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62)
JSTV ‘게.하.어’ 진수호·유연서·원세븐 김이준 화려한 출연진 공개
유연서, 고정 예능은 처음···네티즌 관심 집중
‘킬링 타임’에서는 잠깐 나온 거지만, 예능 고정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유연서가 출연 계약서에 사인하자마자 이를 자랑하고 싶었던 제작진은 곧바로 보도 자료를 뿌렸다.
└유연서랑 김이준??
└둘이 붙여놓을 생각을 하다니
└얘네 사이 안좋지 않음?
└백호함 무인돌때 이한결이랑 친해보이던데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인기 배우와 가수가 나온다는 소식도 소식이지만, 유연서와 원세븐 멤버가 나온다는 소식이 더 놀라웠는지 다들 그 얘기밖에 하지 않았다.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이 흐름을 이용하기 위해 출연진 사전 인터뷰 영상을 마이튜브에 올렸다.
(요리 하나는 내가 자신 있지. 옆에서 도와줄 사람만 있다면 손님 대접하는 데 문제없을 걸?)
(부모님께서 사회 경험을 쌓으라고 하셔서······ 웬만한 건 다 해본 거 같아요.)
(저 공백기 때 알바 많이 해 봐서 어려울 건 없어요.)
자신에게 맡겨 달라는 선배 배우와 믿음직스러운 진수호 그리고 의욕 넘치는 김이준
(누가 해 주고 가는데요.)
(그걸 제가 왜 하죠?)
(어떻게든 되겠죠.)
그리고 앞선 출연진들과는 다르게 아무것도 할 줄도 모른다면서 당당한 유연서의 모습에 자막으로 ‘역시 도련님’이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와 역시 유연서
-뻔뻔한거봐라ㅋㅋ 아무것도 못하는데 왜 섭외함?
└유연서잖아
└└아니 유연서가 만능방패냐?
└적어도 시청률은 보장할듯
-유연서 저러는거 보니까 이거 완전 조별과제 무임승차같은 느낌 아니냐
└돈으로 바르겠지ㅋㅋ 유연서 찐 조별과제 한거 보면 모름?
└└그게 뭔데?
└└└자기 촬영때문에 조별과제 못할거 같다고 각자 100만원씩 쏴주고 이름만 빼지 말라고함ㅋㅋ
└└└└와 ㅁㅊ
└└└└그거랑 방송이랑 같냐ㅉㅉ
-예능은 예능으로 봐라 좀 프로불편러들아
-아직 방송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난리네ㅋㅋ 프로그램 잘될듯
사전 인터뷰 영상은 금세 급상승 동영상의 순위권에 올랐다. 다른 출연진들과 상반된 성의 없는 모습에 적잖이 욕을 먹기도 했지만, 욕먹어도 개의치 않을 인물이 유연서다.
“연서 씨 덕분에 저희 프로그램 시작부터 좋은 거 같아요.”
“그래요?”
“벌써 협찬 제의가 쏟아져서 처치 곤란할 지경이라니까요.”
사전 인터뷰를 바람잡이용으로 쓰겠다는 제작진의 제의에 별 어려움 없이 승낙한 게 유연서였다. 남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이 크게 신경 쓰이지도 않았고.
“그럼 다 거절하게요?”
“그럴 리가요. 최대한 바닷가에 어울리는 물품들 위주로 받기로 했어요.”
스태프가 채워 주는 핀 마이크를 만지작거린 유연서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바다······ 찝찝한데.’
휴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환영 때문에 기억 동기화를 중단하기로 한 이상 이희서를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장소가 껄끄러웠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그가 카페의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게스트 하우스에 어서 오세요’의 고정 출연진은 유연서 포함 총 여섯 명. 드문드문 출연진의 지인을 불러 같이 어울리겠지만, 일단 이 여섯 명이 약 두 달을 함께 생활할 사람들이었다.
“연서 씨. 오랜만이네요.”
“······네. 수호 씨.”
“잘 지냈어요?”
“네.”
유연서는 떨떠름하게 인사했다. 진수호가 가진 것에 비해 겸손하고 착한 건 객관적으로도 아는 사실이지만, 피를 토하는 것을 들킨 첫 번째 사람이라서 아직 껄끄러웠다.
“둘이 같은 작품에서 만난 사이 아닌가? 왜 이리 어색해.”
“안녕하세요, 선배님.”
그리고 이 모습은 유연서가 벽을 세우는 것으로 보였다.
제 옆으로 다가오는 사람에게 유연서가 넙죽 인사했다. 여섯 출연진 중 가장 연장자이자 배우계 선배인 박승환이었다. 그는 트리플 천만 관객을 달성하고 국내외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늘 트로피를 가져가는, 대배우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인물이었다.
‘어떻게 섭외한 거지.’
이 피디의 수완이 생각보다 좋은 건가. 유연서는 박승환이 내미는 손을 맞잡아 인사했다.
“와······ 진짜 잘생기셨네요. 최준영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 사람은 최준영, 음원 발매만 하면 음원 순위는 기본 1위를 찍어 버려서 별명이 음원 깡패일 정도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가수이면서 연기자. 배우로서의 커리어도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밟아가면서 성장 중인 사람이기도 했다.
“이윤정입니다.”
이윤정은 유일한 여성 출연진이자 아역 출신 배우로 경력만 따지자면 박승환보다도 선배일 정도로 연예계에서 오래 살아남았고, 그만큼 필모그래피도 화려했다.
“왔냐.”
“어.”
김이준은 뭐······ 됐고.
모든 출연진이 자리에 앉자, 이 피디는 자유롭게 대화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출국 전에 출연진들이 친해질 필요가 있다 생각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하면서.
“이게 저희가 답사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와······.”
큰 모니터에 가득 찬 에메랄드 빛 바다가 아름다웠다. 다들 넋을 잃고 화면을 쳐다봤다.
“여기가 여러분이 숙박도 하면서 손님도 맞이할 게스트 하우스입니다.”
“오······ 괜찮은데요?”
새로 지은 듯 깔끔한 건물에 다들 안심한 듯 보였다. 캠프파이어 자리를 보고 최준영은 기타를 가져가겠다. 말했고 김이준과 진수호, 이윤정이 환호했다.
유연서만이 팔짱을 풀지 않고 그들을 멀뚱히 쳐다봤다. 이게 예능식 리액션인가······ 적응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는데.
“여러분, 낭만은 기대 안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벌써 겁주시는 거에요, 피디님?”
“본격적으로 숙소 운영하는 게 컨셉이라서요.”
이 피디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유연서가 눈을 가늘게 좁혔다. 아직 뭐가 남아있는 것 같은데······.
“저 사전 인터뷰 영상 봤어요. 선배님이 요리 진짜 잘하신다면서요?”
“뭘 선배님씩이나······ 다들 그냥 형이라고 불러.”
제일 연장자인 박승환이 먼저 벽을 허물자 다들 나이를 밝히며 서열을 정리했다. 유연서와 김이준이 제일 막내였다.
그들은 피디의 경고도 잊고 신나서 들떠 있었다. 오랜만의 바다라며 가서 해수욕하겠다는 말과, 아직 비행기를 타지도 않았는데 서로 뭐 할지를 정하고 있었다.
“주방 보조, 제가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청소 자신 있습니다.”
“그럼 남은 사람은······.”
다들 서로 짠 듯 유연서를 쳐다봤다. 갑자기 쏟아지는 시선에 그가 팔짱을 풀었다.
“왜요?”
“연서 씨······ 잘할 수 있겠어요?”
진수호의 말에 유연서가 입을 열려는 찰나, 김이준이 먼저 선수를 쳤다.
“솔직히 얘한테는 기대 접는 게 좋을 걸요?”
“내가 뭐.”
“너 우리 숙소 생활할 때 기억나냐? 너 간단한 설거지 못 해가지고 돈으로 때웠잖아.”
“아 그거.”
다행히 그건 기억 동기화로 본 적 있어서 다행이다. 유연서는 작게 웃었다. 그게 비웃는 것처럼 보여서 김이준이 발끈했지만.
“돈으로 때웠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돈으로 멤버들 시켰죠. 지폐를 흔들면서 ‘단체 생활? 이건 자본주의야.’이러고.”
“와 진짜······.”
재수 없다. 라는 말을 삼킨 사람들을 보고 유연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어깨를 으쓱했다.
“저도 알아요.”
사람이 너무 착하게만 살아도 못 쓰는 법이지. 유연서의 뻔뻔한 대답에 김이준이 기가 차서 헛웃음을 지었고, 유연서의 캐릭터를 얼추 파악한 다른 출연진들이 고개를 저었다.
“다들 보셨죠? 얘가 이런 사람이에요. 피디님은 왜 얘를 데려가시는 거예요?”
“근데 그때 너도 제발 자기 뽑아달라고 내 바짓가랑이 붙잡지 않았냐?”
“내가 언제! 난 기억 안 나는데?”
“기억 안 나? 난 어제 일처럼 기억하는데······ 기억나게 해줄까?”
둘이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며 제작진이 눈을 빛냈다. 시큰둥하고 오만해 보이던 유연서가 동갑이랑 붙여 놓으니 의외로 재밌었기 때문이다.
“둘이 불편한 사이 아니었어?”
“맞아, 나도 저번에 기사 뜬 거 보고 검색해봤는데······.”
유연서가 원세븐을 비둘기처럼 날아간 사건은 나름 2011년 연예계 큰 사건으로 거론되긴 했다.
일단 주성 3세에다가 이희서의 아들이라는 유연서의 존재감이 강력했기 때문인데, 원세븐이 역주행하고 잘 되자마자 그들의 팬들이 한을 처먹어서 ‘유연서가 둘기한 것 때문에 그룹이 뜨지 못한 거다’같은 글을 올려 여론몰이를 했었다.
그리고 그 영향은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연예인들도 알 정도였다. 유연서는 귀찮게 들러붙는 김이준을 떼어내고 말했다.
“불편한데요.”
“아 그게요······.”
“야.”
말하지 마. 유연서가 소리 없이 말했다. 하지만 그걸 눈치 못 챌 사람들이 아니었다.
“뭔데?”
“나도 끼워 줘요.”
“벌써 막내 두 명이 파벌 만드는 거예요?”
“우리 빼고 무슨 비밀 얘기를 한 거죠?”
진수호까지 가담해서 추궁하자, 김이준이 냉큼 대답했다.
“아니 얘가 알고 보니까 저희 그룹에 돈을 투자했더라고요.”
“야.”
김이준은 제 이마를 짚는 유연서를 흘끔 바라보다가 다른 출연진에게 고개를 돌렸다.
“탈퇴 이후에 7년 동안 쭉. 그래서 저희가 인기 없었어도 계속 활동했잖아요.”
“진짜요?”
“네, 앨범 내고 활동하는 거 돈 되게 많이 들어요. 저희 회사가 대형도 아닌데 어떻게 계속 컴백시키겠어요.”
이 피디는 금시초문인 듯 눈을 크게 떴다. 이거 방송에 내보내면 장난 아니겠는데? 생각지 못한 대박에 그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저희도 몰랐는데, 최근에 알았어요. 쟤가 탈퇴해도 계약 동안 책임진다고 해서······.”
재벌 3세가 투자해도 못 뜬 그룹으로 되레 푸쉬분쇄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원세븐은 거의 탑 아이돌의 위치까지 올라왔으니까.
사실 그의 소속사에서는 절대로 함구하라고 했지만, 김이준을 비롯한 다른 멤버들은 생각이 달랐다.
유연서가 남몰래 뒤에서 투자했다는 사실로 원세븐이 가진 고난과 역경 스토리는 희석되겠지만, 그래도 돈 받아먹었는데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었다.
‘계속 활동했으니 역주행도 된 거고 잘 된 거고······. 이걸 우리 팬들도 알아야 하니까.’
김이준은 왜 말했냐고 타박하는 듯한 유연서의 시선을 무시했다. 어쩐지 쑥스러웠다.
“오······ 안 그렇게 생겼는데 의리 남이었네?”
“별거 아닙니다. 어차피 저는 돈이 많아요.”
유연서가 뚱한 표정으로 말하자, 다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연서 씨 성격 알 것 같다. 아, 말 놔도 되지? 내가 형인데.”
“네.”
“우리 잘해봅시다.”
특히 박승환은 유연서의 성격이 더럽다는 소문을 들어서 이거 괜찮은 거냐고 이 피디와 서 작가에게 은근한 면박을 준 적이 있어서 멋쩍었다.
‘어차피 방송에만 안 내보내면 되니까.’
유연서는 당황했지만, 그래도 자신을 대하는 분위기가 꽤 달라져서 좋은 게 좋은 셈 쳤다.
“그럼 연서 씨는······.”
“뭐든 시키면 일단 해보겠습니다.”
유연서는 냉큼 대답했다. 하나 정도는 재능이 있겠지.
***
미팅이 끝나고 한국에서 처리할 일을 다 처리한 ‘게스트 하우스에 어서 오세요’ 제작진과 출연진이 공항으로 향했다.
내로라하는 톱스타를 고작 이코노미석에 태울 수 없다고 생색낸 이 피디가 비즈니스석 티켓을 내밀었다.
“사실 연서 씨의 공이 크지만······.”
유연서의 첫 예능이라고 조건 없는 투자자가 많이 붙었다고 한다. 아마 주성 쪽에서 큰 비용을 댔을 것이다.
“저희가 경유할 공항이 그렇게 큰 비행기를 감당할 활주로가 없어서······ 불편하지만 참으세요.”
처음 비행은 편하게 왔지만, 두 번째 비행은 달랐다. 좁은 비행기에서 한 시간, 그리고 배를 타고 한 시간을 가고 차를 타고 20분,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관광객이 와요?”
“지중해의 숨은 보석이라고 많이들 찾더라고요. 근처 나라 사람들에게는 가까운 거리니까.”
다들 대충 짐을 내려놓고 홀린 듯 해변으로 향했다.
“바다 봐요!”
“와!”
바닥이 보일 정도로 투명한 바다, 햇살에 부서지는 반짝임이 기억 속 그곳과 매우 닮아 있었다.
‘바다······.’
막상 오니 좋긴 한데······ 설마 촬영 도중에 또 환영이 보이는 건 아니겠지? 유연서는 불안해서 제 관자놀이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