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371
00371 망량군도 =========================
창의 찌르기는 점이다.
점은 이으면 선이 되고, 그걸 무수히 반복하면 면이 된다.
그걸 또 무수히 반복하면 입체적인 모양이 된다.
아더의 찌르기가 그러했다.
챠챠챠챠챠챠챠챠챵!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격, 몰아치는 창격에 연신 쇠부딪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죽인다.
맹렬한 야수의 기세를 뿜어내는 아더의 연격을 상대로 나만은 여전히 죽은 눈으로 그것을 담담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탓!
순간적으로 그 연격 사이를 절묘하게 파고들다가 공중제비를 돌며 위로 솟구쳐올랐다.
“!”
아더의 머리 위로 솟구쳐 오른 나만이 여전히 공허한 눈으로 그를 내려다 봤다.
그리고,
콰아아아앙!
작두를 내려치는 듯이 거대한 도를 찍었다.
창대로 막아내는 아더와 그의 사이에서 거대한 굉음이 울려퍼졌다.
으드득.
전신의 근육이 터질듯 몰려들었다.
“강하군.”
그런 그를 농락하듯 나만은 순간 아지랑이처럼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위치는 아더의 뒤, 멀찍히 거리를 둔 그는 짧게 땅을 박찼다.
타탓,
작은 거리의 도움닫기, 그리고.
콰앙!
순간적인 쇄도와 거력의 일격.
꾸구국.
나만의 도가 점점 전진하며 아더의 창대를 뒤로 밀었다.
아더가 밀리는가 싶은 순간,
“크으…!”
아더의 눈에 서린 맹수와 같은 기세가 폭발했다.
우우우웅!
“기세가?”
나만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귀기와 아더의 짐승같은 기세가 뒤섞임을 느꼈다.
서로 다른 종류의 기세는 칼날처럼 두 명을 동시에 해했다.
아더의 살갖을 찢어발겨 피를 튀게하고 나만의 붕대를 찢어발겼다.
그 폭풍같은 기세에 나만이 잠시 정신이 팔린 순간, 아더가 나만의 복부를 걷어차 거리를 벌렸다.
비록 정신을 팔았다지만 나만 역시 완전히 정신을 놓지는 않아 벌려진 거리는 창의 끝 거리까지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거리면 족하다는 듯한 아더의 폭풍같은 연격이 몰아쳤다.
휘두르고 내려치고 찍고 걷어내고.
쇠부딪치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체술이 뒤섞이며 그들의 기세가 더욱 거칠게 두 존재를 해쳤다.
“흡!”
한 마리 야수와 같은 멀랭 아더의 공격이 몰아쳤고, 나만 역시 물러섬 없이 그의 도를 휘둘렀다.
그들을 둘러싼 기세가 거침없이 얽혀드는 순간, 특히나 강한 균열이 아더 쪽으로 몰려들었다.
무엇인가 온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느끼는 즉시 나만도 강하게 도를 찔러넣었다.
허나 그 보다 더 빠르게 아더의 창이 쇄도했다.
카가가가가각!
날카로운 절삭음이 울려퍼졌다.
사방에서 찢어지는 기세가 창을 뻗은 아더의 팔을 어깨 죽지부터 갈기갈기 찢어놨다.
그리고, 그 창이 향한 곳에는 거대한 구멍이 뚫려 도를 든 팔 한 쪽만이 남아있었다.
“흥.”
아더는 창을 회수하며 자신의 복부를 바라보았다.
팔 한 쪽만이 남아 거기에 잡힌 도는 자신의 옆구리를 꿰뚫고 있었다.
그 칼을 뽑으려 손을 내리려는 그 때,
“안타깝군.”
몸통이 사라진 팔 쪽에서, 혹은 팔방 전체에서 메마른 목소리가 울렸다.
스르륵.
이내 주변의 안개들이 뭉쳐 사라졌던 몸들이 팔로부터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며 나타났다.
동시에,
“….!!”
막대한 정신적 쇼크가 아더의 뇌리를 강타했다.
“이 도는 원기가 뭉쳐 딱딱하게 굳은 것이라네. 육체 내부까지 깊숙히 베인 이상 자네의 뇌리에 지금 그 원기가 아우성치겠지.”
푸욱!
아더의 옆구리를 꿰뚫은 도가 육편과 함께 뽑혀나왔다.
원래라면 금방 복구될 상처지만 그 자리에는 주변의 안개와 같은 것들이 아우성쳤다.
“직접 베지는 않겠네. 견딜 수 있다면 견뎌내시게.”
여젼히 공허한 눈빛으로 아더를 바라본 나만이 모든 것이 끝난 것 처럼 발걸음을 돌렸다.
“불가능하겠지만.”***십존급의 강자들이 모두 떠난 자리.
인류제국은 전선을 유지하기 위해 망량군도의 온갖 괴물들과 싸우고 있었다.
개중에는 수십KM를 우습게 넘기는 괴형체들도 즐비했고, 온갖 회백색의 병사들도 수두룩하게 많았다.
그러다 곧 저 편에서 안개를 뚫고 다가오는 일단의 함대와 마주했다.
“저것들은…”
“유령선?”
함대를 바라본 인류제국의 평가는 비슷했다.
중세시대에나 나올법한 대형 목조 범선들이었는데, 그것을 이룬 나무들은 전부 낡아빠졌고 돛들은 이리 저리 넝마마냥 찢어져있었다.
그 위에는 사람의 골격을 가졌으나 결코 살아있다고는 판단하지 못할 존재들이 탑승해 있었다.
“뭐야, 저건.”
“일단 아군은 아닌 것 같은데.”
새롭게 나타난 형태에 인류제국의 이들은 자신들이 상대하는 적들과 칼부림을 부리면서도 그 쪽에 시선을 주었다.
한편, 이 모든 것들을 보고 있던 아이오닐은 남아있는 무장의 적재량을 보고 받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갈겨.”
심플한 오더에 인류제국의 화망이 불을 뿜었다.
그냥 놔둬도 부서질 것 같은 함대에 그들의 공격이 닿았고 그 위에 타고 있던 군세는 시원하게 터져나갔다.
헌데,
“저 배들은 왜 저래?”
그냥 놔둬도 얼마 가지 않아 알아서 침몰할 것 같은 함선들은 그들이 태운 군세는 너무나 쉽게 터져나가도 그들은 조금의 변화도 없이 유유히 다가왔다.
그리고 그런 함선위에서 다시 군세가 나타나 함선의 화포를 조작해 원거리 공격을 날렸고, 그것들은 인류제국의 함대에 내장된 방어시스템들이 작용해 막아냈다.
“원거리 공격의 위력자체는 그리 강하지 않다. 다만, 한도가 없겠군.”
보고 받기로 자신들의 원거리 병기들은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길을 뚫기 위해 시원하게 갈기고 왔으니 한계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
헌데 아무리 갈겨도 저들의 함선은 무사하고, 그 위에 태운 이들을 찍어내듯이 생성해낸다.
생성된 군세는 또 다시 화포를 쏘아오는데 그 화포는 다 달을 것 같지가 않다.
“결국 백병전이군.”
먕량군도의 끝을 보기 위해 결국 군도들에 들어가야 했던 것 처럼, 저 함선들도 끝을 보기 위해서는 올라타야 될 것 같았다.
타는 순간 어떤 정신적 공격와 내장된 함정들이 발동할 지 몰랐으나, 그것 밖에는 답이 보이지 않았다.
“배리어 최대 전개. 백병전을 유도한다.”
어차피 더 아낄 것도 없다.
지금의 최종장.
원거리 포격은 인류제국의 함대에 내장된 배리어로 막아내며 유유히 다가오는 적들의 유령함대와 그 거리를 좁혔다.
구구구구구.
유유히 바닷물을 가르는 두 함대가 결국0거리로 붙었다.
“쓸어버려라!”
전장 전역을 휩쓰는 아이오닐의 목소리와 함께, 그의 애총 골든 익스퍼리언스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그와 함께 광역 버프가 인류제국의 전원을 감싸안았고, 그들은 붙은 유령제국의 함선들의 위로 뛰어들었다.
각자의 병장기를 꺼내들은 그들이 뒤섞이며 부딪쳤다.
쇠부딪치는 소리가 울려퍼지며 오래된 전장의 악취가 풍겼다.
아이오닐 역시 허리춤에 찬 ‘검’ 모양의 마도병기를 뽑아 들고 골드 익스퍼리언스를 함께 운용하며 달려나갔다.***”어지간히 터프한데.”
“같이 갈까?”
“겁나냐?”
“멍청하게 혼자를 고집할 필요는 없지.”
“아하동문이다.”
공허한 눈빛으로 다가오는 망향백 나만을 보며 레이븐과 스타이너가 함께 달려들었다.
황혼검 트와일라잇의 검이 주변을 자색으로 물들이며 휘둘러지고 레이븐의 체술과 총술이 망향백 나만을 노리고 날아들었따.
어느 하나도 예사롭지 않은 공격속에서 나만은 여전히 공허한 눈빛으로 부러진 듯한 거도를 휘둘렀다.
“괴물같은 놈.”
그 강함보다 이 상황에서 변하지 않는 저 눈빛이 더 질렸다.
그렇다고 또 묵묵하지는 않고, 무미건조한 대답은 하는게 더 소름끼치게 했다.
“부족하다.”
두 명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나만은 공허하게 답했다.
“시끄러!…엉?”
공허한 나만의 반응에 소리치며 달려들던 스타이너가 멍청한 소리를 냈고, 이에 나만이 한박자 늦게 반응하다 재빠르게 뒤로 돌며 칼을 머리 위로 들어 날아드는 공격을 막아냈다.
콰아아아아앙!
굉음이 울려퍼졌다.
아까와는 반대로 사납게 내려쳐진 창대가 나만의 거도를 내리눌렀다.
“그걸 버텨냈나?”
“…!!”
사나운 맹수가 으르렁거리는 것 처럼, 별 다른 말은 없었도 그 흉포한 기세만은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어이, 나도 도울…어..음..”
아더를 도우려고 나서려던 스타이너는 줄기줄기 뻗어져나오는 흉포한 기세가 자신을 향하자 침을 다시며 뒤로 물러서고는 그대로 뒤에서 떨어져있던 운성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아니, 저것 좀 어떻게 해봐.”
“뭘.”
답답하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맹렬히 달려드는 멀랭 아더를 가리키는 스타이너를 향해 운성은 남일 얘기하듯 어깨를 으쓱였다.
“기껏 여럿이서 몰려왔는데, 일기토하고 있잖아! 너 이런 비효율적인 것은 안 좋아하는 것 아니었냐?!”
“비효율적인 것은 안 좋아하지.”
“그럼 왜 구경만하고 있냐?”
“그게 더 효율이 좋으니까.”
“…뭐?”
“저 녀석에게는 최고의 파트너가 있거든.”
여전히 강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목소리의 운성.
그에 스타이너가 의문을 숨기지 못할 때.
———!!!!!!!!
소리로 표현되지 못한 거대한 울림이 강타했다.
========== 작품 후기 ==========
소울메이트