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25
제325화
325화
빅의 도움으로 규슈의 오이타시에서 바다를 건너 시코쿠로 넘어갈 수 있었다.
본래는 규슈의 최상단에 있는 후쿠오카시에서 일본의 본섬인 혼슈로 넘어가려고 했지만, 그쪽은 다리에 일본 군인들이 많기에 시코쿠를 거쳐 고베와 오사카를 통해 북상을 하려던 것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창수는 고민을 해야 했다.
“중간에는 못 멈추나?”
“예.”
일본에서 만든 세라핌은 인간을 아담으로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아담으로 만들면서 엔젤을 얻게 되는데 요정처럼 변한 세라핌은 자신의 날개에서 엔젤의 가루를 흩뿌려 대었다.
다행히 미세한 양이었기에 생명체를 변이시키지는 않았지만, 밤중에 잠이 들 때 가죽 위에서 자면 아침에는 제법 많은 양의 엔젤을 모아 둘 수 있었다.
물론 그래 봐야 엔젤 한 알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인간에게서 엔젤을 추출할 때는 제법 많은 양의 엔젤이 날개에서 뿌려져 모아 두면 상당한 양이 될 정도였다.
“다시 해 볼까요?”
“그래. 빅, 한 마리만 잡아 와 봐.”
“알았어. 신기하긴 하네.”
창수의 부탁에 빅은 밖으로 나가서는 뮤턴트 하나를 물고 왔다.
제법 저항을 하기는 했지만 덩치를 호랑이 정도의 크기로 키운 빅에게는 저항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완전히 제압을 한 뮤턴트에게 세라핌이 다가가서는 엔젤을 흡수했다.
일본인들이 만든 세라핌은 오직 인간에게서만 엔젤을 추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창수의 피를 마신 세라핌은 인간뿐만 아니라 뮤턴트에게서도 엔젤을 추출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었다.
“멈춰! 멈춰!”
“하아! 멈췄어요!”
인간이 변이를 해서 뮤턴트가 된다.
몸 안의 엔젤을 추출해 낸다면 다시 인간이 되어야 했다.
“이건 인간이 아닌 것 같은데.”
빅은 인간이라기보다는 방금 전의 아담과 유사한 존재가 되어 버린 것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인간 단계를 지나 아담의 단계로 넘어가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중간에 멈추면서 아담이 되다가 만 상태인 것에 창수는 별수 없이 세라핌에게 엔젤을 전부 추출하라는 말을 했다.
그렇게 세라핌은 남은 엔젤까지 전부 추출을 했고 그렇게 뮤턴트는 아담이 되었다.
대체 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몇 번이나 실험을 해 봐도 역시나 소용이 없었다.
아담들은 꽤나 공손히 건물의 구석에서 창수와 빅의 눈치를 봤다.
공격성은 거의 없었고 가끔씩 호기심을 보이는 것이 꽤나 온순한 생명체 같았다.
물론 그런 모습이었다가 언제 갑자기 공격성을 드러낼지는 알 수 없었다.
“엔젤과 금.”
창수는 후쿠오카시에서의 일본인 연구원의 말대로 엔젤과 금을 함께 투약하면 아담에서 인간으로 되돌아오는지에 대한 실험을 해 보기로 했다.
순금 반지를 갈아 금가루를 만들었다.
금에 불순물이 섞여 있으면 잘못될 수 있었기에 순금으로 실험을 해 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아담을 하나 잡아 엔젤 알약만큼의 엔젤 가루를 먹이고 금가루도 아담의 입 안으로 넣었다.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기에 손가락 한 줌을 먹였다.
‘너무 많은 양이 필요하면 곤란할 수도 있는데.’
뮤턴트 사태 전 지구 인구는 80억에 달했다.
물론 지금은 그 정도의 인구도 아니었고 인간에게서 변이된 뮤턴트의 숫자도 그 정도는 되지 않았다.
물론 뮤턴트들도 번식을 해서 변이체가 아닌 변이체의 자손들의 숫자가 더 늘어나 있었다.
그렇게 모든 뮤턴트들을 전부 아담으로 바꾸었다가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는 데 얼마나 많은 금이 필요할지 알 수 없었다.
엔젤과 금가루를 몸 안에 투약한 아담은 처음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였다.
겁에 질려 있다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커다란 눈동자를 꿈뻑거리는 아담이었다.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 같은데. 순금이 아닌가?”
다른 변이라고 한다면 벌써 시작되었을 터였다.
별다른 이상이 없자 실망을 하려고 하다가 마침내 변이가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끼익!
아담의 몸이 바르르 떨리는 모습에 창수와 빅은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아담의 몸은 변화되기 시작했다.
온몸에 나 있던 털들은 우수수 땅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고 유인원 같은 두개골은 인간의 형태로 변했다.
하체가 짧고 두 팔이 긴 아담의 체형도 하체가 길어지고 두 팔은 짧아졌다.
그렇게 알몸이기는 했지만 누가 봐도 인간의 모습으로 변이가 된 것이다.
인간으로 변이된 아담은 다소 몽롱한 것인지 창수를 바라보고 있다가 손을 뻗었다.
제법 빠른 속도였지만 창수에게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다.
물론 무의식적인 움직임인지 공격적인 행위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내 창수에 의해 제지된 인간은 시간이 좀 더 지나자 몽롱해져 있던 눈빛이 맑아지는 듯했다.
“이봐. 정신이 드나?”
인간이었다가 변이가 된 것인지 아니면 변이체에서 번식이 된 개체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인간이었다가 변이가 된 개체라면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이 남아 있을지도 몰랐기에 창수는 일본어로 괜찮은지를 물었다.
쿠어! 우어어!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말이라기보다는 소리에 가까웠다.
창수의 계속된 질문에도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은 없는 듯했다.
마치 현대인이라기보다는 초기 인류의 모습으로 변한 듯했다.
“이래서는…….”
불완전 변이체들이나 인간이었다가 뮤턴트로 변한 존재들을 되돌릴 수 있을까 싶었던 창수였다.
“아담들이 더 있는데 좀 더 실험을 해 보는 것이 어때?”
창수는 빅의 말에 구석에서 몸을 떨고 있는 아담들을 바라보았다.
아담이었다가 인간으로 변한 동료를 보고서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인간이 아담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쿠어어어!
까악! 까아아악!
아담들의 숫자가 더 많았지만 인간이 달려들자 마치 뮤턴트에게 습격당하는 인간들처럼 공포에 질려서는 도망을 가려고 하는 것이었다.
무엇 때문에 아담에게 적개심을 보이는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세계수의 엔젤에 의한 진화의 교체 때문일 듯했다.
그렇게 창수는 인간을 붙잡았다.
“가만있어! 세라핌!”
“저기 피 좀 더 줄 수 없어요?”
“나중에 줄 테니까. 이 녀석 다시 아담으로 만들 수 있나?”
“음! 한번 해 볼게요.”
세라핌은 창수의 피를 꽤나 갈구하는 듯했다.
창수의 말에 세라핌은 인간의 몸에서 엔젤을 다시 추출했다.
변이 유발 물질인 금이 되돌아오지는 못했지만, 인간은 엔젤을 추출당하자 다시 아담이 되었다.
그 모습에서 창수의 피를 먹은 세라핌은 인간뿐만 아니라 뮤턴트들에게서도 엔젤을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렇게 다시 아담이 되었다.
다시 아담이 된 아담은 의아해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는 듯했다.
“인간으로 안 놔두고?”
“어차피 인간으로 만들어도 이런 곳에서는 살아남지 못해.”
인간들의 영역이 아닌 뮤턴트들이 바글거리는 곳이었다.
뮤턴트들은 인간들에 대한 적개심을 보인다.
방금 전의 인간이 아담에게 적개심을 보이는 것과 같았다.
“다른 것들은 실험 안 해?”
“별 의미 없어. 인간이었다가 변이된 뮤턴트를 찾아야 해.”
창수는 왠지 모르게 뮤턴트를 아담으로 만들었다가 인간으로 만들어도 본래 가지고 있던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겼다.
그렇게 창수가 실험에 의미가 없다고 할 때 겁에 질려 있던 아담들 중에 하나가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딱히 창수나 빅이 막지도 않아서인지 아담들은 건물 밖으로 도망을 쳤다.
밖으로 나가는 아담들을 그냥 바라보고 있던 창수와 빅은 건물 밖에서 아담과 뮤턴트가 조우를 하는 것을 보았다.
모든 뮤턴트가 공격성이 강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뮤턴트들은 인간에 대한 적개심이 강했다.
하지만 아담과 뮤턴트는 상당히 거리가 가까웠음에도 서로 멀뚱히 바라만 볼 뿐 공격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게 제 갈 길 가는 것처럼 가 버리는 모습에서 창수는 빅에게 말을 했다.
“뮤턴트 하나 잡아 와.”
“잔인한 실험을 하려고 하네.”
“어쩔 수 없다.”
“그래. 나도 궁금하니까.”
빅은 멀뚱히 서 있는 뮤턴트 하나를 더 잡아 왔고 세라핌은 뮤턴트를 아담으로 만들었다.
창수는 아담을 다시 인간으로 만들었다.
물론 인간이 되었지만 짐승의 소리만 낼 뿐 현대인처럼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다.
그렇게 인간이 된 뮤턴트를 창수는 뮤턴트가 있는 곳으로 끌고 갔다.
그러자 뮤턴트들은 뮤턴트였지만 인간이 된 인간에게 적개심과 공격성을 드러내었다.
인간은 뮤턴트들로부터 도망을 치려고 했지만 이내 잔인하게 살해되고 말았다.
“인간들은 뮤턴트들에게 본능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어.”
“그런데 인간들에게 아담들이 공격을 했다고 하지 않았어?”
“두려움은 적대감으로 드러나기도 하니까. 인간들이 뮤턴트들을 죽이기 위해 애를 쓴 것처럼 아담들도 인간들을 두려워하면서 죽이려고 하는 것이겠지.”
빅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인간들이 아담을 만들었다며. 그런데 왜 적개심이 심하지 않은 거지? 그냥 다 놔줬다지 않았어?”
일본 군인들이 인간으로 아담을 만들고서는 죽이지 않고 그냥 놔뒀다는 창수의 말을 떠올리며 물었다.
“인간에게 적개심을 억누를 이성이 존재하기 때문이겠지. 일본 군인들은 나중에 다시 사람들로 되돌리려는 목적이었을 테지만.”
연구원은 분명 아담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으로 되돌려도 아담이 되기 전의 기억까지 함께 되돌아오지는 않는다는 말을 창수에게는 해 주지 않았다.
창수는 왜 그가 이 실험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대를 했는지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인간으로서의 자각이 없다면 그것이 과연 인간일까.’
현대인들과 원시인들 사이의 거리는 인간과 뮤턴트와의 차이만큼이나 클 터였다.
세라핌을 통해 세상의 뮤턴트들을 전부 아담으로 만들어 내고 난 뒤, 엔젤과 금으로 다시 인간으로 만들어 낸다고 해서 인간들의 세상으로 되돌린 것이라고 볼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현대의 남은 인간들이 그렇게 만들어진 인간들을 같은 인간으로 받아들일지도 알 수 없었다.
“만들어진 인간들에게 인간들의 교육을 시키면 인간처럼 될까?”
“아마도 될 거다. 아니, 안 되더라도 아이 상태에서 교육을 시키면 별 차이 없을 거야.”
원시인과 현대인 사이의 생물학적인 차이는 거의 없었다.
아이 상태에서는 얼마든지 현대인으로 교육시킬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다시 인류의 번성을 원한다면 방법이 생긴 것이다.
창수는 세라핌을 바라보았다.
“문제는 세계수의 묘목이군.”
“왜?”
“그게 있다면 끊임없이 변이 진화가 시작될 테니까.”
어떤 이들이 세계수의 묘목을 가지고 간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고, 그들이 세계수의 묘목으로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지금껏 진화란 수백만 년의 시간 동안 천천히 이루어진다고 여겼다.
하지만 세계수에 의해 순간순간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뮤턴트들도 시간이 지나면 지성을 가지고 인간처럼 될 수가 있어. 아니, 이미 지성을 가진 뮤턴트들도 있다. 그런 뮤턴트들도 세계수의 진화에 의해 지금과 같은 비극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것이 섭리라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그럴지도. 하지만 내가 인간인 이상 역천을 할 수밖에 없겠지.”
창수는 자신이 역천의 존재임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세계수의 묘목을 찾아야겠어.”
“그거라면 동쪽이 아닌 서쪽으로 가야 해.”
창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빅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