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44
제344화
344화
늪지였다.
안개까지 자욱하게 퍼져 있어 음산한 느낌이 감돌았다.
“이런 늪지는 없었는데.”
데런의 고향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폴란드의 모든 지형을 다 알지는 못했지만 이런 늪지가 있다는 말은 들어 본 적도 없었고 본 적도 없었다.
“기후가 변했으니 지형도 달라졌을 수 있어.”
“그렇다면 차라리 다행이겠지만.”
기후 때문이 아니라 뮤턴트 때문일 수도 있었기에 안심을 할 수는 없었다.
“돌아갈 길이 있나?”
“꽤나 멀리 돌아가야 합니다.”
늪지가 얼마나 넓은지는 알 수 없었지만 꽤나 멀리 돌아가야 할 듯했다.
“시간은 충분하니 돌아가자고. 안에 어떤 뮤턴트가 있는지도 모르는 거고.”
굳이 늪지 안으로 들어가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었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돌아가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했다.
미안해하는 데런이었지만, 창수는 대수롭지 않게 돌아가자는 말을 했고 그렇게 늪지를 돌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내 이상함을 느껴야만 했다.
“돌아가고 있는 거 맞나?”
“분명 외곽으로 돌고 있었는데?”
분명 늪지가 아닌 외곽으로 돌고 있었건만 어느덧 늪지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했지만, 안개가 자욱한 것이 자칫 길을 잃기 딱 좋을 것 같았다.
“어떤 놈이 장난을 치나 보군.”
빅은 유니콘의 목에 매달려 있다가 하품을 하며 일어섰다.
근처에 있던 바위로 뛰어내린 빅은 이내 커다란 늑대로 모습을 바꾸고서는 입에서 강렬한 브레스를 날렸다.
브레스의 강렬한 고온과 압력으로 인해 자욱한 안개가 태워져 버렸다.
수백 미터가 넘는 거리까지 전부 태워 버리는 빅의 브레스로 인해 자욱하던 안개의 일부가 걷혔다.
그리고 걷힌 안개 사이로 무언가가 몸에 불이 붙은 채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 무언가는 황급히 늪 안으로 뛰어들었지만 빅의 화염에 몸이 굳어 버렸는지 일부는 늪의 바로 앞에서 멈춰 서 있었다.
“진흙 괴물인가?”
“딱딱해요.”
“불에 구워져서 그럴 거야.”
고온의 브레스로 수분이 완전히 날아가 버려서는 몸이 굳어 버린 듯했다.
도자기까지는 아니었지만 구워진 진흙 괴물의 몸을 건들자, 부스러지듯이 표면이 깨지고 떨어져 나왔다.
“저기 늪 속에 대가리 꺼내 놓은 놈들 보이네.”
“저것도 뮤턴트일까요?”
“모래 속에 사는 뮤턴트도 있는데 늪지라고 없겠어. 그나마 열에는 약한 모양이네.”
창수는 역시나 뮤턴트들이 있음을 확인하고서는 자신과 꽤나 상성이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빅.”
“왜? 주인?”
“이 늪지를 전부 불태워 버릴 수 있나?”
“흐음! 그러다가 우리도 타 죽을 수 있어.”
정확하게는 데런이나 나타샤가 위험하다는 것이었지만 늪지가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없었다.
안개 속의 습기로 나무들도 좀처럼 타지 않았다.
일반적인 불이었다면 전혀 타지 않았을 터였다.
“그럼 일단 늪지부터 벗어나게 일직선으로 쭉 나아가자고.”
“그러지. 후욱!”
창수의 말에 따라 빅은 다시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고서는 자신의 기운과 섞어서는 앞으로 뿜어내었다.
주변에서 다시 밀려오던 안개는 빅의 브레스에 다시 태워져 버렸고 늪지 바닥도 딱딱하게 굳었다.
열기가 자욱하게 늪지 위로 솟아올랐다.
수백 미터의 통로가 다시 만들어졌고 그 통로에 있던 진흙 괴물들은 구워진 석상이 된 채였다.
“그럼 계속 가자고.”
늪지가 크다고는 해도 결국에는 끝이 있을 터였다.
늪지의 진흙 괴물들은 터무니없는 괴물들인 창수의 일행에게 다가올 엄두도 내지 못했다.
본래라면 짙은 안개 속에서 살아 있는 생명체들을 하나씩 붙잡아 늪 속으로 끌고 갔을 것이다.
하지만 끌고 가는 것은커녕 도망을 치기 바빴다.
몸이 열에 구워져 버리면 움직이지 못했다.
운 좋게 늪지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다시 신체가 회복이 되겠지만, 그러지 못하면 몸이 천천히 부스러져서는 죽게 될 것이었다.
화르르륵!
상당한 수분을 머금은 안개는 웬만한 불은 나지 않도록 해 주었지만, 빅이 만들어낸 초고온의 화염은 안개 따위로 끌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바짝 마른 땅은 오랜만에 햇빛을 보게 되었다.
땅도 햇빛을 보지 못하면 썩는 법이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안개 속에 갇혀 썩어 가던 땅이었다.
그렇게 계속 빅이 브레스를 뿜어내며 쭉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늪지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큰 것 같은데.”
“늪지가 계속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진흙 괴물들이 늪지를 넓혀 가는 것 같은데요.”
“빅. 하늘 위에서 늪지 전체를 태워 버릴 수 있나?”
“너무 넓어서 되려나 모르겠네. 한번 해 보지.”
늪지를 벗어났기에 빅은 드래곤의 모습으로 변신을 했다.
늑대 모습만으로도 깜짝 놀라던 유니콘과 데런은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빅의 모습에 경악을 했다.
“저…… 저게, 빅 님?”
펄럭!
거대한 날개의 날갯짓만으로도 광풍이 만들어져서는 자욱한 안개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하늘 위로 날아오른 빅은 지상의 거대한 넓이의 늪지를 바라보았다.
자신들이 지나온 길이 늪지를 가르고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분명 외곽으로 돌았던 거 아니었나? 안개에 뭔가 이상한 성분이라도 있나 보군. 어디 한번 태워 볼까.”
빅은 거대한 몸에 걸맞게 엄청난 양의 공기를 들이마셨다.
기운을 모아 한 곳에 쏟아낸다면 그 어떤 존재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수 있을 위력이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넓었기에 빅은 최대한 불길을 확산시키기 위해 거대한 불덩이를 입 안에서 토해내었다.
엄청난 열기 덩어리가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앉았다.
정체불명의 안개는 이 열기 덩어리를 필사적으로 밀어내려고 했지만, 열기 덩어리는 안개의 노력을 비웃으며 늪지 바닥까지 떨어졌다.
부글! 부글!
늪지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음산한 늪지의 나무들도 하얀 재가 되면서 사라져 버렸다.
땅바닥도 습기가 사라지면서 돌덩이처럼 딱딱해졌다.
쿵! 쿵! 쿵!
땅 속 깊은 곳에 있던 진흙 괴물들은 바위처럼 굳어 버린 땅을 두들겨 대었지만 땅은 열리지 않았다.
커다란 불이 났다.
중심부는 황무지가 되어 버렸고 주변으로 불길은 계속 퍼져 나갔다.
“전부 다 태우긴 어려울 것 같은데. 좀 더 태워야겠군. 저건 먹을 수도 없을 것 같으니까.”
냄새까지도 지독한 진흙 괴물을 먹고 싶은 생각은 없는 빅이었다.
그렇게 빅은 늪지의 상공을 날아다니며 브레스를 연달아 쏘아 대었다.
고온의 브레스가 닿은 곳은 어김없이 불길이 치솟았다.
안개는 흩어지고 땅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렇게 마치 병균을 소독하는 것처럼 거대한 늪지 전체를 불태워 버리는 빅이었다.
“꺼억! 후우!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늪지 이외의 지역까지 전부 불에 탈지도 모를 상황이었기에 빅은 이쯤 하자는 생각을 하며 창수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갔다.
빅이 만들어낸 대형 불은 비가 올 때까지 꺼지지 않았다.
아니, 비가 오고도 제대로 꺼지지 않을 정도여서 계속 확장되고 있던 늪지는 아주 일부의 지역만 남겨 두고서는 전부 황무지가 되어 버렸다.
워낙에 고온이라 2~3미터가 넘는 거대한 암벽이 지하와 지상을 격리해 버렸다.
지하 속의 진흙 괴물들은 빅에 의해 봉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
빅이 되돌아오자 창수는 조금 과했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할 것이라면 확실하게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을 했다.
“계속 가지.”
“예…… 예!”
터무니없는 광경을 본 데런은 자신이 꿈을 꾸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적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를 했다.
‘그 켄타우로스들이 이걸 안 걸까?’
과거의 유산이 된 핵이라도 사용하지 않는 이상, 빅을 막을 도리가 없어 보였다.
그런 빅도 창수를 주인님이라고 불러 대었으니 자신의 팀장이었던 창수는 얼마나 괴물일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그렇게 늪지를 벗어나고도 산불의 열기로 공기가 뜨거울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강을 만나고 나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여기서 쉬었다 가지. 데런, 얼마나 더 가야 하지?”
“3, 4일이면 도착을 할 겁니다.”
“알겠네. 나는 잠시 사냥을 해 오도록 하지.”
빅은 기운을 너무 많이 소모한 것인지 잔뜩 굳어 있는 유니콘의 등 위에서 곤히 잠이 들어 있었다.
그렇게 야영 준비를 데런이 하고 있을 때 창수는 물가를 따라가 사냥감을 찾았다.
물가 주변에는 당연하게도 각종 동물들이 많았다.
물론 사람도 그리고 뮤턴트도 물가 주위로 몰려서 치열한 생존 싸움을 하기 마련이었다.
그렇게 물가를 따라 움직이다가 창수는 호수를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넓은 호수였다.
호숫가에서 물을 마시고 있던 사슴들을 본 창수는 한 마리를 잡아서는 되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호숫가로 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고서는 호수 쪽으로 튀어나온 바위에 젊은 여자를 묶는 것을 보았다.
“인신 공양이라도 하려는 건가?”
상식은 더 이상 상식이 아니게 된 세상이었다.
창수는 잠시 뒤에 젊은 여자를 바위에 묶은 사람들이 호수에서 물러나는 것을 보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호수에서 커다란 뱀이 튀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족히 30~40미터는 될 법한 거대한 뱀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아나콘다의 크기가 최대 6~7미터 이상으로 자라기도 한다고 하지만, 호수에서 모습을 드러낸 뱀은 대형 뱀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당연히 뮤턴트로 변이한 것이 분명했고, 그 거대한 크기로 인해 인간들로부터 숭배를 받고 있는 듯했다.
정의의 용사라면 당연히 개입을 해서 거대 괴물 뱀을 죽여 버리고 여자를 구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용사의 이야기 속과는 달랐다.
피치 못할 상황일 수가 있었다.
인간을 위협하는 뮤턴트들이 득실거리는 세상이었다.
만에 하나 거대 괴물 뱀이 수많은 뮤턴트들로부터 인간들을 보호해 주는 것일 수도 있었다.
당연히 공짜일 리는 없었으니 보호비를 주고 있었고 그것이 인간인 것이다.
거대 괴물 뱀의 보호가 없다면 전부 뮤턴트들의 밥이 될 수도 있었으니 반드시 개입을 할 수는 없었다.
용사가 떠나고 난 뒤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 것처럼 남겨진 이들을 용사는 책임져 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젊은 여인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살려 달라고 울부짖지 않았다.
오히려 흐느끼는 것은 여인을 바위 위에 묶은 사람들이었다.
거대한 괴물 뱀은 여인을 바라보다가 입을 벌려서는 여인을 먹어 치웠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젊은 여인이 살려 달라고 울부짖었다면 창수의 아룬의 검이 괴물 뱀의 머리를 관통했을 것이었다.
제물을 받은 괴물 뱀은 호수 아래로 들어갔고 사람들은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한동안은 호수의 주인인 괴물 뱀의 보호를 받게 될 것이었다.
호수에서 안전하게 낚시를 하고 공격해 오는 뮤턴트들로부터 괴물 뱀이 지켜 줄 것이었다.
젊은 여인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사람들은 안전해질 것이었다.
창수는 그 광경을 지켜보고서는 자신이 사냥을 한 사슴을 들고서는 일행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비극의 근원을 제거하기 전에는 결코 끝을 낼 수 없었다.
거대 뱀의 영역인 것인지 뮤턴트들은 없었다.
평소였다면 어슬렁거리는 뮤턴트 한 마리쯤은 밤중에 다가왔을 터였지만 한 마리도 보이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꽤나 편안한 밤을 보낸 창수의 일행은 목적지를 향해 다시 출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