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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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우리 배우님이 싸가지는 좀 없어도
[PAN톡톡] 죽은 유연서 매니저 친동생입니다. 기사 사실 아닙니다. (인증 있음)사실이 아닌 일로 과하게 욕을 먹는 거 같아서 동기 아이디 빌려 씁니다
두서없어도 양해 부탁드려요
우선 사망한 매니저 친동생 인증입니다. (사진) 신상 문제 때문에 확인 댓글 열 개 이상 달리면 삭제하겠습니다
유연서씨가 퇴원 후 저희 집에 찾아온 건 맞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 저희 가족 유연서씨가 주는 위로금 받았습니다.
근데 기사랑은 다른게, 자기가 준 위로금으로 외제 차를 뽑든 등록금에 쓰든 알아서 하라는 말을 들은 건 맞는데 ‘매니저의 보험금’ ‘형 목숨값’으로 그러라는 얘기는 절대 들은 적 없습니다.
위로금 금액은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로또 당첨금만큼 받았습니다 누가 사망 위로금으로 이만큼 줍니까? 그것도 보험사도 아닌 개인이, 고작 2개월 일한 매니저 가족한테?
저희 부모님이 거절하려 했지만 이래야 마음이 편할거 같다고 막무가내로 통장에 입금 쏴 주고 세금처리까지 다 했다고 말하고 바로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은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절대 응한적 없습니다. 다만 유연서씨의 수행원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집에 들어와 무슨 말 했냐고 물어본적이 있어서 답해줬는데
아마 그 사람이 기사 쓴 기자거나, 제보한 사람이거나 둘중하나 같네요
부모님도 그렇고 저도 느끼는 거지만 유연서씨가 소문과 달라서 놀랐습니다. 부모님한테는 태도 예의바르고 정중했고요.
저희는 형을 간신히 마음속에 담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사실과 다른 일로 언급이 올라오는 일 없길 바랍니다.
김종서가 올린 글은 올린 지 5분 만에 베스트 게시판으로 옮겨졌다.
처음 댓글 반응은 판 글이 조작이다 아니다로 논쟁했다. 하지만 인증 사진이 빼도 박도 못 하게 죽은 매니저와 똑같았다.
그동안 유연서를 신나게 깠던 사실을 부정하려고 명백한 인증 사진이 있음에도 동생 사칭이다. 주성 그룹에서 돈 받은 거 아니냐 라며 우겼다. 그 많은 돈을 받고도 여태껏 입 싹 다물고 있었냐며 유족 측을 비난하기도 했다.
-판에 뜬 글 찐이야?
-일단 올려ㄱㄱ
유연서의 팬클럽인 러브 레터가 가세해 해당 글을 여기저기 퍼 날랐다.
-어쩐지 우리 배우님이 싸가지는 좀 없어도 아슬아슬하게 선은 지키는 편인데 이번에는 선 씨게 넘어서 이상하다 싶었어
-나 솔직히 조금 넘어갈뻔함ㅎ 망언한 것도 내 취향이라ㅎㅎ 나 쓰봉 들어가야 해?
└들어가라
└유족 조롱은 너무했지ㅇㅇ 어쨌든 사실 아니래서 다행임
-로또 당첨금만큼이면 한 10억 줬나? 우리 배우님 치고는 소박하네ㅇㅇ 큰돈 아니라는거 아님ㅇㅇ
└2222 그래도 반년도 안된 매니저 위로금치고는 엄청큰거지
-예의바르고 정중한 내배우 적응 안된다ㅋㅋㅋ
판 글이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가고 댓글이 몇백 개씩 달려 화제가 되자, 기자는 이를 받아 적어 기사로 내보냈다.
“유연서 고인 모독 사실 아니다”···유족 직접 입장 밝혀 화제
유연서 매니저 가족 조롱 논란, 주성 그룹 입장 밝혀 “매니저 친동생 글 사실 맞다···직원 사칭 기자 찾아 경찰에 넘길 것”
└뭐야 주성에서 입장문 썼네
└유연서 일로 입장문 나온거 처음 아냐?
└와 사칭 ㄹㅇ임? 간도크다ㅋㅋㅋ
└소송도 불사한대 ㅁㅊ 주성 법무팀 우리나라 최고아님?
-나 유연서 기사 처음쓴 기자 찾은듯?
ㅇㅇㅈㅍ ㅇㄷㅇ맞아?
└맞음
└입장문에 뜬 메일로 제보해봐ㅇㅇ 사례금 준다며
└이미 제보 많이 했을듯
주성 그룹은 기다렸다는 듯 입장문을 밝혔다. 유은호가 직접 지시한 일이었다. 직원 사칭은 물론이고 허위 사실 유포 기사를 쓴 사람까지 고발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섰다.
혹자는 언론을 적으로 돌리면 안 된다는 소리를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게 주성 그룹이었다. 이다운의 기사를 베껴 허위 사실을 유포한 기사는 소리 없이 삭제됐다. 하지만 이를 캡쳐했던 러브 레터의 제보 메일이 쏟아지고 있었다.
“이다운!”
당연히 연예점프 사무실은 난리가 났다. 편집장은 출근하자마자 크게 고함을 지르며 이다운을 찾았다.
“이다운 기자 어디 갔어?!”
“오늘 쉬겠다는데요.”
이다운의 옆자리에 앉은 동료가 한숨을 쉬었다.
“하······ 이 새끼가 출근 안 하면 다인가.”
편집장이 이다운 기자의 책상을 뒤졌다. 사무실 분위기가 싸해졌다.
“너네는 이다운이 이런 기사 쓸 때 안 말리고 뭐 했어?!”
이를 듣고 있던 다른 직원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유연서 집중 마크하라고 지시한 게 누군데.
하지만 속으로 비웃는 직원들도 이다운 기자가 특종을 물어왔네 상여금 달달하겠네 추임새를 넣었던 사람들이었다.
“실례합니다.”
난장판이 된 사무실 속에 낯선 이가 침투했다. 검은 정장을 입은 덩치 큰 남자는 사람 좋게 웃고 있었다.
“뭐, 뭡니까?”
“주성 그룹 전략기획 본부에서 나왔습니다. 옆에는 강남 서 형사님이고요.”
주성 그룹에서 사람이, 그것도 형사 동행······ 편집장이 숨을 삼켰다. 그는 애써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췄다.
“이, 이다운 기자를 찾는 거라면 오늘 출근 안 했습니다.”
“아, 저희 용무는 그게 아닙니다. 조금 비슷하지만.”
“네?”
“이미 제 동료가 경찰 동행해서 이다운 씨 댁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럼 여긴 왜······.”
남자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씨익 웃었다. 사건을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그냥 푸근한 미소 같아 보였지만, 편집장의 팔뚝에는 소름이 돋았다.
“책임자, 맞죠?”
“맞는데······ 그 기사는 이다운 기자가 독단으로······.”
“책임자가 모르면 안 되죠.”
편집장의 회심의 꼬리 자르기는 통하지 않았다. 묵묵히 옆에 서 있던 형사가 앞으로 나섰다.
“같이 가셔야겠습니다.”
“저, 저는 왜······!”
“일단 서에서 얘기하시죠.”
“잠깐······!”
남자들은 편집장의 팔목에 수갑까지 채우고 밖으로 나갔다. 남겨진 직원들이 어정쩡하게 일어나서 사무실 문을 바라봤다.
“뭐야.”
“무슨 일이지?”
“우리 큰일 난 거 아니에요?”
이후 연예점프는 모기업에서도 버림받았고, 주성 그룹이 개입한 지 얼마 안 돼서 폐업 처리가 되었다. 어떤 이유로 폐업이 됐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
“역시 우리 연서가 그럴 리 없지!”
“한 대표 그때 뒷목 잡았잖아.”
“그건······ 크흠, 네가 워낙 저지른 게 많으니 못 믿는 것도 당연하지!”
한 대표가 껄껄 웃으며 유연서의 등을 팡팡 쳤다. 원래라면 하지 말라고 신경질 냈을 유연서가 가만히 있었다. 진짜 성격 많이 바뀌었네. 기억 상실이 좋긴 좋구나.
김종서의 해명 글이 올라오고 주성 그룹 측의 대응이 예전과는 달라지자, 여론은 단번에 뒤바뀌었다. 유연서는 억울하게 몰린 피해자가 된 것이다.
예전부터 유연서에 대한 잣대가 너무 심했다면서 대놓고 조롱하는 것을 자정해야 한다고 물타기를 시작했다. 물론 러브 레터가 팬 아닌 척 글을 올린 영향이 컸다.
“그래서, 나 연기 레슨은 언제 받아요?”
“그건······ 기다려 봐. 괜찮은 선생 모시려면 시간이 좀 걸려.”
“나 맡는다고 하니까 다들 안 한다고 하는구나?”
한 대표가 애써 얼버무렸지만, 눈치 빠른 유연서는 그 속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 그건······.”
“맞네. 이게 다 한 대표 때문이야. 돈을 적게 준다고 하니 안 오지.”
“뭐?”
“원래 불렀던 것 보다 다섯 배 불러.”
유연서가 손바닥을 쫙 폈다. 가진 게 돈밖에 없으니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그래도 그건 너무 많은······.”
“한 대표 돈 아니고 내 돈으로 나가는 거니까 크게 불러요.”
“알았어.”
한 대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연서의 업계 평판은 최악이었고, 그 소문 때문에 연기 선생을 구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현재는 한 사람에게 친분을 내세워 애걸복걸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돈 귀신 유연서가 사비를 내겠다니, 정말 연기 레슨에 진심인가 싶어서 한 대표는 안심했다. 그나저나 쟤 저건 왜 보고 있냐?
“그건 알겠고······ 대본은 왜 보는 거야?”
“작품 고르려고.”
“레슨 받는다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나 작품 들어갈 때 됐잖아요. 대본 다 나한테 온 거 아냐?”
유연서가 당연한 듯 대답했다. 한 대표는 당황해서 손사래를 쳤다.
“그건 너 레슨 받고 연기력 좀 나아지면 하는 게 어때? 응?”
유연서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퇴원하고 며칠간 집에서 한량같이 지내면서 연기 레슨을 받을 날만 기다리던 그는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
‘맞다. 나 원래 발연기지.’
굳이 레슨 받고 연기력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나? 더 떨어질 구석도 없는데.
그는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부터 빨리 배우 일을 하고 싶어서 몸이 달아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간절히 바랐던 일인데, 지금이 2207년도 아니고 이대로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너 몸도 아직 회복 안 됐잖아.”
“회복 다 됐는데? 레슨은 천천히 받아도 되는 거고 작품은 지금 골라도 되잖아요.”
“그래······ 내가 무슨 수로 널 말리겠냐.”
한 대표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 짧은 새에 발연기가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고, 이미지 변신은 물러간 건가.
지금 유연서에 대해서 그나마 호의적인 여론이 형성되어 있을 때 달라진 연기력으로 쐐기를 박으려던 전략은 물 건너갔다.
“어, 그럼 큰일 났는데······.”
“뭔데요?”
“당장 네가 작품에 들어가도, 너 맡을 매니저가 없어. 그렇다고 임 비서님이 매니저 일 할 수는 없잖냐.”
한 대표가 임승현을 흘끔 쳐다봤다. 유연서는 그게 대수냐며 고개를 기우뚱했다.
“박 실장이 하면 되잖아요.”
“박 실장이 또 너 맡게 되면 회사 관둔대.”
“그래요? 흐음······.”
유연서가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그는 틈틈이 기억 동기화를 했고, 유연서를 스쳐 지나간 수많은 매니저를 만나봤다.
“12번.”
“뭐?”
“12번째 매니저요, 이름이 뭐였지?”
“12번, 12번······ 아, 너 길바닥에 버리고 간 애?”
대부분의 매니저가 유연서의 성질머리를 버티지 못하고 말없이 잠적했지만, 진심 어린 충고를 한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었다. 비록 길바닥에 버리고 가긴 했어도. 중지 손가락을 내밀긴 했어도······.
“걔는 왜?”
“걔 다시 불러와 줘요. 난 걔가 맘에 들더라.”
“네가? 너 걔 다시 보면 가만 안 둔다고 했잖아.”
“그랬나?”
유연서는 어깨를 으쓱했다. 몰라, 난 기억 상실이라고.
“······그렇게 난리 치고 나갔는데 다시 너 맡으려고 할까?”
“월급 많이 준다고 하면 오겠지.”
“그······ 네가 재벌이라서 뭘 모르나 본데, 세상에는 돈보다 자존심이 중요한 사람도 있다?”
한 대표가 쩔쩔맸다. 그 유연서를 그렇게 취급한 매니저는 12번이 처음이었다. 애써 다시 데려왔는데, 유연서 때문에 또 관둔다 뭐다 난리 치면 한 대표만 피곤해진다.
“그분은 제가 찾겠습니다. 도련님. 제가 잘 협상해보죠.”
“그럴래요?”
옆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임승현이 나섰고, 유연서가 밝게 웃었다.
“대표님, 들었죠? 걔 연락처 좀 넘겨 주세요.”
“퇴사자 인적 사항은 폐기했는데······.”
“없어도 됩니다. 저희 쪽에서 다 아는 수가 있으니까요.”
한 대표는 임승현의 그 말에 팔뚝에 소름이 돋았다.
그와 박 실장이 유연서의 병실을 찾아갔을 때 문전박대한 사람이 바로 임승현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지는 게, 유연서를 볼 때마다 저 사람도 봐야 한다니 앞이 깜깜해지는 느낌이었다.
“자, 그럼 돈 많이 얹어주면 연기 레슨도 금방 받겠고······ 매니저도 됐고. 난 작품만 자알 고르면 되겠다.”
한 대표의 심정도 모르고 유연서가 해맑게 웃었다. 와아! 드디어 나도 연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