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66)
외전 39화. 감히 누구를 넘봐? (2)
“이걸로 아무도 찾지 못할 것이다.”
캐나다 일대의 외딴 섬.
전갈좌 성역이었다.
그리고 휴고는 그곳에 생긴 병원에 아내와 부하를 입원시켰다.
“5,000명에 가까운 인원을 수용할 병원을 만드느라 조금 시간이 걸렸다. 미안하다.”
헤일리의 말에 휴고는 고개를 저었다.
부탁한 뒤, 거의 보름 만에 생긴 것이 아닌가. 그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나게 놀랄 속도였다.
하물며 순위 1위인 천칭좌의 눈치를 보느라 전 세계의 의사들도 치료를 포기한 자들이 아니었던가.
병원에서 거절당한 보호자들은 대부분 식물인간이 된 사람들을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헤일리의 도움으로 피해자들을 전원 수용할 수 있었다.
“탑에서도, 두꺼비 때도, 그리고 지금도. 이 은혜는 결코 잊지 않을게.”
그러나 고마움과 별개로 휴고는 걱정이 되는 것이었다.
“날 돕는 걸 알면 다른 놈들이 널 가만두지 않을 텐데.”
안 그래도 자신은 다른 10명과 척을 지지 않았던가.
그러나 헤일리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너무 은인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전갈좌에도 이득이 되는 일이니까 도와주는 것이니.”
“그, 그래? 그런 거라면 다행이지만.”
“…그리고 너한테 인사를 들을 자격도 없고.”
“뭐? 방금 뭐라고 했어?”
몰래 주먹을 쥔 헤일리는 대답 대신 입술을 꼭 깨물었다.
마음의 빚을 지지 말란 의미로 그렇게 말은 했지만, 글쎄.
‘이건을 지켜내지 못했다.’
그리고 휴고는 이건이 아끼던 친우. 그까지 잘못되는 건 원치 않았다.
그래서 탑에서 휴고를 구해주고 두꺼비 때 스킬을 빌려주고, 이번에는 그 가족까지 맡아주는 것이었다.
뭐, 그만큼 반발이 없는 건 아니었다.
– 성주님! 아무리 그래도 관련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규모의 병원이라니…!
– 맞습니다! 왜 이런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신궁좌를 도와주시는 겁니까?
하물며 전갈좌의 성신까지도 못 마땅해했다. 전갈좌 성신은 묘하게 신궁좌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헤일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 납득할 수 없는 자들은 구태여 내 옆에 남아있을 필요 없다.
– 앗! 성주님! 그게 아니라!
오히려 지금 그녀가 신경 쓰는 건 그딴 게 아니었다.
“휴고. 이 사람들은 평생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어. 그래도 정말 괜찮겠는가.”
휴고는 대답 대신 웃었다.
그런 건 대답할 가치도 없다.
헤일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지젤이 연명치료를 하는 걸 눈치챌 수도 있어.”
“걱정 마. 그건 생각해둔 게 있어.”
결코 너희들 뜻대로는 되지 않으리라.
휴고의 눈이 번득였다.
* * *
“엄마아…! 형…!”
장례식 날.
상복을 입은 유하와 성재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날은 천지우와 이재원을 화장하는 날이었다. 물론 장례식이라 해봐야 가짜 시체를 불태우는 장례식이었지만.
실제로 관속에 들어간 신궁좌 권속신들은 핏대를 세우고 있었다.
[휴고오 네이놈! 이 빚은 꼭 갚게 할 것이다! 앗 뜨거! 뜨거!]아무튼 그렇게 휴고는 세상의 눈을 속였다.
물론 그가 진실을 숨긴 데에는 자식들을 위한 이유가 더 컸다.
기약 모를 기다림, 고통.
그 긴 고통을 감내하는 건 자신 하나뿐이면 충분했으니까.
뭐 성인들 중, 힘의 기운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소피는 가짜를 눈치챈 듯했지만 상관없었다.
– 지젤에게 말하면 너도 똑같이 죽일 거야.
소피의 목을 움켜쥔 휴고는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휴고에게 살인 협박을 받은 소피는 엉엉 울었다.
아무튼 아내를 잃은 휴고에게 쏠린 동정론 때문인 건지, 12성인들도 섣불리 나서지 못했다.
물론 거기까지는 휴고의 계획대로였지만,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었다.
“뭐? 지우의 연구 자료가 돌아와?? 마갈좌가 훔쳐갔던 그거?”
휴고는 충격적인 소식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상하다. 그 새끼가 그걸 돌려줄 리가 없는데?”
“아무래도 사태가 사태인 만큼, 돌려준 게 아닐까요?”
“아니야, 그럴 놈이 절대 아닌데.”
마갈좌가 아내의 연구를 훔쳐갔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었다.
그 뻔뻔한 놈이 연구 자료를 포기할 리 없었다.
실제로 아내의 연구는 이미 시제품까지 나온 단계라, 마갈좌가 갈취하는 건 어렵지 않을 터.
하지만 정작 마갈좌 쪽은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었다.
“빌어먹을! 처녀좌아아!”
난데없이 병사를 끌고 들이닥친 케빈한테 탈탈 털린 세르게예비치는 이를 뿌드득 갈았다.
하물며 습격한 이유도 어이가 없었다.
– 정보는 잘 입수했다. 감히 제작 신좌 주제에 우리 영토를 넘봐?
– 뭐, 뭐? 무슨 소리야! 우리가 미쳤다고 거길 노려? 헛소문이야! 거짓이라고!
– 거짓이든 헛소문이든 관계없다. 내 귀에 들어온 순간, 그건 이미 진실이거든.
– 뭐라고?!!! 아악!! 이 또라이 새끼가!
이건과 다른 의미의 유아독존인 케빈은 마갈좌 본 성역을 초토화시켰다.
그리고 괜히 전투신좌라고 불리는게 아닌 만큼, 케빈은 마갈좌 전체를 무자비하게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전리품을 챙겨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놈들의 물건은 데이터 하나도 빼지 말고 전부 쓸어 담아와라.”
“네!!”
그렇게 천지우의 연구자료를 가져온 케빈은 그 자료를 부하에게 던졌다.
“이것들은 쓸모없으니까 버려라.”
“예, 예? 버려요?”
“그래. 신궁좌에.”
“예?! 신궁좌요? 왜죠?”
“왜긴, 소각장이니까.”
“아… 소각장. 그, 그쵸. 소각장은 소각장이죠. 태양열 소각장.”
아무튼 그렇게 천지우의 중요한 연구자료는 신궁좌에 돌아오게 된다.
그 덕분에 마갈좌는 서포트 아이템으로 부와 명성을 누릴 기회를 잃게 되었다.
그나마 남은 천지우 연구자료는 미사일 연구뿐이라, 마갈좌는 훗날 그걸 응용해 각 나라에 위성처럼 띄웠다.
그게 훗날 소피가 맞고 날아가게 되는 미사일이다.
아무튼 모든 게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랬는데.
* * *
“유하야!”
장례를 치르고 보름 뒤.
휴고는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다름 아닌 유하였다.
“성주님! 위험합니다! 피하십시오!”
유하가 갑자기 휴고와 신궁좌 성도들을 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원인은 지젤이 수작을 부렸던 팔 때문이었다.
쾅!
폭주하는 유하의 한쪽 팔은 성인과 성도들을 애먹게 할 정도였다.
“젠장! 각성하지도 않은 어린애가 무슨 힘이 저리…!”
“성주님!”
휴고는 이를 갈았다.
자신들도 애먹을 정도로 강했다.
하물며 악신이라는게 괜히 성신들도 꺼려 하는 존재가 아닌 건지. 유하의 팔에서 피어오르는 기운은 악의와 부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건 그저 파괴밖에 모르는 살인의 힘.
유하의 정신을 지배하는 악신은 미친 듯이 날뛰었다.
[하하하! 작긴 해도 내가 활동하기에 아주 괜찮은 육신이로구나! 성신들도, 인간들도 모두 죽여주마!]“성주님! 아악!”
악신의 힘에 휴고도, 신궁좌 성도들도, 모두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그때 나타난 것이 바로 지젤이다.
“욕보네, 휴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재로 보내고 이제는 딸까지.”
“……!!!”
아직 유하가 망가트린 얼굴의 후유증 때문인지, 붕대를 감고 있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휴고를 찾아온 이유는 하나.
“그 아이는 우리 천칭좌에서 데려가지.”
“뭐?!”
“어차피 저대로 냅두면 파괴신이 될 뿐이야. 우리가 저걸 제어할 수 있게 해줄게.”
“……!!”
지젤의 목적을 깨달은 휴고는 이를 뿌득 갈았다.
아니나 다를까, 지젤은 눈을 번득이고 있었다.
‘저만한 재능과 가치를 가진 아이를 내가 놓칠 것 같아?’
원래는 휴고의 약점을 잡기 위해 계속해서 괴롭히려 했던 아이였다.
악신의 침투를 견딜 수 있는 인간은 없었으니까.
그래서 원래는 고통을 줄여주는 스킬로 휴고를 제 밑으로 들일 생각이었지만…
‘악신을 받아들인 신체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지.’
각성을 시켜서, 차라리 자신들이 이용하는 게 훨씬 이득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저 정도라면 자신이 애지중지하며 키우고 있는 칼리의 좋은 상대, 아니 좋은 영양분이 될 터.
지젤은 치를 떠는 휴고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걱정 마, 죽게 안 냅둬. 저만한 재능을 가진 애를 우리가 죽게 냅두겠어? 천칭좌 성도가 되면 우리 사람이니 당연히 더 아껴주겠지.”
휴고는 지젤의 멱살을 거칠게 잡았다.
하지만 지젤은 표표히 웃었다.
“아. 동료니까 미리 알려주는 건데. 행여나 다른 성인들한테는 도움 요청할 생각이거든 버리는 게 좋아. 악신의 문제만큼은 그 어떤 성신도 절대 도와주려 하지 않을 테니까.”
“……!”
실제로 유하의 팔에 들어간 악신은 신들 모두가 꺼리는 존재.
이번엔 헤일리조차도 그에게 도움을 줄 수가 없었다.
지젤은 폭주하는 악신을 부여잡기 위해 괴로워하는 유하를 보며 웃었다.
“그럼 저 아이는 우리가 바로 데려간다? 저대로 냅두면, 폭주하는 악신에게 생명력만 뜯겨서 죽을 테니 서두르는 게 좋거든.”
휴고는 이가 갈렸다.
확실히 천칭좌의 고유의 등가교환 스킬이라면 악신도 억누를 수 있을 것이다.
천칭좌 만이 유일한 해결할 방법인 것이다.
하지만…!
‘유하가 저기 들어가면 어떤 꼴을 당할지 아는데!’
말이 성도지, 아마 평생 노예처럼 굴려먹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은 유하를 구할 방법이 없다.
‘천칭좌 말고는 다른 방법이…!’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포박의 사슬]쾅!!
“?!”
하늘에서 금색의 쇠사슬이 쏟아졌다.
그리고 그 사슬은 폭주하는 유하를 붙잡았다.
콰직!!
덕분에 공격을 받던 신궁좌 성도들은 무사했지만, 휴고와 지젤은 까무러칠 수밖에 없었다.
“저 자식…!”
“저 고양이 새끼가 왜!”
그랬다.
나타난 것은 사자좌 성인 스티븐이었다.
그리고 그의 등장에 휴고는 영문 모를 표정을 지었지만, 그런 그를 보는 스티븐은 미간을 좁혔다.
휴고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 허, 뭐? 인류의 희망을 위해서라고? 자기합리화하지 마! 이 겁쟁이 새끼야!
휴고의 말에 뭔가 느끼는 것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그의 등장에 지젤이 비웃었다.
“뭐 하려고 나타난 건지는 몰라도, 저 애는 우리 천칭좌 성도야. 당장 그 사슬 풀….”
“저 녀석의 딸은 우리 사자좌에서 데려간다.”
“뭐, 뭐?!”
“저만한 능력자를 우리 신좌에서 가만히 냅둘 것 같아?”
그리고 휴고의 딸을 천칭좌에 보내봤자, 좋은 꼴을 못 볼 것이고 말이다.
그러나 방해를 받은 지젤은 기가 막힌 듯했다.
“지금 저게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야. 저건 악신이야! 모든 성신들이 꺼리다 못해 질색하는 재앙의 힘!”
지젤, 아니 태만은 군주인 만큼 악신의 힘에도 부정을 타지 않는다.
하지만 성신들은 전혀 달랐다.
‘신들은 무척이나 꺼리는 힘!’
실제로 신궁좌 성역은 유하가 있는 것만으로 파괴되고 있었고, 다른 성신들도 지구에서 유하를 내쫓든가, 죽이라고 지시하고 있던 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스티븐은 코웃음을 쳤다.
“사자좌의 특색을 벌써 잊으셨나 보지?”
“!”
“사자좌는 쌍아좌의 요정처럼 짐승을 사역하고, 기생시켜 힘을 부리는 신좌. 저 정도 짐승이면 우리 사자좌에서는 최상위 등급이거든? 그런 인재를 놓칠 것 같냐.”
“니 새끼가 데려간다고 뭐 어떻게 될 줄 알아? 저걸 제어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건 우리 천칭좌 뿐….”
“너 치매야? 사자좌는 짐승을 ‘사육’하는 신좌라고 했잖아.”
“……!!”
“우리 사육기술이면 저것도 길들일 수 있겠지.”
“……!!!”
지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표정을 본 스티븐은 이죽거렸다.
‘이쪽이 데리고 있으면 저 여자도 휴고 딸한테는 허튼 수를 못 쓰겠지.’
그도 그럴 게 사자좌 성신은 성신들 중 가장 성깔이 더러운 짐승신.
성질 더럽고 말도 안 통하는 신이라 다른 성신들도 더러워서 피하지 않았던가.
물론 정작 사자좌 성신은 금시초문인 모양이었다.
[야! 야! 스티븐!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저거 악신이라고! 미쳤어? 너 내 허락도 없이 어딜 데리고 온다는 거야!! 야!]집에 저걸 데리고 오면 너도 계집도 전부 먹어치우겠네 어쩌겠네, 털을 세우며 하악질을 하면서 경기를 일으키고 있었다.
유하를 데려오는 게 미친 듯이 싫은 것이다.
하지만 스티븐은 무시했다.
그리고 그 의도를 읽은 것일까.
휴고는 눈을 부릅뜨면서도 아무 말 않고 스티븐을 노려보기만 했다.
유하를 구할 방법은 지금으로서는 천칭좌 아니면 사자좌 둘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둘 다 미친 듯이 싫지만, 만약 둘 중 하나를 반드시 골라야 한다고 한다면….
휴고는 피가 나도록 입술을 짓이겼다.
그리고 휴고가 공격을 해오지 않자, 스티븐은 웃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이 꼬마 계집은 내가 데려간다.”
스티븐이 유하를 집어 들자 지젤은 경기를 일으켰다.
“저 괭이 놈이! 다름 놈들은 전부 가만히 있는데 넌 뭐야! 신궁좌를 도우려는 거야? 천칭좌와 전면전을 하고 싶다는 거지?”
“꺼져. 누가 너 좋을 짓 시켜줄 줄 알아? 그리고 나는 신궁좌의 딸을 이용해서라도 힘을 가진다. 그다음에 널 쳐부숴주지.”
지젤은 핏대를 세웠다.
“휴고! 저걸 보고 있을 거야? 네 딸이 잡혀가고 있….”
그러나 휴고는 개무시하고 도리어 지젤을 공격했다.
결국 지젤은 핏대를 세웠다.
“이 망할 자식이!!!”
그리고 그 후.
휴고는 사자좌 성역에 홀로 쳐들어가 스티븐을 개박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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