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
제1화
1화
생동성 시험.
제약회사나 의료 연구소에서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되고 난 뒤에 오리지널 약의 화학식과 동일한 복제약이 생물학적으로 동등한지 확인하기 위한 시험을 말한다.
본래라면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시험이었지만 사람에 따라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었기에 생동성 시험은 꽤나 신중하게 해야만 한다.
이 시험으로 인해 저렴한 약이 만들어져 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에 이 시험에 참여하는 이들은 적었다.
자신의 몸을 담보로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동성 시험의 보수가 생각보다 컸기에 돈이 급히 필요한 가난한 자들이 지원했다.
빈자의 아르바이트.
빈자의 아르바이트라 불리며 생동성 시험에는 가난한 자들.
특히나 학비와 생활비가 부족한 대학생들이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
“이대로면 휴학을 해야 하는 건가?”
창수는 자신이 공부를 하고자 하는 것이 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아주 큰 욕심인 듯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이제는 바람에 떨어지고 있다.
그 아름다운 캠퍼스에서는 수많은 청춘들이 세상의 그 어떤 이들보다 아름답게 미소 짓고 있다.
그 아름다운 청춘들과 자신이 뭐가 그리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분명 달랐다.
“아르바이트와 함께하자니 학업을 따라갈 수 없고.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자니 학업을 할 수가 없고. 아니 아르바이트를 해도 이제는 학업조차 할 수가 없을 지경이네.”
부유한 집이 아니었다.
학창 시절 때는 부유하지는 않아도 평범한 집이라 생각했다.
그냥 평범한 서민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났고 집안이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해서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제난이 찾아왔다.
세계적인 경제난이라고 하는데 어째서인지 부자들은 더욱더 부자가 되고 있었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돈이 넘쳐나는 시기라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서민들은 점점 힘들어져 갔다.
창수의 집안도 기울기 시작했다.
정년까지는 다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중소기업에 다니던 아버지가 실직했다.
이내 다른 일자리를 찾으신 듯했지만 집안의 소득은 반 토막이 난 듯했다.
어머니도 소일거리 하며 일을 했다.
물론 소일거리라 창수에게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아니면 창수의 학비와 생활비가 부족했을 것이다.
그렇게 어머니의 소일거리도 집안의 생활비로 들어가게 되었다.
몇 달째 창수의 통장에 생활비가 들어오지 않았다.
-창수야. 정말 미안해.-
“아니에요. 너무 걱정 마세요. 내가 처음부터 대학교는 내 힘으로 다니겠다고 했잖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금방 졸업하고 취직한 뒤에 효도 할게요.”
창수는 곧장 대한민국에 잘 되어 있다는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을 알아보았다.
졸업하고 취직을 한 뒤에 갚아나가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일이 꼬이기 시작하면 한없이 꼬이는 법이었다.
공사장에 나가서 일을 하던 아버지가 사고가 났다.
그냥 흔하게 듣던 그런 사고였고 그렇게 흔하게 듣던 사고 진행이었다.
죽지는 않아서 천만다행이었다.
비록 불구가 되었지만 소중한 사람을 덧없이 떠나보내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누구한테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사고가 자신에게 일어나자 창수는 눈앞이 캄캄했다.
충격인지 어머니까지 아파지면서 창수의 학업은 이제 아주 큰 사치가 되어야만 했다.
“역시 휴학을 해야겠지.”
머뭇거려졌다.
여기서 휴학을 하게 되면 두 번 다시 되돌아올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싱그러운 여름날의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 같은 아름다운 마지막 청춘이 사라질 것만 같았다.
왜 자신에게 이런 시련이 찾아왔는지 신이 존재한다면 처절하게 고함을 지르며 묻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런 의미 없는 짓이란 것을 창수는 알고 있다.
철없는 시간은 지나고 이제 강제로 철이 들어야만 하는 시간이었다.
“아르바이트 시간 늦겠다. 후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아르바이트가 창피한 일은 아니었다.
주변의 많은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그것도 젊은 날의 훈장과 같은 경험이었다.
힘겨운 삶 속에서도 환하게 웃고 싱그럽게 반짝였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창수와 같은 대학생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었다.
“창수야. 미안한데. 근로 시간을 조금 줄였으면 한다.”
“예? 지금보다 더 줄이자고요?”
“그래. 장사가 워낙에 안되니 나도 어쩔 수가 없네.”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는 점장 형의 한숨에 창수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휴학을 하고 풀 타임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지만 그나마 파트 타임의 아르바이트 시간마저도 줄여야 했다.
당연히 아르바이트비는 더욱 줄 것이 분명했다.
몇몇 친구들은 그렇게 줄어든 시간 때문에 두세 곳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고 했다.
창수도 그런 친구들처럼 추가로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아야 할 듯싶었다.
“로또라. 로또 살 돈도 없다.”
창수는 로또 판매점을 지나며 호주머니를 뒤졌다.
오천 원 한 장으로 마지막 희망을 기대해 보는 것마저도 힘들었다.
당장 그 오천 원짜리가 창수의 삼 일치 식사였다.
자신이 참으로 궁상이라는 생각을 하며 창수는 자신의 고시원으로 향하며 원양어선을 타야 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군대에 가자니 어머니하고 아버지가 걸리고.”
아직 군대에 가지 않았으니 답답한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군대에 가 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창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대학생들이 늘었다며 군대도 대기를 해야 한다고 한다.
젊은 인구수가 줄었다면서 군대에 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갈 수가 없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막혔다.
그렇게 답답한 현실에 마냥 걸음을 옮기던 창수는 땅바닥에 떨어져 있던 종이를 보게 되었다.
“뭐지?”
평소였다면 그냥 지나쳤을 터였지만 종이에 숫자가 어지럽게 적혀 있어서인지 창수는 종이를 잡았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지원자 모집.-
3박 4일에 128만 원이라는 금액이 적혀 있었다.
보통 생동성 시험은 평균적으로 2박 3일에 60만 원에서 80만 원 정도 하고 페이가 높은 건 100만 원 정도까지 했다.
3박 4일에 128만 원은 페이가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낮은 것도 아니었다.
“생동성 시험이라.”
당장 돈이 급한 창수는 짧은 기간에 상당히 많은 돈을 주는 생동성 시험에 구미가 당겼다.
물론 창수도 무척이나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대학 동기 중에 이 생동성 시험에 참여하고 난 뒤에 받은 돈으로 명품 신발을 샀다고 자랑하는 친구가 있었다.
몸은 어쩌냐고 묻자 아무런 이상도 없다며 자신의 명품 신발을 자랑하던 것이 떠오른 창수였다.
“에이! 내가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냐! 해 보자. 뭐 죽기밖에 더하겠어! 아니 죽으면 보상금이라도 많이 나오겠지.”
정말 죽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창수는 생동성 시험에 지원을 해보기로 했다.
지원 신청을 하고 난 뒤에 대학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다.
건강 검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검사들이었다.
2개월 이내에 채혈을 했는지 그리고 3개월 이내에 다른 생동성 시험에 참여했는지에 대한 문진도 진행했다.
간 수치를 위해 술을 마시거나 격한 운동을 하는지에 대한 조사도 들어 있었다.
너무 마르거나 비만이어도 생동성 시험에 참여할 수 없었다.
물론 그런 이들이 대상인 생동성 시험도 있었지만 보통은 평균 체형의 참가자들이 필요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참여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꽤나 많은 서류들에 사인해야 했고 마침내 생동성 시험을 시작하게 되었다.
“피 뽑는 거 빼고는 하는 것이 없어서 꽤나 지루하네.”
영화에서 나오던 그런 으스스한 일은 없었다.
오히려 너무 밝은 병실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수시로 들어와서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다녔다.
문제가 생겨도 바로 조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밥도 잘 나왔고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이나 보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아침저녁으로 특정한 약을 먹고 피를 빼고는 했다.
그렇게 허탈하게 3박 4일이 지나 버렸고 퇴원을 한 그 다음 날 자신의 통장에 세금을 제외한 아르바이트비가 입금되었다.
“와! 미쳤다. 이것도 세금을 떼네.”
생동성 시험에도 세금을 떼는 것에 기가 막혔지만 창수는 오랜만에 치킨을 사서는 먹었다.
병원에서도 밥이 잘 나오기는 했지만 병원식이어서인지 싱거웠다.
자신의 몸의 회복을 위해 치킨 한 마리 뜯는 것 정도는 괜찮다는 생각이었다.
다행히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꿀알바네. 꿀알바야.”
처음에는 걱정을 했지만 하고 나서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에 창수는 생동성 시험이 꿀알바라고 생각했다.
“다른 생동성 시험에 도전을 해 볼까?”
처음이 힘들지 두 번째. 세 번째는 쉬운 법이다.
물론 생동성 시험을 하면 3개월 이내에 다시 할 수 없었다.
부작용도 부작용이었지만 생동성 시험의 결과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병원이나 연구소 측에서도 자신들의 복제약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함인데 다른 약으로 인해 데이터가 오류 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생동성 시험은 꽤나 까다롭게 진행이 되었다.
하지만 언제나 규칙은 어겨지는 법이었다.
“예! 몸은 건강합니다. 예! 시간도 되구요.”
창수는 대한민국에 참 많은 의료 기업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많은 의료 기업들 모두가 생동성 시험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기는 힘들었다.
영세한 기업과 연구소들은 세세하게 규칙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창수는 생동성 시험에 연달아 지원했고 참여를 하게 되었다.
“역시 젊으니까 좋네. 딱히 몸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와! 이 정도면 나 휴학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아르바이트도 그만두고 생동성 시험으로 꽤나 목돈을 모았다.
이제 막 20살 청년은 나이만 성인이지 정신은 여전히 미성년자였다.
특유의 건강과 함께 러시안룰렛에서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몸 안에 쌓여 아직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은 미상의 약제들은 창수의 몸 안에서 분명히 작용을 하고 있었다.
“아! 오늘은 몸이 조금 이상한데. 감기 몸살인가?”
몇 번인가의 시험인지 창수도 모를 때쯤 창수는 감기 몸살에 걸린 듯이 아파 왔다.
TV에서는 독감이 유행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 창수는 이불을 꼬옥 덮고서는 덜덜 몸을 떨어대었다.
“서…… 설마. 실험 때문인가? 미친.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내가…… 아! 병원. 병원 가야겠지? 병원비가 얼마나 나오려나?”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지 먼저 걱정이 드는 자신에 기가 막혔지만 창수는 어느덧 119 구급대를 부를 힘도 남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흐릿해지는 정신에 의식을 잃어야만 했다.
좁디좁은 고시원 방 안에 창수를 도와줄 이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