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28)
외전 1화. 제자로 받아주세요 (1)
“야이 미친!”
2000년 3월.
전 세계 사람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바로 미국이 공표한 성명문 때문이었다.
[오늘 부로 미국은 미지문명의 존재를 시인하고, 보스턴 선언에 의해 미국은 미국 영토에서 자주적 주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그 어떠한 다른 권리도 행사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사실상의 항복 선언.
그 충격적인 선언에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야 그거 들었어? 정부에서 시민들을 매년 만 명씩 식량으로 보낼 거래.”
“뭐? 그거 진짜야?”
“빌어먹을, 무장한 군대로도 이길 수 없다는 말은 들었지만….”
“젠장. 다 끝났어!”
무려 미지문명이 나타난 지 3개월도 안 된 시점의 일이었다.
결국 미지의 습격에 강대국들은 백기를 들었고, 사람들은 식량으로 무자비하게 끌려갔다.
그리고 그렇게 인류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후 4개월 뒤.
[보이십니까! 북방의 초인 스티븐이 괴물을 잡았습니다!] [서방의 성녀 소피가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동방의 마녀 헤이지가 괴물들을 막아내고 있습니다!]“오오오오!!”
한국 국제 전시장.
다양한 생존 물품들로 가득한 전시장은 환호로 가득찼다.
“역시 북방의 초인!!”
“저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야!”
“정의는 승리한다아아!”
전광판에서 나오는 뉴스에 사람들은 쾌재를 질렀다.
물론 서로 다른 목적으로 엑스포에 온 사람들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그건 게임 부스장에서 대전 게임을 하는 두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야, 준우야. 방금 봤어?!”
“와…! 사장님! 보셨어요? 역시 게임을 만든다면 저런 걸로 만드셔야 한다니까요!”
두 청년의 이름은 이건(20), 그리고 휴고 오터스(20).
각성자가 되기는커녕 아직 서로의 존재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그 둘은 서로 게임 중인 것도 잊고 만세를 불렀다.
“최고다! 또 이겼어!”
“야, 동쪽에 마녀, 서쪽에 성녀! 북쪽에 초인! 남쪽은 그러면 누구냐?!”
“에이, 설마 남쪽까지 나오겠어?”
그랬다. 뉴스에 나온 세 명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들.
결국 전광판을 보던 둘은 눈을 초롱초롱 밝혔다.
“역시 북방의 초인 스티븐 죽인다…!”
“역시 동방의 마녀! 끝내준다!”
대전 중이었던 둘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 그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물론 휴고야 아직 한국말이 서툴렀지만, 듣기는 만렙인 그였다.
아니나 다를까.
“북방의 초이인?”
“동방의 마녀…?”
결국 서로를 어이없게 보던 둘은 코웃음을 쳤다.
먼저 입을 연 것은 휴고였다.
“아니 눈이 있으면, 당연히 북방의 초인을 응원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허, 저런 뇌근육이 뭐가 죽인다고요?”
“그러는 그쪽은 딱 봐도 마녀의 옷차림에 홀린 거면서요.”
그 말에 휴고와 이건은 서로를 쏘아보았다.
그리고 둘이 동시에 핏대를 세우며 뭐라고 하려는 때였다.
“형… 저기 선 밖으로 나가기 직전인데.”
이건의 옆에 있던 남자 아이가 모니터를 가리켰다.
그리고 그 아이의 이름은 지준우(16).
이건은 동생의 말에 비명을 지르면서 바로 조이스틱을 움직였다.
그러자 선 밖으로 나가려던 캐릭터가 균형을 잡고 링 안으로 이동했다.
동시에 캐릭터를 살린 이건은 휴고를 보며 웃었다.
“뭐 어쨌든 보는 눈이 그렇게 없어서야. 게임을 못하는 이유를 알겠구만.”
빠직.
이건에게 20전 20패 중인 휴고는 핏대를 세웠다.
“지금 뭐라고요?”
“그러니까, 마초놈 좋아하면서 왜 게임은 그렇게 못하냐고요. 그 캐릭터 그렇게 쓰는 거 아닌데.”
그 말에 휴고가 뭐라고 하려고 할 때였다.
“에이, 형도 북방의 초인 엄청 좋아하면서 왜 그래.”
준우의 해맑은 말에 이건은 얼굴을 빨갛게 붉혔다.
“야! 누가 누굴 좋아한다고!”
“왜. 스티븐 최고라면서 녹화에 기사 스크랩도 해놨잖아. 어제도 그제도.”
“아, 안 했거든!! 그건 다 네가 좋아하니까 녹화해둔 거지!”
“어, 나 걔 전혀 안 좋아하는데?”
“뭐? 그럼 너는 누가 제일 좋은데?”
“난 형이 제일 좋은데?”
그 웃음에 이건은 말을 말자면서 조이스틱을 붙잡았다.
준우가 오자고 한 게임부스장이었지만, 어쩌다보니 70연승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건이었다.
“아무튼 동방의 마녀가 최고거든! 코스튬 최고.”
휴고는 상대할 가치가 없다며 조이 스틱을 내려놓았다.
“아무튼 사장님. 게임 재밌었습니다, 출시되면 꼭 살게요.”
그리고 그 광경에 이건이 동생에게 장난스럽게 속닥거렸다.
“준우야. 봐라? 쟤 이길 자신 없으니까 도망치는 거다?”
빠직.
결국 열받은 휴고가 성큼 성큼 이건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삑!
“악!!”
이건 자리의 전원 종료 버튼을 눌러버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리셋되는 이건의 게임 화면!
이건은 피눈물을 쏟았다.
“악!! 최고 기록이었는데! 이름도 저장 못 했는데!”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휴고는 코웃음을 치며 돌아섰다.
멀리서 이건이 ‘저 백인 놈이 양아치처럼 구네’ 어쩌네 씩씩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휴고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아니, 얼굴조차 기억하지 않았다.
어차피 두 번 다시 만날 사이도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대신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아, 누나. 무슨 일이에요? 지금 바쁠 시간 아니야?”
뉴질랜드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할머니를 모시기 위해 한국 대학으로 왔던 휴고는 갑작스러운 전화에 불길함을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
– 휴. 할아버지하고 연락 되니?
“어. 어제도 통화하긴 했는데 왜? 할아버지는 그쪽에 계시잖아.”
– 휴, 잘 들어. 할아버지 회사가 공격을 받았어.
“뭐?! 할아버지 회사가?”
– 아직 괴물의 짓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인명피해에 손실도 너무 커서 회사도 위험한 수준이고.
“……!!”
휴고는 당황스러웠다.
그도 그럴 게 조부의 회사는 그저 그런 작은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호주에서는 이름을 말하면 어느 정도 알 만한 수준의 기업.
방어에 돈을 쏟아부었고, 철저한 준비도 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만한 기업이 휘청거릴 정도라니.
‘호주는 아직 괴물이 나타나지 않은 땅이 아니었나.’
그래서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조모 역시 그쪽으로 데려갈 생각으로 자신이 온 것이었는데.
– 아무튼, 휴.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할아버지하고 연락이 안 돼.
“……!”
– 우리도 빨리 가보고 싶은데, 환자가 너무 몰려서 아예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
“환자가 몰려?”
– 응. 방금 전에 테러가 일어났거든.
“……!!”
그랬다. 조부는 사업가, 그리고 부모님과 누나는 대학 병원 의사.
휴고는 의사집안의 유복한 막내아들이었다.
‘뭐, 나는 그쪽 머리는 아니지만.’
그리고 괴수만 아니었으면 휴고도 자연스럽게 부모님과 형제들의 길을 걸었을 터였지만.
– 휴, 듣고 있니?
“알았어. 그럼 내가 그쪽으로 가볼게.”
– 아니, 잠깐. 휴!!
휴고는 바로 전화를 끊고 공항으로 향했다.
‘괴수들 때문에 세상이 완전히 변했다.’
소설가가 꿈이었던 휴고는 그야말로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얼굴을 짚었다.
아무튼 부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건만.
그것은 모두 헛된 소망이었던 걸까.
“…예? 지금 뭐라고요?”
“그러니까 전원 사망하셨다고요.”
급하게 할아버지의 회사로 달려왔던 휴고는 절망했다.
연락이 안 되었던 것은 그 상대가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하지만 더 충격적인 건, 할아버지의 시신조차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세, 세상에. 저게 뭐야!!!”
“수도가 사라졌어!!”
그랬다.
호주의 수도 캔버라.
수도는 온데간데 없었다.
건물도, 사람도, 그야말로 거대한 구멍만 남긴 채 사라진 것이다.
마치 삽으로 파낸 것처럼 깔끔하게.
수도의 절반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끊긴 도로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는 택시기사가 덜덜 떨었다.
“뭐, 뭐야. 1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결국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차에서 빠져나오고, 멀리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쿠구궁!
“아아악!!!”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다.
휴고도 갑자기 일어나는 지진에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젠장, 길 막지 말고 비켜!!!”
어떤 남자가 휴고를 밀치고 가려는 순간이었다.
푸학!!!
“……!!”
휴고는 바로 옆에서 튀기는 피에 새하얗게 질렸다.
자신을 밀치려던 남자의 몸통이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쾅! 쾅!
“아아악!!!”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구체에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검은 구체는 사람들을 가두고, 한순간에 크기가 작아지면서 갇힌 사람들을 고깃덩어리로 만들었다.
콰직! 콰직!
“아악! 살려줘!!”
그 광경에 휴고는 공포에 주저 앉았다.
“아… 아….”
하늘에는 문제의 구체를 뱉고 있는 괴수가 있었다.
[키에에엑!]그리고 확실했다.
저놈이 수도를 이렇게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저걸 쓰러트릴 수 있는 건 위대한 3명의 초인뿐…!’
휴고는 경찰에라도 신고해서 그들에게 알리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휴!”
“!!!”
휴고는 낯익은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누나!”
자신을 부른 것은 차를 타고 있는 누나와 부모님이었던 것이다.
“휴! 어서 타!”
휴고는 덜덜 떨면서 엉거주춤 일어났다.
“어… 어떻게 여기에….”
그러나 그 순간, 휴고는 피를 토했다.
“커헉…!”
지면에 숨어 있던 괴수가 휴고의 배를 찔렀기 때문이었다.
그 광경에 놀란 누나와 부모님이 차에서 내렸다.
“휴!!”
그리고 그때였다.
달려오는 가족들을 본 휴고는 비명을 질렀다.
“안 돼! 빨리 거기서 벗어나!”
“!”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검은 구체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그 반원구가 떨어진 곳은 가족들의 머리 위!
그 다음 광경은 휴고도 보지 못했다.
콰직!
자신의 머리 위에도 검은 구체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피투성이가 된 휴고는 눈물을 흘렸다.
‘나도 죽는다.’
그런데 그때였다.
[오. 그래도 이 도시에서는 네가 가장 얼굴이 쓸 만하구나.]“……?”
[그래. 너로 정했다]“……?????”
버러지 같은 노예 생활의 시작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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