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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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 한 적 없어.
“오 뭐야.”
갓 퇴원했는데 벌써 기사가 뜨다니, 역시 화제성 하나는 장난 아니다. 유연서가 신나서 감탄사를 내뱉자, 한 대표는 머리에 피가 몰리는 기분을 느꼈다.
“너 이거 사실이야?”
“사실인데?”
“아이고오······.”
한종오가 뒷목을 잡고 몸을 뒤로 젖혔다.
“기사가 악의적으로 나왔군요.”
옆에서 묵묵히 앉아 있던 임승현이 자신의 핸드폰으로 기사를 찾아봤다. 첫 기사가 뜨자마자 다른 언론사에서도 그걸 베껴서 비슷한 제목의 기사를 뽑아내고 있었다.
유연서의 이름은 단번에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이에 유연서는 “사망한 매니저 보험금 나왔으면 외제 차나 한 대 뽑아라”라고 말하며 유족을 두 번 울렸다는 후문.
‘연예점프 이다운 기자라······.’
임승현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는 유연서의 집에 오기 전, 무려 회장님의 특별 지시를 받았다. 유연서를 감시하는 게 아니라, 유연서를 공격하는 모든 것들에 일일이 보고하라는 지시였다.
회장 지시니 아침에 유연서가 떠봤던 ‘형한테 보고 하냐.’라는 질문에도 교묘히 빠져나갔다.
‘하필 회장님이 직접 나설 때 이런 기사를 내다니. 운도 없군.’
그는 이다운 기자의 미래를 안 봐도 뻔히 그릴 수 있었다. 그러게 적당히 하지 그랬나.
이 기자의 다른 기사를 검색해 봤더니 여태껏 유연서를 까달라고 비방 기사를 낸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임승현은 화면을 캡쳐하고는 안주머니에 넣었다.
기자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어도, 유족의 말이 진실이라면 막을 방법이 없다. 임승현은 그때 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어서 정확한 상황을 몰랐다.
“그때 위로금 줬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줬지.”
그들의 대화에 한 대표가 놀라서 상체를 세웠다.
“위로금을 줬다고? 네가?”
“얼마 안 줬어요. 그래도 얼마 정도는 챙겨야 할 거 같아서.”
“그건······ 잘했는데······.”
오늘 놀랄 일 참 많다. 그 유연서가 자진해서 연기 레슨을 받겠다고 하지 않나 유족들을 생각해주지 않나.
기억 상실로 성격이 바뀐 건 기쁜 소식인데 이 기사는 뭐야 그럼. 한 대표가 혼란스러워서 기사와 유연서를 번갈아 쳐다봤다.
“근데 기사에서는 위로금 얘기가 쏙 빠져 있군요.”
“유족 측에서 일부러 말 안 한 걸 수도 있지.”
사고를 낸 가해자도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했으니, 원망할 사람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은 데다가 이름이 알려진 유연서는 가장 1순위였다.
“하지만 저희 쪽에서도 사실을 정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버려 둬요. 원래 가까운 가족을 잃으면 사람이 제대로 된 사고를 못 해.”
“······.”
유연서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 한 말이지만, 한 대표와 임승현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의 친모, 이희서가 생각나서였다.
어린 유연서가 그녀를 처음 발견했다는 건 당시 기사를 검색해보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희서와 주성 그룹을 둘러싼 수많은 소문도 소문이지만, 첫 목격자인 유연서를 둘러싼 소문도 많았다.
사고 후유증으로 실어증을 앓았다던가 정신적 충격이 너무 강해서 지능에 문제가 생겼다 따위의 소문이었다. 한동안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다녔으니 누군가가 목격하고 와전된 소문이었다.
“도련님, 혹시 위로금은 얼마를······.”
“됐어요, 대응하지 마. 한 대표도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임승현의 말을 끊은 유연서가 손을 휘저었다. 그는 이런 악의적 기사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몇 달 쉬고 있는데도 화제의 중심이 됐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아주 좋은 환경이야.’
유연서는 지금 자신의 상황이 퍽 만족스러웠다.
일단 재벌 3세라서 돈이 많고, 이 배경 때문에 지망생부터 시작해서 오디션을 전전하지 않아도 알아서 대본이 들어올 것이다.
연기 선생을 구해줄 소속사도 있고, 구설수 때문에 일이 안 들어온다? 그렇다면 뒤에서 밀어줄 나름 화목한 가족까지 존재했다.
“이건 신경 쓰지 말고, 연기 수업이나 빨리 받게 해 줘요.”
***
“종서야, 이거 너네 집 얘기 아냐?”
유연서의 마지막 매니저, 김종호의 동생 김종서는 학교 동기가 내미는 핸드폰 화면이 눈을 크게 떴다.
“이야 유연서 싸가지 없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로 시궁창일 줄은 몰랐다.”
“진짜 이런 말 했어? 대박이다.”
“내가 이 얼굴 가지고 태어났으면 배우 같은 거 안 하고 조용히 돈이나 썼겠다. 그럼 인생 개꿀잼이었을 텐데.”
“인정.”
친구들이 낄낄거리며 떠드는 가운데, 김종서는 동기의 폰을 빼앗듯 가져가서 기사의 스크롤을 내렸다.
“아닌데······.”
“뭐?”
“이런 말 한 적 없어.”
“그럼 이 기사는 뭐야? 기자 뇌피셜이야?”
그의 가족은 기자가 찾아와도 돌려보냈다. 아직 장례식 중임에도 그 유연서의 매니저라고 득달같이 찾아와 인터뷰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다 돌려보냈다.
형의 죽음만으로도 가족이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데 이걸 이야깃거리로 만든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애초에 우리 집에 기자는 안 왔······.”
기사 내용이 묘한 게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문장이었다. 김종서는 기시감을 느꼈다.
“아!”
도련님이 뭘 놓고 간 것 같다고 집안에 들어왔던 그 사람.
[근데, 저희 도련님이 실례되는 말을 했습니까?] [자기가 준 위로금으로 외제 차나 뽑으라던데요. 말을 해도 진짜······ 원래 저렇게 싸가지 없어요?]당시에는 유연서의 뼈 때리는 말에 반박할 수 없어서 일부러 불퉁하게 대답한 게 컸다. 사실 곱씹어 생각해보면 유연서의 말이 다 맞았다.
애초에 그들 가족은 사고를 낸 당사자에 대한 원망은 있어도 유연서에게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의 형은 고작 2개월 조금 넘게 일했을 뿐인데 사망 위로금으로 그렇게 큰돈을 주는 것에 부담스럽다가도 감동을 받았었다.
[그렇군요.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도련님께는 그러지 말라고 잘 얘기해 보겠습니다.]그렇게 말하던 남자의 얼굴이 어땠더라······? 지금 떠올려보니 광대뼈가 올라간 게 웃음을 참는 모양새였다.
설마, 그 사람이 기사를 낸 건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정보를 돈 받고 팔았나? 근데 그게 이렇게 와전된다고?
“하······ 미친. 이거 어떡하냐?’
김종서가 제 머리를 거칠게 쓸어올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한 편, 주성 그룹의 전략기획 본부도 유연서의 기사를 접했다. 오너 일가의 소식을 가장 먼저 듣는 곳이 이곳이었다.
“도련님이 또 한 건 하셨네. 내기했던 사람? 돈 줘요.”
“와······ 갓 퇴원하자마자 바로? 최단 기록 아니에요?”
“승현 씨는 잘 버틸 수 있으려나?”
“이미 송별회까지 한 사람 걱정을 왜 해요.”
대화에 끼어들지 않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들은 회사에 충성심이 있는 사람들로 다른 직원들의 수다에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몇몇 직원들 사이에서 유연서의 구설수는 스포츠나 마찬가지였다. 그럴만한 게 예전에는 유연서가 무슨 욕을 먹어도 유 회장이 내버려 뒀기 때문이다.
“아 아깝다. 내일 터졌으면 내가 다 먹는 건데.”
“저는 우리 도련님이 바로 사고 칠 줄 알았다니까요.”
“도련님이라······ 연서 말하는 겁니까?”
“······헉!”
한참을 떠들던 그들이 소리 없이 다가온 유은호를 보고 숨을 삼켰다. 다들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지금 근무 시간 아닙니까?”
유은호는 한참을 말 없이 그들의 얼굴을 응시했다. 싸늘한 시선만으로 근처 온도가 현저히 낮아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 동생을 가지고 내기판에 올렸나 보죠? 얼마 걸었습니까?”
“사, 상무님. 그게······.”
“방금 세 분은 얼굴 기억해 두겠습니다.”
유연서를 가십 거리 삼아 낄낄대던 세 사람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원래 유은호는 직원들의 사소한 대화에 뒤끝을 가지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동생의 일이라면 달랐다. 유족을 찾아간 그 자리에는 유은호도 함께 있었는데, 주어가 유연서라는 것만으로 왜곡되고 욕을 먹는 건 이상했다.
“어, 어떡해.”
뒤에서 무거운 한숨이 터져 나왔다. 방금까지 신나게 유연서를 내기판에 올린 것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였다.
‘연서가 어지간히 만만했나 보군.’
일반 사원들에게도 저런 취급을 받을 정도면······. 이렇게 되기까지 자신의 책임도 있다 생각한 유은호는 곧바로 회장실로 향했다.
“회장님.”
“왔구나.”
유 회장도 기사를 확인했는지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그래, 이 기사가 사실은 아니겠지?”
유 회장은 기사를 접했을 때 처음에는 분노했다. 사고 이후 철이 든 줄 알았는데 예전과 하나도 달라진 적이 없어서 꽤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별것도 아닌 일로 기사가 왕왕 나오는 현실이니 사실 확인부터 하려고 유은호를 부른 것이다.
“사실 아닙니다. 제가 옆에 있었습니다.”
“그래?”
유은호는 그날 있었던 일을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읊었다.
유 회장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자신의 손자인데 단편적인 기사만 보고 의심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운 감정이 들다가도 무분별한 기사를 써재끼는 사람들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내 이것들을 그냥······!”
“할아버지, 일단 지켜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유은호는 벌떡 일어난 유 회장을 제지했다.
“너도 그 자리에 있다고 하지 않았니. 이건 바로 잡아야 한다.”
“지금 섣불리 대응하면 대기업의 외압이라고 떠들 겁니다. 예전이랑은 언론 대하는 게 달라졌어요.”
“그건······ 그렇지.”
억압할수록 여론은 더 날뛸 것이다. 이럴 때는 늘 그랬던 것처럼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좋았다.
“일단 관망하시죠, 할아버지. 유족을 대할 때 연서 행동은 문제없었습니다.”
“그래?”
“아마 유족 측에서 사실을 정정하면, 그때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방심했을 때, 한꺼번에 잡을 것이다. 유은호가 눈을 날카롭게 빛냈다.
***
“이 기자, 한 건 했네?”
“이 정도는 껌이지.”
동료들이 한 마디씩 얹자, 이다운이 어깨를 쭉 폈다.
그가 기사를 최초로 내보낸 지 며칠이 지났어도 다들 유연서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다들 이다운의 기사를 참고해 소설에 가까운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팩트 체크는 필요 없다. 어차피 늘 그랬듯 유연서 측에서는 대응하지 않을 테니까.
“올해 최다 클릭 상도 이 기자가 받는 거 아냐?”
“유연서 담당이면 백 프로지. 크으, 상여금 달달 하겠다.”
이다운, 그는 연예점프 내에서 유연서의 기사를 전문으로 쓰는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재벌 3세를 향한 클릭 유도성 비방 기사를 올리면 자신에게 불이익이 오는 거 아닐까? 머릿속에서 드라마가 펼쳐졌었다.
하지만 그가 무슨 기사를 내보내도 주성 그룹 측과 유연서의 소속사는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취재했어?”
“유연서 수행원인 척 집 들어가서 살살 떠봤어.”
“근데 그거 범죄 아니야?”
“안 들키면 범죄 아니지.”
그래서 그의 행동은 점점 대범해졌다. 늘어나는 광고료에 비례하는 성과급에 눈이 돌아간 것이다.
“어?”
옆에서 묵묵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동료 기자가 벌떡 일어났다.
“이 기자, 이거 봐야겠는데?”
[PAN톡톡] 죽은 유연서 매니저 친동생입니다. 기사 사실 아닙니다. (인증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