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07
제307화
307화
이제는 과거의 유산이 되어 버릴 거제도 지하 터널은 뮤턴트들의 사체로 가득했다.
1형 뮤턴트처럼 숫자만 위협이 될 뿐 그다지 강한 뮤턴트는 아니었다.
1형에 비해 재생력도 높은 것이 아니어서 무조건 머리를 날려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물론 일반 인간처럼 가슴에 총알 한두 발 맞았다고 곧장 주저앉아 버리는 뮤턴트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머리를 정확하게 노려 처리하는 것이 좋았다.
지하 터널 입구 지역을 넘어 안쪽으로 들어가자 길게 뚫린 터널만 보였다.
터널 내부에 숨을 만한 장소는 딱히 없었기에 창수는 자신의 이름을 서원주라고 소개한 남자와 함께 계속 이동을 했다.
“이 뮤턴트들은 언제부터 나타났지?”
“그게.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나타나서 사람들과 함께 대피 시설로 피했습니다. 저는 거제도 쪽과 연락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서 곧바로 이리로 달려왔습니다.”
일개 개인이 재난 상황에서 상황을 파악하는 건 어려웠다.
마치 천재지변처럼 갑자기 나타난 재앙에 일개 개인은 한없이 무력하기만 했다.
그렇게 서원주는 별달리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
하지만 창수로서는 서원주 외에 달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보원이 없었기에 어떻게든 정보를 얻어낼 질문을 계속해야 했다.
“엔젤이 부산에 유통되고 있나?”
“엔젤이요?”
“그래.”
대규모 뮤턴트 발생은 엔젤의 대량 유통이 필수적이었다.
뮤턴트 사태가 전염병 사태로 비유가 되기도 했지만 실제 뮤턴트로 인한 피해보다 뮤턴트의 등장으로 인해 사람들의 혼란이 더욱더 큰 피해를 유발했다.
실제 칠레의 아리가에서도 뮤턴트는 많아야 천 개체 이상이 되지 않았다.
무려 수십만의 대도시였다.
수십만 명의 도시에서 천여 마리의 뮤턴트는 결코 많다고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뮤턴트들에 대한 미지의 공포는 인간들을 질리게 만들었다.
그 혼란이 인간들의 사회를 붕괴시킨 것이다.
지금까지의 인류의 사망도 뮤턴트에 의한 사망보다는 사회 붕괴에 의해 굶어 죽거나 질병 및 부상으로 인해 죽는 이들이 더 많을 터였다.
그렇게 지하 터널의 입구에서 중기관총에 의해 걸레짝이 된 뮤턴트들의 대략적인 숫자는 40여 마리 정도였다.
모든 발생 뮤턴트들이 전부 지하 터널로 쫓아 들어오지는 않았을 테니 최소 수백 마리 이상의 뮤턴트들이 발생했다는 의미였다.
그 정도의 숫자라면 엔젤은 수천 개 이상이 유통되었을 것이었다.
“제대로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좋아.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면 자살 행위에 불과하다.”
창수는 엔젤에 대해서 묻자 머뭇거리는 서원주에게 제대로 대답을 하라고 말했다.
“엔젤이 제법 돌아다니긴 했습니다.”
“누구한테서 얻은 거지?”
더 이상 엔젤의 유통은 어려웠다.
특히나 엔젤을 만들 수 있는 원료의 공급이 끊어졌기에 대량의 엔젤 유통은 불가능한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 쪽의 대장인 박우석이 나눠 주고 있으니까요.”
부산 지역의 지배자인 박우석이라는 자가 누군가로부터 엔젤을 공급받고 있다는 것에 창수는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 유출된 세계수의 묘목을 떠올렸다.
세계수의 묘목이 사라진 지도 꽤나 되었으니 어딘가에서 엔젤의 원료가 되는 더스트가 만들어지고 있을 터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엔젤이 한국으로 유입이 되고 있다는 의미였다.
‘골치 아프군. 대체 뭘 원하는 건지.’
영화나 게임 속에 등장하는 악의 집단이 현실에서 등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일단 세상을 박살 내 봐야 별다른 이득이 없는 것이다.
창수는 그 의문의 집단에 대해서 감도 잡히지 않았다.
당연히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다만 부산에 엔젤을 공급해 주고 있다는 것에서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곳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유럽 쪽인 줄 알았는데.’
유럽에서 한국까지는 멀어도 너무 멀었다.
아직 모든 운송 수단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유럽에서 한국까지 날아올 수 있기는 했다.
뮤턴트 사태가 벌어진 지 10년이 지났다고 해도 10년 만에 자동차나 선박 그리고 여객기들이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여튼 여전히 엔젤이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창수는 가덕도 쪽의 지하 터널 입구로 향했다.
그리고 지하 터널 입구 쪽에서 한 무리의 뮤턴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뮤…… 뮤턴트.”
“기다리고 있어.”
창수는 어쩔 줄 몰라 하는 서원주를 놔두고서는 자신의 단검을 뽑아 들었다.
터널 밖으로 얼마나 많은 뮤턴트들이 있는지 알 수 없었기에 조용히 처리하고자 한 것이다.
숫자가 다수였지만 창수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산책을 하듯이 뮤턴트들에게 다가간 창수는 날카로운 대검으로 휘두르며 뮤턴트들을 베어 넘겼다.
“맙소사!”
그리고 그런 창수를 본 서원주는 경악을 해야 했다.
너무나도 약해 빠진 뮤턴트에 자신들이 너무 겁을 먹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뮤턴트도 칼빵 앞에서는 평등해지는군.”
“꼭 그런 건 아니야.”
창수는 괜히 뮤턴트 앞에서 객기를 부리게 될지 몰라 서원주에게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을 해 주었다.
물론 말로 설득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대피 시설로 안내해.”
“아! 예!”
자신도 칼을 들면 뮤턴트 하나 정도는 가볍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아졌지만 방금 전에 뮤턴트 열댓 마리를 가볍게 정리해 버린 창수가 괴물이라는 것 정도는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사람들부터 구해야 했기에 서원주는 사람들이 대피해 있는 대피소로 안내를 했다.
다행히 더 이상 뮤턴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가덕도의 민속교육박물관에 도착한 창수와 서원주는 뮤턴트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는 건물과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수십 마리의 뮤턴트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도와주십시오! 저 안에 사람들이 있습니다!”
서원주는 창수에게 도와 달라고 했지만, 창수 혼자서 수십 마리의 뮤턴트들을 다 죽이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창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는 뮤턴트들을 살펴보다가 어디론가로 걸음을 옮겼다.
“어…… 어디 가세요?”
창수가 그냥 가 버리려는 것으로 생각해서 절망한 서원주는 결국 혼자라도 뮤턴트들을 상대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창수는 주변의 건물 위로 올라가서 주변을 살피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서는 소총을 겨누었다.
그러고서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귀를 찌르는 듯한 탄환 소리와 함께 한 뮤턴트의 머리가 터져 버렸다.
그렇게 뮤턴트 하나의 머리가 터지자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던 뮤턴트들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물론 일부의 뮤턴트들은 계속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지만 적극적인 움직임 자체는 멈추었다.
“브레인까지 나타났군.”
부산에 마더가 있을 확률이 더 올라갔다.
다행히 뮤턴트들을 통제하는 브레인이라는 뮤턴트는 하나뿐이었고, 창수는 남은 뮤턴트들을 하나하나 사냥하기 시작했다.
창수가 가진 소총은 과거 사용하던 대구경의 뮤턴트 전용 무기가 아닌 K2 소총이었다.
그럼에도 뮤턴트의 두개골을 부수는 것은 어렵지 않았기에 족족 브레인을 잃은 뮤턴트들의 머리를 날려 버렸다.
수십 마리의 뮤턴트가 쓰러지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창수가 도망갔다고 생각을 하고 뮤턴트들을 향해 달려가던 서원주는 건물에 매달려 있는 뮤턴트들의 머리가 총소리와 함께 족족 터져 버리는 것에 놀라서는 총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총소리가 들린 곳에서는 창수가 저격을 하고 있었다.
총소리 한 번에 뮤턴트 머리가 하나씩 터졌다.
단 하나의 탄 낭비도 없이 순식간에 건물에 매달려 있던 뮤턴트들이 제거되자 창수는 건물 쪽으로 다가왔다.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서원주의 모습에 창수는 귀찮은 듯이 건물 내부의 생존자들 상태를 확인하라고 말을 했다.
그렇게 단단히 막힌 입구로 달려간 서원주는 안에 있을 사람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이봐! 다들 괜찮아! 나 원주야! 서원주! 안에 아무도 없어?”
서원주의 외침에 철판으로 입구를 막아 둔 출입구 안쪽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원주냐?”
“아! 칠석이 형님! 저 원주입니다! 이제 나오셔도 됩…….”
타앙!
서원주는 뒤에서 들린 총소리에 움찔해서는 뒤를 돌아보았다.
창수가 뮤턴트 하나를 쏜 것이다.
별 감흥이 없어 보이는 창수의 모습에 서원주는 한숨을 내쉬고서는 다시 외쳤다.
“이제 괜찮습니다!”
“지원군을 데려온 거야?”
“예? 예! 형님!”
총소리가 요란했기에 거제도로 달려간 서원주가 거제도의 지원군을 데리고 온 것으로 이해를 했다.
잠시 후 입구를 막고 있던 커다란 철판을 들어내는 소리가 들리고 출입구가 열렸다.
처음부터 대피 장소로 사용을 하기 위해 건물 외부를 개조해 두었던 장소였다.
그렇게 입구로 나온 이칠석은 반가운 얼굴인 서원주와 그 뒤에 웬 군복을 입은 남자 한 명을 볼 수 있었다.
“너 살아 있었구나! 다행이다! 다행이야!”
“예! 형님. 다들 무사하십니까?”
“후우! 다는 아니지만 어떻게든 피신을 시켰다. 그런데 저쪽의 남자뿐이냐?”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건물을 돌아 입구 쪽으로 달려오는 뮤턴트를 발견하고 창수는 총구를 겨누고서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역시나 땅바닥에 쓰러지는 뮤턴트의 모습에 창수는 이칠석을 바라보았다.
“다들 거제도로 가야 하니까 빨리 나오시오.”
“거제도로?”
“이놈들 일반 뮤턴트가 아니오. 집단을 이루는 녀석들이고 통제를 하는 브레인이라는 상위 뮤턴트 개체가 있소. 일반인들로는 감당할 수 있는 녀석들이 아니오.”
브레인이 뮤턴트들의 지배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을 일부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거리가 가깝다면 브레인을 향해 정확하게 총구를 겨눌 수도 없었다.
당연히 총도 없이 백병전을 치러야 한다면 브레인을 이길 방법이 없었다.
일반 뮤턴트들만 있다면 희망이 있겠지만 브레인까지 나타난 이상 가망은 없었다.
괜히 일본 정부가 수도인 도쿄를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물론 도쿄 대지진이 뮤턴트보다 일본 정부를 더 절망시키긴 했다.
하지만 도쿄 대지진으로 인해 뮤턴트들의 숫자를 줄일 수 있었으니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다.
“누구?”
“아리가의 영웅. 최창수 원사님이요.”
“그 사람이 왜 여기에 있어?”
“몰라요. 아무튼 바로 거제도로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하! 일단 가자! 가! 전부 나와! 거제도로 간다!”
걸어서 가야만 했다.
여자와 노인들도 있었기에 지체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본거지는 부산 쪽이었지만 그곳까지는 가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뮤턴트들이 다시 밀려온다면 그때는 도망을 칠 기회조차 없을 터였다.
그렇게 생각보다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해저 터널을 통해 거제도로 넘어가야만 했다.
“…….”
창수는 부산 쪽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많은 뮤턴트들이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 부산으로 가 봐야 자신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럴 여력도 지금의 창수에게는 없었다.
결국 창수는 거제도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러고서는 이 문제는 김만수 중령에게 맡기고 대마도로 넘어가는 선박에 탑승을 했다.
김만수 중령에게 여차하면 해저 터널을 끊으라는 조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