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87)
제286화. 그래 한번 해보자 (4)
이건에게 짓밟혀 있는 물고기는 당황스러웠다.
‘이 무슨…!’
그도 그럴게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가까스로 주먹은 쥘 수 있었지만, 거기에 힘을 실기는 어려운 상태.
때문에 물고기는 이를 갈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나의 성역이…!!’
그랬다.
성신의 힘을 뺏는 방법은 여러 개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가 본거지를 날려버리는 것이다.
아마 이곳에 없는 뱀주인좌 성도들이 개수작을 부린 게 틀림없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건아! 괜찮아?!”
“이건!”
피투성이가 된 이건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보며 물고기는 눈을 부릅떴다.
휴고는 피투성이가 된 이건을 보는 것만으로도 열 받은 듯 물고기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정작 열받는 건 물고기 쪽이었다.
‘역시 알프스에 있는 지젤에게 손을 댔군.’
틀림없었다.
의 권능은 군주의 능력.
자신들의 마력으로 다룰 수 없으니 일부러 지젤을 납치해 그 마력을 이용해 먹고 있었건만.
‘의 능력을 쓸 수 없다.’
때문에 물고기는 다급하게 의 군주를 찾았다.
잠시라도 좋으니 이건의 시간을 멈추게 해달라고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안 그래도 은 이건에게 굉장히 흥미가 있어보였으니까.
하지만.
‘이 새끼가…!!’
그랬다.
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 이미 자기 볼일은 끝났다는 건지, 이곳에서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물고기가 이를 갈 때였다.
“그러고 보니 아까 니 새끼가 안다고 했지? 내 동생에 대해서.”
“!”
고개를 든 물고기는 깜짝 놀랐다.
눈이 마주친 이건의 눈빛은 섬뜩했다.
“어디에도 말한 적 없는 내 동생의 이름이다.”
준우는 연우와 함께 자신이 각성자가 되기 전 함께했던 유일한 가족.
이건은 짓밟고 있는 물고기의 팔을 들어올렸다.
“당시 준우는 인력이 부족해서 응급실에도 못 데려가고 죽었다. 바로 장례식을 치뤘지. 하여 그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건 시체를 본 유가족과.”
빠각!
“크윽!!!”
“범인밖에 없지.”
물고기는 양팔이 부러지자 이를 갈았다.
‘팔이 부러지면 술식을 그릴 수가 없거늘.’
그리고 물고기의 힘을 사전에 막은 이건이 물었다.
“니들이 한 짓이 밝혀지는 게 싫어서 전대 뱀주인 성신인 준우랑 연우를 죽인 거지?”
동시에 물고기가 비명을 질렀다.
빠각!
이번에 부러진 곳은 다리였다.
준우가 다친 곳과 똑같은 장소였다.
물론 진짜 준우는 부러진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잘려나갔지만.
거기에 한쪽 눈까지 파여 있었다. 죽는 게 나을 정도의 고통이었으리라.
하지만 죽는 그 순간까지도 본인이 아프다는 말 보다는 이건과 연우가 위험해지지 않아 다행이란 말을 했던 아이.
때문에 이건의 붉은 눈이 험악해졌다.
“힘도 쓰지 못하는 어린애를 괴롭히는 게 그렇게 즐거웠나보지? 그 이름을 나한테 말하면서 그렇게 실실 쪼개던 걸 보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물고기가 비명을 질렀다.
이건이 물고기의 눈을 뽑아낸 것이다. 붉은 피가 튀겼다.
그리고 눈을 빼앗긴 물고기가 내놓으라는 듯 이건을 보았다.
그도 그럴게 저 눈은…!
그러나 눈알을 뜯어낸 이건이 살의를 뿜고 있었다.
“성신이 몸에 괴수의 신체까지 박아 넣고. 니들이 그러고도 인류를 위한 신들이냐?”
“이건!!”
결국 그 광경에 얼어붙은 건 궁전에 불려온 기자들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이건 님! 이거는…!”
그러나 이건은 대수롭지 않게 리브에게서 뜯어낸 눈알을 던졌다.
그 광경에 기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자, 이건이 혀를 찼다.
“쫄지 마. 의안이야.”
“…예?!!”
“가져가서 확인해봐. 대충 계약서 같은데, 보나마나 상대는 군주겠지.”
“!”
사실 이건은 이 궁전에 들어선 순간부터 을 발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물고기를 봤을 때.
그 눈에서 적빛이 돌고 있어 안 그래도 기이하게 여기던 참이었다.
그리고 그 눈에 이상한 계약서가 새겨져 있는 것도 확인했다.
뭐 어느 군주와 계약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글쎄.
‘어차피 이제 침공해온 놈들 중 남은 건 과 뿐.’
그 둘 중 하나이리라.
그리고.
“분명 미지문명과 계약을 해놓고, 인류를 구원해주는 척, 신좌 시스템을 만들었겠지.”
기자들은 얼어붙었다.
“그, 그럼…!”
“.”
“!”
“이들이 말하는 기본 시스템이야. 그리고 숭배를 해줄 성도를 모으는 방법으로 제일 쉬운 건 공포지.”
“!”
이건은 가증스럽다는 듯 물고기를 콱 짓밟았다.
“내가 세상에서 사라진 후. 성신들이 괴수 퇴치에 소극적이었던 건 과연 능력 부족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괴수들이 사라지면 곤란한 것이었을까?”
“……!”
“찔리는 게 없으면 말해봐, 악마의 탑에서 날 죽인 이유.”
“……!”
“니들 비밀이 탄로날까 봐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실은 내가 정말 미지문명을 처리하려 해도 곤란했던 거지?”
물고기는 이를 갈며 이건을 보았다.
실제로 이건의 말은 맞았다.
신은 숭배자가 없으면 힘을 잃는다. 계속 회자되지 않으면 잊혀지고, 결국 약해진다.
그리고 인간은 가장 절박할 때 신을 찾듯, 자신들이 인간 성도를 모으기 가장 좋은 방법은 괴수(공포)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건이 인류의 영웅으로서 활동하는 건 좋았다.
이건의 활약으로 하여금, 그들에게 신적인 힘을 준 자신들의 위상도 올라갈 테니까.
하지만 이건은 너무 뛰어나서 문제였던 것이다.
‘이 새끼는 다른 12성인들과 달랐다.’
그냥 내버려 뒀다간 정말 미지문명까지 없앨 것 같았던 것이다.
하물며 너무 뛰어나 사람들의 신앙심이 이놈에게 쏠리게 되도 곤란했다.
‘분명 신격화 될 테니까.’
그리고 그걸 눈치챈 듯 이건이 웃었다.
“아무튼 이놈들의 짓을 밝혀줄 증인은 있어. 진짜 물고기 성인인 리브랑, 이놈이랑 자매인 물고기 성신.”
그 말에 기자들이 침을 삼켰다.
“그, 그럼 그분들은 지금 어디에….”
“아, 내 용광로에 있어.”
“…예?”
“예?!!!”
기자들은 자신들이 뭔가 잘못 들은 건가 싶었지만, 이건은 귀를 후볐다.
“아마 우리 집 용광로에 둥둥 떠다니고 있을 걸. 둘 다 엑기스로 뽑아내서 성물로 만들고 있으니까.”
기자들은 얼어붙었다.
아, 아니 자신들이 지금 제대로 들은 게 맞는 건가?
“여, 역시 저분 쪽이 악당이신 게….”
“그래! 저 행동하며 표정 봐…! 어딜 봐서 영웅이야…! 저 정도면 악당 보스….”
그러자 이건은 아차 싶었다.
그리고 다시 얼굴을 부여잡고 열심히(?) 흐느꼈다.
“나는 인류를 위해서… 인류를 위해서…!”
이건이 어깨를 떨며 흐느끼자(?) 휴고의 눈에 불똥이 튀겼다.
“야! 죽고 싶어? 우리 건이가 아니라잖아!!!”
“맞아! 우리 성신님이 아니라잖아! 어디서 감히!”
이번엔 스티븐도 분노했다.
동시에 기자들의 멱살을 잡고 있는 휴고는 물고기를 노려보았다.
평소라면 기자들도 몰려온 상황이니 적당히 하라고 하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거친 수를 쓰더라도 여기서 물고기를 완전히 잡아야 한다.’
여기서 모든 성신의 힘을 이건의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도 그럴게 휴고는 자신이 봤던 미래가 신경이 쓰였다.
신궁좌가 전멸하고 자식들이 죽는 미래, 그리고 이건이 어떤 여자를 안고 슬퍼하는 미래.
‘필시 남은 군주 짓이겠지.’
미지문명 침공의 원흉.
그들의 양대 수령이라 불리는 과 .
휴고는 불안해졌다.
‘얼마 전에 미래가 바뀌었다.’
뒤통수를 후려치는 듯한 감각.
그리고 숱한 경험으로 휴고는 금방 눈치챘다.
‘그건 미래가 바뀌었다는 신호였다.’
그리고 그건 미래의 결말이 바뀌었다기 보단, 사건 발생 시간이 당겨졌을 가능성이 컸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불길한 생각에 기름을 붓듯 물고기 성신이 웃었다.
‘증인이라고? 버러지 같은 놈이.’
성인인 리브 쪽은 그렇다 치고, 자신의 자매.
동생 쪽은 물고기 성역 본진, 에 가두어둔 상태였던 것이다.
이건의 성역에서 탈출해 가증스럽게 자신을 말리러 왔을 때였다.
‘그런데 제까짓 게 증인은 무슨….’
알프스는 용케도 부순 모양이지만, 베네치아에 있는 물고기 성역은 만만치 않다.
‘절대 데려올 수 없….’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번쩍!
[언니!] [……!!!]뜻밖의 목소리에 물고기가 얼어붙었다.
그들의 앞에 다른 물고기 주인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마법의 여신 이시스의 신격을 갖춘 자신과 다르게 의 신격을 갖춘 동생.
결국 동생이 나타나자 물고기는 몸을 떨었다.
‘저놈 짓이구나…!’
그녀의 시선은 휴고를 향했다.
휴고는 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활의 주인인 그가 스킬로 동생을 불러낸 것이다.
그도 그럴게 저 동생 쪽은 이미 휴고의 활이었다.
뭐, 증인으로 삼으려고 완전히 인격까지 갈진 않았지만, 무기를 소환할 수 있는 스킬 덕에 다시 불러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소환된 동생은 피투성이가 된 언니를 보고 모든 걸 깨달은 듯했다.
그래서일까.
[…이제 제발 그만하자!]“!!”
동생은 절망하며 외쳤다.
그 울부짖음에 이건에게 잡혀있는 언니는 이를 갈았다.
‘저 미친년이! 저게 지금 뭐라는 거야!’
동시에 저게 어떻게 강의 신전에서 나올 수 있었나 싶었지만, 그녀는 곧 이유를 깨달았다.
[물고기좌의 본궁 이 파괴되었습니다] [분노한 뱀주인좌 성도들과 전갈좌 성인에 의해 파괴되었습니다]이에 이건은 흡족하게 웃었고, 물고기는 몸을 떨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멍청한 동생은 인간들에게 모든 걸 밝힐 것이다.’
하도 귀찮게 해서 성인의 영혼도 에게 처넣어 협박하고 있었던 것이거늘.
‘젠장, 이 사실이 밝혀지면 신계에서도 가만히 안 있을 텐데…!’
하물며 자신들이 원주인, 신계의 영웅을 죽인 사실까지 들통 난다면…!
‘좋은 꼴은 못 본다.’
결국 울컥한 물고기가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군주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으냐!”
“!”
“그들은 짐승들이다! 우리가 있어서 그나마 그들을 제어했다는 생각은 못하는 것이더냐… 큭!”
이건이 물고기의 머리카락을 콱 움켜쥐었다.
움직일 수 없는 물고기는 몸을 떨었다.
“지구에 쳐들어온 수령, 과 을 우습게 보지마라. 남은 놈은 과 뿐이지만, 놈들은 절대 죽일 방법이 없다. 인간을 몰살시키려 하고 있지.”
“저게!”
“괴수 퇴치에 소극적이었던 게 과연 계획 때문만이라고 보느냐? 그들은 과거, 우리와 함께했지만 이제는 차원이 달라. 그들 앞에서 너 따위… 컥!”
물고기의 얼굴을 부여잡은 이건이 험악하게 웃었다.
“곧 죽을 놈이 할 말은 아니지?”
“……!!!”
바로 그 때였다.
쾅!
[신격 100% 개방]이건의 몸에서 흉흉한 마력이 치솟았다.
그리고 그 재앙신의 힘에 물고기가 몸을 떨었다.
이건의 얼굴에서 보인 누군가 때문이었다.
‘저 사람은.’
그러나 곧 물고기는 비명을 질렀다.
3단계 상태의 이 물고기에게 떨어졌다.
그리고 에 휘말린 그녀는 마침내 핵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이 마지막 성신의 죽음.
‘젠장.’
물고기는 이건의 미소에서 13번째 원주인을 본 듯했다.
* * *
한편 그 무렵이었다.
알프스 산맥.
베네치아에 다녀왔던 고트는 덜덜 떨고 있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서, 설마 이용가치가 끝나자마자 그렇게 사정없이 보내실 줄이야.”
그랬다.
쌍아좌 성인 헤이지.
그녀가 괜히 천성재의 스승이었고, 괜히 마법신좌의 수장인 게 아니었다.
그녀는 순식간에 알프스 산맥의 결계를 해제해 버렸던 것이다.
심지어 물고기 성역의 본궁인 쌍어궁까지도 전부다!
하지만 결계가 풀리자마자 헤일리, 천유하, 칼리는 헤이지를 공격한 것이다.
놀라울 정도의 협동력이었다.
그리고 헤이지는 알프스 깊은 곳에 순식간에 파묻혀 버렸다.
물론 파묻는 과정은 어렵지도 않았다.
성인급이 힘을 발휘하니 구덩이는 맨틀에 닿을 정도로 금방 뚫렸고, 관과 흙 역시 천성재의 스킬이면 끝.
‘무서운 분들.’
결국 그렇게 헤이지를 파묻고 그들은 지젤과 한지민을 찾으러 알프스에 온 것이었다.
그리고 고트가 덜덜 떠는 모습에 천성재가 핀잔을 주었다.
“그만 떨어 고트. 신궁좌 성인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하, 하지만….”
“그 성인은 그래도 돼. 감히 어디서 삼촌을 노려??”
한때 제자로서 그 본성을 알기에 천성재는 분노한 것이었다.
“삼촌은 내가 꼬신다!”
고트는 그게 아니지 않느냐는 듯 얼굴을 부여잡았다.
‘이건 님…. 평생 결혼 못 하실지도.’
뭐, 아무래야 좋았다.
“지민아!!”
“!”
천성재의 다급한 목소리에 고트는 깜짝 놀랐다.
천성재는 나무 밑에 쓰러져 있는 제 친구를 발견하고 급히 날아갔다.
“지민아! 너 왜 그래! 다쳤잖아! 무슨 일이야!”
피투성이가 된 한지민이 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나, 나는 괜찮은데….”
아무래도 한지민은 쓰러져 있는 지젤을 감시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제 친구가 찾으러 올 걸 알았으니까.
하지만.
“저, 저쪽에…! 갑자기 괴물이 나타나서…!”
“!”
한지민이 가리킨 방향을 본 그들은 모두 얼어붙었다.
지젤의 몸이 완전히 고깃덩어리가 된 것이었다.
아주 잔인하게 찢겨 있었다.
심지어 그 영혼까지도.
그건 그야 말로 완전한 죽음.
심지어 바닥에는 그녀의 피로 보이는 피 글씨가 쓰여 있었다.
“이, 이거는…!”
아주 잔인한 글씨체였다.
[내 자식을 키워준 보답이다. 다음은 너다]붉은 눈을 낳은 재앙들의 아버지.
의 등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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