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51)
외전 24화. 스승님이 아니라 건이
영국 남부 평원.
스티븐이 이건과 전화할 때였다.
쿠구궁!!
“!!”
막사에서 권속신들에게 간식을 배급하던 휴고는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젠장, 저건…!”
영국 평원의 하늘 위로 괴수들이 나타났다.
[키에에엑!]생긴 것은 날개 달린 사마귀. 분명 인근의 도시에서 날아온 놈들이 틀림없었다.
그 증거로 괴수들은 사람들을 가득 데리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방향은 다름 아닌 아시아.
바로 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이 인류 파멸을 위해 자식들을 사육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간들은 그를 위한 영양분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이 공들여 키우고 있는 것이 바로 아직 태어나지 않은 .
어쨌거나 괴수들은 붉은 눈을 위해 각지에서 식량을 잡아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걸 가만히 볼 휴고도 아니었다.
“빌어먹을!”
휴고가 무기가 쌓인 상자로 돌진했다.
물론 원래는 사자 권속신들이 ‘약해빠진 신궁좌의 사도여. 전에 준 간식을 주면 무기를 빌려주마!’ 라고 해서 열심히 간식을 만들어 바치며 기다리고 있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덥썩!
휴고는 사자좌 막사에서 활을 빼돌렸다.
그리고 바로 괴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자 스티븐이 깜짝 놀랐다.
“아! 야! 저 자식 뭐 하는 거야! 야야! 위험해! 돌아와! 야! 그 활은 안 돼!”
이건과 통화중이던 스티븐은 다급히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활을 든 휴고는 무서운 눈으로 괴수들을 쫓았다.
‘스승님이 없어도 난 더 잘할 수 있어.’
자신은 이건의 서포터로 더 유명했지만, 그렇다고 혼자서 괴수를 못 잡는 건 아니었다.
하물며 자신은 이건처럼 괴수 잡이에 몰두하는 게 아니라, 인질을 우선시하며 움직일 수 있으리라.
‘스승님이 틀렸다는 걸 증명한다.’
그렇게 휴고는 눈을 번득이며 신궁좌의 권속신을 하늘로 날렸다.
화륵!
그건 태양신을 따르는 까마귀들.
까마귀들은 서로 교차하면서 빛의 실을 만들어냈다.
번쩍!
그건 바로 빛의 그물들이었다.
그리고 해먹 같은 그물들이 생기자마자 휴고는 바로 활을 꺼내 괴수들의 팔 다리를 노렸다.
휴고가 인질들을 떨어트리면, 까마귀들이 태양의 그물로 받아내는 걸 노린 것이다.
물론 이건은 인질이 잡혀있든 말든, 괴수만 보면 자신이 화살을 날리기도 전에 선타를 날렸지만,
‘난 다짜고짜 괴수부터 노리는 스승님하고는 다르다!’
단번에 인질들부터 구해낼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렇게 기척을 숨긴 휴고가 몰래 화살을 날리려는 때였다.
“!”
휴고는 순간 공포에 떨었다.
화살을 날리려는 순간, 괴수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마치 괴수가 자신의 공격을 미리 읽은 듯 했다.
그리고 당황할 틈도 없이 괴수가 휴고를 향해 공격을 날려왔다.
[키에엑!!]쾅!
강력한 일격이 지면을 쓸어 버렸다.
“크윽!!”
“휴고!”
달려온 스티븐이 급히 자신의 대검을 휘둘렀다.
[사자음(S)]사나운 짐승의 울음소리와 함께 금빛 바람이 괴수를 향해 날아갔다.
쿠구궁!
하지만 공격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
“크윽!”
스킬의 기운을 감지하는지, 사마귀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를 갈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게 저 괴수는 얼마 전 이건이 잡아낸 놈과 똑같은 종이었다.
그때 역시 저놈은 인간을 먹이로 데려가고 있었고, 이건은 머리부터 날려버렸다.
보통은 인질부터 먼저 구하기 위해 팔을 도려내든, 인질을 구할 스킬을 썼겠지만, 이건은 달랐다.
뭐, 그 덕분에 인질은 몇 백미터 상공에서 바닥으로 곤두박질쳤지만 말이다.
휴고가 가까스로 잡아내서 다행이었지, 하마터면 인질이 추락사로 죽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 다들 이건을 욕했었다.
이건이 괴수 잡는 데 미쳐서, 인질은 신경도 안 쓴다고 말이다.
그랬는데.
“야! 휴고! 뒤! 뒤!”
“!!”
휴고는 아차 싶었다. 바로 눈앞에 사마귀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당황한 그가 근거리 사격을 하려 했지만,
“야! 그 활 쓰면 안 된다니까!”
스티븐의 경고와 함께 활이 번쩍 빛났다.
“뭐, 뭐야! 폭탄?”
놀란 휴고는 바로 활을 내던졌다.
쾅!
폭발하는 활은 괴수를 단번에 날려버렸다. 그리고 괴수가 폭발에 휘청거리자, 괴수가 물고 가던 인질이 떨어졌다.
다행히 휴고가 몸을 날려 인질을 붙잡았지만, 곧 스티븐에게 화를 냈다.
“아니, 도대체 뭡니까! 저 미친 활은!”
“뭐긴 뭐야! 니 스승이 보내온 폭탄이지!”
“예?!”
“만들어주기 싫으면 우리 거 업그레이드라도 해달라고 보내놨더니, 저렇게 되어서 돌아왔다고!”
“?!!”
“성신의 성물이라 파기할 수도 없어서… 됐고, 야! 뒤!”
“!”
인질을 구해낸 휴고의 뒤로 사마귀가 나타났다. 하지만 피할 새도 없이 사마귀한테 물려 끌려가고 말았다.
“커헉!!!”
“휴고!”
구해낸 인질을 스티븐에게 맡기는 게 고작이었다.
“크윽…!”
휴고는 필사적으로 제 목을 물어뜯으려는 괴수의 이빨을 붙잡았지만, 괴수의 힘이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젠장, 이 자식!’
무엇보다 힘이 점점 빠지고 있었다.
‘이 자식들, 신의 마력을 먹는다…!’
그도 그럴게 이놈들은 를 따르는 괴수들. 훗날 잡게 되는 두꺼비 괴수처럼 성신의 마력을 빨아먹는 놈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인질이…!!’
스티븐이 데리고 있는 인질의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괴수에게 잡혀 있기에 보이는 광경인 것일까. 여자의 몸에서 기이한 빛이 나오는 게 보였는데, 그게 괴수에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마치 생기를 빼앗기는 것처럼.
‘설마 생명을 빼앗기는 건가.’
심지어 괴수에게서 떨어트렸음에도 불구하고 힘을 빼앗기고 있었다.
괴수를 처리하지 않는 한, 인질이 생기를 빼앗기며 금방 쇠약사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휴고는 깨달았다.
‘설마 이래서 스승님은 괴수를 먼저 노린 건가?’
아마 틀림없으리라.
인질부터 구하겠다고, 괴수를 죽이는 게 늦어질수록 인질은 결코 눈을 뜰 수 없게 되었겠지.
그래서 휴고는 새삼 부끄러워졌다.
-사람 목숨보다 괴수 잡는 게 더 중요하시잖아요.
-괴수 잡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거면서.
휴고는 결코 주워 담지 못할 말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물론 정말 이건이 이 사실을 알고 괴수 잡이에 집중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때문에 확인은 해봐야겠지만, 만약 정말로 이건이 그걸 알고서 그렇게 행동한 것이라면.
‘젠장. 내가 무슨 말을.’
죄송하다고 사과를 해야 했다.
그런데 그때였다.
[키에엑!!]“컥…!!!”
목이 졸린 휴고는 산소가 결핍되면서 의식까지 흐릿해졌다.
‘젠장, 이대로는….’
이건한테 진실을 묻기는커녕 괴수한테 먼저 죽을 판이었다.
마침내 휴고의 의식이 끊기려 할 때였다.
“으휴, 저 등신 새끼.”
“……!”
낯익은 목소리와 함께 괴수의 목이 잘려나갔다.
푸학!!
“!!”
허공에 튀는 붉은 혈흔들과 함께 휴고는 제 눈을 의심했다.
“스…승님!”
눈앞에는 이건이 있었던 것이다.
이건은 귀찮다는 듯 피를 털어내며 혀를 찼다.
“기껏 저런 녀석들은 다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키워놨더니, 이게 뭔 뻘짓이냐?”
“……!”
“그래 가지고, 내가 죽고 난 후에도 사람들을 구할 수 있겠냐.”
“예?? 그게 무슨….”
이건은 대답대신 침묵했다.
이건은 생각보다 제 목숨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잘 알았다.
그래서 다른 놈들은 몰라도, 휴고만큼은 자신이 죽더라도 세상의 영웅으로 남아주길 바랐다.
설령 자신이 모든 괴수를 처리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휴고가 이어서 처리할 수 있는 놈들만 남을 수 있게끔, 죽이고 또 죽이고.
그나마 자신이 살아있을 수 있는 기간 동안, 괴수 토벌의 성공률이라도 바짝 올려놓고자 부지런히 움직인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걸 알 턱없는 스티븐은 이건이 쓰러트린 괴수를 보며 감탄했다.
“허, 저 미친놈. 솜씨 봐라….”
러시아 토벌전에서도 느꼈지만, 역시 이건은 압도적으로 강하다.
어쩌면 이 세상의 괴수는 이건이 아니면 처리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그래서 더욱 느끼는 것이었다.
‘이 녀석은 절대 사라지면 안 되는 녀석이다.’
뭐, 그래봐야 이건이 사라지는 건 상상도 가지 않았지만 말이다.
‘저놈은 인류를 구할 보물이고, 인류의 지주….’
그런데 그때였다.
휴고와 스티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스승님!”
“야! 이건!”
이건이 울컥 검은 피를 토했다.
그리고 붙잡을 틈도 없이, 영웅이 휘청거리며 쓰러졌다.
* * *
“뭐라고?! 스승님이 아파?”
“이건이?!”
휴고와 스티븐은 제 귀를 의심했다.
그들은 곧장 쓰러진 이건을 병원으로 데려간 참이었다.
그리고 이건이 쓰러진 모습은 처음 본 둘이 패닉에 빠져 의사의 멱살을 잡는 것도 잠시였다.
그들은 이재원이 한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니, 아프시다니, 도대체 언제부터? 난 전혀 몰랐는데?”
그러자 이재원은 산소호흡기를 쓰고 누워있는 이건의 눈치를 보았다.
“저도 우연히 알게 된 건데, 이건 님 수명이 많이 줄어드신 것 같아요. 아마 듣기로는 러시아 토벌 이후로….”
“뭐?!”
“아마 이건 님을 노리는 분이 계신 것 같아요.”
그 말에 휴고와 스티븐이 동시에 이를 갈았다.
“러시아 때라면 설마….”
“설마 장루이?”
휴고는 놀라 스티븐의 얼굴을 보았다.
하지만 그때 이재원이 휴고를 살짝 나무라듯 보았다.
아무래도 휴고가 이건을 의심하며 싸운 게 좀 못 마땅한 듯했다.
“아무튼 아픈 사람이 미쳤다고 괴수 잡는 걸 좋아하실 리도 없고. 이건 님이 괴수를 미친 듯이 잡는 건 그 수명하고 연관 있는 것 같은데….”
그 말에 정말 열받은 휴고는 이재원의 어깨를 거칠게 붙잡았다.
“아니, 재원이 넌 그걸 알면서 왜! 스승님 상태에 대해서 왜 나한테 아무런 말도 안 했어?!”
“그, 그건…!”
바로 그때였다.
“내가 말하지 말라고 했어. 쓸데없이 애 잡지 마.”
“이건 님!”
낯익은 목소리에 스티븐과 휴고는 깜짝 놀라 침대 쪽을 보았다.
눈을 뜬 이건은 거추장스럽다는 듯 산소호흡기와 주사바늘을 거칠게 뜯어내고 있었다.
“새끼들이 뭘 오버해서 이런 것까지 해놔?”
“스승님!”
“꺼져. 뭔 스승이야. 파문한 지가 언젠데.”
휴고는 굉장히 착잡해졌다.
자신은 이건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아무렇게나 떠들어댔다.
그래서일까.
“죄송합니다. 제가, 더 열심히 스승님을 돕겠습니다! 이제 선두는 제가 맡아서!”
그 말에 무시 받은 기분이 든 것일까.
이건은 병자취급 말라며 베개를 집어 던졌다.
“꺼져. 가르치던 놈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약해지진 않았으니까. 토벌에도 문제없고, 앞으로도 계속 하던 대로….”
“아뇨! 역시 제가 돕겠습니다!”
불쾌해진 이건은 살의를 띄우며 휴고의 목을 잡아 쓰러트렸다.
“말귀 못 알아들어? 선 넘지 마라. 퇴물 취급 받는 거 기분 더러우니까. 새끼가 누가 누굴 돕는다고….”
“아뇨! 이젠 제자로서가 아니라! 친구, 아니 동등한 동료로서 돕는다고!”
“……!”
이건은 뜻밖의 말이었는지 놀란 듯 했다.
하지만 휴고는 진심이었다.
이건이 왜 자신에게 몸 상태에 대해 말하지 않았겠는가.
자신은 제자였고, 이건에게 있어서는 가르쳐야 할 대상. 동시에 보호해야 할 학생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자신은 항상 이건을 이해하기보단, 우러러 보기만 했을 뿐.
‘이런 혼란한 세상이다. 이 사람한테 눈앞의 생물은 전부 이나 . 이 두 개로만 나뉘는 거겠지.’
이건은 제멋대로에 기분파로 사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엄연히 그 등에 짊어진 무게가 남들보다 무거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어차피 파문도 당했고. 돌봐줘야 하는 입장이 아니라, 동등한 친구면 부담감도 덜하겠지?”
“…….”
“건아.”
휴고의 부름에 이건은 움찔했다.
그도 그럴게 자신을 건이라 부른 건 연우와 준우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삼 밀려오는 그리움에, 새삼 처음 나온 친구라는 말에, 낯이라도 간지러워진 것일까.
괜히 기분이 이상해진 이건은 헛웃음을 흘렸다.
“새끼가, 신나서 말 짧아진 것 봐라.”
“상관없잖아, 어차피 동갑이면서.”
이건은 가볍게 웃었다.
“맘대로 해라.”
이건과 휴고가 진짜 친구가 된 건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재앙급 영웅님이 귀환하셨다-35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