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brother ever RAW novel - Chapter 210
사상 최강의 오빠 212화
41장 격돌(2)
전대 베히모스, 시리우스의 등장에, 시종일관 무표정에 가깝던 탐무의 얼굴에 변화가 생겼다.
미세하게 올라간 입꼬리. 반색, 혹 은 기꺼움의 기색이 느껴지는 미소 였다.
“흥미롭군. 이것이 인마대전 때 내 가 겪어보지 못했던 마지막 십좌인 가? 흠… 그런데 왜 그때는 사용하 지 않았지?”
“면목이 없었거든.”
탐무가 고개를 갸웃했다.
“고작 그런 이유로?”
김세훈이 쓴웃음을 지으며 중얼거 렸다.
“고작이라….”
주신을 속이기 위해 기억을 봉인 당한 김세훈은, 자신이 미쳐서 스승 의 심장을 파먹었다고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김세훈은 감히 시리우스 를 부를 수 없었다.
안식을 취하려던 스승을 강제로 집 어삼켜 십좌로 삼은 제자.
그런 개자식이 어찌 스승을 종으로 부릴 수 있겠는가?
하나, 근래 모든 기억을 되찾은 김 세훈은 깨달았다.
이 모든 걸 시리우스가 선택했으 며, 자청한 일임을.
시리우스가 움직일 생각을 않는 김 세훈에게 경고했다.
-세훈아. 명심해라. 내가 나로 있 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 을.
연옥의 광기에 침식당한 시리우스 는 완전히 망가졌었으나, 신혈 덕분 에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었다.
시리우스 또한 베히모스였기에, 신 혈에게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나, 그럼에도 그의 광증은 여전 했고,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시 간은 하루에 두어 시간에 불과했다.
신혈이 김세훈의 영혼에 난 구멍을 완전히 메우지 못했듯, 시리우스 또 한 차도를 보인 것에 불과할 뿐, 완 치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1시간? 2시간? 그 안에… 놈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하지만, 시간이 촉박함을 알면서도 김세훈은 쉽사리 탐무에게 덤벼들지 못했다.
‘왜일까? 스승님과 함께함에도… 왠지 모를 막막함이 가슴을 짓누르 는 건….’
전대와 당대. 두 명의 베히모스를 눈앞에 두고도 탐무는 여유로웠다.
아니, 오히려 선수를 양보한다는 듯 그들의 공격을 기다려주고 있었 다.
일견, 그것은 오만 혹은 방심에 가 까워 보였으나.
김세훈은 느낄 수 있었다.
지금 탐무가 설레고, 기뻐하고 있 다는 것을.
‘비록, 적이라곤 하나….’
저자는 항상 그러했다.
미련하다시피 정직했으며, 쉬운 길 이 있음에도 어려운 길을 택했다.
인마대전 때도 그랬다.
그때, 탐무가 마국의 힘을 동원했 으면 자신은 생츄어리를 지키지 못 했으리라.
하나, 그는 항상 홀로 왔으며, 홀 로 자신을 상대했다.
모처럼의 적수라며 기뻐하면서.
‘만약 놈이 김세정을 인질로 삼았 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자신은 속수무책으로 무너 졌으리라.
하지만, 놈은 그러지 않았다.
호승심, 승부욕, 무에 대한 끝없는 지향심.
난적과 숙적을 찾아 헤매는 탐욕.
그렇기에, 그는 탐무(貪武)였다.
“준비할 시간. 더 줄 수도 있다. 전략을 수렴하려면 수렴하고, 체력 을 회복하려면 해라.” 상념을 헤매는 김세훈의 정신을 탐 무의 목소리가 일깨웠고, 김세훈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그렇게 해서 네가 얻는 게 뭐지?”
“완전무결한 승리.”
“그 승리가 너에게 주는 것은?”
“열등감을 달래는 만족감.”
“ 열등…감?”
생각지도 못한 말에 김세훈이 말꼬 리를 길게 늘어뜨리자, 탐무가 혀를 차며 말했다.
“체력도 회복했고, 딱히 괜찮은 전 략을 세우는 것도 아닌 것 같으니… 내가 먼저 가마.”
스르륵.
서 있던 자리에 잔상을 남기고 사 라진 탐무가 바로 자신의 앞에 나타 나자, 김세훈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 쳤다.
“오라, 스콜!”
파바박.
둘의 손과 발이 부딪치며 나는 격 타음이 주변을 쩌렁쩌렁하게 울렸으 나, 얼마나 빠른 속도로 손속을 나 누는지, 보이는 것은 잔상뿐이었다.
마치, 여러 명의 탐무와 김세훈이 맞붙는 것처럼 그 자리에 펼쳐진 잔 상의 파노라마를 본 시리우스가 말 했다.
-오라, 페가수스.
날개 달린 백마, 페가수스를 소환 한 시리우스는 안장에 올라탔다. 동 시에 페가수스가 발을 구르며, 옆구 리에 달린 거대한 백색 날개를 펄럭 거렸다.
후웅.
한 번의 날갯짓으로 창공 높이 떠 오른 페가수스의 위에서 시리우스는 끝날 줄 모르는 격투전에 돌입한 김 세훈과 탐무를 내려다봤다.
기실, 시리우스에게 김세훈처럼 십 좌에 왕급의 인외종을 채울 정도의 역량은 없었다. 나이트메어, 스카디, 레기오스. 그도 모자라 시리우스까 지.
김세훈이 이러한 존재들을 십좌에 채워 넣을 수 있던 것은 어디까지나 그의 정신력과 그릇이 역대 베히모 스를 통틀어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뛰어났기에 가능했던 일이지.
버텍스라는 이유로 누구에게나 허 락된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시리우스는 레기오스 하나 다루는 것만도 힘겨워할 정도였다. 그리고, 원래 그게 정상이었고. 그렇기에 보잘것없었던 과거. 그때 그는 살아남기 위해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역량이 모자라 인외종이 힘들다면?
그렇다면 ‘살아 있지 않은’ 것들이 라면 어떨까?
유기물이 아닌 무기물.
즉, 병기라면?
-오라, 페일노트.
거무튀튀한 강철의 활대, 드릴 형 태의 화살촉을 가진 강철 화살. 마 지막으로, 푸른 오로라로 이루어진 활줄.
이것은 페일노트.
중간계에서 멸종 위기에 놓인 TYPE 3의 아인종. ‘드워프’가 원탁 의 기사 트리스탄의 무기.
필증의 활 페일노트를 본떠 만든 레플리카(RepliCa) 였다.
-이것은 결코 빗나가지 않으니….
시리우스가 시위를 당기자, 활대 위에 끼워져있는 드릴 모양의 화살 촉이 거세게 회전하며 주변의 대기 를 끌어모았다.
마치, 토네이도가 생성되기 직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우우웅
-결과는 오직 두 개뿐. 막아내거 나… 꿰뚫리거나.
시리우스가 시위를 놓았고, 굉음이 터지며 활대 끝에서 뻗어 나온 검은 회오리가 탐무를 노리고 쏘아져 나 갔다.
쿠르르룽.
김세훈과 한창 격렬한 공방을 겨루 던 탐무는 심상치 않은 기세에 고개 를 돌렸다.
그러자, 어느새 자신의 지척까지 다가온 드릴 모양의 화살촉이 맹렬 하게 회전하며 자신의 심장을 노리 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잔기술을 즐기는 건 죽어서도 여 전하구나 시리우스.”
탐무가 왼손바닥으로 화살을 받아 냈다. 그러자, 쇠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드릴이 회전하며 그의 손바닥 을 파고들었다.
“앨리스. 그리스(Grease).”
그때, 김세훈에게 돌아온 앨리스가 마법을 행사해 탐무의 발밑의 마찰 력을 제로로 만들어버렸다.
그 덕분에 발을 헛디딘 탐무가 뒤 로 넘어지자, 그 틈을 노린 페일노 트의 화살촉이 그의 가슴을 파고들 었다.
회전을 거듭하며 위력을 올리는 화 살의 기세와 함께,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몰아치며 태풍이 몰려왔다.
콰르릉
땅을 적시기 시작한 빗줄기를 본 탐무가 눈썹을 꿈틀거리며 뇌까렸 다.
“이건….”
번쩍-!
한줄기 벼락과 함께 금강저(金剛 抑)가 탐무의 정수리에 내리꽂혔다.
뇌신 인드라의 창이라 불리는 바즈라(Vajra) 였다.
“으음一!” 침음성과 함께 탐무가 내력을 극한 까지 끌어올렸다. 대해와 같은 내공 이 그의 사지를 휘돌며 피부를 더 질기게, 근육을 더 성기게 만들었으 며 뼈를 강철보다 더 단단하게 만들 었다.
“화염륜!”
김세훈이 이 틈을 놓칠세라 검날 위로 톱날처럼 회전하는 불길. 화염 륜의 검식이 탐무의 목을 강타했다.
콰드드득.
정수리에는 바즈라, 가슴에는 페일 노트의 화살. 목에는 레기오스의 화 염륜을 받아내면서 탐무가 광소를 터트렸다.
오랫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린 다는 듯한 통쾌한 광소에 김세훈이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미친! 몸뚱이가 대체 얼마나 단 단….’
탐무가 웃음기 새어 나오는 목소리 로 말했다.
“아무리 그래 봐야 소용없다.”
“…객기 부리지 마라.”
“그거 아나? 한때, 너와 내 힘은 동급이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나는 북명신공으로 인해 벽에 발을 걸친 반면… 너는 넘지 못했 지.”
“벽이라니… 무슨 소리지?”
“벽. 이것을 돌파한 이는 챔피언이 라 불린다.”
“챔피언…?”
처음 들어보는 명칭에 김세훈이 의 아해하건 말건, 탐무는 말을 이어나 갔다.
“물론, 나는 북명신공을 이용해 한 시적으로 벽을 넘나드는 것인지라, 챔피언이라 불릴 자격이 없지. 후후, 그러나… 벽에 발을 걸치고 있는 자 와 벽에 막혀 있는 자. 이 둘의 차 이는 극명한 바….”
탐무가 안광을 번뜩이며 고했다.
“너는 결코 나를 넘을 수 없다.”
콰아앙–!
탐무가 기지개를 켜자, 그의 정수 리에 박혀 있는 바즈라와 가슴에서 회전하고 있는 화살촉이 튕겨 나갔 다.
그도 모자라, 레기오스의 검날마저 튕겨낸 탐무가 양팔을 뻗었다. 그러 자 그의 오른 손바닥 위로는 금빛 불길이 타오르는 황금빛 구체가 떠 올랐고, 그의 왼손바닥에는 순백의 한기를 내뿜는 다이아몬드 모양의 결정체가 떠올랐다.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없듯, 불과 얼음은 섞일 수 없다. 하나… 북명 신공은 이 법칙을 위배한다.”
탐무가 황금빛 구체와 다이아몬드 결정체를 서서히 겹쳤다.
그러자, 막대한 열기와 한기가 부 딪치며 일어나는 막대한 기운의 폭 풍이 그의 손바닥 사이에서 뿜어져 나왔다.
태양신공(太陽神功)과 빙백신공(氷 白神功). 극한의 양기를 다루는 신 공과 극한의 음기를 신공이 합일(合 ―)한 것이다.
“터져라.”
북명신공(北臭神功) 비오의(秘、與儀) 음양합벽(陰陽合壁).
콰아앙-!
탐무의 손바닥 사이에서 터져 나온 기운의 태풍이 주변을 게걸스럽게 집어삼켰다.
땅과 하늘을 물들이며 자신에게 몰 아쳐 오는 순백의 섬광을 본 김세훈 은 직감했다.
저것에 직격당하면, 설사 자신이라 도 장담 못 한다는 것을.
올-로그가 과연 체세포가 한 조각 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까지 재생해 낼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 문이다.
“막아라 마해!”
시체 유령의 검은 망토가 김세훈의 앞에 방벽을 세웠다. 하지만, 마해로 도 음양합벽을 감당하긴 역부족이었 는지, 망토가 금세 찢어질 것처럼 일렁거렸다.
1,000, 3,000, 5,000, 10,000.
3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만 마리 가 넘는 인외종이 소멸당하는 것을 느낀 김세훈이 발악하듯 소리쳤다.
“앨리스! 블링크!”
-안 돼! 마법진이 기능하지 않아. 아무래도 저것 때문에 대기에 흐르 는 마나의 흐름을 전부 뒤틀어 버린 것 같아!
“빌어먹을! 이대로는….”
-베히모스! 본체로 변해! 그게 아 니라면 못 버텨!
“…그러려면 마해를 거둬야 하는 데… 이 상태에서 그랬다간 본신으 로 화하기 전에 소멸당할거다. 빌어 먹을… 5초, 아니, 3초 만이라도….”
캬아악!
이곳에 오지 않으려는 페가수스의 고삐를 강제해, 페가수스를 억지로 김세훈의 옆에 내려 앉힌 시리우스 가 소리쳤다.
-오라, 아이기스(Aegis)!
타이탄의 신, 팔라스의 가죽으로 만들었다는 여신 아테나의 방패.
아이기스의 모조품이 마해의 앞을 막아섰다.
갈색의 원형 가죽 방패가 마해의 앞에 펼쳐지자마자, 칼바람 앞의 종 잇장처럼 방패의 모퉁이가 갈가리 찢겨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버티지 못하고 박살이 나버렸다.
아이기스가 버틴 시간은 고작 5초.
하지만, 김세훈에겐 그 잠깐이면 충분했다.
“십좌 개방.”
키문카무이가 뼈를 이루고, 올-로 그가 피를 이루었으며, 나이트메어 가 눈을, 마해에 사로잡힌 온갖 망 령들이 그의 육신을 이루었다.
억센 허리, 청동관 같은 뼈대, 무 쇠 빗장 같은 갈비뼈. 복수의 짐승 을 한데 모은 것과 형상과 태산을 압도하는 거체.
베히모스의 본신이 현신했다.
-크허어엉!
베히모스의 거체가 음양합벽을 받 아냈다. 하나, 마해와 아이기스를 집 어삼키고도 기세가 죽지 않은 음양 합벽의 기운은 베히모스의 성긴 피 부를 가차 없이 유린했다.
태풍에 휘말린 곰처럼 발버둥 치는 베히모스의 발톱이 산산이 조각나 고, 어깨뼈와 다리뼈가 부서졌다.
이윽고,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음양합벽의 기운이 시들었다.
하지만, 베히모스의 상세는 이미 엉망이 된 상태였다.
물론, 빠른 속도로 재생하고 있었 으나, 김세훈은 이미 자포자기한 상 태였다.
본체로 화하고 나서도 단 한 대를 버티는 것이 고작이었거늘, 탐무가 다시 한번 음양합벽을 펼친다면?
그 상상이 김세훈을 절망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_탐… 무…
웬만한 건물 한 채만 한 베히모스 의 눈동자가 바닷물 위를 맨땅처럼 걷고 있는 탐무를 응시했다.
음양합벽의 기운에 일대 지역, 즉 북한이라 불리던 땅의 절반이 소멸 한 것도 모자라 땅이 있어야 할 곳 에 심해의 바닷물이 차오른 것이다.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바닷물 속에 서서히 잠기고 있는 베히모스 를 본 탐무가 말했다.
“가능성은… 없나.”
바랬다. 베히모스가 자신과 같이 벽에 발을 걸치기를. 아니, 넘어서기 를.
신들이 씌운 굴레를 넘어,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기를.
그런데 보라, 지금 그 앞에 있는 것은 일격도 감당 못 한 채, 만신창 이가 된 상처 입은 짐승만이 있을 뿐이었다.
“흥이 식었다. 끝내자. 베히모스.”
탐무의 양손에 다시 한번 태양신공 과 빙백신공의 기운이 몰렸다. 음양 합벽을 다시 한번 펼쳐, 베히모스의 숨통을 완전히 끊기 위함이었다.
그때, 유일하게 베히모스의 체내에 흡수되지 않은 십좌. 시리우스가 베 히모스의 이마에 내려앉았다.
-세훈아.
-스승… 님….
-고작 이 정도밖에 안 되는 녀석 이… 신에게 맞서려 했더냐?
스승의 질책에도, 김세훈의 눈빛은 썩은 물고기의 그것처럼 완전히 죽 어있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탐 무를 넘을 수 없음을, 비로소 깨달 았기 때문이다.
-틀렸어요. 너무… 강합니다.
-일어나라! 고작, 여기서 포기하려 고… 그 모진 세월을 견딘 것이냐?
— 저는….
-십좌에 의지하지 마라.
—네…?
-그것은 애초에 너의 것이 아닌 것들. 씹고, 집어삼켜 연옥에 의해 쉽게 탈취한 힘. 그러니, 그것에 의 지하지 마라.
-스승님….
-탐무를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우 리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음을.
시리우스가 아이기스를 소환해 베 히모스의 이마 앞을 가로막았다. 어 떻게든 체세포 한 조각이라도 남길 수 있다면, 김세훈은 살아날 수 있 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그는 온 몸을 던지기로 결심했다.
-너 자신을 믿어라. 너는… 버텍스 다. 신들이 그 재능을 두려워해, 연 옥으로 그 재능을 가둘 수밖에 없었 던 버텍스. 명심해라… 탐무가 할 수 있다면… 너도 할 수 있다.
그 말을 끝으로, 시리우스는 순백 의 섬광에 잡아먹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