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336
00336 암흑무저갱暗黑無低坑 =========================
깊고 깊은 밤을 간직한 에델라제는 나탈라 대륙의 전역에 영향을 끼치는 것 치고는 면적으로 따지자면 굉장히 좁다.
굳이 따지자면 일개 도시 정도의 크기에 지나지 않는 이 곳은 대륙 중앙의 강에 자리한 섬이다.
이 곳이 특이한 이유는 3가지인데,
첫번째로 에델라제의 군림하는 자들인 ‘귀족’들이 거주하는 것이고
두번째로 에델라제를 둘러싼 호수가 온통 붉은 피로 이루어져있음과,
세번째로 에델라제의 하늘은 항상 어두운 밤이라는 것이다.
에델라제의 귀족들은 어두운 밤속에 살면서도 항상 밝은 대낮과 같이 보고 그들을 둘러싼 나르만강의 핏물을 이용해 아픈자들을 치료했다.
그들은 그 행위를 딱히 호의라기보다는 지배자로서의 책무와 같은 것으로 여겼다.
길가에서 주인잃은 유기견을 보고 그것에 먹을거리를 사 준다 한들 그것은 동정일 뿐 애정은 아닌 것과 같다.
허나 마찬가지로 대륙에 있는 이들은 그들을 보며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설상 그 의도가 어찌됬건 에델라제의 귀족들은 대륙의 다른 이들에게 그 어떤 것도 받지 않지만 무상으로 치료해준다.
대륙에는 강한 자들도 많지만 힘 없고 약한 이들이 더욱 많았다.
그것은 당연한 일.
지구와 비교해도 그렇다.
지구에도 한 끼 식사로 수천만원이 넘는 돈을 쓰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일년동안 뼈빠지게 일해도 그 돈 모으기가 힘든 이들이 수두룩하다.
그들은 에델라제의 귀족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 약한 자들과 연관있는 강한 자들 역시 귀족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단순한 무력 뿐은 꽤 흔하지만 회복과 치유등의 힘은 어디서나 귀한 가치가 있으니까.
그 귀한 것에 자유로운 에델라제의 이들은 과연 귀족이라 불릴 만했다.
그런 귀족들은 자신이 가진 힘을 자연스럽게 여겼다.
남들은 사용치 못하는 나르만 강의 핏물을 사용하는 것도, 항상 깊은 밤에서 누구보다 자유로운 것도, 그들이 날때부터 가진 그 고귀함가 힘을 당연하다 여겼다.
그러나, 그 중 단 한 명.
그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기지 못한 이가 있었다.
마그로 에델라제.
에델라제의 귀족들은 모두 에델라제라는 성을 쓴다.
그것은 그들의 능력보다 더욱 더 중요한 가치로 그들은 그것을 성으로 쓰는 자신들을 더 없이 자랑스럽게 여긴다.
마그로 에델라제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겼으나, 자연스럽게 여기지는 않았다.
어째서 자신들인가?
왜 자신들은 수 많은 대륙의 존재들 중에서도 선택되어 이런 힘을 받게 되었을까?
다른 이들에겐 당연시 한 것이 마그로 에델라제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귀족들에게 신성 모독으로 여겨졌다.
‘아직도 그러한 행위를 계속하는가?’
‘어이없구나, 어째서.’
‘하아, 왜 너 같은 놈이 귀족인것인지…’
대놓고 행하는 멸시와 모독, 냉대와 억압.
별로 많지도, 넓지도 않은 귀족사회에서의 그런 취급은 그를 자연스럽게 아웃사이더로 만들어갔다.
허나 그것을 마그로 에델라제는 크게 신경쓰거나 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주어진 힘이나, 그것을 당연시 여기는 다른 귀족들의 행태에 비하자면, 오히려 자신을 대하는 그들의 행동은 자연스럽기 그지없으니까.
쓸쓸하고 분명 고독한 길이었으나 그것은 당연히 감안하고 걸어간 행위다.
그 일로 겪는 일들은 어찌보면 나았다.
그 전, 마그로 에델라제는 그 연구를 행하기전 일종의 공포감을 느꼈다.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자신들의 힘이, 사실은 어찌해도 해결할 수 없는 종말을 가져오는 무언가가 아닐까?
에델라제의 역사는 길었고, 그 만큼이나 아무런 생각없이 써댄 힘 만큼이나 거대한 무언가가 다가온다면 어찌할까?
그런 고민들은 무성했으나, 그 고민들은 다른 이들에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기엔 에델라제의 역사가 너무나 길었으니까.
귀족들은 수백수천년을 우습게 산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우습게 여길만큼이나 에델라제의 역사는 길었다.
그 시간동안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그들의 힘을, 당시에 겨우 수십년 살았던 마그로 에델라제가 고민하고 있으니 우스울 수 밖에 없었고, 처음에는 그것을 어리석은 일이라 만류했으나 그 고민을 놓지않고 계속하여 연구하고 있자니 점점 그는 불순분자가 되어갔다.
그런 시간이 계속하여 흘렀다.
허나 딱히 이렇다 할 수확은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선대에도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한 자들은 있지 않았을까?
그 만큼이나 긴 역사속에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한 이들이 없었을까.
그러나 그런 이들도 결국 찾지 못한 것이 아닐까?
자신이 할 수 있을까?
그런 자신에 대한 의심이 꼬리를 물고 늘었으나, 그는 그 연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쫓기는 듯한 공포가 그를 억누르기도 했으나 그보다 더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오늘도 그 연구 중 이신가요?’
‘아,아아, 네, 마,맞습니다..!’
다른 이들의 무시와 냉대는 그저 흘러넘기는 마그로 에델라제이지만 유일하게 그러지 못하고 긴장하며 대하는 존재가 있었다.
사린 에델라제.
고귀한 귀족 중에서도 가장 귀환, ‘왕족’이라 불리는 이들 중 에서도 가장 귀하다는 마그로 에델라제의 ‘여왕’.
그녀가 말을 걸어 올 때면 항상 마그로 에델라제는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다른 모든 이들이 그를 조롱하고 무시할 때도 그녀만은 달랐다.
그 행위 자체를 인정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마그로 에델라제의 노력을 무시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진정한 군림자였다.
다른 이들은 딱히 지배를 하지는 않았으나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용서치 않았으나 그녀는 그것을 의심하는 행위마저도 용인하였다.
마그로 에델라제의 연구 역시 마찬가지.
그녀는 그저 그럴 수 도 있다고 여기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이번엔 수확이 있나요?’
‘아,아직, 죄,죄송합니다..!’
‘후후, 아니에요. 힘내세요, 마그로 에델라제.’
무엇이 죄송한지도 모르고 그는 그녀를 만날때마다 연신 사과하며 빌었다.
다른 이들은 큰 가치가 없으나, 자신의 연구가 그녀의 존재를 의심하는 것일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허나, 그렇기에 그 연구를 멈출 수 없었다.
이 연구를 하지 않았을 때 정말 그녀에게 큰 일이 닥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들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그 자신의 호기심과 의문이었으나 중간부터는 그녀의 안위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그의 연구를 지속하는 원동력이었다.
계속된 연구.
답은 나오지 않았고 시간은 흘렀다.
그러다보니 우습게도, 마그로 에델라제는 암야暗夜 에델라제에서도 가장 그 힘을 잘 다루는 존재가 되어있었다.
‘돌아왔습니다, 여왕폐하.’
‘수고했어요, 암야제일검.’
‘폐, 폐하… 그 호칭은…’
‘호호, 왜 그러세요? 전 대륙에 유명한데?’
암야제일검暗夜第一劍.
어느 순간부터 마그로 에델라제에게 붙은 별칭이었다.
계속된 연구는 주어진 힘을 당연스럽게 여기는 다른 귀족들과는 차원이 다른 힘의 사용효율을 알려주었고, 그 기예가 쌓인 마그로 에델라제는 가장 강한 자가 되었으며 그녀의 명에 따라 대륙에서 곤경에 처한 이들을 찾아나서 그 힘을 빌려주는 존재가 되었다.
‘이번 적은 어떠했나요?’
‘그저, 그랬습니다.’
‘후후, 역시 암야제일검. 굉장한데요?’
‘아, 아니 그,그런뜻이 아니오라…’
언제나 그녀 앞에선 부끄러움 많은 존재가 되는 그를 보며 그녀는 웃었고, 그는 부끄러워 하면서도 그녀의 웃음을 볼 수 있는 나날에 행복해했다.
여전히 연구는 멈추지 않았기에 다른 이들의 멸시는 계속되었으나 그럼에도 그는 조금도 그 삶에 후회가 없었다.
그는 그저 그 연구를 반복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연구에 진척은 없었다.
‘정녕 무리인가.’
수백년의 시간은 마그로 에델라제에게도 포기라는 것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녀와의 시간이 행복해질 수록 공포도 더욱 커져만 갔기에 연구를 멈추지는 않았으나 그의 마음속에 점점 불가항력이라는 것을 심어주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다시 공포도 함께 커져갔다.
이 연구가 결국 끝을 보지 못하고, 이러다 자신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다가 온다면?
그 때 그녀를 지킬 수 없을 미래의 자신의 무능함이 더 없이 두려웠다.
그는 그런 생각이 들 수록 연구에 매진했다.
그런 그를 보며 다른 이들의 멸시는 더욱 심해졌다.
그들은 자신의 힘을 타고남을 당연하게 여겼다.
마그로 에델라제야 연구하다 보니 강해졌지만, 다른 이들에게 있어서 그가 강한 이유는 하잘 것 없는 연구 때문이 아닌, 그가 타고난 힘이 가장 강했기 때문이라 여겨졌다.
그럼 그렇게 강한 힘을 가지고 태어난 자가, 가장 그 힘을 자랑스럽고 자연스럽게 여겨도 모자를 자가 오히려 그 힘을 의심하다니?
암야제일검暗夜第一劍이라 불리는 그 호칭에도 그에 대한 평판은 점점 깎여만 갔다.
========== 작품 후기 ==========
참고로 저 귀족들은 절대 어리석지 않습니다.
다만 뿌리 박힌 사상과 사고가 이렇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