안에 있는 물건들의 질이 상당히 좋았기 때문이었다.
S급
– 절대 끊어지지 않는 투명 와이어, 최대 500m까지 늘어난다.
S급
-절대 마르지 않는다. 피를 삼킬수록 더 윤활된다.
-내구력 증가, 힘 영구적 증가
확실히 근방에서 본 대형상점보다 물건들이 훨씬 좋았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뭐 이리 비싸?’
아니, 기껏해야 5㎖ 기름 하나에 몇 억이라니.
‘이래서는 무기 뼈대는커녕 실오라기 하나 못 사겠다!’
듣자하니 물건 질은 확실하지만 성인급들도 무자비하게 뜯기는 가게인 모양이었다. 그래서 천성재도 판매자로서만 온다고 했던가.
‘그래도 그냥 가기엔 아까운 게 많은데.’
여기에 있는 걸 쓰면 괜찮은 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물론 완제품을 사는 방법도 있었지만, 1위 2위 상점 어딜 가나 모두 이건의 기준으로 수준 미달이었다.
‘내구도도 내구도고, 어떻게 무기에 특성 하나 붙은 게 없어?’
마법을 부여해놓은 건 있었지만, 역시 수준 미달이었다.
‘역시 내가 만드는 게 속 편하지.’
그리고 현재 가진 건 거미뼈로 만든 투척용 A급 나이프 하나. 재료의 손상도가 심해 주력 무기는 되지 못했다.
때문에 일부러 정체를 숨기고 있는 이건이 아깝다는 듯, 재료를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정말 저 사람한테 여기 주인을 소개해줘도 되는 겁니까?”
동행했던 호위가 천성재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 호위는 성도 전원이 마법사인 소속으로, 그 중에서도 힘법사인 20대 남자였다.
“여기, 성단장도 자주 오는 VIP 가게잖아요. 성인들도 탐내는 감정사인데.”
“왜. 뭐가 문젠데?”
천성재는 심드렁했지만, 호위는 이건을 만났을 때부터 불안 불안한 모양이었다.
“아니. 무슨 짓을 하면 폰팔이가 나가는데 소금까지 뿌려요? 토큰까지 주고?”
“뭐, 거기 있던 건 용팔이 같은 놈들이었잖아. 보나마나 사기 치려다가 되려 당했나보지.”
“팔러 온 성물도 이상하잖아요! 저거 분명 백양좌가 이번 경매에 내놓으려고 했던 물건이랑 비슷한데요?”
“우연이겠지. 흔한 물건이야.”
“그럼 가지고 있던 휘장은요! 그거 천칭좌의 골 때리는 레오 거였다고요! 나머지는 우리 성단 거! 저런 사람 우리 성단에서 본적도 없는데!”
“…….”
이번엔 천하의 천성재도 실드를 칠 수가 없었다.
‘심지어 천칭좌건 훔쳐도 성단장 걸 훔치냐.’
곧 호위가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저 휘장 도둑. 정말 신고 안 해도 됩니까? 저런 기생오라비 같은 얼굴이 사기꾼일 가능성이 크다고요. 아까도 우리 성단에 데려가려 하시고, 성단장님께서 화를 내실게 뻔한데….”
천성재는 어이가 없었다.
그 성단장이 데려오라고 한 사람이 바로 저 사람인데 말이다.
결국 천성재는 무시하고 접수처로 향했다. 그런데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죄송합니다! 의뢰가 몰려서 감정 업무는 마감되었습니다!”
“일주일 뒤에 다시 찾아주세요!”
천성재는 눈앞에 걸린 CLOSE 팻말에 좀 난처해했다.
“아씨, 벌써 끝나면 안 되는데?”
호위는 예상했다는 듯 혀를 찼다.
“뭐, 일감이 몰렸을 밖에 없죠. 지금 이건 경매 때문에 밑천 만들려는 사람이 한 둘이겠어요? 그 성녀도 참가한다고 하고, 역대급 경쟁률일 텐데.”
“!”
그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건 다름 아닌 이건이었다.
아니, 자신도 모르게 생긴 성녀는 둘째 치더라도.
“이건 경매?”
왜 거기서 제 이름이 나오냐는 반응이자, 천성재는 별 일이라는 듯 보았다.
“오늘 이건 님의 성물이 경매로 나온다잖아요. 형도 그것 때문에 여기 온 줄 알았는데?”
그래서 온 건 아닌데 말이다.
어쨌든 여기저기에서 제 이름이 들려오며 몰려다닌다 싶었더니, 그래서였던 모양이었다.
“무슨 물건이 나온다는데?”
“글쎄요, 소문으로는 거부가 내놨다, 12성인 중 하나가 내놨다 말이 많긴 한데….”
“뭐가 나오든 엄청 비쌀 걸요!”
끼어든 건 호위였다.
[황영]각성명(세례명): [맞아도 굴하지 않는 자]
효과: 맷집 특화. 맞아도 맞아도 쓰러지지 않는다. 맞을수록 오히려 몸이 단단해진다.
– 맞아도 굴하지 않는 자 보유 스킬
[위풍당당 S랭크 (쌍아좌)] [오뚜기 A랭크 (쌍아좌)] [외모변경 A랭크 (쌍아좌)]“이건 장비는 원래도 성신들께서 만들어주셨다고 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이건이 돌아왔다잖아요. 난리도 아니에요. 관심이 엄청나서 저희도 이건 관련 대여마법은 다 매진됐다니까요. 특히 제가 만든 이건 외형변경 마법이 잘 팔려서.”
“……!”
이건의 눈이 순간 번득였다.
로비에 출몰했던 그 짝퉁 새끼들은 전부 이 새끼가 생산했던 건가.
이건이 주먹을 우득거렸다. 하지만 눈치 없는 호위가 웃었다.
“솔직히 이건이 카리스마 하나는 진짜 지릴 정도로 끝내줬잖아요. 그 얼굴로 목소리는 캐 간지였고. 옛날 영상 보면서 마법 만들 때 새삼 감탄했다니까요. 진짜 멋져서.”
“오. 그래?”
이건은 살짝 주먹을 풀었다.
“그런데 그래봐야 제 돈벌이… 악!”
얻어맞은 호위는 비명을 질렀다.
“커, 컥! 갑자기 왜 이래요!”
“초상권 비용 내놔, 새끼야.”
결국 사정없이 맞던 호위가 항복했다.
“알았어요, 경매장행 토큰 드릴 테니까, 그만!”
천성재가 스카웃하려는 것 같아서 신경쓰지 않으려 했지만, 역시 미친놈이 틀림없다.
아까 전에도 폰팔이가 이 사람한테 울면서 제발 가달라고 할 때부터 알아봐야 했는데.
그리고 그때였다. 꽤 비싼 재화인 텔레포트 토큰도 얻었겠다, 이건이 멈추려는 때.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신좌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그 소리에 이건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괴수도 아닌 성도에게서 경험치까지 뜨는 일은 없었는데.
‘혹시 상급들은 경험치까지 뜨는 건가?’
뭐, 정확한 조건까진 아직 모르겠지만.
이건은 미묘하게 웃었다.
퍽퍽퍽!
호위는 비명을 질렀다.
처음엔 열 받아서였지만, 점점 즐기는 듯한 그의 눈빛에 호위가 질색했다.
“알았어요, 알았어! 토큰 하나 더 드릴 테니까!! 이제 진짜 그만!”
그리고 그때였다.
이건이 결국 비싼 VIP 텔레포트 이용권까지 잔뜩 뜯어냈을 때.
“참. 성인들도 그 이건 님 경매에 참가한대요.”
“!”
천성재가 슬쩍 끼어들었다. 존경하는 이건의 스킬을 팔았단 말에 지금껏 그냥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러니까, 경매에 참가할거면 이름은 꼭 바꾸세요. 또 이건 님이라고 사칭했다가 성인들의 분노를 사지 말고.”
“!”
조심하라 주의를 준 것이었는데, 이건은 되려 눈을 번득였다.
그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이거 괜히 힘 뺄 필요 없이 바로 경매장으로 가면 되겠군.’
그는 헛수고 안 하게 해준 천성재를 기특하게 보았다.
하지만 기특한 건 그뿐이 아니었다.
“형 물건은 제가 최대한 불려서 팔아볼게요. 시세보다 5배로.”
이건은 웃었다.
“무리할 거 없어. 휴업 같은데.”
“무기 고쳐주셨잖아요. 그리고 어설픈 돈으론 오늘 형, 이건 님 잡템도 못 건진다고요!”
뭔가 큰 착각을 하는 것 같지만 상관없었다.
‘쟤한테는 정체를 밝히면 왠지 도망갈 거 같고.’
알아서 귀찮은 일을 해준다는데 뭐.
이건은 그렇게 좋아했지만, 정작 호위는 멀어지는 천성재를 보며 가슴이 답답하다는 듯 쳤다.
“어휴, 저분은 저 이건 팬심만 아니었어도 SS급은 찍었을지 모르는데.”
이건은 제 이야기에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팬심이 왜?”
“왜긴 왜에요! 쌍아좌 신앙심이 0%니까 그렇죠!”
“아.”
그러고 보니 휴고에게 들은 기억이 있었다.
성신에게 경험치를 물어다주는 성도들.
그들은 성인의 세례를 받고 각성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때 각자 개성적인 스킬을 개화하게 된다고.
그리고 그 후 성단 활동을 하며 성신에게 경험치를 물어다 준다고했다.
문제는 성신에 대한 충성도. 즉, 이었다.
‘신앙심에 따라 각성자들의 힘의 차이가 생긴다고 했나.’
한마디로 말해 성신에게 충성할수록 강한 스킬이 생겨나고, 각종 아이템에 지원까지 받으며 폭풍성장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신앙심 0%라면 성신한테 방임 당하는 수준일 것이었다. 미움을 안 사는 게 다행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성단장도 기막혀 했죠. 일반인도 어지간하면 50%가 뜨는데, 도대체 왜 쌍아좌에 들어왔냐고!”
우스갯소리로 0%면 원한을 품은 수준이 아니냐고 했다.
아무튼 재능빨로 버티고 있지만 A급이 한계.
“하여간 실적도 탑3 안에 드는데 괜히 무시만 받고. 성신 지원 하나도 없이 A급 된 게 쉬운 줄 아나.”
호위는 혀를 찼다.
“아무튼 남매가 쌍으로 괴짜예요. 성재 누나도 이건 팬이거든요. 그래도 부럽다, 성재 누나는 S급일 정도로 능력자에 엄청 미인인데.”
“그래? 누군데?”
“몰라요? 되게 유명한 사람인데. 아무튼 자기 소속 신좌를 두고 왜 이건을 빠는지 모르겠어요. 아빠가 이건 팬질하는 것도 워낙 싫어해서 집에서 내쫓으려 했다고 하지 않나. 이건 피규어도 다 버리려했다던데.”
호위는 안타까웠는지 애꿎은 이건 욕(?)을 했다.
“하여간 이건만 아니었어도.”
그래서 듣던 이건은 새삼 서러웠다.
“야. 그래도 진짜 내 팬질 때문에 신앙심이 그 모양이겠냐.”
“연관성이 증명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거 아니면 설명을…!”
흥분하던 호위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내 팬질이요?”
* * *
그리고 그 무렵, 천성재는 몹시 당황하고 있었다.
아니, 자는 SS급 감정사를 깨워서 슬리퍼에 얻어맞은 건 그렇다 쳤다.
그리고 이건이 팔러온 성물들도 대신 팔아주러 온 것도 좋은데.
“뭐, 애송이가 들고 온 것치고 질은 엄청 좋네. 못해도 억 단위야. 100만 달러 어때?”
“100만?!”
천성재는 입을 떡 벌렸다.
무려 10억 원이었다.
그리고 자신조차도 그 정도의 감정가는 받아본 적도 없는데, 도대체 어디서 가져온 건지.
‘설마 진짜 재물신좌한테 훔쳐온 건 아니겠지?’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감정사가 말했다.
“아무튼, 애송이. 이정도면 성공했네. 입금되자마자 다 뜯긴다더니 요즘은 벌이가 좋은가봐?”
“아, 아니 그건 내 물건이 아니라.”
“아, 대신 팔아주는 거야? 그럼 이제 이걸로 끝?”
“아니. 하나 더 있어. 가장 중요한 거.”
천성재는 마지막으로 이건의 자작품이라는 목각 인형을 꺼냈다.
“이거긴 한데.”
그러자 중년의 감정사가 살짝 비웃으며 안경을 치켜세웠다.
“뭐야, 노브랜드잖아? 아마추어 거야?”
감정사가 목각인형을 살피기 시작했다.
“하하. 감정은 해주긴 하겠는데 이런 건 많이 못 쳐줘. 노브랜드면 잘해봐야 500달러 밑 선이거든. 원화로 50만 원 쳐줄게.”
천성재는 볼을 긁적였다.
뭐, 그 형에겐 미안하지만 사실 예상한 일이었다.
제작 신좌의 제품이 아니면 비싸게 팔리지도 않는다.
물론 본인도 치킨 몇 마리 시킬 정도면 충분하니, 그 선에서 돈을 받아오라고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성재야.”
“아저씨. 다 알지, 다 아는데. 내가 여기서 산 게 얼만데. 300까지는 좀 쳐주….”
“이거 만든 사람 누구냐.”
“뭐?”
“이, 이, 이거 만든 사람 지금 어디에 있냐고!”
덜덜 떠는 감정사의 반응이 뭔가 좀 이상했다.
* * *
“내 팬질이요?”
호위는 순간 뭔가를 잘못 들었다는 듯 이건을 보았다.
“그, 그게 무슨….”
그런데 그럴 때였다.
“형!”
“!”
감정사를 만나러 갔던 천성재가 다급하게 나왔다.
“뭐야, 빨리 왔네? 돈은 많이 쳐준대?”
“아니 그, 가격도 가격인데.”
“?”
호위는 천성재가 받아온 견적서를 보고 기겁을 했다.
천성재가 물었다.
“형. 목각 인형 그거, 치킨 몇 마리 값일 거라 했잖아요.”
“뭐, 밑에서도 한 40만 원 불렀거든. 폰팔이라도 감정사는 감정사였으니까. 왜, 한 마리 가격도 안 된대? 그냥 폰팔이한테 팔걸 그랬나?”
“아니…!”
천성재는 아직도 감정사의 반응을 잊을 수가 없다.
어떤 성물을 봐도 허허 웃으며 놀라는 법 없는 베테랑이었다. 유명한 네임드급들은 물론, 성인급들도 애용할 정도의 SS급 감정사.
그런데 그런 그의 표정이 고작 수제품 목각 인형 하나에 변해버렸다.
“일단 와 봐요.”
곧 이건이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한편, 천성재를 돌려보냈던 감정사는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다.
그는 먹던 밥도 때려치우고, 초조하게 목각 인형을 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이 제법 심각했다.
‘틀림없다.’
그리고 서둘러 천성재가 돌아오길 기다리던 그 순간.
벌컥!
“아저씨, 제작자 데리고 왔어.”
동시에 감정사가 벌떡 일어섰다. 하지만 곧 감정사의 표정이 바뀌었다.
“……!”
천성재가 데리고 온 것은 다름 아닌 어린 청년.
많이 잡아도 갓 고등학교나 졸업했을 얼굴에 감정사는 사뭇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건은 헛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왜? 내 물건 가격을 얼마나 깎으시려고?”
“아니, 저기… 이거.”
감정사가 목각 인형을 내밀자 이건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거 뭐.”
“이거 정말 자네가 만들었나?”
그러자 천성재도 기이하게 감정사를 보았다.
그리고 이 아저씨가 왜 이러나 싶었지만, 이건이 웃었다.
“왜. 내가 만들었으면 안 돼?”
“아니.”
믿기지 않다는 듯 이건을 보던 감정사가 말문이 막힌 듯, 망설였다.
그리고는 물었다.
“저기, 자네 혹시 이건 님하고 연관이 있나?”
“연관이야 있지.”
“!”
답한 건 천성재였다.
“사칭범인걸.”
호위는 당황해서 천성재와 이건을 번갈아 보았지만, 천성재는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아저씨가 뭔 이야기를 하려나 했더니.’
생산계라고 하더니, 아무래도 이건의 성물을 보고 똑같은 카피작을 만든 모양이었다.
“아저씨가 뭘 오해하는지는 알겠는데, 우리 아버지도 아니라고 했….”
“아 좀! 일단 넌 나가!”
“???”
화를 내는 감정사는 되려 천성재와 호위를 걷어차며 내쫓아냈다.
천성재의 아버지가 신궁좌 성인이라는 건 잘 알지만, 성인 따위 알게 뭐람.
결국 작업실에 이건과 둘만 남자, 감정사가 굉장히 떨리는 손으로 그를 붙잡았다.
“정말 진지하게 묻겠네. 이건 님이랑 무슨 관계인가?”
“왜?”
“워낙 이건 님이 전투꾼으로 유명하니까 다들 모르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장비와 성물을 본인이 직접 만드는 제작꾼이야.”
그 말을 하고 감정사가 목각 인형을 내밀었다.
“이거, 조각한 방식이 이건 님이랑 너무 똑같아…! 지금까지 사칭작들은 수도 없이 봤지만, 이런 건…!”
이건은 하하 웃었다.
성인들이 아끼는 SS급 감정사라길래 좀 궁금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보는 눈이 있다.
“게다가 이 조각 무늬. 오늘 대경매에 올라오는 이건 님의 성물이랑 너무 똑같다고!”
“!”
동시에 이건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거랑 무늬가 똑같다면.
‘아. 설마 그게 경매에 나오는 건가?’
상당히 좋은 정보였다.
하지만 그 모습에 답답했는지, 감정사가 마음을 졸였다.
“일반인한테는 공개도 안 된 조각 무늬를 어떻게….”
그러자 이건은 잠시 고민했다.
만약 여기서 자신에 대해 말해주면, 어쩌면 가격을 좀 더 불릴 수 있지 않을까?
‘날 찌른 검에 대한 것도 물어봐야하고.’
그래서 이건은 우선 확인 차 물었다.
“이건에 대해 잘 아는 거 같은데, 어떻게 잘 알아?”
“잘 알 수밖에 없지.”
“아. 감정사랬지. 그럼 걔 성물이라도 감정했었어?”
그러자 감정사가 속삭였다.
“자네한테만 말해두지만, 난 사실 이건 님의 제자일세.”
“……?”
네?
누가 누구의 제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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