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ortstop hits a home run too well RAW novel - Chapter 76
76. 만수무강
“선배, 첫 완봉승 축하드려요.”
지금 윤규민은 승리는 물론 첫 완봉승을 했다는 사실에 감격하고 있었다.
작년 윤규민은 대전 홈에서 완투승은 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완투와 완봉은 그 느낌 자체가 달랐다.
1점도 내주지 않고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는 그 쾌감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오늘 네 덕분에 경기 잘 풀린 것 같다.”
기념구를 들고 헤벌쭉 웃고 있던 윤규민이 유행운의 머리칼을 휘저었다.
“네, 선배 완봉승 축하드립니다.”
“고맙다. 행운아.”
지금 윤규민은 날아갈 듯 행복하다.
언론에서는 항상 윤규민과 김명중을 비교했다. 라이벌이라는 이름 하나로 두 선수를 저울질하던 분위기가 항상 이어졌었다.
오늘 김명중은 비를 핑계로 대전을 피했고 윤규민은 그런 부산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었다. 완벽한 승리였다.
“그럼-”
유행운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정산 시작하면 될 것 같아요.”
그 순간, 입이 귀까지 걸린 윤규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경기를 치르면서 계속 생각하기는 했다. 점수가 날 때마다 얼굴에 경련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그저 좋았다. 5점 차로 앞서갈 때만 하더라도 그 정도의 지출은 쿨하게 감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 아니었다.
“규민아, 축하한다. 첫 완봉승은 특별하지.”
강우성은 이번 정산을 맡았다.
팀에서 베테랑이자 대선배였으며 윤규민이 쉽게 항의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해서, 그 누구보다 공정한 판정을 내릴 것이다.
“경기 전에 협의했던 내용이 안타는 만 원, 2루타를 포함한 장타가 5만 원, 적시타는 점수당 10만 원, 솔로포 10, 투런 20, 쓰리런 30, 만루 50이었지?”
그 순간, 유행운이 손을 든다.
“볼넷도 만 원이었습니다.”
“오케이.”
이쯤 되면, 오늘 윤규민이 준비한 상품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보자, 보자.”
강우성은 기록지를 살펴보며 계산기를 두드렸다.
“오늘 경기 장난 아니었네. 프레드릭, 일단 첫 홈런 축하해.”
프레드릭이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을 쓰다듬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도 오늘 상품권을 받는다.
통역에게 정보를 모두 들었기 때문에 밝은 얼굴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홈런이 4개. 2루타가 3개. 단타는 6개. 볼넷 2개. 적시타로 터트린 점수만 6점.”
윤규민의 입가가 바르르 떨린다.
완봉승의 대가는 매우 묵직하고 값비쌌다.
“토탈 금액은 133만 원이고.”
툭.
윤규민이 손에 들고 있던 기념구를 떨어뜨린다.
데구르르- 주인의 속도 모르고 굴러가는 기념구를 주운 막내 백유진이 조심스럽게 윤규민에게 다가갔다.
호크스 내에서 돈 아끼는 걸로 유명한 선수가 윤규민이었다.
올겨울에 결혼을 준비 중이라던 윤규민이었기에 더더욱 돈을 아끼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백유진이 털썩 주저앉은 불쌍한 선배의 손에 볼을 쥐여 주었다.
“저.”
그때, 유행운이 손을 들었다.
“응, 행운이 무슨 할 말 있어?”
“네.”
“말해 봐.”
“완봉승 보너스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반쯤 정신이 나간 윤규민이 시선을 돌렸다.
“완봉승 보너스라, 일리 있네.”
강우성은 한술 더 뜬다.
“어, 프레드릭.”
이번에는 외국인 타자가 손을 든다.
오늘 마수걸이포를 터트린 프레드릭은 소리를 지르며 거하게 세리머니를 했다.
그동안 프레드릭은 홈런이 나오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드디어 터진 홈런에 기뻤고 생각지 못한 보너스도 받게 되어 더욱 행복했던 프레드릭이 입을 연다.
“음, 그것도 일리 있네.”
유창한 영어.
프레드릭은 미국인이었고 당연히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에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강우성만이 프레드릭의 말을 알아들었다.
고개를 끄덕이던 강우성이 선수들을 보며 말했다.
“프레드릭이 KBO 데뷔 첫 홈런이라고 보너스 달래.”
흐흐흐흐흐.
어디서 바람 빠진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근원지는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첫 완봉승에 취해 있던 윤규민이었다.
“형, 나도 할 말 있어.”
이번에는 지선호였다.
“우리 선발 전원 안타잖아.”
“그렇지.”
“그럼 전체 보너스 있어야 하지 않아?”
“그것도 맞네.”
여기서 가장 나쁜 사람은 아무래도 강우성이 아닐까?
물론 이 보너스 문제를 처음 거론한 사람은 유행운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한발 뒤로 물러 서서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다. 마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처럼.
“흐흐흐흐흐흐…….”
윤규민은 해탈했나?
아니다, 그건 아니었다. 그냥 정신이 나갔다.
‘무서운 놈.’
그리고 이 상황에서 백유진은 동기의 무서움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다.
과거를 되짚어 보면 상품권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경원상고 시절, 백유진은 유행운과 함께 경기 MVP에 선정된 적이 있었고, 그때 백유진은 상품권을 한 장 양보했었다.
그 순간, 유행운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지금처럼.
‘절대 척지지 말아야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유행운은 역시 무서운 사람이었다.
처음 ‘보너스’에 대한 화두를 던진 사람은 유행운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화제에서 한발 물러나 관찰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즉, 이득을 챙기는 동시에 이미지도 챙기고 있었다.
“그럼 보너스는 커피로 하자. 다음 경기에 규민이가 커피 쏘는 걸로.”
강우성은 어느 정도 절충을 했다.
“그럼 정리하면, 지선호 오늘 안타 하나에 투런포, 총 21만 원. 프레드릭 2루타, 홈런, 15만 원. 행운이 홈런 둘에 볼넷 하나, 21만 원…….”
흐흐흐흐흐흐흐…….
윤규민의 영혼이 빠지는 소리는 정산이 시작되면서 터지는 함성 소리에 그대로 묻혔다. 백유진은 그런 선배의 옆을 지키며 걱정스러운 눈으로 윤규민을 지켜보았다.
“유진아.”
“네, 선배.”
“너는 절대 이런 실수 하지 마라…….”
백유진의 손을 잡은 윤규민의 두 눈이 어느새 촉촉해졌다.
“절대 이런 도박은 하지 마라……!”
“네…….”
저는 절대 안 할게요.
* * *
[창원 파이터즈 상대로 위닝 시리즈! …… 올 시즌, 대전 호크스가 완벽하게 달라졌다] [대전 호크스, 서울 썬더스에게 9381일 만에 스윕승! …… 올해 목표는 우승?] [이긴다, 또 이긴다, 지더라도 연패를 하지 않는다 …… 달라진 대전, 드디어 승리 DNA 심었다] [올해 최고의 신인 유행운 “무더운 여름에도 페이스 유지하는 게 목표”] [대전 호크스 유행운 10홈런 달성 “거포 유격수 탄생? 홈런왕도 가능하다”] [팀 홈런 꼴찌였던 대전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 지선호 10홈런 달성, 유행운 11홈런, 팀 내 홈런왕 경쟁 치열해졌다]4월이 지났다.
여전히 대전 호크스는 날개가 꺾이지 않고 비상 중이었다.
현재 대전 호크스는 4월에 배정된 26경기 중에 두 경기는 우천 취소 되었으며 24경기 중 16승을 거두며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패배는 모르는 대전 호크스 4월 성적 : 16승 2무 6패]└ 미쳤다 작년 승률 3할따리 팀이 지금 6할이요? 6할????
└ 하… 눈물난다……
└ 그냥 6할도 아님 7할에 근접한 6할 ㅠㅠㅠㅠㅠ
└ 우리 뎁스 얇아서 여름에 퍼질 거 생각하면 승수 더 쌓아야 함
└ 아직 시즌 초인데 잘하니까 분위기 다르지 않냐? 우리 맨날 무시당했잖아 ㅋㅋㅋㅋ
└ 그냥 동네북이었지 꼴칰 까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라 주변에서 말리지도 않음 ㅋ
└ 지서노 작년이 커리어 하이인 줄 알았는데 요새 왜 이렇게 잘하냐???
└ 미쳤음 지서노 몸값 존나 폭등할 듯
└ 렄보이가 너무 잘해서 지서노도 더 열심히 홈런 까는 중 ㅋㅋㅋㅋ
└ 키야 행복사
대전 호크스에는 승리 DNA가 없었다.
패배 의식이 선수단 전체를 장악한 팀이었고 FA으로 영입한 A급 선수도 그 분위기에 동화되기 십상이었다.
해서, 지난 1회차에서는 대전 호크스는 FA 영입과 강우성 복귀 효과로 가을야구에 오랜만에 진입했지만, 짧고 굵은 꿈이었다.
그다음 해부터 날개가 꺾인 채 추락했으니.
– 우리 이제 별명 바꿔야 하지 않냐? 동맹국아, 안녕 탑산이라고 해
└ 어서오게 탑산 ㅋㅋㅋㅋㅋ
└ 우리는 탑칰이다!!!!
└ 꼴? 그딴 건 스타즈나 가지라고 하셈 꼴별
└ 진짜 별꼴이야
└ 조류동맹에게 더 이상 꼴찌, 하위권은 어울리지 않는다
└ 조류동맹 가즈아!!!
공교롭게도 부산 마린스도 여전히 상위권, 2위다.
25경기 14승 2무 9패로 대전 호크스를 따라가고 있다. 부산의 분위기 역시 상승세였다. 물론 부산 마린스는 이제 시작이었다.
보통 부산은 봄린스라는 별명답게 항상 그렇듯, 봄에는 잘한다. 5월 역시도 아직 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만약 부산이 5월에도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6월에도 승률 5할을 유지한다면 가을야구 가능성은 높아진다.
– 봄린스는 분명 떨어질 거고… 대체 똥칰은 왜 저기 있는 거야? 왜 잘하는 거지???
└ 미스테리다 진심
└ 선발진은 인정한다니까?? 강우성 퇴물퇴물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괴물이고 윤규민 뭐… 말해뭐해 ㅋㅋㅋ 용병도 작년보다 잘 뽑았고 근데 아직도 4선발 구멍이잖앜ㅋㅋㅋ 백유진+김민준이 버티고 있긴 한데, 김민준 걔는 제구레기고… 5선발 이재희는 퐁당퐁당 지림;; 근데 왜…? 3선발만 자리잡으면 6할 승률 가능한 거였음???
└ 숨 쉬고 말해라 ㅋㅋ
└ 똥칰은 기연을 얻었다 꼴찌를 하다보니 유행운이라는 기연을 얻었다
└ 아… 기연… 납득완……!
└ 똥같은 소리에 납득하지맠ㅋㅋㅋㅋ
└ 채진원 줄게 행운이 다오
└ 양심 있냐??? 채진원????? 너나 먹어
“여전하군요.”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메이슨은 어린이날을 기념하듯, 12호 홈런을 날린 유행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옆에는 채리원이 있었다. 여전히 채리원은 메이슨과 연락을 취하고 있었는데, 고교 시절 가장 유행운에게 관심이 있던 구단이 보스턴이었기 때문이었다.
“더 잘하죠?”
그 물음에 메이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몸이 조금 더 커진 거 같군요. 아주 미약하지만.”
“네, 부작용이 없도록 아주 천천히 증량 중이에요.”
메이슨 눈에 비치는 유행운은 재능을 타고난 선수였다.
신체 조건은 타고나지 못했지만, 장타를 만들 수 있는 손목 힘이 타고났고 민첩성이나 근성도 있다.
모든 걸 다 잘하는 타고난 천재도 있겠지만, 장점 한 개를 가지고 노력으로 발전하는 유형도 있다. 노력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노력도 결국 재능이 있어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메이슨이 보기에는 유행운의 가장 큰 장점이자 재능은 근성이었다.
“아직 낮은 공에는 약점을 보이네요. 삼진 비율이 낮은 편이지만, 대체로 떨어지는 공에 손이 나갔고요.”
유행운이 홈런을 만든 타구를 보면 단 하나도 낮은 공이 없었다. 그렇다고 낮은 공에 서서 당하지만은 않는다.
간결하게 커트를 하며 자신이 원하는 공을 기다린다.
즉, 자신만의 타격 존이 확실히 설정되어 있으며 컨택 능력을 바탕으로 투수를 흔든다. 딱 입맛에 맞는 공이 날아올 때까지, 계속, 계속 커트하며 기다린다.
“투수 역시도 약점을 파고들지만, 유행운 선수는 역시 컨택 능력은 타고났어요.”
유행운과 같은 나이의 선수 중에 눈에 띄는 한국인은 역시 민현웅이다.
현재 루키 리그를 졸업하고 싱글A에 진입한 민현웅은 간간이 한방을 터트리며 잠재력을 보여 주고 있다.
물론 아직도 민현웅은 갈 길이 멀다.
타고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야구를 하지만, 아직 기본기가 부족했다. 유행운이 기본기가 잘 잡혀 있는 것과는 정반대였다.
두 사람을 비교하면 참 재밌다. 서로 너무나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고 약점 역시도 서로가 반대였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에 와도 저 컨택 능력으로 싱글A 정도는 가벼울 겁니다.”
여전히 메이슨은 유행운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처음부터 재밌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멸치 같은 몸으로 홈런을 때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심지어 상대는 거구가 아니었는가.
투수가 유행운을 잡아먹어도 티가 안 날 정도로 마른 몸, 지금은 조금씩 증량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멸치에 가까운 몸이었다.
‘예상대로 화려하게 데뷔했군.’
그럼에도 유행운에게 적극적으로 오퍼하지 않은 이유는 현실적인 문제였다.
유망주를 영입할 계획은 이미 다 마쳤고 뒤늦게 튀어나온 유행운에게 투자할 머니가 부족했거니와, 아직 미국에서 통할지는 미지수였다.
만약 유행운의 신체 조건이 조금만 더 나았다면 메이슨은 태도를 바꿔, 구단에 더욱 적극적으로 어필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
유행운은 KBO에서 몸을 충분히 만들고 미국에 진출하는 게 더 나을 거라는 판단이었으며, 그 시기에는 결코 놓칠 생각이 없었다.
“메이슨 씨, 건강은 잘 챙기고 있죠?”
난데없는 건강 질문에 메이슨의 눈이 커졌다.
“오래 사셔야죠.”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제 생각에는 우리 유행운 선수는 엄청난 거액을 받고 보스턴에 갈 것 같거든요.”
메이슨은 가만 채리원을 바라보았다.
“아니다. 그쯤 되면 다저스나 양키스도 돈다발을 들고 찾아올걸요? 저는 당연히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요구할 거고요. 유행운 선수가 대성할 수 있는 구단에 비싸게 보내 드릴 거예요.”
이쯤 되니, 채리원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 듯했다.
“내가 건강해야 유행운 선수가 보스턴에 올 거란 말이군요.”
“맞습니다.”
씩, 채리원이 미소를 지으며 단상에 서서 인터뷰를 하는 유행운을 바라보았다.
데뷔를 하기 무섭게 스타가 되었다. 실력도 갖춘 루키는 인성도 좋다. 그런 그를 싫어할 사람은 없었다.
[유행운 선수, 이거 보셨어요?]채리원은 잠시 유행운의 인터뷰를 지켜보았다.
홈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에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작은 시상식이었다.
[이거 한번 읽어 주시겠어요? 시원하게!]유행운은 플래카드를 들고 멋쩍은 듯한 미소를 지었다. 잠시 망설이던 유행운이 마이크를 들고 심호흡을 한다.
그러다 멈칫.
이걸 진짜 외쳐야 하는지 난감한 눈으로 응원단장을 바라본다. 하지만 응원단장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고 팬들은 큰 환호성을 보냈다.
결국, 유행운이 숨을 고르고 크게 외친다.
[내가 바로! 대전의 황태자 유행운이야……!] [우와아아아악!!]분위기가 흥겹다.
유행운의 외침과 함께 흥분에 겨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부디 만수무강하세요.”
채리원이 그 말을 끝으로 메이슨과의 짧은 만남을 마무리 지었다.
* * *
“어? 이주영, 오랜만이다.”
“유행운.”
“왜, 무슨 할 말 있어?”
“너는 초구를 80%를 지켜봤다.”
“엥?”
“하지만 난 그 20%를 간과했었지.”
“갑자기 무슨 말이야?”
“오늘 난 너의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그동안 2군에서 네 경기를 모두 찾아본 결과 여전히 80% 확률로 초구를 지켜보지만, 아닌 경우도 있었어.”
그건 당연한 소리 아닌가.
초구를 지켜보는 주의긴 하지만, 확실히 때려 맞힐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면 배트를 내는 유행운이었다.
“오늘 나는 너를 깨부순다.”
“너 강화에서 많이 힘들었나 보구나.”
“오늘 나는 그 20%까지 계산했다. 2군에서 투구폼도 교정받았고 제구도 잡았다. 나는 오늘 너를 상대로 만난다면 반드시 삼진을 잡을 거야.”
5월 중순의 어느 날.
드디어 1군 콜업을 이룬 이주영은 기합이 빡 들어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대전 호크스와의 결전이었고 여기서 이주영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나올 수는 있고?”
“뭐?”
“콜업이 끝인 줄 아네, 애가.”
유행운은 이번에도 팩트로 이주영의 자존심을 긁었다.
“일단 경기에 나와야 그것도 가능한 거 아닌가?”
아직 이주영은 1군 데뷔를 하지 못했다.
백유진도 이룬 데뷔를 이주영은 아직도 하지 못했다.
“너 내가 가만 안 둠.”
이를 악물고 저주를 하는 이주영을 보며 유행운이 웃었다.
“역시 빌런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