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50)
외전 23화. 넌 파문이야 (2)
“뭐? 갈 곳이 없어서 왔다고?”
스티븐은 어이가 없다는 듯 휴고를 보았다.
그곳은 영국.
스티븐의 막사였다. 그리고 막사에는 사자좌의 짐승 권속신들로 우글거렸다.
어떻게 보면 막사 같기도, 동물원 같기도 한 곳.
휴고는 그런 곳에 찾아온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러니까, 이건하고 싸웠다고.”
“싸운 게 아니라 의절했습니다.”
“아하. 그래서 이건한테 쫓겨나서 여기에 오셨다?”
“그… 예. 제일 가까운 곳에 계신 분이 스티븐 씨였거든요.”
결국 스티븐은 어이가 없다는 듯 책상을 걷어찼다.
“야, 니들이 무슨 부부싸움한 부부냐?? 짐 싸서 여기로 도망쳐오게??”
그 말에 휴고는 구시렁거렸다.
자신도 사실 이곳에 오기는 싫었다.
하지만 그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돈이 한 푼도 없다.’
원래 있던 재산은 집안이 망하면서 처분했고, 각성자가 된 뒤 토벌 의뢰로 받은 의뢰비는 기부와 이건의 식비, 이건의 치료비, 이건의 생활비 등으로 다 썼다.
그리고 이제부터 용병일로 제 생활비를 벌자니, 하필 무기랑 장비, 아이템들을 전부 두고 와버렸다.
그렇다고 다시 이건에게 돌아가자니 그건 싫고.
‘하물며 냅두셨을 리도 없고.’
그래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었고, 장비들도 빌릴 수 있는 스티븐한테 온 것이다.
다른 신좌들 모두 무기들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 사자좌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가장 많은 무기를 사용하는 전투 신좌.
게다가 토벌 의뢰도 가장 많이 받아서 엄청난 부자였다.
이건처럼 빌붙어먹기엔 가장 적합했다.
그래서 그 말을 들은 스티븐은 어이없어했다.
“너도 참 호구다. 기부하고 이건 먹여 살리느라 돈 한 푼이 없다니. 다른 놈들은 부자인데.”
“아니, 그건…!”
“뭐, 그런 걸 스승으로 모셨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스티븐은 이상하다는 듯 휴고를 보았다.
“그런데 그렇게 잘 모시고 있었는데, 갑자기 파문이라고?”
그러자 휴고는 억울한 듯 가슴을 쳤다.
“스티븐 씨는 스승… 아니, 이건 씨가 이해가 가십니까?”
“이해?”
“이건 씨의 행동들이 이해가 되시냐고 물었습니다.”
“되겠어? 당연히 이해 안 가지.”
“그렇죠?! 성격도 이해 안 가고, 하는 짓은 더….”
“그 녀석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천재니까.”
“…예, 예?”
“이건, 걔 천재잖아. 괴수 잡는 것 봐.”
“…괴수 잡는 건 천재죠. 사람은 1도 생각 안하는.”
휴고의 표정에 스티븐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니들 무슨 일 있었어?”
휴고는 대답대신 미간을 좁혔다.
사실 최근의 이건은 굉장히 이상했다.
원래도 기이하긴 했지만 이건은 유독 괴수를 잡는데 몰두했다.
그리고 그런 이건을 어떻게든 이해해보려 했지만 글쎄.
-사람을 구하는 것보다 괴수를 죽이는 게 더 중요하지.
-예? 정말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세요?
-어. 괴수는 나 말고 아무도 못 죽이잖아.
-……!
-괴수를 죽이는 게 꼭 마약 같아. 멈추면 몸이 근질거려서 참지를 못하겠더라.
그리고 휴고의 침묵을 뭐라 생각 한 건지, 스티븐은 코웃음을 쳤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한 건 이건은 절대 사라지면 안 되는 사람이란 거지.”
“……!”
“알았냐? 이건이 뭐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놈은 우리가 이해 못할 엄청난 천재고, 인류한테도 꼭 필요한 존재야.”
사도들 마다 이건에게 가지는 마음은 제각각이었다.
그리고 스티븐이 이건에게 가진 마음은 .
그 소름 돋는 재능 앞에서 공포마저 느끼지만, 동시에 깊게 인정하고 경애한다.
“희망이 언제 사라지는 줄 아냐?”
“예?”
“바로 믿을 존재가 사라졌을 때야. 그리고 이건은 인류가 반드시 승리할 거라고 믿게 해주는 승리의 상징이고.”
이건은 어떤 괴수를 상대로도 절대 지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살아 돌아온다.
한마디로 말해 이건은 인류가 희망을 잃지 않게 해주는 지주인 것이다.
“그리고.”
“그리고?”
“이건은 내 무기를 만들어주기 전에는 절대 사라지면 안 돼.”
휴고는 알만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존경하는 스티븐이 이건을 인정을 해주니 내심 뿌듯하면서도, 휴고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아무리 그래도 최근의 이건은 변해도 너무 변했다.
그리고 그런 휴고를 스티븐은 미묘하게 바라보았다.
* * *
“허, 이 새끼 요즘 왜 이렇게 조용하지?”
이건은 미묘한 얼굴로 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그가 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케빈의 연락 기록.
“아씨. 라면 열 끼도 슬슬 질리는데.”
휴고가 사라지자 또다시 라면만 먹게 된 이건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그리고 들러붙는 게 귀찮긴 해도 케빈의 쿠폰 공세는 살림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었는데.
“최근에 갑자기 연락이 끊겼단 말이야. 사람 서운하게.”
그 말에 이재원은 굉장히 놀란 듯했다.
“서, 서운이요? 이건 님이요?”
“당연하지. 내 돈줄인데.”
“아.”
“아무튼 그러니까 너도 여기 안 와도 돼.”
“!”
이건은 100m 떨어진 곳의 나무를 보았다.
거기엔 또 생활용품들을 한가득 싸매고 온 헤일리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상황이 꽤나 당황스러운 눈치였다.
“저, 정말 휴고를 파문한 것이냐?”
“그래. 그러니까 이제 너도 여기 올 이유는 없다는 거야.”
“!”
이건은 아직도 헤일리가 휴고를 쫓아다니는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당황하는 헤일리와 다르게, 이건을 먼저 찾아온 지젤(태만)은 속으로 웃었다.
‘휴고를 처리하다니, 물고기가 움직인 건가?’
안 그래도 장루이의 수는 통하지 않아 골치 아픈 상황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고 하더니.
하지만 은 티내지 않고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어쩐지 휴고 씨가 안 보인다 싶더라니. 그렇게 사이가 좋으셨는데 제 마음이 다 아프네요.”
사실 이때의 은 아직 본색을 드러내기 전.
사려 깊은 성격으로 동료들을 묵묵히 도와주던 서포터(연금술사)였다.
천칭좌의 등가교환으로 얻은 새로운 능력이나, 새로운 물질, 재료들을 각 사도들에게 수급해주는 창조자 역할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걱정 마세요. 휴고 씨가 계시지 않은 만큼 저희가 이건 씨를 더 도와드릴게요.”
태만은 나긋하게 웃으면서 이건의 손을 잡았다.
그러나 이건은 미묘한 얼굴로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
덕분에 태만은 좀 놀란 듯했다.
물론 이건과 지젤(태만)하고는 그렇게 사이가 나쁘진 않았다.
정치 가문이자 얼마 전 선출된 대통령의 딸이기도 한 지젤은 성깔 더러운(?) 소피보다 훨씬 성격도 좋고, 동료들을 위하는 연금술사였으니까.
하지만 맨 처음 저택으로 초대 받았을 때, 이건은 지젤에게서 묘한 거부감을 느꼈다.
그래서 지젤은 딱히 사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이건이 거리를 두는 한 명 중 하나.
뭐, 아무래야 좋았다.
헤일리는 걱정하듯 이건을 보았다.
“정말 파문해도 괜찮은 것인가?”
안 그래도 이건은 적을 만드는 성격이라, 아군도 친구도 뭣도 없지 않은가.
게다가….
‘최근 이건의 움직임이 둔해진 느낌인데….’
원거리 서포터가 없어도 되겠느냐는 시선이었다.
그러나 이건은 대수롭지 않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관없어. 어차피 그 밥벌레한테도 가르칠 건 이미 다 가르쳤고. 지금이라도 독립시키는 게 나아.”
“지금이라도?”
헤일리의 고운 미간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리고 눈치 빠른 그녀는 심각하게 이건을 보았다.
“설마 너….”
그 눈빛을 읽은 이건은 화제를 돌리려고 했다.
“아무튼 볼일 없으면 돌….”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큭!”
이건이 갑자기 아파오는 심장에 얼굴을 찡그렸다.
하지만 이건은 최대한 내색하지 않고 약이 있는 가방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좀 힘겹게 손을 저었다.
“토벌… 의뢰 건이라면 알았으니까! 돌아가. 나중에 내가 연락할 테니… 컥!”
“이건!!”
“이건 씨!”
기어이 발작을 일으킨 이건은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그리고 이건은 온몸을 찢어내는 고통에 몹시 괴로워했다. 그는 가까스로 약통을 꺼내고 있었다.
그래서 헤일리와 태만은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최근 물병좌한테 약을 많이 사간다는 말은 들었는데…!’
생각보다 몸 상태가 더 심각해보였다.
동시에 발작 약을 삼키는 이건 역시 이를 갈았다.
점점 고통이 오는 간격이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분명 소피가 그러지 않았었던가.
-괴수 잡는 거, 좀 줄여야 할 것 같아요. 몸 상태가 더 안 좋아져서… 그때 말한 수명보다 더 줄었어요.
-얼마나? 지난번엔 10년이랬잖아.
-그 절반….
-5년?
-네, 네….
-아씨, 계획 다 틀어지겠네. 5년은 괴수 처리, 나머지 5년은 은퇴 후 놀기 계획이었는데. 이 대로면 일만 하다가 끝나겠네.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말할 건이 아니에요!
-뭐, 어쩌겠어. 그래도 5년 버틸 수 있으면 됐어. 괴수는 다 죽일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괴로워하는 이건은 이를 악물었다.
‘아니… 어쩌면 5년도 못 버틸 수도.’
그 전에 괴수를 전부 죽여야 하는데.
하지만 헤일리와 달리, 태만은 고통스러워하는 이건을 몹시 즐거워했다.
‘뭐야. 이 상태라면, 알아서 요단강을 건너겠는데?’
곧 이 붉은 눈을 데려올 예정이었다.
그리고 이건은 그 군단을 처리할 수 있는 골치 아픈 복병.
하지만 이 대로면….
‘생각보다 일이 쉬워질지도.’
그리고 이건이 괴로워하는 광경에 생각에 잠긴 사람이 두 명.
‘서둘러 준비해야한다.’
바로 보약을 준비하려는 헤일리와, 이건을 찾아왔다가 문 밖에서 이 상황을 접한 케빈이었다.
사실 그는 장루이 때문에 이건에 대한 은 사라졌지만, 진짜 지젤 덕분에 스킬에서는 풀려나 있었다.
그래서 이건을 만나러 왔었던 것이었는데.
[이건의 상태가 상당히 안 좋아 보이는 군요.] [애초에 성신도 없이 그런 능력을 쓰는데, 지금까지 버틴 게 용하죠]처녀좌 권속신의 말에 케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게 휴고를 뺀 모두가 이건이 병들어 죽어가는 걸 눈치채기 시작했다.
* * *
한편 그 무렵.
“뭐? 내가 밥벌레한테 뭔 이야기를 했다고?”
스티븐에게 전화를 받은 이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 집 나간 휴고가 하필 사자좌 쪽으로 가 있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뭐가 어쩌고 저째?
“그러니까. 지금 내가 사람보다 괴수 죽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고? 그 새끼한테?”
-그래. 괴수를 안 죽이면 몸이 근질 거려서 미치겠다고. 너 정말 휴고한테 그런 소리 했어?
동시에 이건은 뒷목을 잡았다.
“아오 그 새끼. 최근에 이상할 정도로 나한테 토를 달더니, 고작 그런 거 때문이었어?!”
-뭐야. 너 설마 진짜 그런 소리 한 거냐?
“장난해? 그 새끼는 어디서 그딴 거지같은 소리를 듣고 온 거야?”
-허, 그럼 그렇지. 뭐, 신경 쓰지 마라. 그 멍청이가 꿈을 꿨든가. 아니면 네 말을 오해해서 확대 해석 한 걸 테니.
그러나 이건은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 짐작 가는 구석은 있어.”
-뭐? 진짜?
이런 짓을 할 사람은 장루이 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자신이 장루이의 계획을 계속 망쳐놓은 앙심을 품은 것일까.
장루이는 자신과 휴고를 갈라놓으려고 계속 수작을 부렸었으니까.
“보나마나 내 목소리라도 흉내 낸 거겠지. 게자리한테 그런 스킬이 있었어. 목소리 증식인가 뭔가.”
-뭐? 정말?
그 게새끼. 보이면 가만 두지 않으리라.
이건은 눈을 번득였다.
-아무튼 그럼 오해 풀린 거지? 그러면 빨리 네 제자 좀 데려가라.
“뭐? 왜?”
-왜긴! 이자식이 만드는 간식들 때문에 우리 성신이랑 권속신들이 사료를 안 먹는다고!!! 뒤룩 뒤룩 살이 쪄서 사냥을 못한다니까?! 우리 신좌 테러하러 온 거라니까? 당장 데려가!
“그렇게 말해도 파문한 사실은 안 변해. 다시 파티원으로 들일 생각도 없고.”
그리고 그 목소리에서 뭔가를 느낀 것일까.
스티븐이 심각하게 물었다.
-너 말이야. 혹시 어디 많이 안 좋냐?
“!”
-아니, 괴수를 급하게 잡으려는 것도 그렇고, 제자 내쫓은 것도 그렇고, 신변 정리하는 사람처럼 보여서. 꼭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처럼.
이건은 침묵했다. 그리고 코웃음을 쳤다.
“장난 하냐? 니 새끼들이 느려 터져서 빨리 움직인 것 가지고 사람을 멋대로 죽이냐?”
-뭐, 그런 거면 됐다. 그래, 넌 오래 살아야지. 내 무기를 만들어야 하니까.
그 오만한 목소리에 이건은 핏대를 세웠다.
이 새끼는 이래서 싫은 것이었다.
자신이 당연히 지 무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듯한 어조라니.
-아무튼 알았다. 그러면….
그런데 그때였다.
-키에에엑!!!
“!!”
수화기 너머에서 괴수의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아! 야! 저 자식 뭐 하는 거야! 야야! 위험해! 돌아와! 야! 그 활은 안 돼!
“!”
전화가 뚝 끊겼다.
동시에 언제나 느껴지는 12개의 기운 중, 신궁좌의 기운이 약해졌다.
덕분에 이건은 이를 갈 수밖에 없었다.
“이 병신새끼가.”
이건은 급히 사라졌다. 바닥엔 검은 피로 흥건했다.
죽어가는 자의 피였다.
(다음 편에서 계속)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재앙급 영웅님이 귀환하셨다-34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