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cond Coming of Shinken RAW novel - Chapter 2
002/ 5년 전.
“2037년, 10월 11일. 전 세계의 수백만, 아니, 수천만! 그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때가 드디어 왔습니다.”
v-스포츠(Virtual-sports)의 캐스터로 유명한 박용준이 정열적인 목소리로 외쳤다. 그 말에, 해설위원을 맡은 싸울아비 길드의 길드장인 이근성이 머리를 끄덕거렸다.
이근성 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중계에 붙은 해설위원은 총 네 명. 모두가 가상현실게임, 판타지아에서 굵직한 길드를 책임지고 있는 길드장들이었다. 박용준은 바로 곁에 앉아 있는 소녀에게 시선을 주었다.
정하란. 그녀는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거대한 길드, 코멧의 길드 마스터였다. 나이는 이제 겨우 18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가진 실력과 예쁜 얼굴로 판타지아 안에서 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거물이다. 정작 본인은 주변에서 치켜세워지며 연예인처럼 대해지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박용준은 곁에 앉은 어린 소녀에게 자비를 베풀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해설위원으로 나왔으면 해설을 해야지.’
박용준은 그런 철학이 확고한 남자였다.
“알케나씨?”
“..네.. 네?”
알케나. 정하란이 판타지아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름이다. 그 부름에 정하란, 아니, 알케나는 화들짝 놀란 얼굴로 박용준을 돌아보았다.
이거 긴장했네. 박용준은 혀를 끌끌 차면서 생각했다. 게임 안에서는 잘 나간다고는 하지만, 알케나는 게임 외에서의 활동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몇몇 방송사나 기획사에서도 몇 번이나 러브콜을 보낸 모양이지만 그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그런 알케나가 해설위원을 맡게 된 것은 박용준으로서도 조금 의외였지만, 안 하던 짓을 했다는 것은 알케나로서도 오늘의 격돌을 신경 쓰고 있다는 뜻이리라.
“알케나씨는 분명.. 투왕鬪王 라덴이 승리한다는 쪽이었죠?”
투왕 라덴. 그는 여러 가지로 이례적인 플레이어였다. 뚜렷한 세력은 없다. 길드조차 들지 않았다. 판타지아의 메인 컨텐츠라 할 수 있는 몬스터 레이드에도 참가하지 않고, 소속된 국가의 전쟁에도 참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라덴이 게임을 즐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즐겼다. 파티 플레이가 당연한 몬스터를 솔로 플레이로 잡는 것을 즐겼고, 평원에서 마주하고 덤비는 전쟁이나 공성전 대신에 산지에서 펼치는 게릴라전을 즐겼다.
특히 라덴이 유명세를 떨치게 된 것은, 플레이어와 플레이어끼리 싸우는 PVP였다.
“아.. 네. 네, 맞아요.”
알케나는 뻣뻣하게 굳은 얼굴을 끄덕거리면서 대답했다. 조금 반응이 느리긴 했지만, 박용준은 오히려 저런 반응이 좋다고 생각했다. 18살의 예쁜 여고생이 익숙하지 않은 방송에 나와 수줍음에 얼굴을 붉힌다. 이건 틀림없이 먹힐 테니까.
“혹시 괜찮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말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아.. 그건.. 그러니까..”
대뜸 지목당한 것에 알케나는 적잖게 당황했지만, 미리 박용준에게 질문의 목록을 들은 탓에 대응은 어렵지 않았다. 알케나는 테이블 위에 놓은 서류를 넘기면서 헛기침을 했다.
“..일단, 이것은 지금 방송을 보고 계시는 시청자 분들도 잘 아시겠지만요. 라덴.. 투왕 라덴은, 판타지아의 투기장에서 전무후무한 승률을 기록한 플레이어입니다. 980승 3무승부 12패. 판타지아를 즐기고 있는 수백만 플레이어 중에서, 이만큼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한 플레이어는 아무도 없습니다.”
가상현실 게임, 판타지아에는 ‘투기장’이라는 곳이 존재했다. 그곳에 등록하고 매칭을 신청하면, 비슷한 레벨이라는 조건으로 무작위로 선별된 다른 플레이어와 1VS1로 싸울 수 있는 곳이다.
980승 3 무승부 12패.
만렙 플레이어가 평균적으로 가지는 투기장 기록이 승리, 패배, 무승부 통틀어 300전이 채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라덴이 세운 기록은 말이 안 될 정도였다.
“알케나씨의 말이 맞습니다.”
곁에서 알케나의 말을 듣고 있던 싸울아비의 길드장 이근성. 아니, 루벡이 머리를 끄덕거렸다. 그 역시 알케나와 함께 라덴이 승리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는 해설진이었다.
“라덴의 별명인 투왕, 투기장의 왕. 라덴의 PVP 실력은 그 별명이 증명하고 있죠. 라덴이 겪은 12번의 패배와 3번의 무승부. 그건 라덴이 투기장을 이용한 초기에 겪은 패배입니다. 그리고 라덴은 승수가 50이 넘어간 이후부터는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어요. 즉, 라덴은 이후로 930번의 PVP를 하면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투왕’이라는 칭호는 그렇게 생겨났다. 투기장의 왕. 길드에도 들지 않고, 파티 플레이도 하지 않는다. 하드코어한 솔로 플레이를 위주로 하고, 접속 시간의 대부분은 투기장에서 보낸다.
자연스럽게 라덴에게는 추종자가 생겼다. 라덴처럼 되고 싶다고 판타지아를 시작한 유저도 많았고, 라덴을 흉내내며 투기장이나 솔로 플레이에 몰두하기 시작한 유저도 많았다.
물론 그들 중에서 제 2의 라덴이 된 플레이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네. 루벡님의 말대로, 라덴이 투기장에서 세운 기록은 경이적일 정도죠. 감히 말하자면, 라덴은 PVP의 신입니다. 일대일로 라덴을 잡을 수 있는 플레이어는 판타지아에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렙 10명 정도는 데리고 와야 그나마 싸워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정도입니까?”
박용준이 슬쩍 추임새를 넣었다. 라덴에 대한 기초 정보는 박용준도 알고 있었지만, 그의 역할은 캐스터다. 이런 식으로 슬쩍 슬쩍 반응을 보면서 해설위원들이 떠들도록 발판을 제공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만렙찍고, 레이드 열심히 뛰면서 템 파밍 끝내고. 어느 정도 자기 실력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레이드라는 컨텐츠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파밍도 끝냈고 시간도 남겠다. 그렇게 투기장으로 향하게 되구요. 그때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아, 나 정도면 투기장에서도 잘 나가겠구나.’”
루벡이 코웃음을 쳤다.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아닙니다. 웃기는 생각이에요. 아, 물론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이해합니다. 템 파밍도 끝냈고, 레이드도 잘 뛰고. 자기 컨트롤에 딱 기분 좋게 취해있는 상태니까요. 하지만.. PVE와 PVP는 전혀 다릅니다. 적게는 4~5명. 많으면 몇 십 명. 그렇게 우루루 달려들어서 몬스터를 잡는 레이드와, 혼자 싸우는 PVP는 전혀 달라요. 그리고 라덴은 판타지아의 그 어떤 플레이어보다 PVP를 많이 한 플레이어입니다.”
“그렇군요. 음, 여기 재밌는 사실이 적혀있네요.”
박용준은 손목에 채운 시계를 힐긋 내려 보았다. 아직 시합이 시작될 때까지는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었다.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채널을 돌리지 않도록 붙잡고 있는 것이 시합 시작 전에 캐스터와 해설진들이 해야 할 일이다. 박용준의 입이 빠르게 움직였다.
“둠 나이트 카사블로. 이 몬스터가 누군지는 이곳에 있는 해설위원님들. 그리고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 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1년 전 확장팩에서 공개되었던 ‘라바로크의 성’에 출현하는 보스 중 하나죠.”
“아아. 무슨 말을 하시려는 것인지 알겠군요.”
방송 경험이 적은 알케나에 비해서, 루벡은 확실히 여유로웠다. 이미 그는 몇 번이나 V-스포츠 방송에 해설위원으로 출연한 경험이 있었고, 그 자신도 인터넷 방송에서 톱으로 꼽히는 가상현실게임 BJ였기 때문이다.
“카사블로는 지금의 판타리아 대륙에 존재하는, 공략 가능한 보스 몬스터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 놈입니다. 사실, 카사블로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공략 길드들은 카사블로보다는 메인 보스인 라바로크에 주목했습니다. 그게 어쩔 수 없는 것이.. 카사블로는 너무 작았거든요. 플레이어의 아바타와 비슷한 덩치에, 인간형이고.. 쓰는 무기는 검 한 자루 뿐. 우습게 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아니었죠.”
대답한 것은 알케나였다. 그녀는 머리를 천천히 옆으로 흔들면서 말을 이었다.
“라바로크보다 카사블로가 공략하기 훨씬 까다로웠어요. 체구가 작은 만큼 날렵해서 플레이어 쪽의 공격이 잘 맞지 않았어요. 그리고 검을 휘두르는 공격은 죄다 광역기 판정이었죠. 거기에 온갖 디버프 마법을 걸면서 자기한테는 버프 마법.. 회복 마법.. 그런 주제에 체력도 엄청 높았어요.”
“오죽하면 그 당시에 라바로크의 성을 카사블로의 성이라고 불렀겠습니까? 뭐, 그런 카사블로도 공략되기는 했죠. 40명의 공격대가 갈려나가면서 말입니다. 이후 기록 갱신하겠다고 몇 백 번의 재도전이 이루어졌고, 결국 15명의 공격대가 카사블로를 공략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 15명이 최고 기록이었어요.”
“하지만 라덴이 그것을 갈아 치웠죠!”
박용준이 경쾌한 목소리로 외쳤다.
“와, 국내 최상위 길드의 길드장님들한테 이런 말 들으니까 체감이 확 오네요. 그런 괴물을, 오늘 시합에 나오는 투왕 라덴이 혼자 잡았다는 것 아닙니까?”
“덕분에 한 번 난리 났었잖습니까? 라덴이 카사블로 1인 공략 영상을 인터넷 무료 동영상 사이트에 올리는 바람에. 전 세계 플레이어들이 저거 핵 쓴 것 아니냐고 들끓고.. 결국 판타지아 운영진 측에서 불법 프로그램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공언해 버렸죠.”
“사실은.. 저도 아직까지 믿을 수가 없어요. 아무리 플레이어가 스펙을 올린다고 해도, 몬스터와는 비교가 안 되잖아요. 레벨 차이가 크게 난다면 또 모를까. 지금 판타지아의 만렙이 100인데, 레벨 100인 플레이어와 레벨 100때 공략할 수 있는 보스 몬스터. 스펙에 비교가 안 된다구요. 비슷한 스펙이면 레이드를 할 이유가 없잖아요.”
“시청자들 중에 아직 영상 안 보신 분들이 계신다면, 꼭 영상 한 번 찾아서 봐 보십시오. 라덴은 미쳤습니다. 여러분이 영상을 보신다면, 미쳤다는 말 밖에 안 나올 겁니다. 카사블로의 공격을 다 피하고, 바로 반격을 넣고. 막을 수 있는 것은 막고 흘려보낼 것은 흘려보내고. 라덴의 클래스는 ‘무투가’입니다. 판타지아에서 무투가는 방어력이랑 체력이 낮은 대신에, 공격력과 속도로 커버하는 직업입니다. 즉, 치고 빠지는 플레이를 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겁니다. 카사블로 1인 공략 영상에서, 라덴은 무투가라는 직업이 보일 수 있는 극한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 잘 들었습니다.”
일단 여기서 스톱. 박용준은 다시 시계를 확인했다. 시간 분배는 완벽했다. 이제는 다른쪽 의견을 들어 볼 시간이다.
“그 괴물 같은 투왕 라덴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바로 엠페러 레이크!”
엠페러 레이크. 그는 판타지아에서 최초로 제국의 황제 자리에 오른 플레이어였다. 그는 여러 가지로 라덴과는 정 반대 성향을 보이는 플레이어이기도 했다. 그는 판타지아 중앙 지역을 통치하는 노아 제국의 황제이기도 했고, 판테리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길드인 ‘파라곤’의 길드장이기도 했다.
라덴이 솔로 플레이를 즐긴다면, 레이크는 철저하게 파티 플레이를 위주로 활동했다. 라덴이 투기장에 처박혀 PVP를 하는 동안 레이크는 레이드를 뛰면서 최상위 던전과 보스 몬스터를 공략했다. 판타지아에 새로이 공개되는 보스 몬스터들 대부분이 레이크가 이끄는 공격대에게 최초로 토벌되었다.
“레이크가 이깁니다.”
불쑥 입을 연 것은 가만히 침묵하고 있던 우측의 남자였다. ‘바이스’의 길드장인 가람이었다.
“오, 그렇습니까?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박용준은 주저 없이 가람의 말을 받았다. 박용준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하자, 가람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스펙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스.. 펙? 스펙이라면..”
“무기, 갑옷, 악세사리. 아바타의 기본 스탯에서 추가로 더해지는 모든 것에서 레이크가 압도적으로 우월합니다. 판타지아를 즐기는 플레이어 중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이 누구일 것 같습니까? 가장 좋은 아이템을 끼고 있는 것이 누구일 것 같습니까? 바로 레이크입니다.”
라덴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직업이 뭔지, 몇 살인지. 모든 것이 불명이다. 하지만 레이크는 다르다. 그는 미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재벌가의 황태자다.
“흑광검 라그나크. 현재 판타지아에서 공개 된 무기 중에서 가장 뛰어난 무기예요. 그리고 무해의 갑주. 이것 역시 가장 뛰어난 방어구고요. 거기에 신발인 신위 헤르메스는 마력만 소모한다면 몇 번이고 차원굴절을 일으켜 공격을 흘려보내죠. 그 외에도 레이크가 가지고 있는 장비들 하나하나가 판타지아 대륙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이템들이에요. 만약 그 중 하나라도 시장에 풀린다면, 판타지아의 경제를 뒤집을 가치가 있는 물건들이죠.”
흑접의 길드장인 루아노스가 가람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리고 레이크의 직업은 크루세이더. 직업 상성도 최악이에요. 크루세이더의 레이드 포지션은 탱커죠. 라덴이 판타지아에서 PVP를 가장 잘하는 플레이어라면, 레이크는 판타지아에서 가장 굳건한 방어를 갖춘 탱커예요. 아이템빨은 제쳐두고서도 레이크의 탱커 실력은 정점이에요. 상성이 너무 안 좋다구요. 직업부터 스펙까지.”
“루아노스님의 말대로입니다. 레이크의 직업은 탱커. 그것도 판타지아에서 정점이라 불리우는 실력을 가진 탱커죠. 레이크가 탱커라고 해서 공격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부족한 공격력은 아이템으로 뻥튀기 시킬 수 있으니까요. 레이크가 가진 흑광검 라그나크. 판타지아 대륙에 하나밖에 없는 이 아이템은 무려 14강입니다. 당장 판타지아 대륙에 존재하는 무기 중에서 14강 무기가 몇 개나 될 것 같습니까?”
“라덴이 투왕이라 불리는 것은 저도 납득하고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레이크가 이길 수밖에 없어요. 아까 알케나님이 라덴을 보스 몬스터와 비교하셨죠?”
루아노스의 눈이 알케나에게 향했다. 그녀는 진한 아이라인을 요염하게 흩트리며 웃었다.
“보스 몬스터의 AI가 아무리 뛰어나다고는 해도, 결국 몬스터는 패턴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카사블로의 난이도가 높았던 것은 공감하지만.. 그 패턴을 완전히 숙지한다면, 혼자서 잡는 것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란 말이죠. 하지만 레이크는? 레이크는 인간이에요. 패턴이 정해져 있지 않아요. 게다가 가진 스펙은 보스 몬스터 이상이라 해도 과한 말이 아니죠.”
정면에서 발언이 부정당했다. 해설위원들이 신경전에 들어가자, 박용준은 다시 한 번 시간을 확인했다.
‘슬슬이군.’
“자, 이제 곧 시합이 시작됩니다.”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바뀌었다. 어느 한쪽의 승리를 말하고는 있지만, 결국 해설위원들도 판타지아를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이다. 분야가 다르다고는 해도, 판타지아에서 정점으로 꼽히는 플레이어들의 PVP다. 순수하게 보고 싶다는 마음이 없을 리가 없다.
“그러고 보니, 이번 시합이 이루어지게 된 것은 라덴과 파라곤 길드의 시비 때문이었죠?”
“아, 네. 현재 공개되어 있는 던전 중에서 아직 공략되지 않은 엘레하브의 밀림에서 라덴과 파라곤 길드원들이 충돌했었거든요. 거기서 라덴은 파라곤 길드원 10명을 PK했고, 파라곤 길드는 라덴에게 척살령을 내렸었죠.”
“그런 중에 레이크가 직접 제의했답니다. 투기장에서의 PVP로 승부를 내자고. 만약 라덴이 이긴다면 파라곤은 라덴에게 내린 척살령을 거두고, 레이크가 이긴다면.. 라덴이 파라곤 길드에 들어오는 것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라덴이 거절했죠.”
알케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파라곤 길드에 들어가느니 차라리 캐릭터를 삭제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