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93
제193화
193화
인간들이 들개와 들고양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들개와 들고양이들도 장벽 너머의 인간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분께서 건들지 말라고 하시지만 않았다면.”
“인간들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줬던 존재들이야.”
뭔가 불만스러운 말을 하는 들개 뒤로 나이가 제법 되는 노견 한 마리가 타이르듯이 말을 했다.
“흥! 언제까지 그런 고리타분한 말씀을 하실 겁니까. 인간들에 의해 길러지셨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제 인간들도 우리의 적입니다.”
“적이라니. 수천 년 동안 우린 인간들과 좋은 친구로 지냈다. 고작 몇 년 떨어졌다고 해서 적이라니.”
노견은 안타까웠다.
자신 또한 뮤턴트 사태로 인해 주인을 잃어버렸지만 아직도 주인의 손과 품이 그리웠다.
그런 자신들과 같은 노견들이 아직은 꽤나 많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어느덧 2세와 3세들이 태어나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고마움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들개들과 들고양이들이 늘어났다.
물론 들고양이들 중에는 인간과 함께 살았던 1세대들 중에서도 인간에 대한 애틋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다.
노견들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지만 들고양이들은 인간을 주인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낮은 듯했다.
물론 일부 들고양이들은 옛 주인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빅에 의해 지성을 가진 뮤턴트 들개와 들고양이들이 번식을 하면서 지성을 가진 뮤턴트 들개와 들고양이들이 태어났다.
뮤턴트 들개와 들고양이들은 인간을 제외한 뮤턴트나 들짐승들을 잡아먹으며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인간들은 깊은 산으로는 들어오지 않은 채로 산의 경계로 장벽과 철조망을 쳤다.
남쪽에서부터 점차 깊은 산도 수색 작전을 통해 뮤턴트를 토벌하고는 있었지만 하늘을 나는 하피들 때문에 쉽지는 않은 듯했다.
하피 또한 번식을 하면서 숫자가 늘어나고 있었다.
특히나 하피들은 남쪽인 일본으로 날아갔다가 번식 때가 되면 한국의 동해안 쪽으로 넘어왔다.
마치 철새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본래의 고향이 한국임을 알고 있는 것인지 하피 2세 이후의 존재들도 마찬가지로 번식을 위해 한국으로 넘어왔다.
그렇게 한반도의 깊은 산 속은 하피와 뮤턴트화 된 들개와 들고양이들이 지배하고 있었다.
하피를 이끄는 뮤턴트로는 가고일이라 불리는 거대한 뮤턴트가 있었고 들개들과 들고양이를 이끄는 뮤턴트는 빅이었다.
다만 빅이 어딘가로 사라지면서 가고일을 막을 수 있는 들개와 들고양이는 없었다.
그나마 가고일도 요즘에는 잘 보이지 않는 것이 바다 건너 일본에 있는 듯했다.
인간에 대한 기억이 없는 들개와 들고양이들은 노견들의 만류에도 인간들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그분의 뜻을 어길 수는 없다.”
“알고 있습니다. 그분의 뜻을 어길 생각은 없습니다.”
꽤나 오래도록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빅이었다.
하지만 빅의 힘을 알고 있는 들개와 들고양이들은 빅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 다시 나타나 자신들의 왕 행세를 할 것이 분명했기에 왕의 뜻을 어길 생각은 없었다.
더욱이 아직까지는 인간들의 영역과 충돌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
중간중간 산과 산 사이가 장벽과 철조망으로 막혀 있다지만 뮤턴트화 되면서 그 정도 장벽과 철조망을 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북쪽의 백두산에서부터 남쪽의 지리산까지 들개와 들고양이 뮤턴트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당연히 하피들도 깊은 산에 머물다가 한 번씩 인간들의 영역으로 내려와 인간들을 잡아가고는 했다.
그렇게 인간들을 힐끔 본 해피는 몸을 돌려 남쪽으로 향했다.
그가 해피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그의 부모가 지어줬기 때문이었다.
인간들의 말의 의미로 즐겁다라는 좋은 의미의 이름이라고 했다.
뭔가 어감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자신을 애지중지 키워준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었기에 이름에 대한 자부심은 있었다.
그렇게 인간과 접점이 많은 1세대 뮤턴트 들개들과 들고양이들은 제 자식들의 이름을 꽤나 익숙한 이름으로 지었다.
바둑이라거나 미미라는 등 인간들이 개와 고양이에게 자주 불렀던 이름들이 주로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인간들과 접점이 별로 없는 2세대 들개와 들고양이들도 자신들의 자식 세대인 3세대의 이름을 비슷하게 짓고는 했다.
해피는 인간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주변에 말을 해왔지만 인간들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았다.
그의 부모가 인간들을 꽤나 좋아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물론 커오면서 인간들에게 배신을 당해 인간들을 매우 증오하는 들개와 들고양이들의 말에 인간들을 경계하는 마음도 있었다.
더욱이 장벽 너머로 비록 뮤턴트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들개나 애완견들을 잡아먹는 인간들의 모습도 보았다.
자신과는 종 자체가 달라져 버린 집개와 집고양이들이었지만 생김새는 비슷했다.
그렇게 인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해피 또한 잡아먹기 위해 달려들 것이 분명했다.
물론 뮤턴트화가 된 자신이 무기도 들고 있지 않은 인간들 따위에게 질 리는 없었다.
빅으로부터 받은 세포가 2세에게 유전되면서 성장이 끝난다면 2형 뮤턴트 정도도 사냥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해피는 남쪽의 지리산까지 내려왔다.
중간에 뮤턴트화가 되지 않고 야생화만 된 들개들을 볼 수 있었다.
“꺼져라. 하찮은 것들아.”
깨깽! 깽!
비슷한 외모였지만 야생화된 들개는 뮤턴트화 된 들개들에게 같은 종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사냥개나 노예개 정도로 활용됐다.
그렇게 기세를 뿜어내는 것만으로도 야생 들개들은 겁을 집어먹고 도망치기에 바빴다.
“흐음! 이쯤에 영역 표시를 해 놔야겠군.”
해피는 지리산에 영역 표시를 했다.
그리고서는 다시 북쪽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러던 중 문득 해피는 인간 세상이 궁금해졌다.
장벽 너머에서만 보던 인간들의 모습이었다.
한 번쯤 넘어가서 구경이나 할까 하면 주변에서 그만두라고 말려대는 통에 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북쪽에는 무시무시한 무기를 들고 있는 인간들이 많아서 다칠 위험도 있었다.
물론 남쪽이라고 해서 무기를 든 인간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북쪽보다는 군인들의 숫자도 적었기에 해피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산을 두른 철조망을 훌쩍 넘어 버렸다.
두근! 두근! 두근!
하지 말라는 것을 할 때의 스릴감은 무척이나 컸다.
해피도 그 스릴감에 기분이 묘했다.
다시 돌아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조금만 구경하다가 가자며 인간들이 사는 도시까지 내려왔다.
확실히 인간들의 숫자는 많았다.
물론 대부분은 건물 안에 틀어 막혀 있어서 길거리에 나와 있는 인간들의 숫자는 많진 않았다.
과거였다면 수많은 차들이 지나다녔겠지만 화물 수송용 트럭이나 군용 차량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거나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전력난으로 신호등도 작동을 하지 않은지 오래였다.
그 때문에 밤이 되면 온 도시와 마을들이 어둠에 휩싸이게 된다.
그나마 아직 원자력 발전소가 돌아가고 있었고 태양광 발전소들이 전국에서 작동을 하고 있는 중이어서 어느 정도의 전력은 유지되고 있었다.
원자재 부족으로 인해 과거처럼 고층의 아파트를 지을 수 없었지만 2층에서 3층 규모의 주택들은 제법 지어지는 중이었다.
물론 경제가 붕괴되어 주택의 거래는 중단되었고 신규 주택들은 정부의 소유로 사람들에게 보급해주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주택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 주민들이었다.
그렇게 인간들의 사회에서는 아주 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사람들도 그런 삶에 점차 익숙해져 가고 있었지만 불편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어이. 김 씨!”
“왜?”
“저기.”
“뭐? 응? 웬 들개야.”
김 씨는 동료의 입가에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자신의 입에서도 똑같은 미소가 지어질 것이 분명했다.
간만에 입에 기름칠 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굶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정부에서 식량은 배급을 해주고 있었다.
물론 풍족하지는 않아서 하루 세끼는 불가능했고 하루 두 끼도 간신히 먹을 수 있었다.
그 때문인지 여자들은 군인들의 보호를 받으며 들판에서 쑥이나 냉이들을 뜯었고 남자들은 낚시를 하거나 하면서 식량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래도 단백질 같은 것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들개와 들고양이들은 꽤나 중요한 단백질 보충원이었다.
생존 앞에 애완견이니 애완고양이니 하는 것은 사치였다.
인간도 먹을 것이 없었기에 애완동물에게 먹일 식량 따위는 없었다.
그렇게 대부분의 애완동물들이 사라지고 들개나 들고양이들도 사라졌다.
그런데 살이 제법 통통하게 오른 개 한 마리가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털에 윤기도 나고 몸도 깨끗한 것이 누군가 꽤나 애지중지 키운 애완견인 듯했다.
“사람 먹을 것도 없는 세상에 개새끼가 저렇게 포동포동 살이 올라 있다니.”
“그러게 말이야. 어떤 놈인지 아직도 도둑놈이 남아 있구만.”
배급 경제가 되면서 사실상 공산주의 경제가 되어 버렸지만 여전히 권력자들은 있었고 그런 권력자들은 대다수의 사람들보다 잘 먹고 잘살 터였다.
“빨리 해치워 버리자고.”
“그래. 집에 아들하고 마누라 고기 먹인지가 언젠지 모르겠네.”
“먹이더라도 소문 안 나게 해야 해.”
“시끄럽고 빨리 잡자고. 놓치면 곤란해.”
두 사내는 해피를 쫓았다.
잡아서는 고기를 나눠 가질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내들의 대화를 해피는 이미 듣고 있었다.
“하찮은 인간 놈들.”
분수도 모르고 자신을 노린다는 것에 역시나 인간들은 사악한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해피였다.
당장에라도 목을 물어뜯어 죽여 버리고 싶었지만 빅의 명령에 참는 해피였다.
“아이고! 도망을 가 버렸네!”
“아깝다! 아까워!”
해피가 몸을 피해 버리자 아쉬워하는 사내들이었다.
해피는 두 사내 외에도 다른 인간들도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하는 것에 인간들에 대한 기대가 사라져 갔다.
그렇게 더 이상 인간들에 대한 기대가 없이 실망스러워지자 산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던 중 해피는 자신의 이름을 들었다.
“응?”
거리는 있었다.
멀리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에 호기심이 든 해피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웬 남자들에게 쫓기고 있는 한 여자를 볼 수 있었다.
“해피야. 무서워하지 마. 해피야.”
여자는 무언가를 옷으로 가린 채로 도망을 가고 있었다.
해피는 그 여자의 품속에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있음을 냄새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여자를 쫓는 남자들의 모습에 해피는 어떤 상황인지 짐작을 할 수 있었다.
남자들에게서 도망을 갈 수는 없었다.
이내 막다른 길에 몰려 도망을 갈 길도 보이지 않았다.
“제발 이러지 마세요. 제발!”
“이봐 아가씨. 우리가 빼앗아 가겠다는 것이 아니야. 우리도 이렇게 대가를 치르겠다는 거야.”
“그래. 밀가루 한 봉을 줄게. 아니 두 봉 줄게. 어차피 애완견 먹일 사료도 없잖아. 아가씨가 어떻게 하지 못하는 거 우리가 알아서 해 줄게.”
“안 돼요. 해피는 내 가족이에요! 절대 팔 수 없어요.”
“이봐 아가씨! 우리도 애완동물 키웠었어.”
“맞아. 우리라고 좋아서 이러는 거 아니야.”
여자를 설득하는 듯했지만 결국에는 빼앗아 가려는 듯했다.
“해피! 안 돼요! 해피는 안 돼요!”
품 안에 작은 강아지를 안고서는 남자들에게 저항하는 여자의 모습에 그 광경을 보고 있던 해피는 이내 한숨을 내쉬고서는 짖었다.
컹! 컹!
“응?”
“이봐! 저기 봐!”
“뭐야? 주인 없는 개인가?”
“고기 좀 나가겠는데!”
“잡아! 뭐하는 거야!”
여자에게서 먹을 것도 별로 없는 강아지를 빼앗으려던 남자들은 해피를 보자 곧장 해피에게로 달려들었다.
당연히 해피가 남자들의 손에 잡힐 리는 없었다.
남자들을 유인해서는 여자에게서 멀어졌다.
그리고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여자에게로 돌아왔다.
남자들은 따돌린 뒤였다.
“안 도망가고 뭐 하는 거냐?”
기껏 도움을 줬더니 도망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한심한 인간이었다.
“어? 어! 어?”
여자는 개가 말을 하는 것에 놀라서는 당황을 했다.
그리고 그런 여자의 품 안에서 아직 다 크지도 않은 작은 강아지가 튀어나오더니 해피에게 으르렁거렸다.
해피에게서 본능적인 위험을 느끼고서는 경계를 하는 것이다.
당연히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주인을 지키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해피야. 안 돼! 해피야!”
여자도 자신의 강아지가 성견에게 물려 죽을까 걱정이 되어서는 자신의 강아지를 다시 품에 꼬옥 안았다.
여자의 품에 안긴 채로 여전히 해피를 경계하는 강아지였다.
“쳇! 쓸모없는 것을 봐 버렸군.”
해피는 노견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산으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의외로 인간들의 땅에 개와 고양이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