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10
제110화
110화
기상나팔 소리와 함께 막사에서 자고 있던 군인들이 몸을 일으킨다.
매번 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믿기지 않는 현실에 다들 절망을 하고는 한다.
“기상 하십시오.”
나지막한 후임병의 목소리에 다들 침구류를 정리하고 군복으로 환복을 한다.
대한민국도 그러하겠지만 전 세계의 군대가 현재는 전시 상황이었다.
그 때문에 대한민국의 군인들 모두가 비상 대기 상황이었다.
그래서 오대기 인원들은 전투 복장을 한 채로 수면을 취했다.
“어제 별일 없었지?”
“예. 아무 일 없었습니다.”
“그래. 전역 전까지 아무 일도 없었으면 하네.”
아리가 사태가 일어나고 난 뒤에 몇 달 지나지 않아 군 복무 기간이 연장되었다.
하루 차이로 전역한 이들은 환호를 내질렀고 하루 차이로 복무 기간이 연장된 이들은 절망에 빠져야만 했다.
당연히 반발은 있었지만 그 반발보다 생존이 더 중요했다.
다행히 직접적인 전투는 특수부대원들이 담당하고 있었기에 일반 병사들은 차단선 확보와 유지 및 민간인 소개와 통제 임무를 주로 부여받았다.
물론 특수부대원들이 오기 전에 뮤턴트와 교전을 하는 경우도 일부는 있었다.
“전방에 십 초간 함성 발사!”
“아아아아아아아!”
차가운 공기를 뚫고 우렁찬 함성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군인들이었다.
아침 점호를 마치고 구보를 시작했다.
과거였다면 형식적이었고 몸이 불편하거나 감기에 걸렸다며 열외를 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정말 의무대에 입원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열외 따위는 없었다.
언제 뮤턴트와 전투를 벌여야 할지 몰랐기에 보다 실전적인 훈련으로 바뀌어 있었다.
오죽하면 군내 구타가 다시 생길 정도였다.
병사들도 뮤턴트들에게 살해를 당할지도 몰랐기에 대부분은 군말 없이 따르고 있었다.
그렇게 4km의 아침 구보 후에 아침 식사를 하러 갈 때쯤 간부들도 하나둘씩 부대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초급 간부들은 당연하게도 부대 인근의 독신자 숙소에서 비상 대기를 했다.
전에는 술이라도 마시러 군내나 멀리 점프를 하고는 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용납받기 어려웠다.
당장 대한민국 곳곳마다 헌병들이 간부들과 사병들을 가리지 않고 검문하고 다녔다.
제5사단의 35보병여단 예하 2대대인 철권 대대에 전입을 온 창수는 터벅거리며 빅과 함께 대대 본부 건물로 향했다.
“편해서 좋기는 한데 꽤나 지루해.”
“지루하긴 뭘, 좋기만 하구만. 그리고 애들 그만 놀려라.”
“키키킥!”
창수는 사람 없는 곳에서 병사들을 부르는 악취미를 가진 빅에 그만 놀리라는 말을 했다.
사람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더니 강아지 한 마리만 있고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니 놀라는 병사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 있을 때는 조심 좀 해.”
“걱정 말라고.”
창수는 부대의 마스코트라기보다는 말썽쟁이가 되어 버린 빅에 한숨을 내쉬었다.
철권 대대에서도 몇 마리의 개를 키웠다.
당연히 굴러온 돌인 빅을 기존의 군견들이 견제를 했지만 하루도 되지 않아 빅에게 제압당해 버렸다.
그렇게 철권 대대를 자신의 영역으로 만든 빅은 대대 밖의 야산에도 뽈뽈거리며 다니고 있었다.
인근의 개들 모두를 제압해 버린 빅이었다.
‘창수한테 지금 당장은 말하면 안 되겠지?’
빅은 뭔가를 꾸미고 있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꽤나 당돌한 생각을 했다.
그렇게 또다시 일과 시간이 시작되자 어딘가로 사라져 버리는 빅이었다.
어차피 빅이 할 일도 없었기에 창수는 자신의 주임 원사실로 걸음을 옮겼다.
“단결!”
“어. 별일 없었지?”
“예! 별일 없었습니다! 아! 장 상사님께서 찾으셨습니다.”
“장 상사님이?”
“예.”
“그래. 알았다.”
2대대에는 여러 명의 부사관들이 있었다.
뮤턴트로 인한 전시 상황에 특히나 부사관들이 많이 충원되었다.
그런 부사관들 중에 가장 계급이 높고 지위가 높은 것은 주임 원사인 창수였지만 창수가 가장 짬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사실상 명예직으로 얼마간 머물다 다른 부대로 갈지도 모를 창수였기에 기존 부대의 부사관들은 창수에 대해서 꽤나 복잡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고작 중사나 될 짬인 창수가 주임 원사였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최 상사도 2대대의 행정보급관으로 본래라면 원사로 진급해서 공석이 된 2대대의 주임 원사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낙하산처럼 창수가 자신의 상관으로 들어온 것이다.
물론 창수가 어떤 군인인지는 최 상사도 알고 있었다.
당장 새파랗게 젊은 청년이 40대는 넘어야 할 주임 원사 계급을 달고 나타났으니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더욱이 군대의 특성상 상사만 돼도 나이가 아주 많아 보이게 만들었으니 원사쯤 되면 손주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할아버지로 보이고는 한다.
하지만 햇빛에 얼굴 꽤나 타야 했을 창수는 생동성 시험의 부작용인지 아니면 엔젤의 효과 때문인지 이등병으로 전입해 온 이십 대 초반의 얼굴로 보일 정도였다.
계급은 자신이 더 높았지만 짬이 많이 밀리는 창수는 행정보급관실로 걸음을 옮겼다.
‘어디든 알력은 있는 법이라지만.’
가장 좋은 것은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이라지만 실력을 보일 만한 일이 별로 없었다.
갑자기 뮤턴트라도 나와서 가볍게 제압해 주면 될 듯했지만 역시나 뮤턴트가 안 나타나는 것이 좋을 터였다.
“장 상사님.”
“아! 단결!”
“단결. 장 상사님 어디 가셨냐?”
“예! 무기고 가셨습니다.”
“그래? 무슨 일로?”
“무기고에 대뮤턴트 전용 무기들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아! 이제야 온 거야?”
“예. 여긴 전방이라 조금 늦습니다.”
“본래 전방이 더 빨리 나오지 않아?”
“그렇긴 한데. 후방의 대도시에 뮤턴트가 나오지 시골 바닥에는 잘 안 나와서요.”
한국 군대도 북한군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뮤턴트에 대비하게 되면서 과거와는 달리 후방의 부대 장비가 먼저 변경이 되고 있었다.
인간에게는 5.56mm 나토탄으로 충분했다.
물론 5.56mm 나토탄의 대인 저지력 문제가 불거지면서 6.8mm 신형 탄환과 신형 소총으로의 변경이 진행되고 있었다.
당연히 전방 부대에 보급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6.8mm 소총탄의 저지력으로도 뮤턴트를 효과적으로 저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물론 5.56mm 나토탄도 뮤턴트의 머리를 날려버리는 데 충분한 위력을 보였지만 일반 병사가 빠르게 움직이는 뮤턴트의 머리를 노리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탄환의 위력으로 뮤턴트의 움직임을 제약하거나 팔다리가 완전히 절단될 수 있는 위력의 소총과 탄환이 필요했다.
“꽤나 묵직하군요.”
“아! 최 원사님. 오셨습니까.”
장비 수령을 하고 있던 행정보급관 장 상사는 창수가 오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창수를 맞았다.
“단결.”
“단결.”
장 상사의 근처에서 함께 작업을 하던 부사관들과 병사들은 창수에게 경례를 하며 창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게 8.2mm 뮤턴트 탄을 사용하는 놈입니까? 음! 단발이네요.”
“자동으로는 애들이 사용하지 못하니까요.”
“확실히 반동이 크긴 하지요.”
12.7mm의 대물 저격총용 50구경의 탄환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과 6.8mm로 충분하다는 국방부 내에서의 설전이 있었지만 6.8mm로는 1형은 충분해도 2형의 질긴 피부와 근육을 부수기에는 부족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연히 금속제 피부를 가진 3형은 파괴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기준은 2형을 저지할 수 있느냐였다.
12.7mm는 가능했지만 문제는 일반 병사들이 뛰어다니며 무거운 대물 저격총을 가지고 다닐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절충안으로 8.2mm 뮤턴트탄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몇 정 입고된 겁니까?”
창수는 꽤나 무거운 뮤턴트 전용 소총을 가볍게 다루면서 물었다.
“총 오십 정 정도 입고되었습니다.”
“많지는 않군요.”
“아무래도 전 병사들에게 다 지급하기에는 무리이니까요.”
전 군의 전 부대에 다 보내야 할 물건들이었다.
“탄환은 충분합니까?”
“백 상자 들어왔습니다. 탄환이 커서 한 상자당 이백 발 정도 들어 있습니다.”
“이만 발? 많이 부족한데요.”
창수는 이만 발로는 한 번의 전투로도 바닥이 날 것이라 생각해 인상을 찡그렸다.
특수부대에서도 뮤턴트와의 전투에서는 아낌없이 썼다.
“한번 쏴 봐도 됩니까?”
창수는 자신이 사용하던 장비보다는 확실히 떨어지는 장비라는 것을 확인했다.
물론 쓸만한지 아닌지는 실제로 사용해서 확인해 봐야 했다.
“그게 상부의 허가가.”
“아! 그건 제가 받아 보죠. 음! 대통령님한테 전화해야 하나?”
창수는 대통령 표창받을 때 받아둔 대통령 비서관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아니. 그게 아니고 그냥 사단 본부에…….”
“아!”
그렇게 창수는 5사단 본부에 연락해서는 실사격 허가를 받았다.
당연히 2대대 병력 전부가 구경을 하기 위해 사격장으로 집합해야 했다.
대대장도 자신들이 받은 무기를 바로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감을 가지며 사격장으로 왔다.
“대대장님!”
“왜?”
“여단장님 오신답니다.”
“…….”
“구경하실 거라고 타 대대에서도 올 거라는데요.”
“하아! 그래 알았다.”
전시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뮤턴트와 전투를 해 보지도 못했기에 입고된 무기들은 전부 치장 창고로 들어가야 했다.
다른 대대들도 그렇게 포장도 안 뜯고 치장 창고로 들어가 있었으니 위력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사실상 뮤턴트와의 대규모 전투가 없었기에 후방의 부대에서도 특수부대가 오기 전까지 상황 유지가 주 임무였다.
사실상 지급은 했지만 사용 승인은 떨어지지 않은 장비였다.
그렇게 여단 본부와 주변 대대의 간부들이 다 모이고 난 뒤에야 장비 점검에 들어갔다.
“그럼 KM-2 단발총 사격 시험을 진행하겠습니다.”
창수는 K3 경기관총과 엇비슷한 크기와 무게의 뮤턴트 전용 KM-2 단발총에 10발짜리 탄창을 삽입했다.
10발밖에는 들어 있지 않았지만 탄창 무게도 만만치 않았다.
“표적지는 위력 확인을 위해 강철판으로 하겠습니다.”
일반 소총탄으로는 구멍도 못 뚫을 두꺼운 강철판을 준비했다.
“비교를 위해 일반 소총으로 강철판 표적지 사격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중사 계급의 군인이 K2 소총으로 강철판 표적지를 겨누고서는 사격을 가했다.
탕!
소총탄은 강철판을 그대로 때렸고 표적지를 주시하고 있는 카메라에 연결된 모니터에 그 위력을 보여주었다.
“못 뚫었군.”
“그런데 뮤턴트가 저렇게 단단할까요?”
“단단하니까 저런 거 세워 뒀겠지.”
뮤턴트를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다들 일반 소총으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은 들었다.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다들 창수가 들고 있는 KM-2 단발총을 주시했다.
총이라기보다는 거의 포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KM-2 단발총의 위력을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가 주시하는 와중에 창수는 장전된 KM-2의 총구를 강철판 표적지로 겨누었다.
텅!
조금 전의 소총 소리와는 분명히 다른 묵직한 소리와 함께 강철판에 불꽃이 튀었다.
너무 강한 위력이어서인지 표적지 바닥 이음매가 부서지면서 강철판이 넘어져 버렸다.
“강철판 가지고 와!”
카메라로 확인이 되지 않으니 무거운 강철판 표적지를 가지고 와서 확인해야만 했다.
위력은 흡족했다.
꽤나 두꺼운 강철판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거 병사들은 못 써먹겠는데.”
창수는 반동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에 인상을 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