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43
제343화
343화
데런은 스스로를 폴란드인이자 후사르라고 하는 존재들이 사는 곳에 남지 않겠다고 했다.
후사르들은 인간을 후사르로 바꾸는 방법을 알고 있었고 폴란드인인 데런에게도 후사르가 되는 영광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데런은 그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사실 창수와 나타샤 그리고 세라핌에게도 후사르가 되고 싶다면 후사르가 되게 해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당연히 창수의 일행 모두가 거절을 했고 창수의 일행은 후사르들의 땅을 떠났다.
일부 후사르들이 그냥 보내는 것에 거부감을 보였지만 그들의 지도자인 지그문트가 그냥 놔주라는 지시를 내렸다.
다른 후사르들은 알 수 없었지만, 지그문트는 창수나 강아지처럼 보이는 빅에게서 터무니없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만에 하나 갈등이 생긴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후사르는 살아남지 못할 것임을 느낀 것이다.
물론 지그문트가 딱히 호전적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자신들의 땅인 넓은 평원에서 자신의 종족들과 자유롭게 사는 것을 원하는 지그문트였다.
자신들을 먼저 공격해 오지 않는다면 굳이 싸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대신 먼저 싸움을 걸어온다면 결코 피하거나 굴복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때는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창수의 일행과 억지로 싸워 힘을 뺄 필요가 없었다.
“조심하시오. 나와는 달리 매우 사나운 자가 마법사의 땅으로 가는 길목에 있으니 말이오.”
유럽이 다른 대륙들에 비해 큰 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작은 땅도 아니었다.
그런 유럽 곳곳에 12명의 사도들이 존재했고 각자가 각자의 영역을 차지한 채로 군림하고 있었다.
마치 중세 시대의 왕국처럼 12명의 사도들은 12개의 왕국을 차지한 채로 신이자 왕으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12명의 사도들이 친밀한 사이는 아니었다.
정점에 있다는 마법사와 달리 남은 11명의 사도들은 서로의 영역을 빼앗고 사도들의 백성들을 차지하고 싶어 했다.
그렇게 세상이 멸망을 할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인간들을 끊임없이 탐욕을 위해 싸우고 있었다.
모든 인류가 멸망하는 그때까지 싸움은 사라지지 않을지도 몰랐다.
아니, 인류를 기반으로 하는 뮤턴트들도 인간처럼 다른 종족들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으니 인간, 어쩌면 아담이나 아담의 그 이전의 존재부터 투쟁심은 계속 존재해 왔던 것인지도 몰랐다.
지그문트의 경고를 받으며 창수의 일행은 계속 동쪽으로 나아갔다.
“고향이 어디라고 했지?”
“체코와 국경 지역의 시골입니다.”
“그럼 그쪽으로 가지.”
후사르들의 땅은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 지역에 있었기에 데런의 고향과는 아직 거리가 꽤나 있었다.
후사르들이 폴란드 땅 전체를 손에 넣고 싶어 한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들이 폴란드의 진정한 주인이라고 외치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아직은 숫자가 적고 힘이 부족했기에 영역을 넓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은 평화를 사랑한다고 했지만, 그것이 진실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지그문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에서 창수는 일단 아담으로 바꾸지는 않았다.
지그문트의 영역을 지나자, 다시 시작된 폐허에 뮤턴트들이 득실거렸다.
“세라핌. 아담으로 만들어.”
“알았어!”
세라핌의 날개에서 떨어져 내리는 엔젤은 식물에게는 강력한 영양제가 되었다.
변이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지만, 변이를 일으키는 엔젤에 비해 농도가 상당히 낮은지 큰 문제는 일으키지 않은 채로 바람에 흩어져 황량한 땅바닥에 뿌려졌다.
땅바닥이 시멘트든 아스팔트든 그 땅 아래에서 풀이 자라고 나무가 뚫고 나왔다.
인간이 만들었던 도시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자연의 힘에 의해 붕괴되고 부스러져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것들이 없어지게 될 것이었다.
세라핌의 날개에서 떨어지는 엔젤은 그 과정을 빠르게 촉진시키는 것이었다.
‘지구가 멸망하고도 엔젤이 남아 있다면 다시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이미 생명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것 같은 황량한 사막에서도 엔젤이 뿌려지자 생명이 돋아나는 것이 보였다.
만일 이 엔젤을 일찍 발견해 내고 달이나 화성에 엔젤을 대량으로 살포한다면 그곳에서도 생명의 씨앗들이 싹을 틔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창수는 힐끔 어두운 밤하늘 위에 떠 있는 달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론 먼스크가 화성으로 갔던 걸로 아는데.”
“예?”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창수의 말에 데런은 의아해하며 창수를 바라보았다.
“뮤턴트 사태가 발생을 하고 난 뒤에 이론 먼스크가 사람들하고 화성으로 갔었다는 소식 못 들었나?”
“아! 그러고 보니 기억납니다. 수십 개의 로켓을 쏘아 올렸죠. 그 사람들 잘 도착했나 모르겠네요.”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도 꽤나 판타스틱한 일들이었지만, 뮤턴트 사태가 점차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자 일부의 사람들이 우주선을 타고 화성으로 날아갔다.
아직 기술적으로 힘들다는 평가였지만 가만히 있다가는 시도조차 해 보지 못하고 뮤턴트들에게 전부 죽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세계 최고의 부자라던 이론 먼스크는 자신의 우주선으로 자신의 평생의 꿈이라던 화성으로 출발을 했다.
그가 정말로 화성에 도착을 했는지, 그리고 화성에 도착을 하고 생존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확인을 할 수 없었다.
그쪽도 돌아올 수 없었고 이쪽도 갈 수 없었으니 서로에 대해서 알 수 없는 상태였다.
세라핌의 날개에서 흩어지는 엔젤의 가루가 화성에 생명의 생태계를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한편으로는 화성에도 세계수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터무니없는 생각이라는 것에 고개를 내젓는 창수였다.
* * *
눈이 많이 내렸다.
한반도의 겨울 같은 추위는 아니었지만, 유럽의 겨울 또한 과거보다 훨씬 춥고 혹독했다.
데런의 고향이 있는 곳으로 향하던 창수의 일행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이보시오! 어디로 가시는 거요?”
사람들은 소나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있었다.
수레 위에 짐들을 가득 싣고 있는 것으로 봐서 이주를 하는 이들 같았다.
그들은 데런이 부르는 소리를 듣자 경계심을 보였다.
하지만 짐이 워낙에 많아 짐을 버리고 도망을 갈 수도 없었기에 도망을 치려는 행동을 보이진 않았다.
그냥 죽게 되면 죽는 것이고 살게 되면 사는 것으로, 모든 것을 신의 뜻으로 여기는 듯했다.
“따뜻한 남쪽으로 가는 길이요. 그대들은 누구시오?”
“우리는 군인이었던 사람들이오. 고향으로 가는 중이오.”
“고향?”
“카토비세로 가는 길이오.”
“폴란드인이요?”
“그렇소!”
카토비세는 그다지 멀지 않았기에 데런의 말에 그가 폴란드인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핀란드 사람이오.”
“핀란드에서 여기까지 내려온 거요?”
“그렇소.”
“거기 사정은 어떻소? 아! 혹시 부상자가 있으면 우리 쪽에 성녀님이 계시니 치료를 해 줄 수 있소!”
“성녀?”
“그게 치료의 힘을 가지신 분이오.”
성녀 나타샤의 소문이 꽤나 자자하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나타샤가 있던 지역 근방에서나 알려져 있을 뿐이었다.
폴란드에서도 나타샤에 대해 아는 이들이 거의 없었으니 핀란드까지 알려졌을 리는 없다.
그렇게 의구심이 가는 눈빛이었지만 일행 중에 일부가 당장 치료를 하지 않으면 오늘내일하는 이가 있었던 건지 치료를 부탁해 왔다.
그렇게 나타샤의 치료 덕분에 죽기 직전이었던 사람이 치료가 되었다.
“오오! 맙소사! 오오! 신이시여!”
기적과도 같은 일에 놀라는 사람들이었다.
이내 그들 중에 조금이라도 몸이 좋지 않은 이들은 모두 나타샤에게서 치료를 받았다.
치료 후에 이주민들은 나타샤를 성녀나 구세주로 여길 정도였다.
그렇게 자신들의 음식까지 나눠 주며 핀란드의 상황에 대해서 알려 주었다.
“핀란드는 완전히 얼음의 땅이 되어 버렸소. 땅이 얼어 버려 농사를 지을 수도 없게 되었소. 호수 또한 마찬가지여서 물고기를 잡을 수도 없소.”
인간이 적다 보니 뮤턴트의 발생도 적었다.
공기로 인해 전파되는 전염병이 아니었기에 인구 밀집 지역이 아닌 곳에서는 뮤턴트 발생이 적어 비교적 안전했다.
하지만 온통 얼음으로 땅이 뒤덮이다 보니 더는 버티지 못하고 따뜻한 남쪽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란드에서 폴란드까지 걸어서 내려왔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들에게 행운이 계속될지는 알 수 없었다.
세라핌이 뮤턴트들을 아담으로 바꾸고 있었지만, 유럽 대륙 전체에 퍼져 있는 뮤턴트들을 전부 아담으로 바꿀 수는 없었다.
그리고 아담들도 다수의 집단이 되면 꽤나 강한 공격성을 보였기에 인간들의 입장에서는 뮤턴트나 다를 바 없었다.
그렇게 사람들을 치료해 준 창수의 일행은 이주민들과는 목적지가 달랐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졌다.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신에게 버림받은 이들이었지만 여전히 신에게서 구원받기를 희망하는 인간들이었다.
“괜찮을까요?”
“신이 존재한다면 괜찮겠지.”
데런은 창수가 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창수의 대답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현실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는 동화 속의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따뜻한 남쪽으로 향하던 이주민들은 한 무리의 군대에게 둘러싸였다.
“사…… 살려 주시오! 우리는 선량한 이주민들이오!”
뮤턴트였다면 대화가 통하지 않을 터였기에 죽기 살기로 싸웠을 터였다.
하지만 자신들을 둘러싼 이들은 자신들과 같은 인간이었다.
물론 눈가에서 희미한 빛을 뿜어내는 듯한 사람들이었다.
방금 전에 성녀로부터 치료까지 받았기에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많이 떨어져 있는 이주민들이었다.
이주민들도 어쩌면 뮤턴트들보다 인간들이 더 무서운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결국 믿을 수 있는 것은 같은 인간뿐임을 아는 것이다.
“어디로 가는가?”
“저희는 핀란드에서 온 이들입니다. 땅이 얼어 살 수가 없어서 따뜻한 남쪽으로 이주를 하는 중입니다.”
“그래? 그렇다면 그대들을 우리가 보호해 주겠다.”
“예?”
“남쪽까지 가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에게 의탁해라.”
같은 인간들을 전부 학살하고 재물을 빼앗는 것보다 인간들을 거두는 것이 현재로서는 이득이었다.
유럽에서의 전쟁도 인간을 빼앗기 위한 전쟁이었다.
이렇게 떠돌아다니는 이들을 학살할 이유는 없었다.
물론 자유롭게 풀어 줄 생각도 없었다.
중세 시대의 농노처럼 평생 죽을 때까지 자신들의 영역에서 고된 노동을 해야 할 것이었다.
뮤턴트와 다른 왕국으로부터 지켜 주는 대가였으니 그 정도면 매우 싼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또 다른 12 사도들 중에 하나의 익스퍼트들에게 핀란드의 이주민들은 자신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끌려가야 했다.
하지만 이내 익스퍼트들은 이주민들의 몸 상태가 놀라울 정도로 완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혹시 엔젤을 가지고 있는 건가?”
“예? 아닙니다. 엔젤은 없습니다.”
엔젤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주민들의 말에 익스퍼트들은 뭔가를 깨달았다.
“능력자. 그대들 중에 능력자가 있는 것인가?”
치료 능력은 매우 희귀했다.
치료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설계도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은 부작용으로 인해 능력을 가지지 못한 채로 괴물이 되어 버리고는 했다.
그렇기에 희귀할 만큼 드물게도 멀쩡하게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이 있었다.
“아…… 아닙니다. 저희는 오는 길에 성녀님을 만났을 뿐입니다!”
“성녀?”
“예. 저희를 치료해 주신 분입니다! 성녀님들의 일행과 만났을 뿐, 저희는 아무런 능력도 없습니다.”
눈에서 하얀 안광을 피워 올리는 이들에게서 왠지 모를 위압감을 느꼈다.
그 때문에 말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창수의 일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버린 것이다.
“그들이 어디에 있나?”
“모…… 모르겠습니다. 다만 카토비세로 간다고 들었습니다.”
이주민들의 말에 익스퍼트 게니쉬는 미소를 지었다.
희귀한 치료 능력을 가진 능력자를 손에 넣는다면 자신의 주인에게 칭찬을 들을 것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