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26
제126화
126화
별기군에서 특수작전 임무를 수행했던 대원들은 다시금 군으로 복귀하게 되었다.
비록 더 이상 강화 물약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창수를 통해 이미 검증받은 전력이었다.
대뮤턴트전에서의 노하우나 실력을 군이나 정부에서도 포기하기에는 어려웠다.
물론 별기군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육군의 특전사령부나 해공군의 특수부대에서 별기군 대원으로 차출을 받는다.
그렇게 차출된 대원들은 대뮤턴트 대응 훈련을 받고 기존의 대원들과 함께 특수작전 임무에 투입된다.
강화 물약 200회분 이내에서의 인원들은 여전히 별기군에 남아 있는 것이다.
평화로운 시기였다면 직업의 자유를 인정해 줬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평화로운 시기가 아니었다.
모두가 지금의 상황과 조치들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창수 또한 그렇게 일선 보병 부대로 이동했지만 최초의 뮤턴트라고 불리는 샘플의 중요성에 의해 다시 현역으로 뛰어야 하게 생겼다.
“코드명 뱀파이어라.”
“러시아 쪽 애들이 먼저 발견을 한 모양입니다.”
“러시아?”
“예. 같이 활동해 보셨습니까?”
“아니. 러시아 애들은 호프 팀에서도 본 적이 없었어. 걔들은 따로 노는 애들이라서.”
창수는 세계 각국의 특수부대원들이 전부 모였던 특수전략부대 호프 팀에서도 러시아 특수부대인 스페츠나츠는 보지 못했다.
미군 특수부대인 델타포스와 함께 세계 최고의 특수부대라고 알려져 있는 스페츠나츠였다.
“다소 무식한 놈들이라는 말은 듣기는 했지.”
“아무튼 거기 애들이 페루 쪽인가를 조사하다가 특수 뮤턴트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게 뱀파이어인가?”
“정확하게는 뱀파이어가 아니라 좀비 같은 놈들이라고 합니다.”
“좀비? 혹시 전염성이 있다는 건가?”
“예. 전염성이 있는 뮤턴트로 해당 뮤턴트에게 물리면 전염이 되는 모양입니다.”
“후우! 인류 멸망이 눈앞이구만.”
창수의 한숨에 뱀파이어에 대해서 브리핑을 하는 이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기존에는 엔젤만 걱정하면 되었는데 이제는 뮤턴트까지 걱정을 해야 할 판이었다.
“그나마 전염성은 높지는 않았답니다. 항생제만 투약해도 치료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항생제? 세균인가?”
“예. 세균성 전염인가 봅니다. 영화에서처럼 물리고 바로 뮤턴트가 되는 것도 아닌 듯하고 일반 항생제로도 치료가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그 좀비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 전염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모양입니다.”
“이 정보가 우리에게 와 있다는 건 스페츠나츠의 임무가 실패했다는 것이겠지?”
“예. 미군 쪽에서 러시아 애들을 구조했다고 합니다. 러시아 쪽은 전멸. 미군 쪽도 유적지를 한번 열어 볼까 하다가 엄두가 나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최고들을 소집해서 유적지를 조사하려는가 봅니다.”
“협조 요청이 온 건가?”
“예.”
“알겠네. 뭐 이 정도 듣고 하지 않겠다는 말도 할 수 없겠지.”
창수는 임 상사가 뮤턴트화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이번 임무를 맡기로 마음을 먹었다.
5사단 부대는 이미 간부나 병사들에게 대뮤턴트전에 있어서의 노하우를 충분히 알려준 뒤였다.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믿어 줘야 할 때였다.
그렇게 창수는 몇몇 반가운 이들과 함께 남미로 날아가는 수송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해외 여행이라. 바이오 펜데믹 상황에서 호사를 누리는 구만.”
“나 결혼하면 하와이로 신혼 여행을 가려고 했었는데 이렇게 혼자 가게 되네요.”
“전역하고 마누라하고 같이 가보자고.”
하와이에서 미국 수송기를 타고 미국으로 넘어간 뒤 다시 페루로 이동을 할 예정이었다.
“그래도 예전과는 달리 우리도 이런 우대를 받네요.”
“다 창수 덕분이지.”
수송기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잠을 청하던 창수는 자신의 이야기에 눈을 떴다.
“아이고! 우리 원사님 눈 뜨셨네.”
“장난 좀 치지 마십시오. 저도 이제 짬 먹을 만큼 먹었습니다.”
“예! 예!”
창수가 함께 가고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22 특전대대 3팀이었다.
임 상사가 잘못되기는 했지만 별기군 1팀인 개마무사 팀의 전신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뮤턴트 대응 전문 팀이었다.
물론 이들 중에 강화 물약의 투약 한도가 그나마 여유가 있는 대원들만 추렸다.
‘다섯. 허용된 강화 물약의 투약은 다섯 번이다. 문제는 정말 강화 물약의 과 투약 때문인 건가?’
그리운 선임들과 만났지만 그 누구도 임 상사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다들 이번 임무가 매우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어쩌면 살아서 고향 땅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대원들 모두가 최초의 뮤턴트일지 모를 코드명 뱀파이어의 샘플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그냥 필요하다고 하니 수만 킬로미터 떨어진 땅으로 찾아가는 것이다.
운 좋게 자신들이 확보한 샘플이 이 지긋지긋한 뮤턴트 사태를 종식 시킬 수만 있다면 자신들의 희생이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 여길 뿐이었다.
그렇게 대한민국 최고의 대원들을 태운 수송기는 하와이의 미군 기지에 착륙했다.
* * *
“히캄 기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특수전략부대 별기군의 이성훈이라고 합니다.”
“명성은 익히 잘 들었습니다. 숙소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틀 후에 본토로 이동하실 겁니다.”
창수와 대원들은 하와이 해병대 기지인 히캄 기지에서 여독을 풀며 호주군 특수부대와 합류했다.
합류를 한 호주군 특수부대원들 중에서는 창수와 안면이 있던 이들도 있었다.
“오랜만이야. 빌리!”
“어? 캡틴! 잘 지내셨습니까?”
과거 81 특수전략대대에 있을 때 호주군 코만도 연대 소속의 특수부대원인 코웬이라는 대원이 있었다.
임무 중 2형 뮤턴트화가 되면서 창수의 손으로 죽일 수밖에 없었던 대원이었다.
그 이후에도 호프 팀에 있으면서 호주의 코만도 연대 출신의 호주군 특수부대원들은 자주 만났다.
“캡틴까지 부를 정도면 엄청난 일인가 봅니다.”
“자네 투약 한도는 충분한가?”
“하하! 예. 아직은 여유가 있습니다.”
“아! 우리 쪽 팀 소개해 줄게. 전에 말했지? 아리가에서 내 선임들이셨던.”
창수는 호주군 특수부대원들과의 화합을 위해 자신의 팀 대원들을 소개했다.
호주군 특수부대원들도 아리가 사태 때 최초 투입되었던 전설적인 특수부대원들이라는 말에 놀라운 표정으로 별기군을 바라보았다.
창수만 해도 일선 대원들 입장에서는 까마득한 전설인데 그런 전설의 선임들이었다.
특수부대원들은 실력과 결과로 자신들의 능력을 증명하는 법이었다.
그렇게 하와이의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할 수는 없었지만 미국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 * *
“자네 들었어?”
“뭘?”
“어제 세계 최고의 특수부대원이 왔다고 하더라고.”
“아! 그 마스터 치프라는 양반?”
하킴 기지를 지키던 미군 경계병들은 기지를 지키며 잡담을 나눴다.
“봤어?”
“보기는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던데. 생각보다 젊기도 했고.”
“그래? 그래도 다들 대단하다고 하니 대단한 자겠지.”
“그나저나 언제쯤 이 일이 끝날지.”
“그나마 하와이는 안전하잖아. 아직 뮤턴트 나왔다는 소식도 없고.”
“그렇긴 하지. 여기까지 어떻게 오겠어.”
태평양 한가운데 떠 있는 섬인 하와이였다.
이제는 과거의 영광이 되어 버렸지만 한때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휴양지였다.
엄청난 숫자의 관광객들이 매년 찾던 장소였지만 지금은 완전히 요새화되어 버렸다.
각종 물자도 군함이나 군 수송기를 통해 옮겨지고 있었다.
변이 유발 물질은커녕 엔젤도 절대 유입이 되지 않을 장소였지만 이미 태평양과 대서양 그리고 인도양의 크고 작은 섬들은 뮤턴트에 의해 인간이 사라져 버린 무인도가 되어 있었다.
아무도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 전염병은 잠복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응? 저기 폴 아니야?”
“폴 맞는 것 같은데.”
멀리서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는 한 주민이 있었다.
그 주민은 하킴 기지의 군인들도 알고 있는 이였다.
“도…… 도망쳐! 도망쳐!”
“폴! 뭐라는 거야?”
“무슨 일이야! 폴!”
“뮤…… 뮤턴트…….”
폴이라는 남자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폴의 몸은 정수리에서부터 가랑이까지 일직선으로 잘려버렸다.
그리고 이내 경계병들은 하와이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햇살에 반짝이는 묵빛의 금속 덩어리를 보게 되었다.
“뮤턴트?”
“3형? 쿨럭!”
상당히 거리가 있었다.
뮤턴트가 빠르기는 하지만 지금 정도의 거리라면 대응 정도는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대응을 하기도 전에 경계병 중 한 명이 입에서 피를 토해 냈다.
“짐?”
허물어져 가는 동료의 몸을 보며 테리 상병은 의아해했지만 이내 자신의 초소 벽에 무언가 박히는 금속성 물질에 황급히 몸을 숙여야 했다.
“3형 뮤턴트?”
말단의 병사였기에 특수 뮤턴트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지만 가장 유명한 1형과 2형 그리고 3형의 뮤턴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퍽!
“뭐야? 3형한테 이런 것 없다고 했었잖아!”
장갑차나 전차의 장갑판도 단번에 베어버리거나 뚫어버릴 수 있다고 하는 엄청난 강도를 가진 3형 뮤턴트에 대해서는 테리 상병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3형 뮤턴트가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원거리의 음파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떠올렸지만 자신의 동료와 자신이 받은 공격은 음파 공격이 아니었다.
“뮤턴트다! 뮤턴트가 나타났다!”
자신이 무슨 공격을 받은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뮤턴트의 공격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었다.
테리 상병은 곧장 경보기를 울리고서는 다가오고 있는 뮤턴트를 향해 신형 소총을 겨누고서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탕!
신형 소총에서 발사된 대구경의 탄환은 3형 뮤턴트의 몸에 맞았다.
팅! 팅!
하지만 신형 소총도 1형과 2형 뮤턴트에 맞춘 것이었지 3형 뮤턴트에 맞춘 것이 아니었다.
일반 보병 무기로는 전혀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경보음과 요란한 소총 소리는 기지 내에 충분한 경고를 해 줄 수 있었다.
“쿨럭! 뮤턴트가 총을 쏘…….”
3형 뮤턴트가 총을 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총보다 강력한 자신의 신체 조각을 총알처럼 날리고 있었다.
3형의 변종.
더욱 까다로운 적이 나타났을 뿐이었다.
* * *
“무슨 일이야?”
“뮤턴트가 나타났답니다!”
뮤턴트가 나타났다는 말에 한국과 호주의 특수부대원들은 곧장 자신들의 무기를 찾았다.
하지만 이내 그들은 다른 지시를 받아야만 했다.
“곧장 활주로로 가시랍니다!”
“무슨 소리야? 뮤턴트를 처리해야 할 거 아니야?”
“미군이 직접 처리하겠답니다! 혹시라도 모르니 특수부대원들은 수송기에 탑승하고 하와이를 떠나라고 합니다!”
하와이에 나타난 미상의 뮤턴트들보다 페루에서 발견된 유적지 조사가 더 중요했다.
더욱이 대원들의 강화 물약 투약 한계가 정해져 있기에 이런 곳에서 소모해 버릴 수 없었다.
“명령에 따르자고. 여기도 기갑 있는 데다가 벌써 출동했구만.”
전투 헬기들이 기지 입구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뮤턴트들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정규 부대 앞에서는 녹아내릴 뿐이었다.
다들 각자의 장비와 짐들을 챙기고서는 명령에 따라 수송기가 있는 활주로로 향하기 시작했다.
“뭔가 불안한데.”
창수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빅도 안 데리고 왔네.”
창수는 북한 땅에 있는 빅을 떠올리며 사고나 안 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방 일 끝내고 돌아갈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창수도 별다른 걱정은 하지 않은 채로 활주로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