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9)
제9화. 이상한 놈이 나타났다 (2)
눈앞에 뭔가가 떠올랐다.
이건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 세상 모든 만물을 두드려 원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자
[효과] : 종류를 상관하지 않고 스킬, 물건, 건물, 모든 만물을 두드려 대상을 분해, 무엇이든 재창조할 수 있다이건은 떠오르는 메시지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처음 보고 듣는 내용. 그러니 잘 모르겠지만, 대충 제 특성과 관련된 내용 같았다.
전투를 겸하긴 했지만, 자신은 엄밀하게 말해 생산 직군이었으니까.
‘전투기술들도 사실 생산기술들을 응용했던 거고.’
이를테면 괴수를 벌집으로 만들던 건 고기 다지는 기술이라든가.
그런데.
[미물을 처리해 상대의 데이터(마력 포함)를 얻었습니다.] [얻은 데이터를 분해해 스킬, 물건, 건물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얻은 데이터들의 일부는 쌓여서 새 스킬로 만들어집니다]이건이 제 손에 남겨진 노란색 결정을 보았다. 아마도 이게 그 데이터라는 것일 것이다.
‘재밌네.’
원래도 괴수를 조립해 물건을 만들긴 했지만, 그게 이렇게 데이터의 형태로 뜨다니.
게다가 두드릴 때마다 마력이 회복돼?
‘그러면 전투 중에도 마력 충전이 가능하단 의미잖아?’
이건은 흥미로운 듯 제 근간인 스킬을 사용해보았다.
다른 놈들과 다르게 무기, 방어구를 자급자족하다보니 생기게 된 제작 스킬.
‘한칸공방.’
그러나 주변에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반응을 보인 건 목소리뿐.
[몸이 새롭게 구성하면서 기존의 고유 스킬들이 진화, 초기화되었습니다.] [한칸공방 (lv.99) ▶ 창조공방] [마력이 부족합니다] [해당 스킬이 잠겨 있습니다.] [제작스킬을 개방하기 위해선 최소 S급 이상 제작도구 성물을 소지하고 있어야 합니다]뭐 원래도 제작도구가 있어야 쓸 수 있던 스킬이니 예상은 했지만.
‘나중에 시험해봐야겠군.’
어쨌거나 지금 중요한 건 이게 아니었다.
“그러니까 이 모기새끼나 괴수들을 재액이라고 부른다고? 그 12명이?”
“네, 네.”
이건은 가증스럽다는 듯, 아까 본 유튜브 영상을 떠올려보았다.
괴수에 대한 기자회견 영상이었다.
– 여러분. 주목해주십시오. 괴수는 미신이나 공포, 사람들이 꺼리는 사상으로부터 탄생합니다.
– 그리고 그런 식으로 부정을 타고, 스트레스가 쌓인 장소를 통해서 괴수가 소환되거나 침입하는 것입니다!
– 모든 재액은 성신의 힘으로만 없앨 수 있습니다!
– 그러니 이건을 믿어주셨던 것처럼, 저희를 믿어 주십시오!
물론 괴수에 대한 정의는 제법 흥미로웠다. 틀린 말도 아니었고.
다만.
‘거짓말이 섞여있는 게 문제지.’
어쨌거나 놈들은 계속되는 공략 실패에 신뢰를 잃었다. 그러니 후원금 장사는 계속 할 수 없었을 거고, 결국 머리를 굴린 결과가 이거다.
이건은 상당히 흥미로운 듯 소년의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전원 버튼을 두 번 누르자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된 어플리케이션이 실행되었다.
– 한지민 님
[대여 가능한 생활 신좌스킬] (개인/기업) [대여한 생활 신좌스킬] (5개 이용 중) [필요 기여도] (다음 등급까지 187p) [정산방법 변경]놈들은 국가나 기업, 일반인에게 자신들의 스킬들을 대여해주고 그 대가를 받는 모양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기사를 보는 이건은 비뚜름하게 웃었다.
‘이 등신들은 신정정치 국가라도 만들어 독재자라도 되고 싶은 건가.’
뭐, 아주 훌륭했다.
자신들끼리는 괴수를 처리할 수 없으니까 전력을 늘리고, 세수도 확보한다는 좋은 전략.
‘20년 사이에 능력자가 늘어난 이유도 이거겠지.’
아무튼 놈들이 죽은 자신을 이용했든, 액막이 물품을 만들어 팔든, 스킬을 내다 팔든 다 좋다 이거였다.
문제는.
‘새끼들이. 내가 만든 걸 다 지들 거라고 팔고 앉았네.’
그러니까 놈들이 대여하는 것들이 문제였다.
<한국 성단, 쌍둥이자리 의 스킬로 옐로우 존 공략 대성공!>
<의 액막이 성물, 괴수 상대로 효과 상당해.>
액막이 용품이라고 내놓은 건 자신이 만든 물건들의 짝퉁.
심지어 동영상으로 본 오리지널 싸움 기술이라는 건 어째 다 자신의 기술이고?
그런데 그걸로 로열티를 받아 처먹어?
‘이 뻔뻔한 등신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단순히 돈벌이만을 위해 이런 짓을 하는 건 아니리라.
‘전부 지들이 섬기는 성신에게 도움이 되는 거겠지.’
뭐 지금은 그런 건 아무래야 좋았다.
“아, 거 엄청 거슬리네.”
따악! 따악!
이건은 자꾸 기어나오는 괴수들을 모기 잡듯 잡았다.
“아씨, 이것들은 왜 자꾸 내 옆으로만 다가와?”
“형이 좋은 향수를 뿌려서요?”
“향수? 뭔 소리야. 아무것도 안 뿌렸는데.”
“네? …하지만.”
소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 성신을 영접할 때 맡았던 아주 좋은 냄새인데 말이다. 물론 자신도 성신을 만난 건 운이 억세게 좋았던 거지만.
하지만 정작 이건은 초파리마냥 굉장히 거슬려했다.
물론 자신은 괴수들을 활용해서 물건을 만드는 제작사.
재료가 제 발로 걸어 들어온 건 꿀이었다.
하지만.
[신좌 경험치가 쌓였습니다] [마력이 미량 회복되었습니다] [신좌 경험치가 쌓였습니다] [마력이 미량 회복되었습니다] [신좌 경험치가 쌓였습니다] [마력이 미량 회복되었습니다] [신좌 경험치가 쌓였습니다] [마력이 미량 회복되었습니다] [신좌 경험치가 쌓였….]“경험치는 무슨 얼어 죽을 경험치! 게임이냐! 그리고 마력은 이걸로는 배도 안 찬다.”
이건은 들려오는 목소리에 화를 냈다.
뭔지 모르겠지만 한 번만 하라는 것이다. 남들보다 귀가 더 밝아서 그랬던 것이지만, 목소리는 기가 죽었다.
그리고.
[신좌 경험치가….]“닥치라고! 필요없다고!”
목소리는 기가 죽었다. 그리고 얼마나 때려잡았을까.
[레벨업이 얼마 남지 않아, 다음 스킬 생성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기죽은 목소리는 이제 관심이 생기지 않느냐는 듯 제법 기대했다.
하지만 이건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이딴 목소리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기 때문이다.
“배달이요! 치킨 두 마리 맞으시죠?”
“네.”
이건은 치킨박스를 끌어안고 총총 어떤 방으로 향했다.
목소리는 튀긴 닭새끼를 저주했다.
“아무튼 난 저기서 자면 되는 거지? 침대는 저기 밖에 없다며.”
그러나 소년은 이건이 가려는 방을 보고 기겁했다.
“아, 안 돼요! 그 방은!”
“?”
“아, 아니 거긴 같이 사는 집주인들 방인데…! 안 들어가는 게 좋아요! 안에 진짜 끔찍한 게 있어서…!”
이건은 음흉하게 웃었다.
어차피 마력만 회복되면 움직일 생각이었다. 12명과 그들이 훔쳐간 제 물건 때문이었다.
‘아, 그래도 귀찮아 죽겠네.’
돈도 없는데 놈들이 알아서 나타나면 오죽 편할까.
‘강한 놈이면 마력도 한 방에 찰 텐데.’
어쨌든 그런 상황이니 빨리 비행기표나 찾아보고, 잠이나 자는게 이득.
그는 비웃으면서 방 안에 들어갔다.
“형!”
“괜찮아. 난 괴수 사체도 리얼로 뜯어먹으면서 자봤어. 끔찍한 거라고 해봤자….”
사춘기 학생의 방에서 나올 만한 건 정해져 있다.
그런데 불을 켠 이건이 우뚝 멈췄다.
그리고.
“……?!”
천하의 이건조차도 굳어버렸다.
심지어 침대가 아니면 싫다고 우기던 그가 조용히 걸어 나왔다.
그러더니 거실바닥에 얌전히 누웠다.
“나 침대 같은 거 없어도 돼. 응.”
“네?!”
하지만 이건은 진심이었다.
왜?
‘야이, 아무리 내가 박물관이 좋다고 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냐.’
이건은 방 안에 들어갔다가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방안을 가득 채운 건 바로 제 얼굴과 똑같은 실사 인형들. 심지어 피규어 한두 개 수준이 아니었다.
특히 무서운 건 벽 쪽. 무려 10개나 되는 제 거대 실사체 로봇들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멋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이건은 너무 무서웠다.
‘나 저렇게 마초 아닌데!’
최소한 인간계 얼굴로는 만들어놓아야 하지 않냐. 게다가 어떤 건 흉터까지 너무 똑같이 재현해 놓아 얼굴도 몸도 무섭고.
‘옷은 또 왜 벗고 있는 건데!’
인체의 신비전이냐!
그리고 그 모습에 소년이 난처하게 웃었다.
“저, 저래 보여도 가정용 재액 처리 기기에요. 보통은 12성인 분들로 하는데, 이 집 남매들이 이건 광팬이라. 아무튼 주문한 갑옷들이 안 와서 저 상태긴 한데, 흉터들이 너무 리얼해서… 무서우니까 들어가지 마시라고….”
인정했다.
저쯤이면 괴수의 신비전이다.
물론 이건이 그냥 나온 건 그 탓이 아니었다.
기기도 기기지만, 책상에는 제 피규어. 벽에는 제 사진들과 활약을 정리해놓은 정성어린 기사들까지 빼곡.
확실했다.
저 방주인, 자신의 진성 빠돌이나 빠순이였다.
그리고 아무리 자신이 한 철면피를 자랑한다 해도 저런 방에서는 못 잔다.
게다가.
‘사진들은 너무 미화시켰잖아! 눈은 왜 저래!’
망할 브로마이드 업주들. 눈과 근육에 뽕도 적당히 넣어야지!
그런데 그럴 때였다.
“뭐야! 이거!”
누군가가 분노하며 쳐들어왔다.
* * *
한편 그 무렵.
“뭐라고? 권속신들이 사라졌다고?”
황도 12궁 중 하나. 그리고 세간에서 흔히 양자리라 부르는 .
중국의 양웨이는 뜻밖의 소식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번 소식은 성신을 모시는 곳이자, 백양좌의 본거지인 이곳. 백양궁 전체를 들쑤셔 놓았다.
“정말 한국 쪽에 보낸 우리 권속신들이 사라졌어?”
“예. 그래서 한국 지부 쪽도 당황하는 눈치입니다. 아무래도 조사를 보내봐야 할 것 같아요.”
양웨이는 미간을 좁혔다.
이상했다.
안 그래도 지금은 미지문명에게 인류의 영토를 빼앗긴 시대.
덕분에 세계지도는 옛날에 이미 한 번 바뀌었고, 각 나라의 국경선도 의미가 없어졌다. 국가보다는 연합 차원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국경선 대신, 괴수의 침입을 막는 수호 결계. 즉 돔(dome) 이 인류의 문명을 지키고 있는 시대였지만….
“세상에. 그 돔의 유지 관리를 하고 있는 게 권속신들 아니었나요?”
“그런데 그 권속신들의 일부가 도망을 쳐요?”
성도들의 술렁임에 양웨이는 결국 작게 신음했다.
안 그래도 아침에는 이건이 돌아온 것 같다고 속을 썩이더니, 이제는 자기 권속신들 차례인가.
‘제발 작작 좀 하자. 어?’
물론 경악할 만한 일이긴 했다.
들은 성신만이 거느리는 신의 직속 그림자 부대.
즉 그들은 인간들과 다른, 초월적인 신급들이었다.
덕분에 똑같이 성신을 섬기는 입장이지만, 인간주제에 깝치지 말라며 자신에게도 낄낄거리던 놈들이 뭐? 도망?
‘도대체 왜? 누가?’
“혹시 다른 신좌의 짓이 아닐까요.”
황도12신좌는 동료이기 이전에 서로가 서로의 경험치를 빼앗아 먹는 적.
성도를 빼앗고, 성도들이 모아주는 경험치로 성신을 성장시켜야 하는 적이다.
사이가 좋을 리 없었다.
그러니 서로를 공격하고, 성도를 빼앗아가려는 과격한 싸움은 흔했지만….
‘지금까지 권속신이 도망칠 만한 일은 한 번도 없었는데.’
그래서 양웨이는 점점 초조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안 그래도 레드존 공략도 실패한 마당에.’
사실 비공식 공략전이라 언론엔 비밀이지만 얼마 전.
자신들 몇 명이 뭉쳐서 자신만만하게 참가했던 공략전이 있었다.
하지만 실패, 또 실패!
그리고 만약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언론에서는 또 개떼들처럼 달려들어 이렇게 지껄이겠지.
물론 그 말은 20년 전부터 12신좌들한테 여전히 금구다.
괴수들도 옛날보다 더 강해졌다 해도 놈들은 믿지 않았다.
‘젠장. 이건이 잡았던 종이라 가능 할 줄 알았는데.’
“됐고. 우리 권속신들이 사라지기 전에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데?”
“잘 모르겠지만, 쌍아좌 성도가 길거리에서 다른 각성자한테 털렸나 봅니다.”
그 말에 양웨이는 순간 덜컥했다.
악마의 탑이 부서진 일로, 그는 누군가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양웨이가 급히 물었다.
“누구한테 털려. 설마 중년이야?”
“아뇨. 얼핏 고등학생…정도라고.”
양웨이는 그제야 깊이 안도했다. 이건이 아니었다.
‘이건이면 정말 끝장이지.’
“아무튼 봐. 역시 우리 성신만 한 곳이 없다니까? 돈이 최고야.”
양웨이는 힐끗 자신의 핸드폰을 보았다. 핸드폰 채팅창엔 실시간으로 문구가 올라오고 있었다.
[신궁좌는 여전히 연락 씹는 중] [뭐, 당연하지. 20년 만에 갑자기 반갑다고 받을 리도 없잖아.] [오늘 이건 일도 그 사람 짓 아니야?] [글쎄. 얼마전 영국으로 용병 뛰러 간 놈이 한국에서 뭔 일을 벌여?]양웨이가 미간을 좁히자, 부하가 다가왔다.
“성주님. 어떻게 처리할까요?”
“전용기 준비시켜.”
부하들은 깜짝 놀랐다.
“텔레포터를 안 부르시고요?”
“뭐가 좋다고 딴 신좌만 좋을 일을 해? 텔레포트 한 번에 그 마녀가 얼마를 받는 줄 알아?”
“하지만 설마 한국에 직접 가려고 하시다니… 거긴 늘 기피하시던 곳이라.”
“장난하나? 지금 상황이 어느 때인데. 무려 권속신이 사라졌어.”
“…하긴. 이건 이야기도 있고요.”
“그래. 직접 한국에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그 미소에 부하는 속으로 신음했다. 저 모습을 보아하니 조사는 두 번째인 게 틀림없다.
“성주님. 설마 프로듀스 202 월드투어를 보러 가실 생각인 건 아니시겠죠? 분명 다음 장소가 한국이라고…”
부하의 눈빛에 양웨이가 코웃음을 쳤다.
“내가 그럴 것 같아? 공과 사는 구분한다고.”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물론 평소라면 그 망할 이건 때문에 밟기도 싫어했던 한국.
그러나 양웨이의 마음은 가벼웠다.
‘이젠 한국엔 놈도 없는데, 뭐 어때.’
거기서 누가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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