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42
제342화
342화
지구는 넓었다.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RPG 게임의 플레이어와는 달리 세상은 너무 넓어서 제대로 모험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더욱이 세상이 너무 넓어 한 개인의 힘으로는 세상을 멸망시킬 수가 없었다.
고작해야 로컬적인 위기에 불과했다.
한때는 전 세계의 일에 시시콜콜 간섭을 하며 막강한 힘을 사용하던 미국이라는 국가도 뮤턴트 사태가 터지고 난 뒤에는 전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잃었고 한 구역의 로컬 지역으로 남게 되었다.
사실상 캐나다와 함께 북미 지역을 그 영역으로 삼고 있었지만, 이제는 다른 지역과 다를 바 없이 북미 내에서도 아주 작은 지역들로 나누어져 부족 생활이나 마찬가지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절망 속에서 결국 인간은 초월적인 신에게 의지해 구원을 바란다.
그렇게 구원자를 자청하며 등장을 한 인간들은 연약한 인간들을 지배해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구원자들도 뮤턴트가 득실거리는 세상에선 버티기 쉽지 않았다.
결국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힘이 필요했다.
그 힘이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서 온 것이라 주장을 했다.
하지만 그 힘이 설령 신에게서 온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힘을 사용하는 이들이 악마와 같은 행동을 하면 그건 신이 아니라 마왕이라 불릴 것이었다.
“가논. 너의 최후다.”
“크큭! 큭! 어리석은 자들로부터 용사라 칭해지는 애송이인가.”
“나는 세계 최고의 군인의 아들이다.”
“세계 최고의 군인. 그 최창수라는 자의 아들인가. 후후후! 뭐가 세계 최고의 군인이란 말이더냐? 너의 아버지는 결국 세상을 구하지 못했잖은가.”
세계 최고의 군인을 단 한 명 뽑으라고 한다면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뮤턴트 사태 이전 지구에는 200개에 가까운 국가가 있었고 그 국가들마다 수십만 명의 군인들이 있었다.
아니, 웬만한 국가들은 수백만 명이 넘는 군인이 존재했다.
그렇게 수억 명도 넘을 군인들 중에 최강의 군인을 뽑으라고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 중에 유명한 군인을 뽑으라면 최창수의 이름이 들어갔다.
물론 역사상 최고의 군인이라고 보기에는 무리였다.
최창수가 어떤 활약을 했는지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만 아직 세상이 멸망을 하기 전 UN에서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창수의 팀을 통해 이런저런 과장된 홍보를 했다.
그 영향이 사람들에게 남아 있었다.
인류의 마지막 군인.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뮤턴트들과 싸웠던 한 명의 군인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된 것이다.
그렇게 이제는 노인들만이 과거 화려하던 인류의 문명을 노래하듯이, 최창수라는 이름도 인류 문명 속에서 마지막 군인으로 남겨져 있었다.
그런 최창수의 아들.
그것이 사람들에게 헛된 희망을 품게 하는 용사였다.
“아버지를 모욕하지 마라.”
비록 제대로 보지도 못한 아버지였지만 최현에게 최창수는 영웅이었고 자신의 자부심이었다.
모두가 최창수에 대해서 칭송을 할 때마다 최현의 어깨에도 힘이 들어갔다.
인간이라기보다는 괴물에 가까운 가논이라는 자의 말처럼 세상의 멸망을 막지는 못했지만, 세상을 지키기 위해 그 누구보다 힘껏 싸운 자랑스러운 아버지였다.
바다 건너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신들을 찾아올 것이라는 어머니의 말을 믿고 있었다.
물론 그 바다를 건넌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특히나 북미 북쪽은 인간들에게 증오를 가지는 거대한 엔트라는 식물 뮤턴트들이 득실거렸다.
사람들로부터 용사라 칭해지는 최현조차 돌파하기 힘든 땅이었다.
그렇게 좀 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북미 땅의 사람들을 괴롭히는 뮤턴트들과 사악한 존재들을 막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믿는 최현이었다.
자신의 아버지인 최창수도 그런 자신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 여겼다.
가논은 평화를 파괴하려는 사악한 마법사 같은 존재였다.
“모욕이라! 네 아버지가 세상을 구했으면 나란 존재도 없었을 거다. 결국 네 아버지가 이 세상의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것이지! 네놈의 힘도 악의 근원이 만들어낸 죄악이라는…….”
“그 더러운 입을 찢어 주마. 아니, 이미 찢어졌으니 더 이상 더러운 소리를 못 내겠군.”
최현은 자신의 자부심을 더럽히는 가논에게 분노했다.
“키키키킥! 고작 그 정도로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네놈의 오만이다.”
불사체인지 머리가 베이고도 살아 있는 가논이었다.
그렇게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었지만 최현은 가논을 가소로운 듯이 바라보았다.
“죽지 않는 건 없어. 죽일 수 없는 이유는 힘이 약해서겠지.”
죽일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세면 되는 법이었다.
“뭐?”
“어머니들에게서 배웠어. 생명체는 벨 수 없다면 변성시켜 버리면 된다고.”
최현의 손에서 화염이 치솟았다.
“불에 구워 버리면 재생을 할 수 없는 법이거든. 그것도 완전히 재로 태워 버린다면.”
사람들로부터 용사라 불리지만 최현은 다소 난폭한 성격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인간의 편에서 세상을 지키는 쪽이었기에 그에 따라 행동을 하는 것이지, 딱히 평화나 정의를 위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진 않았다.
가논 또한 자신의 자부심을 모욕했기에 격렬한 분노를 가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가논은 분명 강력한 뮤턴트였다.
아니, 정확하게는 변형 익스퍼트였다.
켄타우로스처럼 인간이 아닌 뮤턴트의 외형에 강력한 능력을 가진 존재였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모든 몸이 불에 타들어 가며 재가 되어 갔다.
“흐흐흐! 이대로 끝일 것이라는 생각은 마라. 그분께서 강림을 하시면 세상은 추악함에서 정화될 것이다.”
“헛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후속편이라도 있다는 듯이 자신의 뒤에 배후가 있다는 듯 말을 하는 가논이었지만, 최현은 관심도 없었다.
결국 가논에게서 뭔가를 더 알아볼 생각도 없이 가논을 태워 버렸다.
“흥! 뭐가 오든 박살을 내 버리면 그만이야.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힘이라면 그 어떤 놈들도 전부 박살을 내 버릴 수 있다.”
최현은 자신의 몸 안에 상상도 못 할 거대한 힘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 힘이라면 뮤턴트든 거대한 욕망을 가진 인간이든 전부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그렇게 북미의 한 지역을 어둠으로 물들이고 있던 가논을 쓰러트렸다.
가논에 의해 고통받고 있던 인간들은 자유와 평화를 찾았고 다들 용사인 최현을 칭송했다.
세상을 구한 것이다.
“돌아가자. 엄마가 해 준 밥 먹고 싶다.”
최현은 동료들과 함께 집으로 되돌아갔다.
북미 전체에 용사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났다.
정보화 시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현에 대한 소문은 북미 전역에 퍼졌다.
그리고 용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최현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가논이 지배하던 땅은 해방됐지만, 세상의 전부가 아닌 북미 지역에만 해도 가논과 같은 자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그러던 중 최현은 바다에서 건너온 존재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바다를 넘어와요?”
“예. 바다에서 온 자들이 기이한 약물로 사람들을 괴물로 만들고 있습니다.”
“엔젤인가요? 엔젤은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있다고 해도 아주 드물다고.”
북미 땅도 번식이 되지 않는 초기형 뮤턴트들은 사라지고 번식이 가능한 후기형 뮤턴트들이 번성하고 있었다.
마치 초기형 뮤턴트들은 번성한 인류의 힘을 무너트리기 위해 존재했던 것 같았다.
“바다라면?”
북미는 섬이었다.
대륙이라 불렸지만 최현에게는 섬이나 다를 바 없었다.
아버지가 있는 땅에서 격리된 섬이었으니 바다 건너온 자들이라는 말에 흥미가 돋는 것이다.
“과거에는 대서양이라 불리던 바다입니다.”
“대서양이라. 후우! 나는 태평양이라는 바다를 넘어야 하는데.”
대서양이라는 말에 한숨을 내쉬는 최현이었다.
과거의 지식과 단절된 시대였다.
대서양을 건너 지구를 한 바퀴 돌면 아버지의 나라이자 자신이 태어났던 고향이 있다는 것을 최현은 알지 못했다.
“지구는 둥글단다.”
“에이! 말도 안 돼요! 그러면 아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하늘로 떨어져 버릴 거라구요! 어떻게 지구가 둥글 수가 있어요!”
노인들은 인류의 희망이 사라졌다며 한숨을 내쉬는 시대였다.
그렇게 최현도 지구가 둥글다는 생각을 못 했기에 대서양을 건넌다고 한국이 있는 유라시아 대륙으로 건너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대서양도 매우 큰 바다니까 거길 건널 만한 기술이 있다면 태평양도 건널 수 있지 않을까?”
“오! 그럴 수 있겠네.”
사실 태평양이나 대서양이 얼마나 넓은 바다인지 알지 못하는 최현이었다.
배라는 것을 타고 몇 날 며칠 정도만 가면 그 거대하다는 바다를 건널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럼 일단 뉴욕이라는 곳으로 가야겠네.”
“그러니까. 내가 듣기로 남쪽에도 땅이 있다고 들었어.”
“남쪽?”
“어! 어머니들한테 들었는데 그곳에 한국인들이 있다고 했어.”
“아! 나도 들었어. 내가 어린아이일 때 그 남쪽 땅에서 이곳으로 넘어왔지.”
최현은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남쪽의 땅으로 가면 자신과 같은 민족인 한국인들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남쪽과 북쪽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인해 갈 수 없게 되었다고 했지만, 바다를 통해서라면 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물론 바다에는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있어서 그것도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어머니들은 어떻게든 북쪽의 알래스카라는 곳으로 넘어갈 생각이신 듯한데.”
혜은이나 키나 그리고 엘리스를 어머니들이라고 부르는 최현과 최현의 동료들이었다.
최현의 동료들도 세 여인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다 보니 다들 세 여인을 어머니라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세 여인 모두 어떻게든 한국으로 넘어가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었다.
셋 모두 태평양이 얼마나 넓은지 알고 있었으며 바다가 생각 이상으로 무섭다는 것을 알기에 엔트들의 분노를 누그러트려서는 알래스카로 가려는 것이었다.
세 여인은 최현이 강력한 힘으로 북미에서 사람들을 돕는 행동을 막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들이 있는 곳에서 너무 멀리 가지는 말라고 했다.
최현도 같이 한국으로 갈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트들의 분노는 생각 이상으로 강력했고 세 여인의 계획은 최현이 보기에 불가능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 여인의 힘 또한 강력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녀들의 주위로 몰렸다.
어느덧 수많은 사람들이 세 여인의 주변에 몰려 그녀들에게 의지를 하다 보니 세 여인도 마냥 그들을 버리고 떠나기 힘들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현아. 너희 아버지 아직 살아 계실까?”
“그딴 소리 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분명 살아 계신다고. 어머니하고 약속을 했어.”
“그러면 그냥 기다리고 있으면 찾아오지 않으실까?”
최현이 북미 대륙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소문을 내는 것은 창수가 자신의 소문을 듣게 될지도 몰라서였다.
혹시라도 이미 북미로 넘어온 것이라면 자신의 소문을 듣고 찾아올 것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기다리고만 있는 것은 최현의 성미와 맞지 않았다.
“아버지도 어쩌면 나하고 같은 생각이실 수도 있어. 어머니가 한국이라는 곳으로 넘어왔을지도 모른다며 세상 사람들을 도우면서 소문을 내고 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어떻게든 내가 찾아야 해!”
바다 건너의 땅에서 자신들을 애타게 찾고 있을지도 몰랐기에 최현은 어머니를 설득해서는 뉴욕을, 그리고 가능하다면 남미를 갔다 오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걱정을 하는 혜은이었지만, 아들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결국 승낙을 했다.
어느덧 성인으로 다 자란 아들을 막무가내로 막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아들의 이름이 북미 땅에 퍼지면 북미로 넘어온 창수가 최현의 이름을 듣고 찾아올 수도 있다는 작은 희망을 그녀도 갖고 있었다.
이미 북미 땅 전체에 최현이라는 용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꽤나 퍼졌으니 자신이 왔었던 남미에서 창수의 소식을 알아보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오렴.”
“걱정 마세요. 여기서 기다리고 계시면 아버지를 데리고 올게요. 그리고 혹시라도 민정 어머니하고 찬혁이 찾으면 데리고 올게요.”
“그래. 알았다.”
헤어진 민정과 찬혁을 찾아 돌아오겠다는 최현의 말에 씁쓸한 미소를 짓는 혜은이었다.
그렇게 최현은 좀 더 멀리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모험을 떠났다.
그 와중에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대서양을 건너 지구를 한 바퀴 돌면 대륙의 끝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대서양 너머에 신과 신이 힘을 준 익스퍼트라는 존재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으며 바다 건너 넘어온 존재들이 신과 같은 12 사도 중에 한 명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너희들은 신이 아닌 악마들이다.”
최현은 12 사도라는 존재들이 결코 선한 존재들이진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12 사도들이 아버지의 과거 동료였다던 키나 어머니로부터 들었던 세계수의 묘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엔젤을 없애야 한다고 하셨대.”
“그럼 세계수의 묘목을 찾으면 현의 아버지도 만날 수 있는 거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겠네.”
최현은 왠지 자신의 아버지가 세계수의 묘목을 없애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엔젤이 존재하면 인간들은 계속된 변이로 고통받을 것이었다.
그러니 변이를 유발하게 만드는 엔젤은 사라져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