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99)
‘우리들의 순간’ 연기력 논란 속 종영
[리뷰] ‘우순간’ 도저히 나아지지 않는 유연서의 연기력, 언제쯤 나아질까?‘우순간’ 주연 연기력 논란에 바꾼 러브라인, 누리꾼 “착한 서브 닥빙이다”
기사를 살펴보던 유연서는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옆자리에 던졌다.
“씨발.”
룸미러를 통해 유연서의 얼굴을 살피던 매니저, 김종호가 몸을 움찔 떨었다. 2개월 조금 넘은 매니저 경력으로 보건대, 이때의 유연서는 건들면 안 된다.
“나보고 어쩌라고! 자꾸 뭐가 들려서 대사를 못 치겠는데!”
“······.”
“김종호 씨, 어떻게 생각해?”
김종호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 운전에 집중하세요.”
하긴, 고작 2개월밖에 안 된 매니저한테 뭘 바라니. 긴장하는 행동으로 보건대, 저 사람도 오래 버티진 못할 것이다.
‘나도 이렇게 살기 싫은데.’
간헐적으로 치밀어오르는 울화와 짜증 때문에 충동적인 행동을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많은 돈으로 사과의 뜻을 전달했지만, 돈으로는 실망한 주변 사람들의 표정을 지울 수 없었다.
그의 행동에 사람들이 손가락질한다. 역시 나는 논란의 중심에 있어야 빛난다고 생각해도 가끔은 자기혐오에 휩싸였다. 왜 난 이렇게밖에 살지 못할까.
가끔은 이런 논란 속에도 남아 있는 팬들의 글을 읽고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하지만 그런 애정 어린 글도 그가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없었다.
“아······ 쓰읍.”
그는 갑작스러운 이명과 환청에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숙였다. 두 손으로 귀를 막았지만, 당연히 안 들릴 리가 없다.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 내가 죽어야 이게 끝날까?
“그······ 괜찮습니까? 옆에 물 뒀습니다.”
“알았으니까 말 걸지 말아봐요.”
김종호는 입을 꾸욱 다물고 운전에 집중했다.
엄마의 죽음을 의심하고 형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믿었던 형에게도 거절당했다. 혼자서라도 사건의 진실을 캐려 했지만, 당연히 실마리는 보이지 않았다.
“어······?”
김종호가 멍청한 소리를 내뱉는 것조차도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참고 참다가 고개를 홱 들어 올린 그의 시야에 빠른 속력으로 위태롭게 운전하던 차량이 그들에게 향하는 것이 보였다.
“어어······! 조심!”
끼이익! 쾅!
말릴 새도 없이 충돌한 차. 귀를 때리는 충격음과 함께 시야가 하얗게 변했다. 비명과 다급히 구급차를 부르는 소리가 먹먹하게 들렸다.
“······윽.”
머리를 부딪쳤는지 뜨거운 무언가가 관자놀이를 타고 흘렀다. 온몸이 화끈거렸다. 아프다.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유연서는 차에 직격으로 맞은 제 매니저를 바라봤다.
“김······ 종호 씨.”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김종호의 어깨를 건드리려 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김종호는 미동도 없었다.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 설마 나도······? 두렵고 무서워서 눈가에 열이 몰렸다.
[연서야.]그런 그의 정신을 이끈 것은 어디선가 들리는 자애로운 목소리였다. 늘 듣던 그 목소리는 자신을 탓하지도, 원망하지도 않았다. 유연서는 눈을 깜빡이며 눈동자를 굴렸다.
이희서는 몰려든 사람들 사이에 녹아 있었다. 처음엔 그녀인 줄 몰랐다. 마지막에 봤던 모습처럼 둥둥 떠 있던 그녀는 땅바닥에 두 발을 딛고 서 있었으니까.
[연서야.]“어, 엄······.”
두 발을 딛고 서 있던 하얀 발이 점점 제게로 다가왔다. 눈을 깜빡거리며 눈물 때문에 시야가 뿌옇던 것을 치웠다.
이희서는 그의 이름을 불렀을 뿐이지만, 속에 담긴 감정은 이제 괜찮다고 위로하는 것 같았다. 유연서는 그 형체를 향해 손을 뻗었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진다.
“······마.”
그리고, 내가 들어왔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어스름한 새벽녘이 병실을 밝히고 있었다. 유연서는 한참을 미동도 하지 않고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
보다 못한 베타가 그에게 말을 걸 정도였다. 그는 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내가 처음 이 시대에 왔을 때, 너는 ‘유연서’의 영혼을 수집했다고 했어.”
그는 거울을 통해 대화했던 ‘유연서’에게 들었던 말, 도와달라는 한 마디가 떠올랐다. 절박해서 떨리는 목소리로, 몸을 차지한 나에게 애원했었다.
“그 혼은 어떻게 되지?”
아니, 아니다. 그건 내가 바라는 게 아니다.
애써 부정하던 그를 깨운 것은 베타의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였다.
머리에 벼락이 내리치는 것처럼 깨달음이 관통했다. 강진후 시절 기억은 꿈을 꾼 것처럼 희미했고, 미래와 현재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지금의 나를 두 사람 중 하나로 정의하자면 나는 망설임 없이 유연서라 대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강진후일 적 경험과 기억이 아예 없어진 건 아니었다.
이걸 뭐라 말해야 할까? 공존, 그래. 공존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는 ‘유연서’의 혼이 제게 흡수되어 있다고 믿을 것이다. 목매단 엄마를 짊어지고 자신을 자학하던 시간을 지나 드디어 그토록 염원하던 범인을 잡고, 앞으로 가진 배경 휘두르며 승승장구할 지금의 모습을 같이 느낄 거라고.
“······그래.”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환영은 이제 없었다. 귀에 속삭이는 원망의 말도 들리지 않았다.
눈을 감은 그는 금세 잠에 빠졌다. 거의 생에 처음으로 느끼는 깊은 잠이었다. 비로소 완전해진 기분이었다.
***
[르포] 그날, 주성 H&C는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故 이희서. 혜성같이 나타난 아이돌, 세기의 미녀, 현대판 신데렐라 등 그녀를 수식하는 많은 단어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이야기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건 극단적 선택, 그리고 재벌가의 시집살이가 있을 것이다.
그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진 지금, 필자는 2018년부터 유연서를 취재하면서 사건이 어떻게 밝혀졌는지, 궁금할 사람들을 위해 상세히 풀어보려 한다.
한진석은 유연서의 뒤를 밟은 증거 사진에 자신의 공상을 덧붙여서 기사를 써 내려갔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1999년 5월 12일의 사건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희서의 극단적 선택, 발견자는 당시 7살이던 유연서. 그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있었다.
남겨진 아들에 관해서 동정 여론이 펼쳐졌다. 다들 그 사건을 잊을 때쯤, 그는 친모의 전철을 밟는 듯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그의 데뷔 이후 ‘관심 종자’라고 불리는 행보에 다들 그가 그 사건을 잊은 거로 알았을 것이다.
(사진)
이 사진은 유연서가 친모의 사건을 조사하러 다녔을 때의······.
그 뒤로는 유연서가 어떻게 이희서의 사고를 의심했는지, 어떤 경위로 사건을 조사했는지에 관한 추측성 글이었다. 하지만 유연서는 깜짝 놀랐다. 억지스러운 부분도 몇 개 보였지만, 70%는 얼추 맞춰서 그랬다.
에고 뉴스, 한진석 기자
└진석아 소설 좀 그만 써라
└근데 사진 진짜 많다
└취재가 아니라 스토킹 아님? ㅅㅂ 이희서가 어떻게 죽었는데 그지랄을 반복하냐
└└222
└└└333
└진석이 지금 상황 파악이 안되니?
└아 너무 맘아파서 못보겠다ㅠ
‘한진석? 전에 거의 때려 맞춘 기사도 이 사람 아니었나?’
유연서는 눈을 날카롭게 빛냈다. 한진석? 이 사람 어디 살지? 한번 만나보고 싶네.
옆에서 사과를 가져오던 이태겸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VVIP 실인데 어디서 한기가 들어오나.
-진석이 기사 찐일거같음?
└진석이 뇌피셜을 믿냐?
└집요하게 취재한거같긴한데..
└합리적 의심은 드는데 진석이잖아ㅋㅋ
└근데 맞는거 같긴함ㅇㅇ
사건 수습에 정신없을 때, 한진석의 손은 현란하게 키보드를 두들겼다. 주성 H&C의 정보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챘던 한진석의 기사였다. 그의 기사를 베껴서 새로운 기사가 우후죽순으로 퍼져나갔다.
[故이희서 사망 사건 재수사] 유일한 목격자는 아직도 그녀의 환영을 본다사위가 며느리를 살해 지시···주성 일가를 덮친 비극적인 결말
거의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와 TV에서는 이희서의 사망 사건 그리고 비극적인 가족에 관해 재조명하면서 잊혔던 사실이 다시금 낱낱이 밝혀졌다.
부재중 통화 95건
(김대성 작가) 연서씨 괜찮아요?
(천성민 감독님) 쓰러졌다며? 전화는 왜 안받아?
(박민우) 형 괜찮으세요?
(신예원 누나) 연서야 괜찮니?
(진수호 형) 괜찮아지면 연락해
(이한결 형) 나도 애들도 걱정하고 있으니까 내 톡 보면 1이라도 써줘.
핸드폰이 왜 안 켜지나 했더니, 지인들의 무수한 연락 세례에 핸드폰 배터리가 닳았다. 2018년에 깨어났을 때는 어땠지? 격세지감을 느끼던 그가 헛웃음을 지었다.
‘故이희서 사망 사건 재수사’ 유연서 입원에 소속사 측 “드릴 말씀 없다”
헤일로 미디어, “유연서는 요양 중이다. 억측 자제 부탁.”
-하 진짜 내배우 맴찢이다ㅠㅠ
-아직 입원중인가?
-아 나 일이 손에 안 잡힌다.. 괜히 눈물 질질짜는중ㅠㅠㅠ
-나 계속 인별 왔다갔다하는중인데.. 아무것도없네ㅠㅠ
그 사건을 자세히 몰랐던 사람들도 재수사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난 사건 경위를 전해 들었다. 그래서 대부분은 유연서에 대한 동정 여론이 채웠다.
“허, 개판이네.”
정작 당사자인 유연서는 기분이 꽤 괜찮았다. 박경석에게 총을 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혼란스럽고 지독했던 감정에 사로잡혔었지만, 한숨 푹 자고 일어나보니 차분해졌다.
할아버지는 범인들에게 사는 게 지옥 같음을 느끼게 해 준다고 했다. 그렇다면 믿고 맡길 수 있었다. 드디어 24년을 시달려왔던 사건의 진실을 밝혔다. 조금 허탈감이 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후련했다.
“뭐라고?”
“개판이라고. 내가 무슨, 깨지기 쉬운 유리잔 같은 건 줄 아나.”
“그래, 거지가 왕자 걱정한다. 오케이.”
이태겸은 몇 번이고 헛웃음을 짓는 유연서의 말을 대충 흘려들었다.
유연서는 옆에서 사과 깎기에 열중하는 이태겸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얘는 입원하는 동안 사과 아트라도 배워왔나.
“너는 왜 퇴원했냐? 교통사고 후유증 오래가는데.”
“야, 역시 비싼 차는 다르더라. 아무 문제 없다는데? 뭐하러 계속 병실 차지하고 있냐.”
“그래?”
“이상 생기면 그때 다시 병원 가면 되는 거고.”
어차피 네가 병원비 다 대줄 텐데. 그렇게 중얼거린 이태겸이 포크를 내밀었다. 유연서는 이태겸이 내민 사과를 받아먹었다. 아삭한 식감에 입안에는 단내가 채웠다.
“근데 대표님이 제발 생존 신고라도 해 달라는데.”
“아아, 내가 한 대표한테 연락을 안 했었나?”
“너어는 진짜······.”
또 삐치겠네. 유연서는 한 대표와의 대화방을 열어 ‘1’이라고 쓰고 화면을 껐다.
“······이제 어떻게 할 거냐?”
“글쎄······.”
유연서는 침대에 편히 기대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기억 동기화는 끝나도 영혼 조정은 남아 있었다. 게다가 기한까지 정해져 있으니 부지런히 해야 했다.
“일단 좀 쉴까?”
그동안 쉴 새 없이 달려왔으니, 잠시 휴가를 가도 좋겠다. 언젠가 가족끼리 갔던 개인 섬의 별장에서 영혼 조정을 마치고 새 출발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다.
“흠, 그래?”
“왜?”
“아니, 아니야.”
이태겸은 목구멍까지 치솟아 올랐던 말을 삼켰다.
그가 아는 유연서라면 쉰다고 마음먹다가도 갑자기 일을 시작할 사람이다. 유연서가 구석으로 숨을수록, 아무 말도 안 할수록 이상한 추측 글이 난무할 텐데······ 그걸 보고 유연서가 과연 쉴 수 있을까? 자기 멀쩡하다고 쓸데없는 동정 말라고 돌연 활동을 시작하겠지.
이태겸은 빨리 복귀 준비나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며 사과를 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