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33
제233화
233화
중국 정부에게서도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북쪽에서는 거미 뮤턴트들이 남하하고 있었고 남서쪽에서는 메뚜기 뮤턴트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중화인민민주 공화국이라는 중국 정부가 아직 유지되고 있었지만 실상은 각 지역별로 군벌들이 득세하고 있었다.
그런 군벌들도 중앙 정부의 지시를 거역했지만 뮤턴트들의 습격 이후 중앙 정부에 지원 요청을 해 대고 있는 것이다.
결국 베이징에서는 사방에서 오는 각 지역 군벌들의 요청에 한국 정부에게 지원을 요구했다.
베이징에서 가장 가까운 국가는 한국뿐이었다.
“메뚜기 뮤턴트라는 것이 지금 중국 대륙까지 넘어왔다는 말이지?”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국경 장벽에 있던 거미 뮤턴트들도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중국 전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인구 많고 땅 넓은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군.”
“예. 과거에는 이 한반도가 그리 썩 좋은 땅은 아니다 싶었는데 방어하기에는 꽤나 요긴한 땅입니다.”
UAE에서 보내 준 석유와 함께 메뚜기 뮤턴트의 정보를 얻으면서 나름 대비를 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기화 폭탄은 얼마나 준비가 되었나?”
“열심히 생산 중입니다만 추진체가 문제입니다.”
미사일과 같은 추진체는 매우 정밀한 부품들이 필요했다.
그 때문에 유도 무기들의 생산은 중단되다시피 했다.
“더욱이 워낙에 많은 숫자의 메뚜기 뮤턴트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폭탄의 무게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아무래도 폭격기나 수송기를 통해 멍청구리 폭탄으로 투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폭격기라. 우리가 지금 폭격기로 쓸 수 있는 장비가 있나?”
수십 톤에 달할 기화 폭탄을 투하할 수 있을 만한 장비가 있느냐는 말에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많지는 않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중국 쪽에 폭탄을 지원해 주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폭탄을 우리가 지원해 주고 중국에서 알아서 메뚜기를 처리하라는 말인가?”
“예. 사실 메뚜기가 여기까지 올지는…….”
과거 아프리카에서 아시아까지 황충이 난리였을 때도 한반도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한국으로서는 강 건너 불구경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번에는 마냥 강 건너 불구경은 아니었기에 어떻게든 개입을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었다.
“한 번 중국 쪽하고 이야기를 해 보게.”
“알겠습니다.”
중국 땅까지 군대를 파병해 대신 싸워 줄 생각은 없었다.
그렇기에 폭탄이나 무기 등을 지원해 주는 선에서 사태를 주시하기로 했다.
그렇게 밀려드는 메뚜기 떼들을 잡기 위해 인천항에서 제작된 기화 폭탄들이 중국 텐진항으로 보내졌다.
텐진항에서 하역된 기화 폭탄들은 중국의 전략 폭격기에 실려 서쪽 사천으로 이동을 했다.
한국 정부로서도 자신들이 만든 기화 폭탄의 실전 데이터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메뚜기 뮤턴트의 샘플과 데이터도 필요했다.
* * *
“한국은 뮤턴트가 없습니까?”
김명헌 소령은 중국군 간부의 질문에 고개를 내저었다.
“뮤턴트가 없을 수가 있겠습니까. 최선을 다해 막을 뿐이지요.”
“하긴 세상에 뮤턴트 없는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중국군 간부는 한국도 별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에서 들리는 소문에 한국에는 뮤턴트도 없고 안전하다고 한다.
그렇기에 중국인들 중에 어떻게든 한국으로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밀입국이 상당했지만 대부분 붙잡혀서는 추방을 당하거나 격리 시설로 끌려가야만 했다.
“그런데 이 폭탄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소?”
한국과 같은 작은 나라가 만든 무기가 뮤턴트들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느냐는 중국군 간부의 투덜거림에 김명헌 소령은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꾸욱 눌러 참았다.
사실 자신도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알지 못했다.
만에 하나 별 효과가 없다면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을 터였다.
하지만 김명헌 소령은 한국의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믿었다.
덜컥! 덜컥!
‘이거 추락 안 하겠지?’
한국에서 만든 폭탄보다 중국제 폭격기가 더 불안한 김명헌 소령이었다.
그렇게 중국 대륙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향하던 중 김명헌 소령은 시커먼 먹구름을 볼 수 있었다.
“저거 뭐야? 폭풍우인가?”
하얀 구름과 다른 시커먼 구름이 밀려오고 있었다.
의아한 일이었지만 이내 폭격기 내에 붉은 등이 들어왔다.
“뭐야? 무슨 일이야?”
“뮤턴트요! 황충 뮤턴트가 앞에 있소!”
“뮤턴트?”
검은 먹구름은 먹구름이 아닌 뮤턴트들의 무리였다.
터무니없는 규모의 숫자에 김명헌 소령은 기가 질릴 지경이었다.
그래도 데이터를 확보해야만 했기에 작동이 되는 카메라로 연신 황충 구름을 촬영했다.
폭격기는 힘겹게 고도를 올렸다.
황충들이 올라올 수 없는 고도까지 상승을 하려는 것이다.
고고도에서 황충 구름을 향해 한국에서 보낸 기화 폭탄을 사용하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핵무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말도 중국군 내에서 있었지만 이미 핵폭탄으로 인해 뉴클리어 해처리가 만들어졌기에 더는 핵무기를 그것도 자국 내에서 사용하기엔 부담이 되었다.
물론 베이징에서는 천 킬로미터도 넘게 떨어져 있는 신강이나 서장 그리고 사천 같은 곳은 자국이라 여기지도 않고 있었다.
“잠시만요! 지상에 인가나 마을이 없어야 합니다!”
김명헌 소령은 한국에서 만든 기화 폭탄을 사용하기 전의 주의사항을 떠올렸다.
폭탄이라기보다는 고농축의 액체 발화물이었다.
당연히 지상에도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비인권적인 무기였다.
지상에 숲이라도 있다면 거대한 산불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그렇게 지상 상황을 확인하고 사용을 해야 하는 무기였지만 중국군은 그럴 생각이 없는 듯했다.
“저 괴물 놈들을 지금 막지 못하면 더 큰 피해가 발생을 할 거요!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할 수밖에 없소!”
중국군 간부의 말에 김명헌 소령은 반발감이 들었지만 터무니없는 숫자의 메뚜기 뮤턴트들을 보며 스스로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에 하나 저 메뚜기 뮤턴트들이 중국 대륙을 넘어 한반도에 도달을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차라리 중국이…….’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할 생각을 한 김명헌 소령은 화들짝 놀라서는 고개를 내젓고서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자신에게 부여된 제어 코드를 해제하는 김명헌 소령이었다.
그렇게 중국군 제어 코드까지 입력이 되자 중국군 전략 폭격기의 폭탄창이 열렸다.
폭격기 아래로 검은 물결이 가득했다.
그 위에서 기화 폭탄이 떨어졌다.
수십 톤의 무게가 폭격기에서 떨어져 내리자 폭격기에 타고 있는 사람들도 느낄 수 있을 만큼 폭격기의 부담이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기화 폭탄이 메뚜기 뮤턴트들 사이까지 내려오자 내부의 고농축 액화 물질을 사방으로 뿜어내었다.
당연히 메뚜기 뮤턴트들의 몸에 끈적거리는 액화 물질들이 묻어 갔다.
검은 물결 속에 안개 같은 하얀 물질이 흩뿌려졌다.
“뭐야? 불량인가? 칫! 역시 조선 놈들이 만든 것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중국군 간부는 역시라고 생각하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그때 스파크가 튀었다.
화르르륵!
불이 붙었다.
그건 거대한 불구름이었다.
수십 미터짜리는 이내 수백 미터가 되고 수백 미터 상공에서 지상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불기둥이 되어 버렸다.
“맙소사!”
지구가 불에 휩싸이는 것처럼 보였다.
메뚜기 뮤턴트들의 몸에 붙은 불은 거센 바람에도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불덩이는 주변에 날고 있던 다른 메뚜기 뮤턴트의 몸에도 옮겨 붙었다.
마치 연쇄 작용을 하듯이 기화 폭탄이 터진 중앙에서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거대한 검은 구름의 반절을 태워 버리는 거대한 불덩어리를 보고 김명헌 소령도, 그리고 중국군 장교도 오싹함을 느껴야만 했다.
핵폭탄은 아니었지만 핵폭탄에 준하는 위력이었다.
“대체 뭘 만든 거야?”
몸에 불이 붙은 메뚜기 뮤턴트들은 자신의 몸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동료들의 몸에 부딪히며 불을 옮겨 붙일 뿐이었다.
그렇게 하늘을 날던 메뚜기 뮤턴트들은 이동을 멈추고서는 지상으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지상에서도 현세의 지옥이 펼쳐져 있었다.
숲은 불타고 있었고 땅은 화염의 열기로 생명체의 몸을 녹이고 있었다.
얇디얇은 메뚜기의 날개 정도는 화염의 열기에 아주 잠깐 노출된 것만으로도 오그라들어 버렸다.
재생력을 번식력으로 바꿔 버린 메뚜기 뮤턴트들로서는 치명적이었다.
먹을 것은 전부 불타 버렸으니 먹을 것이 있을 리 없었다.
일반적인 황충보다 식욕이 더욱 많은 데다가 덩치 또한 커서 영양을 더욱 필요로 하는 메뚜기 뮤턴트들은 먹을 것이 없자 동족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우적! 우적!
수십, 수백만의 메뚜기 뮤턴트들이 자멸을 하는 것이다.
효과는 놀라웠다.
중국 정부도 그리고 한국 정부도 위력에 매료가 되었다.
사용 지역이 완전히 불타 버리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오히려 좋다고 생각을 할 정도였다.
이내 중국 정부에서 한국 정부에 정식으로 수입을 요청했다.
* * *
“설마 간도 땅하고 만주까지 주겠다는 제안은 생각지도 못했군.”
“어차피 쓸모없는 땅이니까요.”
“그게 안타깝기는 하지만 덕분에 북쪽 위에서의 작전은 원활해지겠어.”
“예. 앞으로 그 지역을 폭격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중국 정부에서 만주를 한국 정부에 넘기겠다는 제안과 함께 기화 폭탄을 가지고 갔다.
“위력을 조금 약화시킨 폭탄이 필요할 것 같은데.”
기화 폭탄의 실전 사용 영상을 확인한 김석호 대통령은 한반도 내에서 사용하려면 위력을 조금 약화시켜야겠다는 말을 했다.
“예, 포병용 포탄과 프롭기 투하용으로 제작 중입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한 건가? 이 정도 위력이면 핵도 필요 없을 것 같은데?”
“그게…….”
김석호 대통령의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던 비서실장은 조용히 김석호 대통령의 귀에 자신의 입을 대고서는 속삭였다.
“엔젤의 원천 물질인 더스트를 일부 사용했습니다.”
“그게 폭탄의 위력을 증가시킨 건가?”
“예.”
뮤턴트를 만들어 낸 물질이었다.
그 물질을 뮤턴트들을 제거하는 데에 사용하는 것이 꽤나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한 수량은 되나?”
“증식에 시간이 걸리는 듯합니다만, 부족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합니다. 오히려 엔젤을 만드는 것보다 이게 안전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흐음! 그런가. 그렇다면 다행이군.”
“더욱이…….”
“더욱이?”
김석호 대통령은 자신의 비서실장이 머뭇거리자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뭔가 무척이나 비밀스러운 말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더스트를 더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더 확보를 할 수 있다고?”
“예.”
더스트는 창수가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 목숨을 걸고 확보해 온 것이었다.
창수는 분명 더 이상은 더스트를 확보할 수 없다고 말을 했다.
단,
‘그 미지의 집단인가?’
김석호 대통령은 박충렬 국장으로부터 받은 보고를 떠올렸다.
뮤턴트의 시작에 영향을 미친 집단은 아니었지만 세상의 멸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집단이었다.
더스트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이 가진 세계수의 묘목을 통해서만이 가능했다.
‘이 일도 더는 못해 먹겠군.’
김석호 대통령은 고민이 깊어졌다.
기화 폭탄이 효과를 보았지만 엄청난 숫자의 메뚜기 떼뿐만 아니라 거미 뮤턴트를 상대하려면 더 많은 기화 폭탄이 필요했다.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