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65)
-스네이크 스틸컷떴다ㄷㄷㄷ
드디어 제복 유연서를 보는구나ㅠ
└와미친 경찰제복
└오늘부터 배역 최애는 유준이다ㅠㅠ
└아니 애들아 방금뜬 클럽사진 뭐야? 나만보임?
└└헐
-나 빡세게 꾸민 유연서 좋아하는구나
심장떨린다ㅠㅠ
└요즘 맨날 정장만 입다가 저렇게 날티나는것도 오랜만이지 않아?
└나 사실 아이돌 스타일링 보고싶어서 아이돌드라마 소취했음
└팬미팅안하나? 할때된거같은데
└빨리 첫방날 됐으면 좋겠다
임승현의 동생이자 ‘러브 레터’의 네임드, 임혜주는 ‘스네이크’의 떡밥을 차곡차곡 저장하고 팬클럽 카페와 SNS 계정에 열심히 올렸다. 다른 팬 계정이 올린 보정 사진을 저장하는 와중에 DM을 받았다.
알로 된 프로필 사진, 일명 알계라고 불리는 계정. 원래라면 보지도 않고 거르지만, 왠지 모르게 클릭하고 있었다.
@Hfd9DasfUfdA
스네이크 촬영 정보 팝니다~ 선제시요~
임혜주는 비웃음이 나왔다. 이런 어그로는 꽤 신선한데.
‘요즘 이런 거에 낚이는 사람이 있나?’
유연서의 팬 계정을 운영하면서 별의별 사람들을 겪었다. 유연서가 범죄는 아니지만, 논란될 만한 일에 연루됐을 때는 그런 애 빨면 쪽팔리지 않느냐는 노골적인 비난 DM도 받아본 적도 있었다.
저 정보는 당연히 신뢰할 수 없다. 뭣 모르는 유입 팬들한테 사기나 치려는 것 같은데······.
DM 창을 닫으려던 임혜주는 자꾸 무언가가 걸렸다.
‘좀 수상한데······.’
그녀도 임승현의 동생이 맞았다. 눈치 하나는 집안 내력으로 이어진 임혜주는 DM을 보낸 사람을 차단하지 않고 다른 계정으로 들어가 팔로우를 눌렀다.
***
“촬영장 정보를 파는 사람이 있다고요?”
“네.”
다음 촬영 날, 동생의 연락을 받은 임승현이 이 사실을 유연서에게 보고했다.
“그 정보가 가짜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어젯밤에 정보를 사 봤더니, 오늘 촬영장을 정확히 맞췄습니다.”
“스태프가 유출했나?”
“그럴 수도 있겠죠. 아무래도 정보가 정확하다 보니······.”
“허, 촬영 꼴 잘 돌아가네.”
조연출은 사사건건 감독에게 시비를 걸고, 파업 여파로 경력 있는 스태프가 대거로 빠져서 그런지 약속된 촬영 시간이 점점 미뤄지고 있었다.
게다가 이젠 스태프 중 누군가가 촬영장 정보를 팔다니······ 유연서가 혀를 쯧 찼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이태겸은 갑자기 탄식했다.
“······아 설마.”
“왜, 뭐 알고 있어?”
그는 촬영 전 스태프 소통용의 카페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뒤늦게야 비공개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혹시 이런 거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동생분에게 물어보면 안 돼요, 형?”
“잠시만······ 옛날 드라마 덕후들이 쓰던 방법이라고 하는데.”
“어쩐지 불안하다 싶더라니.”
소통용 커뮤니티로 카페를 썼을 때는 스태프를 전부 가입시키고 카페가 비공개되기 전에 드라마 가제나 혹은 제목 이름으로 검색해 스태프인 척 들어가 촬영장 정보나 대본을 유출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내가 그래서 빨리 비공개 하라고 했는데······.”
“잠깐, 기다려 봐.”
유연서는 당장 엄동필에게 달려가려던 이태겸을 제지했다. 상당히 기분파인 엄동필은 다양한 곳에서 제 감정을 표출했다.
그가 숙이는 건 유연서뿐이었다. 눈에 야망이 보이는 게, 아마 유연서에게 잘 보여서 회사를 갈아타려는 의도가 너무 잘 보였다.
‘그럼 그렇게 해 줘야지.’
그리고 이런 사람이 좌절할 때가 언제냐면, 당연히 될 거라 믿었던 것에서 배신당하는 것. 그러니까, 유연서가 지금 하려는 건 희망 고문이다.
“저는 이게 맞다고 보는데요.”
“아니, 이 감독이 뭘 몰라서 그러는데 현장은 원래 다 이렇게 해요.”
“조연출님이 ‘요즘’을 아세요? 손 뗀 지 오래되셨잖아요.”
“뭐, 뭐라고?”
조연출 엄동필은 감독에게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저러는 것도 한두 번이지, 감독도 적당히 넘기는 것도 한계였다. 계속 받아주다가 한 번 지지 않고 맞서는 중이었다.
스태프들도 상황은 난감했다. 감독은 이슬기인데, 엄동필이 하도 오래전에 데뷔한 선배님이라 이도 저도 못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죠?”
“아, 연서 씨.”
분위기가 점점 격양되고 있을 때, 유연서가 끼어들었다. 엄동필의 표정이 삽시간에 변했다. 이슬기 감독은 그 모습을 보고 오만상을 찌푸렸다. 신인에 만만한 자신에게는 험하게 대하더니, 누가 봐도 잘난 유연서에게는 동아줄 잡으려는 꼴이 너무 역겨웠다.
“촬영 안 합니까? 분위기 너무 안 좋은데요.”
“아,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감독님이 경력이 아예 없다 보니······.”
“원래 첫 작품에는 욕심 많이 들어가잖아요. 조감독님이 봐주시죠. 경력자니까.”
유연서는 엄동필의 어깨를 친밀하게 토닥였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이슬기 감독에게 무심한 듯 한쪽 눈을 깜빡였다.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엄동필을 상대하느라 심적 소모가 컸던 이슬기 감독은 역시라는 듯 눈을 빛냈다. 그는 제 촬영이 있는 날에는 조연출을 제지하고 감독을 자주 구해줬다. 물론 유연서의 촬영이 없는 시간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유연서가 엄동필을 이끌고 인적이 드문 장소를 찾았다.
“그런데 여기도 너무했다. 감독님처럼 경력자를 조연출로 보내고, 그렇죠?”
“하······ 제가 그거 때문에 요즘 고민이 많아요.”
엄동필은 유연서가 왜 자신을 따로 불렀는지 알 수 없어서 일부러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고 보니······ 감독님은 다시 연출 잡을 생각 없어요?”
“안 그래도 이 작품 끝나고 복귀하려고요.”
유연서는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만 좋게 넘어간다면 내가 너 우리 회사에 꽂아준다’라는 의도가 보일 정도로 살살 돌려 말했다. 엄동필의 입꼬리가 점점 올라갔다.
“우리 쪽에 좋은 작품이 많긴 한데, 연출 잡을 사람이 부족하긴 하다고 들었어요.”
“그, 그런가요?”
“곧 좋은 기회 올 겁니다.”
그리고 요새 촬영장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데, 네가 이걸 잘 막는다면 내가 무슨 기회를 줄지 누가 아느냐고 살살 구슬려서 엄동필을 잠재웠다.
‘일단 됐고······.’
이제 그의 촬영이 없을 때도 엄동필이 감독에게 꼬장 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행복 회로 불태우느라 바쁠 테니까. 게다가 사람이 몰리는 것도 알아서 잘 막을 테고.
***
새로 꾸려진 마약 3팀은 우선 치사량 이상의 마약을 강제로 주입 당해 사망한 김경식의 사건 조사를 시작했다. 손진호는 한유준을 데리고 김경식의 시신이 버려진 쓰레기장으로 향했다.
“우리가 그 사건 조사하고 있다는 걸 녀석들에게 티 내선 안 돼.”
“왜죠?”
손진호가 말하는 녀석들은 사건 현장에 있을 모든 것, 바닥이나 차량, 쓰레기 혹은 근처에 상주하는 길고양이 등 모든 것을 말했다.
“우리는 듣는 입장이라. 걔네한테 말을 걸 수도 없잖아.”
“네.”
“하지만 걔네는 막, 말하고 싶어서 난리란 말이지. 언어를 막 깨우친 어린아이처럼.”
한유준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그가 듣는 소리는 기본적으로 미취학 아동 수준이었다.
“그렇다고 대놓고 궁금해하는 티를 내면 알아도 말을 안 해준다고. 너도 알지?”
“청개구리 심보가 있긴 했습니다.”
“맞아. 그러니까 우린 사건 조사하는 척하면서 슬슬 흘리자고. 그러면 자기가 알고 있는 걸 술술 불겠지. 걔들은 자기는 아는데 우리가 못 알아듣는 걸 즐기면서 약 올리기도 하거든.”
“아······ 네. 알겠습니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이 쓰레기장을 바라봤다. 아직 사건 조사가 끝나지 않아 노란색 테이프가 둘려 있었다.
(와, 경찰차다!)
(근데 옆에 아저씨는 경찰 안 같이 생겼다.)
(맞아! 나 저런 사람 길에서 널브러져 있는 거 봤어!)
손진호가 해준 조언이 효과가 있었는지, 사방에서 들리는 소리가 제법 거슬리지 않다. 한유준은 웃음이 나올 뻔한 것을 간신히 참았다.
“그래, 김경식이는 왜 죽었을까? 너 뭐 아는 거 없어?”
“그냥 사고 아니겠습니까. 그분 생전에 술도 좋아하셨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대놓고 모르는 척 말을 거니, 한유준도 장단을 맞췄다. 그러자 사방에서 아우성쳤다. 한유준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귀가 따가웠다.
“아냐, 걔는 지병도 없었어. 그럼 누가 죽인 건가? 뻑치기?”
(아닌데에!)
“그럼 타살이라는 말씀이십니까? 맞은 흔적이나 저항한 흔적, 그런 건 없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죽인 거 아닌데! 경찰 맞아?)
어쨌든 죽인 사람이 있는 건 맞다. 그래서, 정확히 누군데? 범인이 CCTV에 찍힌 건 맞지만, 아슬아슬하게 사각지대로 피해서 특정될 만한 것은 없었다.
“그 선배님이 마약 사건 조사하셨다고 하셨죠?”
“그래, 시신에도 주사 자국이 발견됐지. 범인은 치사량 이상의 마약을 강제 투약했을 거야.”
(맞아! 뒤에서 수건으로 코와 입을 확! 막아서 쓰러트린 다음에······!)
(주사기를 푹찍!)
“왜 죽였을까요, 누굴까요?”
조금만 더 유도하면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한유준의 눈빛을 읽은 손진호는 자신 없는 척 한숨을 쉬며 말했다.
“모르겠다. 난 복귀한 지 얼마 안 돼서.”
(손목에 뱀이 보였어!)
(바보야 그걸 말하면 어떡해!)
(바보는 네가 바보지, 저 멍청한 인간들이 우리 말을 어떻게 듣냐!)
(어? 그렇네?)
한유준이 숨을 들이켰다. 마약 수사는 처음이지만, 1팀이 작성했던 자료는 이미 다 외웠다. 신체의 뱀 문신은 조직원임을 밝히는 ‘스네이크’의 상징이었다.
(근데 걔가 뭐라고 했었징?)
(‘그러게 좋은 말할 때 손 떼라고 했지, 손진호처럼’)
(맞아!)
뜻밖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한유준이 멍하니 제 상사를 쳐다봤다.
사건 현장의 소리를 듣고 사무실로 복귀한 두 사람의 앞에 안경 쓴 누군가가 쭈뼛쭈뼛 다가왔다.
“저, 선배님.”
“······누구?”
“사이버수사팀에서 파견 온 오태성이라고 합니다.”
마약 범죄는 SNS와 보안 메신저 어플의 발달로 범람하고 있었지만, 다 잡을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그, 검사님 지시를 받고 돌아가신 분의 인터넷 기록을 살펴봤는데요.”
“그래, 오 수사관. 뭐 좀 나왔어?”
“직접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태성이 보여준 건 죽은 김경식이 개설한 것으로 보이는 SNS였다.
그가 팔로우했던 계정은 어디서 좀 놀아본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잘 꾸미고 클럽에서 신나게 노는 사진, 그리고 풍선과 선물상자, 케이크 등으로 꾸민 룸에서 웃으며 찍은 셀카 사진.
“마약 책을 팠었나 보네요?”
“요즘은 클럽 MD가 마약까지 책임지고 구한다며? 그렇게 해서 VIP 모셔온다던데.”
“네, 그래서 좀 골치예요. 그 VIP들이 힘깨나 써서 잡을 수는 없고······.”
“이야, 풍선 봐라······ 저거에 정말 공기만 채워져 있을까?”
“잠시만요, 팀장님.”
해시태그에 걸린 클럽은 두 군데로 특정할 수 있었다. 이아현 검사는 손진호 팀장을 따로 이끌어 구석에 섰다. 그녀는 손진호의 성격을 전임자에게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뭐가 하나 잡히면 전후 사정 안 봐주고 돌격하는 성격.
“그런데 이런 쪽은 리스크가 큰 거 아시죠?”
그래서 더 위험했다. 이아현의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손진호가 못마땅한 듯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그래서, 높으신 분 자제가 엮일 거 같으니 사리자?”
“아뇨, 확실하게 잡아넣을 게 필요해요. 안 그러면 우리만 해체될 거예요.”
박기훈 검사와는 다르게 이아현 검사는 협조적이었다. 어설프게 건들다가는 이쪽이 되레 당한다. 손진호도 그걸 알고 있었다. 그가 제 턱을 쓸어내리며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와중에 반반한 얼굴의 한유준이 시야에 걸쳤다.
“······그러고 보니 한유준, 쟤 말이야. 이 검사가 보기에도 잘 생겼지?”
“그걸 말이라고 하나요. 저 사람 의인상 탔을 때 장난 아니었잖아요.”
“그렇지? 예쁜 여자 말고, 예쁜 남자도 그쪽에 수요가 있나?”
마침 껍데기도 괜찮은 데다가, 소리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안성맞춤이다.
“당연하죠. 저렇게 생긴 사람은 흔치 않잖아요?”
손진호가 음흉하게 웃자, 이아현도 덩달아 씨익 웃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제게로 몰린 것을 눈치챈 한유준이 눈을 깜빡였다.
“두 분······ 왜 그렇게 보십니까?”
“너 좀 놀아본 적 있냐?”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